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주요내용 및 기여도
1840년 아편전쟁 이후 타율적으로 나라의 문을 열었던 중국이 이제는 정치, 군사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막강한 실력과 위상을 갖춘 명실상부한 G2로서의 위상을 과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중국에 대한 정보와 지식이 넘쳐나고 있으며, 세계는 바야흐로 중국을 이해하기 위한 소위 ‘중국열기’, ‘중국 신드롬’에 빠져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의 발전과 팽창을 위기가 아닌 기회로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중국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철저한 대비와 대응전략이 필요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중국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과거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역사적 경험을 공부하는 것이 첫걸음이 되어야 할 것이다.

철도는 근대의 산물인 동시에 근대화를 가속화시켜 이를 전 지구적 범주로 확산시킨 주역이었다. 서구문명은 철도 등의 이기로 다가왔으며 중국으로서는 근대화와 자주독립이라는 양대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도 철도가 불가결한 수단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서구제국주의는 식민지를 개척하는 과정에서 “은행과 철도를 통한 침략”은 제국주의 열강이 중국을 침략하는 전형적인 방식이기도 하였다. 이와같이 철도는 근대의 이기이자 열강의 침략이라는 양면적 성격이 병존하였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철도의 부설에 대해 자연히 그 필요성과 위험성이 동시에 제기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까닭에 근대 이래 중국에서 발생한 청일전쟁, 러일전쟁, 신해혁명, 만주사변 등 중대한 역사전 사건은 으레 철도문제와 불가분의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다. 따라서 철도는 근대 이후 중국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한 매우 유용한 통로가 될 수 있다.

더욱이 본서는 철도와 관련된 역사적 사건을 치밀한 고증을 통해 대담한 가설을 제기하고 있다. 예를 들면 중국에 처음으로 철도가 부설된 사실에 대해 “중국인민의 반대와 반제투쟁”으로 묘사되는 종래의 해석은 역사적 사실과 부합되지 않으며 중국 일반은 호기심과 호의를 가지고 이를 지켜보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동청철도 부설권이 종래 강대국 러시아가 중국에 강요하여 얻어낸 결과라는 종래의 역사 해석에도 이의를 제기하고, 이는 청일전쟁에서 패한 중국이 일본에 대항하기 위한 열강과의 군사밀약의 필요성을 간과한 것이며, 이미 청조 내부에서도 합의를 마친 사안이라고 지적하였다. 또한 간도협약의 경우도 일본제국주의가 러시아의 동청철도 노선에 대항하기 위해 병행선을 부설하기 위한 권리를 획득하기 위한 대가로서 체결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이와같은 역사적 해석을 뒷받침하기 위해 본서는 근대 이후 중국과 일본, 한국 등에서 작성된 정부문서, 극비문서, 신문, 정기간행물 등을 빠짐없이 수집하여 고증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료에서도 강점을 가지고 있다.

본서는 철도를 통해 근대 이후 중국의 역사를 조망하고 있다. 종래 중국근현대사와 같이 시간의 전개에 따른 전통적인 서술방식을 탈피하여 근대의 이기이자 서구 제국주의의 침략 공구였던 철도를 통해 근대 이후 중국의 역사를 관통하여 살펴보고 있다. 본서는 중국역사를 연구하는 연구자나 전공자뿐만 아니라 중국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일반 독자들에게도 철도를 통해 중국역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