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GUF 매일이 반짝반짝: 아기와 나, 한 뼘씩 자란 50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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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와 토론토를 자유롭게 누비며 공상소년소녀로 살아왔던 동갑내기 그래픽 디자이너 부부, UGUF. 서울에 정착해 고양이(쇼콜라, 봉봉)들과 함께 평온한 일상을 꾸리던 두 사람에게 어느 날 갑자기, 아이가 생긴다. 아기는 천사처럼 예뻤지만, 아기 키우는 일은 전쟁이었다.
날마다 허둥지둥, 안절부절못하던 초보 엄마아빠는, 아이의 세상에서 한 철을 보내며 조금씩 깨닫는다. 육아는 전쟁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인생을 살게 해주는 행복한 선물이라는 걸. 날마다 신기술을 익히고, 눈을 맞추며 웃는 아이를 보면서 엄마(UF)는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관찰기를 써나가기 시작한다. 책의 뒷부분에는 저자가 아이를 키우며 읽은 책들, 자주 드나드는 육아 관련 사이트 등 생생한 정보를 수록하였다. 전체컬러.
작가정보
저자(글) 박은희
스스로를 공상소년소녀라 부르는 동갑내기 그래픽 디자이너 부부.
2002년 결혼 직후 파리에서 2년, 토론토에서 1년을 각각 프리랜서와 학생으로 지내며
인생에서 가장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
그곳에서의 생활을 담은 감각적인 디자인의 홈페이지가 네티즌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반향을 일으키면서 〈파리의 보물창고〉 〈캐나다의 보물창고〉 〈공상소년소녀의 30일간의 도쿄탐험〉 〈파리여행노트〉를 펴내며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해왔다.
현재 UG는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UF는 여행작가이자 편집 디자이너로,
서울에서 두 마리의 고양이 그리고 딸과 함께 단란한 일상을 꾸리고 있다.
홈페이지: uguf.com
블로그 : blog.naver.com/garcon_fille.do
목차
- prologue: Hello, baby
아기와 나, 한 뼘씩 자란 500일
jun 30 두 사람에서 세 사람으로
jul 02 어느 별에서 왔니?
jul 04 산후우울증 1
jul 07 산후우울증 2
jul 11 모두, 아이는 어떻게 키우나요?
jul 16 육아용품 쇼핑에 빠지다
jul 24 마음이 담긴 선물
note 01 생후 1개월 〔issue〕 영아산통
aug 14 아기와의 외출 로망
aug 22 제발, 잠 좀 자자
aug 25 엄마 마음, 아빠 마음
note 02 생후 2개월 〔issue〕 교감의 시작
sep 03 행복한 엄마가 되는 법
sep 07 모빌과 그림책 친구
note 03 생후 3개월 〔issue〕 가족의 일원
sep 14 부부만의 카페 나들이
oct 16 남편을 위한 아침식사
note 04 생후 4개월 〔issue〕 드디어 백일!
nov 08 이유식을 시작하다
note 05 생후 5개월 〔issue〕 분리불안
dec 06 아기 엄마들과의 수다
dec 16 출근하는 그를 위한 일품요리
dec 20 지유 쇼콜라 봉봉
note 06 생후 7개월 〔issue〕 뒤집기 폭풍
jan 03 지유는 봉봉을 귀찮게 해
jan 05 일과 아기
jan 07 배꼽 친구
jan 21 엄마, 어디 갔어요?
jan 22 딸내미 옷 고르는 재미
feb 13 짧고 달콤한 오후
feb 16 중기 이유식 만들기
feb 21 핑거 푸드 놀이
feb 28 기어다니는 기쁨
feb 18 반짝이는 모험가
mar 16 쇼콜라 봉봉 가출 사건
note 07 생후 9개월 〔issue〕 호기심 대마왕
apr 07 지유 방 꾸미기
apr 21 혼자 떠난 일본 여행
apr 22 아기 물건 쇼핑 삼매경
apr 24 엄마의 작업실
note 08 생후 11개월 〔issue〕 고집쟁이
may 03 난 이제 더 이상 아기가 아니에요
may 08 아이의 세상에서 보낸 한 철
may 13 치카치카 이 닦기
may 15 지유의 첫번째 방
may 25 오늘은 뭘 갖고 놀까
note 09 생후 12개월 〔issue〕 소통의 재미
jun 03 밥 먹이기 전쟁
jun 08 1년의 기록, 성장앨범
jun 11 고무 젖꼭지 떼기
jun 15 엄마의 재봉틀
jun 28 여름엔 피클
jun 29 조촐한 첫돌 파티
note 10 생후 13개월 〔issue〕 유아기 시작!
jul 04 시간의 진공포장, 타입 캡슐
jul 06 내 맘대로 고기감자조림
jul 10 담요 없인 못 살아
jul 12 사촌언니들과 사랑에 빠졌어요
jul 20 그림책 읽어주기
aug 15 가족 여행을 떠나다
aug 17 생애 최초로 만난 바다
aug 18 바람과 차 한 잔
aug 21 그림책의 힘
note 11 생후 14개월 〔issue〕 아빠? 아빠!
sep 01 세 식구의 동네 산책
sep 09 이유식 완료기
sep 14 아가, 어디 가니?
sep 21 순수한 아이의 웃음소리
oct 12 어금니와 함께한 도약
note 12 생후 16개월 〔issue〕 꼬마 과학자
oct 23 옹알옹알 말 배우기
nov 02 지유 관찰기
nov 05 지유는 천재?
note 13 생후 17개월 〔issue〕 눈부신 성장
nov 09 아빠와 딸
nov 13 숟가락도 쑥쑥 자라요
nov 15 토요일 아침의 주방놀이
nov 20 천천히, 숨 고르기
Epilogue: To be continued
엄마에겐 취미가 필요해!
머리핀 수집
체크무늬 곰 인형
꽃무늬 토끼 인형
조커 토끼 인형
파란 눈의 토끼 인형
발도로프 인형
패치워크 무릎 담요
머플러 토끼 인형
강아지 인형
테이블 클로스
딸랑이 인형
작업 테이블
티슈 케이스
와인 박스와 슈즈랙
테이블 매트
Thanks to
아이 키우며 읽은 책들 | 자주 드나드는 육아 사이트 | 온라인 원단 구입처
책 속으로
아이의 세상에서 보낸 한 철
아이의 세상에서 한 철을 보낸 엄마는 깨달음을 얻는다.
하루가 즐겁고 평화롭기까지 긴 시간,
참고 기다린 건 엄마가 아니라 아이라는 걸.
1.
“아기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엄마는 본능적으로 사랑을 느끼게 된다지만, 젖을 먹이고, 울면 달래주고, 때 되면 씻겨주고 하는 일이 지금껏 내겐 너무 힘겨웠던 게 사실이다. 초점 없이 멍한 눈으로 날 보는 아기는 내가 엄마라는 사실도 모르는 듯했고, 어떤 교감 같은 게 전혀 느껴지지 않았으니 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다. 우리 둘이 진정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감정이 생긴 건 지유가 나와 눈을 맞추면서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지어보인 순간부터다. 아무 의미 없는 웃음인 건 알지만 그 순간 마음이 흔들리면서 아기가 깨어 있는 시간이 몹시 흥미롭게 다가왔다. 울음소리를 주의 깊게 들어보면 아기가 뭘 원하는지 금세 알아차릴 수 있다. 이젠 아기의 울음이 해독 가능한 언어로 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엄마가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이제야 비로소 알 것 같다.” (본문 중에서)
2.
“7개월 차로 접어들면서 얻은 깨달음 중 하나는 아기는 주기적으로 더는 못해먹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엄마를 힘들게 하는데, 그 생각이 절정에 달하는 순간 180도 달라진다는 것이다. 언제 그랬냐는 듯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고 순식간에 평화로워진다. 모든 에너지가 소진되었다고 느끼는 순간 새로운 능력을 분출하면서 엄마를 놀라움과 기쁨에 젖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유난히 힘들게 하거나 보챌 때면 곧 또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겠구나 하는 기대감으로 버티게 된다.” (본문 중에서)
3.
“이제 곧 지유는 장난감을 살아 있는 대상인 양 대할 것이다.
상상의 세계로 들어가 줄거리를 지으며 인형놀이도 하고 소꿉놀이도 할 것이다.
그 모양을 보면 난 아마 침대에 쓰러져 얼굴을 파묻은 채 소리 죽여 웃겠지.
시간감각이 생기면 엄마가 약속을 어긴다고 뾰로통하게 화도 낼 테고,
또 동그랗게 엄마 아빠 얼굴을 그려내 가슴 한 켠이 뭉클해지게 만들 테지.
언젠가 이토록 큰 기쁨을 주어서, 너를 키울 수 있어서 고마웠다고
지유에게 꼭 말해주고 싶다.” (본문 중에서)
출판사 서평
어느 날 갑자기, 아기가 생겼다.
날마다 새로운 행복이 솟아날 줄 알았다.
하지만 이 녀석은 24시간 날 지배하는 절대군주였다.
쇼콜라 봉봉, 아기를 부탁해!
파리와 토론토를 자유롭게 누비며 새로운 여행 스타일을 제시했던 그래픽 디자이너 부부, UGUF. 서울에 정착해 고양이(쇼콜라, 봉봉)들과 함께 평온한 일상을 꾸리던 두 사람에게, 절대군주가 나타난다. 어느 날 갑자기, 아기가 생긴 것. 아기는 천사처럼 예뻤지만, 정작 키우는 일은 전쟁이었다. 날마다 허둥지둥 안절부절못하던 초보 엄마아빠는, 아이의 세상에서 한 철을 보내며 조금씩 깨닫는다. 육아는 전쟁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인생을 살게 해주는 행복한 선물이라는 걸. 날마다 신기술을 익히고, 눈을 맞추며 웃는 아이를 보면서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관찰일기를 써나가기 시작한다.
아기와 나, 한 뼘씩 자란 500일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은 천천히 흘러간다. 어느새 백일이 오고, 훌쩍 자라 돌을 맞이하는 것 같지만, 아이의 세상 속 시간은 어른의 것과 밀도와 속도 모두 다르다. 느릿느릿 거북이걸음 같은 아이의 속도에 발맞추고 있노라면, 엄마는 불쑥불쑥 조급함을 느끼게 마련이다. 동시에 매순간이 낯설고, 육아 책을 읽으면 신생아 패혈증이니 배꼽탈장이니 하는 단어들만 눈에 들어와 겁도 나고, 모든 걸 알아야 할 것 같고, 아기가 조금만 울어도 죄책감에 시달린다.
초보 엄마가 진짜 엄마가 되는 건 얼마간 시간이 흘러야 가능한 일이다. 동동거리며 아이의 세상을 오가면서 엄마는 차차 알게 된다. 하루가 즐겁고 평화롭기까지 긴 시간, 노력하고 기다리는 건 엄마가 아니라 아이라는 걸. 백지상태로 세상에 태어나, 누워만 지내다가, 조금씩 뒤집고, 앉고, 기고, 마침내 걷고, 드디어 달리면서 느끼는 아기의 환희를 함께 맛보면서, 엄마는 인생의 처음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비길 데 없이 근면하고 성실하게 성장을 거듭하고, 땀과 노력의 결과로 오늘의 영광을 맞이하는 아이를 보면서, 엄마도 인생을 다시 살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당면한 육아라는 현실에 엄마만의 로망도 조금씩 곁들이는 여유도 생긴다.
〈UGUF 매일이 반짝반짝〉은 영아에서 유아로 성장하는 단계인 18개월, 즉 500일 동안 아이가 이뤄낸 눈부신 성장을 흥미롭게 관찰한 기록과 더불어 일상을 가꾸는 이야기를 함께 담고 있다. 아이를 위해 물건을 고르고, 손수 인형을 만들고, 방을 꾸미는 소소한 즐거움이 하루하루를 반짝반짝 빛나게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내가 아닌 다른 존재에게 이토록 깊이 몰두하고, 진지하게 관찰하고, 사랑을 줄 수 있다는 건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다. 일생에 딱 한 번 맛볼 수 있는 존재 가치의 발견, 이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행복감을 맛보며 난 아이의 세상을 관찰하고 분석하고 기록하는 과정을 매우 즐겼다. 아이 키우는 일엔 끝이 없다. 언제나 다음 편이 기다릴 뿐. 그래서 ‘To be continued’이다.”
두 사람에서 세 사람으로
결혼하자마자 파리로 떠난 공상소년소녀 UGUF. 2년 동안 여행하듯 파리를 누비다가, 토론토로 옮겨 1년을 보내고 서울로 돌아온 두 사람도 어느덧 결혼 5년차에 접어들었다. 주변에선 슬슬 왜 아이를 낳지 않는지 물어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두 사람은 진지하게 아이가 없어도 괜찮은 이유와, 아이가 있어야 하는 이유를 생각해본다. 곰곰이 고심하고 내린 결론은 자연스럽게 아이를 원하는 마음이 생길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거였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예고 없이 아기가 두 사람을 찾아온다.
“큰일 났다. 이제 어쩌지!”
열 달이 지나고, 두려움 반 설렘 반으로 맞이한 아기는 천사처럼 예뻤다. 볼수록 신기한 아이를 들여다보며, 두 사람은 앞으로 날마다 새로운 행복이 솟아날 거라 여겼다. 자유롭게 살던 부부에게 아이 키우는 일은 새로운 도전이자, 또 다른 로망 실현의 기회로 다가와 마냥 즐겁기만 했다. 하지만 이 조그만 녀석은 24시간 엄마아빠를 지배하는 절대군주였다. ‘기저귀 갈아라’ ‘졸립다’ ‘배고프다’ ‘안아 달라’ 등등 울음 하나로 호령하는 아기를 앞에 두고, 두 사람은 물론 안식처였던 안방 침대를 빼앗긴 고양이들까지 온가족이 동시에 패닉에 빠져든다.
“갓 태어난 아기와 함께 집으로 돌아온 직후, 비로소 우린 깨달았다. 평온하게 잠만 자는 신생아의 모습은 영화나 TV가 만들어낸 환상에 불과하다는 걸. 상상과 현실은 전혀 다르다. 아기가 깨어나 울 때마다 우리는 기저귀가 젖었나 들춰보고, 혹시 배가 고픈가 젖도 물려보고, 이것도 저것도 아니라면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쩔쩔맨다. 자신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아이가 뭘 원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어 번번이 허둥댄다. 완전히 바보가 된 기분이다. 사소한 일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아기는 도무지 느긋하게 생각하고 대처할 틈을 주지 않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기는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을 정도로 두 사람, 특히 엄마인 UF의 삶을 온전히 쥐고 흔들기 시작한다. 남의 이야기인 줄 알았던 산후우울증까지 겪으며 UF는 마음과 달리 매일이 힘들고 지쳐간다. 그러나 영아산통, 잠투정, 뒤집기 폭풍, 분리불안 등 모든 성장단계를 꼬박꼬박 성실하게 이행하는 아기를 돌보면서 UF도 조금씩 성장한다. 아기 키처럼 엄마 마음도 한 뼘씩 쑥쑥 자라 차츰 여유가 생기면서 비로소 둘보다 셋일 때 얻는 행복의 크기가 상상을 초월한다는 걸 깨닫게 된 것이다.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아이 물건을 고르고, 아이가 갖고 놀 인형도 손수 만들어보고, 아이 방을 꾸미는 등 일상에서도 이전에는 몰랐던 기쁨을 맛보기도 한다. 몸과 마음뿐만 아니라 인생의 구조도 달라지는 경험을 그냥 흘려보낼 수 없었던 UF는 조금씩 기록을 하기 시작한다.
아이의 세상에서 보낸 한 철
아이의 세상에서 한 철을 보낸 엄마는 깨달음을 얻는다.
하루가 즐겁고 평화롭기까지 긴 시간,
참고 기다린 건 엄마가 아니라 아이라는 걸.
1.
“아기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엄마는 본능적으로 사랑을 느끼게 된다지만, 젖을 먹이고, 울면 달래주고, 때 되면 씻겨주고 하는 일이 지금껏 내겐 너무 힘겨웠던 게 사실이다. 초점 없이 멍한 눈으로 날 보는 아기는 내가 엄마라는 사실도 모르는 듯했고, 어떤 교감 같은 게 전혀 느껴지지 않았으니 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다. 우리 둘이 진정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감정이 생긴 건 지유가 나와 눈을 맞추면서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지어보인 순간부터다. 아무 의미 없는 웃음인 건 알지만 그 순간 마음이 흔들리면서 아기가 깨어 있는 시간이 몹시 흥미롭게 다가왔다. 울음소리를 주의 깊게 들어보면 아기가 뭘 원하는지 금세 알아차릴 수 있다. 이젠 아기의 울음이 해독 가능한 언어로 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엄마가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이제야 비로소 알 것 같다.” (본문 중에서)
2.
“7개월 차로 접어들면서 얻은 깨달음 중 하나는 아기는 주기적으로 더는 못해먹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엄마를 힘들게 하는데, 그 생각이 절정에 달하는 순간 180도 달라진다는 것이다. 언제 그랬냐는 듯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고 순식간에 평화로워진다. 모든 에너지가 소진되었다고 느끼는 순간 새로운 능력을 분출하면서 엄마를 놀라움과 기쁨에 젖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유난히 힘들게 하거나 보챌 때면 곧 또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겠구나 하는 기대감으로 버티게 된다.” (본문 중에서)
3.
“이제 곧 지유는 장난감을 살아 있는 대상인 양 대할 것이다.
상상의 세계로 들어가 줄거리를 지으며 인형놀이도 하고 소꿉놀이도 할 것이다.
그 모양을 보면 난 아마 침대에 쓰러져 얼굴을 파묻은 채 소리 죽여 웃겠지.
시간감각이 생기면 엄마가 약속을 어긴다고 뾰로통하게 화도 낼 테고,
또 동그랗게 엄마 아빠 얼굴을 그려내 가슴 한 켠이 뭉클해지게 만들 테지.
언젠가 이토록 큰 기쁨을 주어서, 너를 키울 수 있어서 고마웠다고
지유에게 꼭 말해주고 싶다.” (본문 중에서)
TIP: 엄마에겐 취미가 필요해
아이의 세상을 지배하는 리듬은 ‘슬로우슬로우 퀵퀵’의 반복이다. 천천히 흐르지만, 그 안에서 엄마는 동분서주, 쉴 틈이 없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일상의 무한반복, 그 쳇바퀴를 멈추고 잠시 숨을 고르기 위해선 취미가 필요한 법. UF 역시 태어날 아이가 딸이란 걸 알게 된 순간부터 머리핀도 모으고, 인형을 만들기도 했지만, 출산 후 몇 달 동안 한 조각의 여유도 없이 폭풍처럼 보낸 후 물기 없이 팍팍해진 일상을 돌아보게 된다. 잠귀가 귀신같이 밝아지면서, 키보드 두들기는 소리, 나지막한 라디오 소리에도 깨어나 잠투정을 하는 아기를 볼 때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적막한 집안에, 아이와 둘이 있노라면 불쑥 우울해질 때도 있다. 이럴 때 엄마를 구원해주는 것 중 하나는 일상을 조금 더 충일하게 만들어주는 취미이다. 뭘 해도 상관은 없다. UF는 손으로 뭔가 만드는 걸 택했다. 곰 인형, 강아지 인형, 발도로프 인형, 패치워크 무릎 담요, 딸랑이 인형, 테이블 매트 등등 하나씩 물건이 늘어나고, 그걸 갖고 노는 아이를 볼 때면 기쁨도 두 배가 된다.
“육아와 살림에만 매달리다 보니 일상이 팍팍해진 것 같아 우울했는데, 뭔가를 만들면서 의욕이 되살아나 큰 힘을 얻은 기분이다. 몸은 힘들지만 만들기를 하면 집중력이 생기면서 정신이 명료해진다. 나를 다스리는 시간도 되고, 하루를 의미 있게 보낸 듯한 뿌듯함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지유가 내가 만든 인형을 갖고 놀 생각을 하면 보람도 두 배로 늘어난다.”
TIP: 아기와 고양이
“아기가 있는데 고양이를 키우나요?”
파리에서부터 함께 지내온 고양이들 쇼콜라, 봉봉은 UGUF에겐 가족이다. 그런 두 사람에게 이런 질문은 적잖은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수십 년 동안 강아지와 고양이를 길러온 두 사람의 가족들조차 아기가 태어나면 고양이들은 어떻게 할 거냐고 물어올 정도로 동물이, 특히 털이 아기에게 해롭다는 생각은 널리 퍼져 있다. 아니나 다를까, 아기가 집에 오자 할머니는 우선 고양이들이 아기 근처에 얼씬도 못하게 단속부터 하셨다. 그러나 UGUF는 아기와 고양이를 함께 키우겠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었다. 틈틈이 공부도 하고, 자료도 찾으면서 아기 때 흙장난을 많이 하며 자란 아이들이 면역력이 높은 것처럼, 두세 마리 이상의 고양이나 개를 키우는 가정에서 자란 아기들은 알레르기성 질환에 걸릴 확률이 오히려 적다는 연구 결과를 믿기로 했다. 무엇보다 고양이들이 아기에게 미치는 정서적 영향력은 대단하다. 쇼콜라와 봉봉은 아기의 배꼽친구이자, 없어서는 안 될 가족이다.
“지유의 몸놀림이 활발해지자 쇼콜라와 봉봉이 지유 곁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가끔 지유가 마구 끌어당기고 머리를 걸치고 괴롭혀도 녀석들은 발톱을 세우기는커녕 묵묵히 받아준다. 피하지도 않고 귀엽다는 듯(혹은 귀찮지만 참아준다는 듯) 골골골 소리를 낼 뿐이다. 긴장을 풀 순 없지만 꽤 흐뭇한 삼남매다.”
기본정보
ISBN | 9788961960267 |
---|---|
발행(출시)일자 | 2008년 12월 17일 |
쪽수 | 215쪽 |
크기 |
172 * 230
mm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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