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의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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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국민일보 > 2013년 10월 1주 선정
어떻게 하면 듣거나 읽는 사람들이 재미있어하거나 웃음을 터뜨리는 유머를 쓸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책은 때로는 은은한 미소를 짓게 만드는가 하면 때로는 포복절도하게 만든다. 여기에 상세한 유머와 각 원리를 바탕으로 직접 풀어볼 수 있는 응용문제까지 더하여 ‘남을 웃기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작가정보
저자 요네하라 마리米原万里는 1950년 일본 도쿄 출생. 러시아어 동시통역사, 작가. 1959년~1964년 프라하의 소비에트 학교에서 수학했다. 도쿄외국어대학교 러시아어학과를 졸업하고 도쿄대 대학원 러시아어?러시아문학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1980년에 설립된 러시아어통역협회에서 초대 사무국장을 맡았고, 1995년부터 1997년까지, 2003년부터 2006년까지 회장을 역임했다. 1992년 ‘일본여성방송인간담회 SJ상’을 수상한 이래, ‘요미우리 문학상’ ‘고단샤 에세이상’ 등 많은 상을 받았다. 2006년 56세에 난소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프라하의 소녀시대』 『마녀의 한 다스』 『대단한 책』 『미녀냐 추녀냐』 『올가의 반어법』 『인간 수컷은 필요 없어』 『미식견문록』 『문화편력기』 『발명 마니아』 『팬티 인문학』 『교양 노트』 『차이와 사이』 『러시아 통신』 『속담 인류학』 『언어 감각 기르기』 등이 국내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번역 김윤수
역자 김윤수는 동덕여자대학교 일어일문학과와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을 졸업했다. 옮긴 책으로 『미녀냐 추녀냐』 『올가의 반어법』 『인간 수컷은 필요 없어』 『수달』 『한밤중의 베이커리』 『49일의 레시피』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 『얼굴도 예쁜 그녀가 전략의 신이라면』 등이 있다.
목차
- 사기 수법
비극과 희극은 종이 한 장 차이
동물과 아이한테는 이기지 못한다
상대방의 장기를 가로채서 반격하기
나무를 보여주고 나서 숲 보여주기
신은 3을 좋아해
과장과 왜소화
유머는 위기를 타고
침묵은 금
악마는 세밀한 부분에 깃든다
권위는 웃음의 방목장
귀를 기울이게 해야 진정한 유머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책 속으로
실로 오랫동안 나는 듣다가 자지러지게 웃은 유머가 생기면 다른 사람들에게 기꺼이 들려주며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도 무턱대고 만들어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우선 항간에 널리고 널린 유
머를 분류하고 해부해서 유머의 생리와 구조를 밝혀보기로 했다.
-14쪽에서
약국에서 나온 남자를 점원이 헐떡거리며 쫓아온다.
“손님, 방금 글루콘산 칼슘 구입하셨죠? 죄송하지만 다시 돌려주셔야겠는데요.”
“왜요?”
“저희가 실수로 청산가리(A)를 드린 것 같아요.”
“하지만 이미 먹었어요.” (B)
“그럼 차액으로 16루블 더 내주시겠습니까?” (C)
순간 흠칫 놀라게 되지만, A는 거짓말이라는 걸 금방 눈치챌 수 있다. 설령 글루콘산 나트륨과 착각했다고 해도 단지 일상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A처럼 과장함으로써 손님은 실수를 탓할 마음도 사라진다. 그래서 한층 과장된 농담 모드인 B가 되고, C라는 왜소화로 반전된다. 불쾌한 일도 순식간에 즐거운 대화로 화학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128~129쪽에서
그런데 왜 지나치게 부풀리면 우스워지는 걸까? (…) 한층 더 과장하면 눈앞의 일과는 다른 현실성, 다른 논리, 다른 견해가 생겨서 불쾌한 현실을 상대화하여 하찮은 일처럼 느끼게 하는 효과가 있다. 러시아인들이 힘들었던 격동의 20세기를 견뎌낸 방법이다.
예를 들면 소련제 성냥은 불이 잘 안 붙어서 도움이 안 될 때가 많았다. 성냥을 그을 때마다 짜증이 난다. 이 우울한 현상을 비장하게 호소해도 된다. 하지만 그랬다간 한층 비참해질 뿐이다.
그래서 러시아인들은 다음과 같은 유머로 표현했다.
칼루가 마을에 사는 이반이 마을의 당위원회 서기에게 묻는다.
“흐루시초프 말마따나 공산주의가 되면 뭔가 좋은 일이 있어요?”
“그럼, 많이 있지. 예를 들면 한 집에 한 대씩, 자가용 제트기를 가질 수 있게 되거든.”
“자가용 제트기가 있으면 뭐가 좋은데요?”
“콜호스(집단농장)의 생협에서 파는 성냥은 불이 전혀 안 붙잖아. 자가용 제트기만 있으면 도시까지 한순간에 날아갈 수 있어. 불이 잘 붙는 성냥을 사 오는 거지.”
-131~132쪽에서
원래 가장 중시되어야 할 죽음보다 일상의 사사로운 일을 우선시한다. 어떠한 인간도 결코 피하지 못하는 가장 큰 공포가 죽음이다. 죽음을 두려워하기에 인간은 ‘별일 아닌 것, 무섭지 않은 것’이라 생각하고 싶고, 가능하면 웃어넘기고 싶다는 바람을 애초부터 강하게 품고 있는 것이 아닐까? 사사로운 일을 생사#生死# 위에 두어 우선순위를 뒤바꾸면 유머가 아주 손쉽게 완성된다.
-145~146쪽에서
권력, 금기, 권위 있는 고지식한 사람을 제재로 삼을수록 웃을 가능성은 커진다. 성서는 지명도, 권위, 고지식함에서 볼 때 더할 나위 없는 훌륭한 소재가 된다.
오하이오 주에서 홍수가 났을 때 한 남자가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그는 어디를 가든 자신이 어떻게 목숨을 부지했는지 자랑스레 떠들었기에 사람들이 질려 했다. 그러다 그는 수명을 다해 천국에 불려 갔고 성 베드로가 그를 맞으러 나왔다.
“당신은 생전에 행실이 아주 좋았으니 포상으로 뭐든 원하는 것을 들어드리리다.”
남자는 기다렸다는 듯이 홍수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난 전말을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고 싶다고 소원했다. 성 베드로는 그 정도는 일도 아니라며 천국에 사는 사람들을 모으고 무대를 만들어주었다. 하지만 남자가 말을 하려고 한 순간, 성 베드로가 귓가에 속삭였다.
“말하는 건 당신 자유지만 일단 보류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저기 보이는 남자가 노아거든.”
-199~200쪽에서
출판사 서평
요네하라 마리의 생전 마지막 작품 『유머의 공식』
동서고금의 유머를 분석, 원리를 밝히다
법정에서 판결을 받은 피고가 판사에게 묻는다.
“어떻게 된 거죠? 제가 저번에 이웃 사람을 ‘돼지’라고 욕했을 때 명예훼손과 모욕죄로 벌금 200프랑을 선고받았거든요. 이번에도 똑같이 이웃 사람을 ‘돼지’라 욕했고 죄명도 같은데 왜 이번에는 벌금이 500프랑이죠?”
“얼마 전 돼지고기 가격이 인상되어서요.”
-182쪽, 「돼지고기 가격」
남을 웃기는 사람이 되기란 쉽지 않다. 사실 유머야말로 인간이 지성과 감성을 총동원해 구사해야 하는 언어 예술이기 때문이다. 만일 유머의 구조와 원리를 낱낱이 파헤쳐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나아가 이를 응용해볼 수 있게끔 돕는 책이 있다면 어떨까. 단순한 유머 모음집이 아닌 일종의 ‘자습서’ 말이다. 남을 웃기기도 쉽지 않은데, 하물며 그 생리와 방법을 제시하기란 여간한 일이 아닐 터. 그러나 우리에게는, 요네하라 마리가 있다.
일본의 러시아어 동시통역사로 활약했으며 작가로도 왕성히 활동한 요네하라 마리(1950~2006)의 열여섯 번째 번역서이자 그가 생전에 출간한 마지막 책이 마음산책에서 개정되어 나왔다. 그필력 못지않게 호쾌하고 위트 어린 입담으로도 정평이 나 있는 요네하라 마리. 독특한 이력 속에서 배양된 자유로운 정신과 하루에 일곱 권의 책을 읽어치우며 쌓아올린 방대한 지식도 이에 한몫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요네하라 마리는 웃기다. 그것도 아주 다양한 방식으로 웃긴다. 때로는 은은한 미소를 짓게 하는가 하면 때로는 포복절도하게 만든다. 특유의 독설과 음담패설 또한 그만의 유머와 맛깔나게 버무려 전달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요약하자면 유머는 요네하라 마리의 무기이자 요네하라 마리 그 자체인 셈이다.
그런 그가, 동서고금의 갖은 유머들을 분석하고 연구한 끝에 그 안에 흐르는 열한 가지의 원리, 즉 유머의 공식을 밝혀 책으로 엮었다. 소재는 각기 다르다 해도 남을 웃기는 유머에는 공통 요소가 있기 마련. 『유머의 공식』은 어떻게 하면 듣거나 읽는 사람들이 재미있어하거나 웃음을 터뜨리는 유머를 쓸 수 있는지에 대해 요네하라 마리가 연구한 결과물의 총체다. 더군다나 이 열한 가지 원리에 더해 상세한 유머와 각 원리를 바탕으로 독자가 직접 풀어볼 수 있는 응용문제까지 친절히 마련해두었다. 웃기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일단 이 책을 펼쳐 가볍게 읽으며 굳은 머리를 풀어보자.
유머의 핵심은 반전,
반전의 핵심은 연출
『유머의 공식』은 앞서 말했듯 열한 가지 유머의 공식을 열한 장에 나누어 명쾌하게 제시한다. 먼저 첫 번째 장에서는 “모든 걸작 유머는 사기꾼의 수법과 똑같”음을 밝히며 “원래 사기 행위는 인간의 욕심이나 상식, 권위를 따르는 사고 습관을 뒤집는 범죄이기 때문에 (…) 그 수법을 이야기한 것만으로 유머가 된다”라고 요네하라 마리는 이야기한다. 이를테면 다음 유머가 그렇다.
새로 부임한 선생님은 모이샤라는 소년이 반 친구들에게 ‘멍청이 모이샤’라며 놀림을 받는 게 조금 신경 쓰였다. 쉬는 시간이 되자마자 학생들에게 그 이유를 물어본다.
“그게요, 선생님. 걔는 정말 멍청하거든요. 크기가 작은 10센트 동전과 커다란 5센트 동전을 보여주면서 갖고 싶은 걸 가지라고 하면, 꼭 5센트짜리를 골라요.”
이렇게 말한 학생은 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내 모이샤에게 고르라고 했다. 모이샤는 언제나처럼 5센트 동전을 골랐다. 놀란 선생님이 그 이유를 물었더니 모이샤는 대답했다.
“이게 크잖아요.”
방과 후, 선생님은 모이샤를 불렀다.
“5센트는 크기만 클 뿐 10센트 쪽이 더 많은 걸 살 수 있다는 걸 정말 모르니?”
“그런 건 저도 알아요.”
“그럼 왜 5센트 동전을 고르는 거니?”
“제가 10센트를 고르면 녀석들이 저한테 돈을 안 줄 테니까요.”
-22~23쪽, 「멍청이 모이샤」
웃음을 터뜨리게 하려면 예상을 뒤집는 반전일수록 좋음을 강조한 뒤, 이야기는 이제 어떻게 하면 반전을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으로 전개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반전은 마지막에 와야 하며 또한 이 반전은 “찾아내 연출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밋밋한 이야기라 할지라도 구성을 알맞게 바꾸고 『유머의 공식』에서 짚어주는 대로 몇 가지 요소를 덧붙이거나 빼면 듣는 이를 빨려들게 만드는 유머를 쓸 수 있다. 즉 유머의 핵심은 반전, 반전의 핵심은 연출인 것이다.
여기서 또 다른 사실을 알 수 있다. 반전은 무無에서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찾아내 연출하는 것이다. “사람은 여자로 태어나지 않는다. 여자로 만들어진다”라는 보부아르의 유명한 말을 흉내 내서 “처음부터 반전 따위는 없다. 반전으로 만드는 것이다”라고 할 수 있겠다.
-36쪽에서
이어서 ‘침묵은 금’이나 ‘유머는 위기를 타고’ ‘권위는 유머의 방목장’ 등의 장에서는 요네하라 마리만이 구사할 수 있는 유머의 정수를 보여준다. “시모네타 도지”라는 아호에 걸맞게 ‘저질스러운 것’ ‘야한 것’은 물론이고 문학과 종교, 정치 영역도 종횡무진으로 넘나든다. 따라서 독자는, 보통 사람들에게는 언뜻 금기라 여겨지는 것들까지 유머의 소재로 거침없이 사용하는 ‘마리 스타일’ 유머를 마음껏 음미할 수 있다. 게다가 그가 일러주는 공식만 적절히 사용하면 독자 또한 자칫 미풍양속을 해칠지 모르는 이야기를 훌륭한 유머로 만들 수 있다.
톰바(이탈리아에서 아주 유명한 스키 선수)의 식사는 지속력을 낳는 파스타 중심이다. 그는 이탈리아 최대의 파스타 업체인 바릴라의 홍보 모델도 하고 있다. 수년 전, 일본에서 저널리스트를 초청하여 그가 만든 파스타를 선보이며 인터뷰를 하는 이벤트가 이탈리아현지에서 열렸다. 그때 먹은 수제 파스타 소스가 얼마나 맛있던지!
다양한 근력 트레이닝과 식사 메뉴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데, 그가 “잠깐 팔 좀 만져보세요”라는 말을 했다. 저널리스트와 같이 쭈뼛쭈뼛 만졌더니 강철처럼 단단하다. 이번에는 “여기도 만져보
세요” 하며 허벅지를 가리킨다. 그의 단련된 근육은, 인간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단단했다. 모두 “역시 굉장해” 하며 감탄하는데 그는 씩 웃으며 말했다.
“더 단단한 데도 있어요.”
내가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당황해하는데 그는 속삭였다.
“뼈예요.”
-160~161쪽, 「단단한 곳」
마리 스타일의 유머가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은, 단순히 웃기는 데에만 목적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유머의 공식』에서 그는 일본 안팎의 여러 정치적 문제에 대해 소신 있게 발언하며 일본 내에서는 민감한 사안들에 대해서도 가차 없는 냉철한 평가를 던진다. 그러면서도 여기에 유머를 섞거나 심지어 정치인들의 발언 속에서 유머의 구조를 찾아내 보여준다.(덕분에 우리는 그들을 보며 마음껏 웃을 수 있다!) 우리를 분노하게 만드는 정치적 상황을 통쾌하게 날려버리는 힘을, 요네하라는 유머에서 길어 올린 셈이다.
러시아를 통치하는 데 지친 푸틴 대통령은 저세상에 있는 스탈린에게 전화를 걸어 조언을 구했다. 스탈린이 말한다.
“푸틴, 효과적으로 통치하려면 두 가지를 해야 하오. 첫째, 각료들을 모두 총살할 것. 둘째, 크렘린을 초록색으로 다시 칠할 것.”
“잠시만요.”
푸틴이 묻는다.
“왜 크렘린을 다시 초록색으로 칠해야 하는 겁니까?”
“푸틴, 역시 내 짐작대로요. 첫 번째에서는 나와 자네의 의견이 일치했나 본데.”
-152쪽, 「푸틴과 스탈린」
“유머는 아스피린처럼 아픔을 달래준다”(커트 보니것)
암과 싸우며 출간한 최후의 책, 그곳에도 웃음이……
『유머의 공식』은 “마음의 색채와 음영의 폭이 넓었던”(요네하라 마리의 스승, 도쿠나가 하루미) 요네하라 마리가 투병 생활을 하며 생전에 출간한 마지막 책이기도 하다. 그는 난소암으로 지난 2006년에 세상을 떠났는데(향년 56세), 당시의 상황을 「에필로그」에서 짧고 담담히 전하고 있다.
원고를 수정하기 시작해서 순조롭게 진행되던 무렵, 20년 동안 요양을 하시던 어머니의 용태가 급변했다. 동시에 나는 극심한 복통으로 어머니와 같은 병원에 입원했다가 난소낭종이라는 진단이 떨어져 적출 수술을 받았다. 어머니가 위독하시다는 걸 알게 된 이튿날, 적출한 내 난소는 악성종양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돌아가신 어머니와 함께 퇴원한 나는 살아갈 기력과 에너지를 잃었고 집필 의욕도 바닥이 났다. 게다가 수술 후 1년 4개월이 지난 지금, 암은 왼쪽 서혜부 림프절로 전이가 된 상태다.
-「에필로그」에서
“질병이나 뜻하지 않은 사고, 사람을 잃거나 배신당한 슬픔, 분함, 불합리한 차별, 불공정함, 화가 나는 악한 정치, 단순한 타이밍의 차이 등 사람들은 궁지에 몰리면 시야가 좁아져 자신을 한층 몰아붙이게 된다. 괴로울 때야말로 자신과 불행의 원인을 떼어놓고서 웃어넘기고 싶은 법이다. 그리고 그럴 때 유머라는 문학 장르(라고 해버리자!!)의 방법론은 크게 도움이 될 터이다”라고 말하며 유머의 필요성을 강조했던 요네하라 마리. 어쩌면, 그를 마지막까지 지탱하게 해준 것 중 하나는 웃음의 힘이 아니었을까. 책이 불러일으키는 여러 감정 중 그가 “가장 높이 평가하는 것은 웃음”이었고, “웃게 해주는 작가야말로 최고의 작가”였으므로. 요네하라 마리가 최고의 작가 중 한 사람인 이유 또한 여기에 있을 것이다.
「에필로그」에는 저자가 이 원고를 수정할 때의 당시 상황이 기술되어 있다. 어머니의 용태 악화, 저자의 악성종양, 그리고 전이……. 그러한 상황에서 ‘웃음’에 관한 원고를 마주하고 있었다고 생각하면 정말이지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기분에 빠져든다. 도저히 웃음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야말로, 웃음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때가 아닐까. 아마 저자는 그 점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유머의 집대성과 같은 이 책의 완성을 위해 더욱 열정을 쏟아붓지 않았을까 싶다. 그 강인한 정신력이 놀랍고, 이 책이 한층 대단해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옮긴이의 말」에서
추천의 글
유머 감각은 타고나는 것이라 생각했다. 배울 수 없는 것이고, 흉내 낼 수 없는 것이라 생각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생각이 조금 바뀐다. 웃기는 사람이 되겠다는 간절한 바람이 하늘에 가닿으면, 신으로부터 유머 감각을 선물 받을 수도 있겠다. 누군가 웃기고 싶다면 이 책을 여러 번 읽고, 응용문제를 풀고, 책의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전파해보라. 어느새 당신은 웃기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물론 실패할 수도 있다. 내가 이 책을 읽고 깨달은 유머의 공식은 간단하다. 유머 = 관찰 × 상상 + 여유 ÷ 실패에 대한 걱정. 웃기는 데 실패해봤자 고작 이런 얘기를 들을 것이다. “별 웃기는 사람 다 보겠네.” 우리에겐 어떤 의미로든 ‘웃기는 사람’이 부족하다.
김중혁 소설가
기본정보
ISBN | 9788960901698 | ||
---|---|---|---|
발행(출시)일자 | 2013년 10월 05일 | ||
쪽수 | 223쪽 | ||
크기 |
145 * 225
mm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必笑小ばなしのテクニック/米原万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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