여행의 순간: 느린 걸음으로 나선 먼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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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가쁘게 돌아가는 일상에 전하는 다정한 쉼표, 여행을 떠나자~
하나하나 떠올릴수록 더 특별해지는 여행의 기억! 혼자 어슬렁 도쿄 거리를 걷고, 런던과 브라이튼에서 생활의 흔적들을 바라보고, 커피와 초콜릿처럼 쌉쌀하고 달콤한 파리를 돌아, 니스의 바다를 거쳐, 천천히 흐르는 뉴욕의 시간을 만나고, 어쩌다 마주친 방콕에서 새로운 발견을 하고 돌아온 그녀의 루트를 따라가 보자.
윤경희는 첫 여행은 분주하고 부지런히 걷고 뛰며 숙제하듯 눈앞에 보이는 풍경을 담아냈지만 꼭 그렇게 여행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래서 그녀는 느릿느릿 도시를 산책하고 한 곳에 오래 머물며 구석구석을 살펴본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7년 동안 꼭꼭 감춰둔 사진을 꺼내며 그녀는 여유로운 여행 속에서 만난 사람들과 그들의 일상을 따뜻하게 들려준다.
▶ 윤경희가 전하는 자신만의 여행 Tip!
하나. 여행 전, 인터넷이나 잡지, 여행서 등에서 모은 자료들을 모아서 나만을 위한 가이드 북을 만든다.
둘. 여행의 기억을 되살리는 여행지와 어울릴 만한 음악들을 선곡해서 MP3에 담아간다.
셋. 수시로 떠오르는 생각과 메모, 낙서, 영수증, 명함 등을 한 번에 정리 할 수 있는 여행노트 챙기기.
넷. 어수선해지기 쉬운 여행가방을 정리할 파우치들과 명함, 보딩 패스 등을 보관할 수 있는 여권 케이스 챙기기.
작가정보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도시의 풍경과 일상에 관심이 많다. 7년 동안 도쿄, 런던, 브라이튼, 파리, 니스, 뉴욕, 방콕을 여행했다. 첫 여행에서는 부지런히 걷고 뛰며 숙제 하듯이 눈앞의 모든 것을 보고 또 보았다. 꼭 그럴 필요는 없다는 걸 알게 된 다음부터는 천천히 걸었다. 이제는 느릿느릿 도시를 산책하고, 때로는 한 동네에 오래 머무르며 구석구석 그 모습을 마음속에 새겨 넣는다. 언제나 콘탁스 아리아와 함께하며 간직하고 싶은 순간을 만날 때마다 사진을 찍는다. 지금은 NHN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http://blog.naver.com/muzzband.do
목차
- Prologue 도시의 모퉁이, 벤치에 앉아서 | 콘탁스 아리아와 함께 한 시간 |여행+친구
한갓진 그날의 도쿄 산책
도쿄의 아침 | 혼자, 어슬렁, 걷는다 | 소박한 브런치 | 여행 취향
소녀가 놀던 놀이터 | 순하게 마음이 녹는다 | 로망, 키친 |잡화의 기쁨
시모기타자와는 빈티지 | 비 오는 날의 키치조지 | 따끈한 나카메구로 산보
도쿄 하루 메모 | 친절한 의자 | 나와 친구할래요? | 그녀의 재봉틀
도쿄, 가을인가요? | 아침 산책 | 요코하마의 갈매기 | 길 위의 자전거
눈빛이 향하는 곳 | 그녀에게 말을 걸다 | Letter from Tokyo
오래된 기억, 런던과 브라이튼
비와 함께 런던 걷기 | 생활의 흔적 | 노팅힐 구석구석 | 런던의 물건들
쉬는 시간 | 브라이트, 브라이튼 | 차창 밖의 도시 | 런던의 친절한 지혜 씨
Letter from London
파리와 니스 사이를 달리다
빵과 커피, 그리고 | 바람 부는 날, 몽마르트르 언덕 | 그 언덕길에 숨어 있는 것들
오렌지, 그린, 핑크의 마레 | 서점에서 책 읽기 | 공중에서 바라본 파리
낡아도 좁아도 불편해도 괜찮아 | 문득 찾아온 봄의 첫날 | 커피와 초콜릿
미술관에 놀러가기 | 반가워요, 니스 | 니스의 바다 | 스위트 룸 305호
오랜 벗의 어깨에 기대어 | 살레야 시장의 맛 | 바람과 미로의 중세 도시
생폴 드 방스에서 멈춘 시간 | 보이지 않는 손 | 언젠가 다시 올게요 |돌아가는 길
파리, 브르타뉴 그리고 프랑스 | Letter from Paris
천천히 흐르는 뉴욕의 시간
안녕, 뉴욕 | 뉴욕 피플 | 달디단 형광빛 컵케이크 | 로어 이스트 사이드의 오후
미술관 옆 갤러리 | 책의 냄새 | 맨해튼 리버 하우스 | 골목의 점령군, 스트리트 아트
윌리엄스버그 사람들 | 호텔 온 리빙턴 | 천천히 흐르는 카페의 시간 | 뉴욕의 두 사람
Letter from New York
어쩌다 마주친 방콕
어쩌다 마주친 | 카오산 로드의 카오스 | 호텔 리플렉션스 210호
구운 바나나와 툭툭 | 디자인 도시, 방콕 | 그리운 그녀의 손길
Epilogue 다정한 쉼표, 여행의 순간
Taste & Information
책 속으로
“버스 맨 앞자리에 앉아 창 밖으로 넓게 펼쳐지는 풍경을 바라본다.
장마철 드물게 햇빛이 비춘 이른 아침, 청소를 막 끝낸 거리가 갓 세수한 아이의 볼처럼 말갛게 반짝인다. 멀리 아파트 창가에선 짧은 햇살에 서둘러 내다 넌 듯한 이불과 옷가지, 알록달록한 양말이 펄럭인다. 아, 도쿄의 아침이다.”
-도쿄의 아침, 본문 12쪽
“좁다란 길, 납작해서 다정해 보이는 집들, 허름한 미닫이문 사이로 보이는 60~70년대 살림살이, 낡은 목마, 낮은 협탁과 아이들 의자 등 오래오래 간직해온 것들이 무심히 줄지어 있는 동네를 걸으며 일사에도 빈티지를 새기는 것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했다. 긴 세월 내가 사는 집, 내가 걷는 길, 내가 쓰는 물건을 아끼며 검박하게 살아온 이 동네 사람들의 시간의 결을 고스란히 들춰보는 느낌은 감동적이었다.”
-시모기타자와는 빈티지, 본문 39쪽
“거리는 내 발걸음 소리가 미안할 정도로 고요하다. 소음이 없으니까 소리의 밀도가 한층 두텁다. 새 소리, 대문 여는 소리, 타닥타닥 부드럽게 스타카토로 끊어지는 고양이 발걸음 소리, 보슬보슬 음이 소거된 채 내리는 가는 빗줄기. 우산을 펼치면 이 농밀한 순간이 깨질 것 같아서 그냥 걸었다. 비 사이로 빵 굽는 향이 낸 길을 따라가다가 줄을 서 있는 사람들 뒤로 가 함께 갓 구운 빵을 기다렸다. 차양 너머로 집과 사람들 모두 나무숲 사이로 몸을 감추고 있는 덴엔초후를 한참 바라보았다.”
-도쿄 하루 메모, 44쪽
“시장을 누비고, 골목을 걷고, 강변을 산책하고, 공원에 들르고, 미술관을 둘러보았다. 런던에서의 며칠은 그렇게 지나갔다. 걷는 동안 커피 냄새, 베이컨 냄새, 감자튀김 내새가 느껴지면 어디든 들어가서 쉬는 시간을 보냈다. 돌아보면 신기하고 멋진 풍경을 보았을 때보다 내 마음대로 쉬는 시간, 바로 그 순간이 가장 행복하지 않았나 싶다.”
-쉬는 시간, 본문 90쪽
“여행자는 늘 바삐 움직이고, 서둘러 스쳐 지나간다. 짧은 여정을 충일하게 채워야 뿌듯한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해변에서 주워온 조개껍질처럼 별다를 게 없어도 사람들은 뭔가 보고 경험했다는 걸 추억으로 삼고 싶어 한다. 휴양지가 아닌 대도시의 여행객들은 특히 더 그렇다. 뉴욕 같은 도시엔 보고 들어야 할 게 너무 많다. 가야 할 미술관도 많고, 구경해야 할 곳도 넘쳐난다. 눈부신 속도로 이리저리 움직이는 여행자들은 그렇지 않아도 빨리 흐르는 도시의 시간을 더 빨리 달리게 만든다.
그 흐름에서 벗어나고 싶은 순간이 오면, 카페를 찾아가는 것도 방법이다. 카페는 누구든 느리게 존재할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도시에서 여행자의 시간이 아닌, 그곳에 사는 사람들과 같은 속도로 시간을 공유할 수 있는 곳이다. 뉴욕에 머무르면서 내가 가장 많이 찾은 곳은 카페였던 것 같다. 걷다가 지치면 습관처럼 눈에 띄는 카페에 들러 머릿속을 텅 비워냈다. 그러면서 사람들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천천히 흐르는 카페의 시간, 본문 203쪽
“아침잠에 빠진 거리는, 어딜 가건 조용하다. 이른 아침, 거리를 걷다 보면 사람들이 하나씩 스쳐가기 시작한다. 8시와 9시 사이, 모두의 출근 시간이 된 것이다. 그들과 같은 방향으로, 때로는 반대 방향으로 걸으며 나는 낯선 사람들의 일상에서 나와의 교집합을 그려본다. 그리곤 마음속에 ‘여행 중’이라는 다정한 쉼표를 찍는다.”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일상의 다정한 쉼표, 여행의 순간
매양 같은 일상에 쉼표를 찍고, 느린 걸음으로 먼 산책을 나서고 싶은 날. 우리는 가방 하나를 꾸리고, 해야 하는 숙제 같은 것은 모두 내려놓고 빈 마음으로 집을 나선다. 멀리 혹은 가까이, 어디로든 떠났다가 돌아오면 여행지에서 보낸 시간은 인상적인 몇몇 순간으로 기억된다. 그 순간은 시간이 흐르면 점차 기억 안쪽으로 자취를 감춘다. 가끔 ‘여행의 순간’을 돌이켜보고 싶을 때, 우리는 기억이란 모호한 등불 아래에서 사진을 들여다본다.
7년 동안 도쿄, 런던-브라이튼, 파리-니스, 뉴욕, 방콕을 느릿느릿 통과하며 먼 산책을 다녀온 윤경희는 ‘여행의 순간’들을 부지런히 차곡차곡 쌓아두는 사람이다. 혼자 어슬렁 도쿄 거리를 걷고, 런던과 브라이튼에서 생활의 흔적들을 바라보고, 커피와 초콜릿처럼 쌉쌀하고 달콤한 파리를 돌아, 니스의 바다를 거쳐, 천천히 흐르는 뉴욕의 시간을 만나고, 어쩌다 마주친 방콕에서 새로운 발견을 하고 돌아온 여행의 순간들.
7년 동안 모아둔 사진을 한 장 한 장 꺼내며 조용히 속삭이듯 들려주는 그녀의 여행 이야기는 특별하거나 경이롭거나 대단하진 않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매일 사이에 다정한 쉼표를 찍고 떠난 여행에서 천천히 느리게 동네 산책하듯 도시를 거닐며 만난 사람들과 그들의 일상을 바라본 이야기를 들려줄 뿐이다.
“이른 아침, 낯선 도시의 길을 걷는다.
비 내리는 공원을 지나, 순하게 마음을 녹여주는 카페에 들른다.
해질녘, 친절한 의자에 앉아 소녀가 노는 놀이터를 바라본다.
도시의 모퉁이를 느릿느릿 통과하며
사람들의 일상에 내 마음도 함께 녹여본다. 호젓하고, 한가롭게.” (표지글 중)
느린 걸음으로 나선 먼 산책
여행자는 늘 바삐 움직이고, 서둘러 스쳐 지나간다. 먼 길을 떠나왔으니 여정을 충일하게 채워야 뿌듯한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해변에서 주워온 조개껍질처럼 별다를 게 없어도 사람들은 뭔가 보고 경험했다는 걸 추억으로 삼고 싶어 한다. 휴양지가 아닌 대도시의 여행객들은 특히 더 그렇다. 뉴욕 같은 도시엔 보고 들어야 할 게 너무 많다. 가야 할 미술관도 많고, 구경해야 할 곳도 넘쳐난다. 눈부신 속도로 이리저리 움직이는 여행자들은 그렇지 않아도 빨리 흐르는 도시의 시간을 더 빨리 달리게 만든다.
하지만 때로 느린 걸음으로 먼 산책을 떠나는 것이 진정으로 즐거운 여행의 순간을 안겨주기도 한다. 새로운 것을 보고 경험해야 한다는 여행자의 숙제를 어깨에서 내려놓고 공원, 카페, 동네의 골목, 미술관, 서점, 잡화점을 거닐면서 평온하고 조용한 시간을 만끽하는 것도 여행의 한 방법이다.
늘 그렇게 조용조용 사뿐히 떠났다 돌아온 이야기, <여행의 순간>에는 마음을 순하게 어루만져주는 무위의 시간, 잊지 못할 만남, 어깨 너머로 들여다본 도시의 골목, 나와 다르지 않은 사람들의 일상을 바라보며 미소 짓는 마음, 친절하게 눈을 맞추며 웃어주는 사람들이 있다. 어딘가로 떠났을 때, 누구나 한 번쯤은 만났을 ‘순간’들이 담겨 있다.
타인의 일상, 그 끌림의 기억
“나를 이끌어준 건 어쩌면 ‘사람들이 사는 모습’인 것 같다. 뉴욕, 도쿄, 런던 혹은 파리나 방콕 등 어디에 가건 나는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도시의 풍경과 그들의 일상에 눈길을 빼앗겼다. 그것은 창턱에 올려놓은 작은 소품일 수도 있고, 소녀가 놀던 놀이터 혹은 길 가는 사람들 쉬어가라는 친절한 의자일 수도 있다. 그렇게 오래 간직하고 싶은 순간을 만나면 마음의 조리개를 활짝 열고, ‘찰칵’ 하고 셔터를 누른다. 띄엄띄엄 기록된 순간들은 징검다리처럼 불완전한 기억의 틈새를 메워준다.” (프롤로그 중)
낯선 도시에서 출근하는 사람들 사이에 섞여서 교집합을 느끼거나, 일찍 문을 연 카페에서 아침식사를 하거나, 공원을 산책하고, 놀이터에서 꼬마들과 눈을 맞추고, 버스를 타고 시내를 한 바퀴 돌고, 시장에 가서 먹을 것과 꽃을 산다. 아주 가끔 호사를 부리고 싶을 때에는 평생 잊지 못할 사나흘의 밤을 위해 한번쯤 가고 싶었던, 아껴둔 호텔에서 묵기도 한다. 이렇듯 매일의 나날과 별다를 것이 없는 여정이지만, 타인의 일상 즉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바라보는 윤경희의 시선은 평범하지 않다. 범상한 일상의 풍경을 그녀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바라본다. 첫 여행을 떠날 때만 해도 디자이너로서 신선한 시각적 경험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떨치지 못했지만, 결국 그녀가 담아온 건 근사하고 멋진 유적이나 놀라운 순간이 아닌 누군가가 창턱에 올려놓은 작은 물건, 여기저기 놓여 있는 의자들, 휙휙 지나가는 자전거들, 자신을 보고 웃어주는 아이들이었다. 그녀는 특유의 시선을 통해 소소한 물건들, 평범한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이 가장 흥미롭고 즐겁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동시에 내가 다녀왔던 그 여행의 순간, 기억 안쪽으로 흩어지고 옅어지던 시간들을 돌이키게 해준다. 나의 매일이, 사람들의 매일이 얼마나 사랑스럽고 소중한 것인지 돌아보게 해준다.
7년 동안 기록해둔 고요한 사진들, 낮은 속삭임과 더불어 디자이너로서의 경험과 남다른 안목으로 고르고 고른 ‘취향과 정보’ 모음 또한 도쿄, 런던-브라이튼, 파리-니스, 뉴욕, 방콕 어디로든 떠나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한다.
기본정보
ISBN | 97889619603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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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출시)일자 | 2009년 07월 10일 |
쪽수 | 283쪽 |
크기 |
149 * 210
mm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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