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금융 사용설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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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금융의 유형은 거래의 성격에 따라 델타원 파생 거래, 옵션, 구조화금융의 3가지로 구분되어 있다. 이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는 이 책은 국내 파생금융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 3가지를 보면서 무엇이 문제였는지 진단한다. 또한 ‘차익 거래’의 기본 원리를 설명하고 완전한 차익 거래, ‘무위험’이라고 잘못 알려진 불완전한 차익 거래 등을 알아본다.
작가정보
저자 권오상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겸직 교수다. 삼성SDS 수석보와 기아자동차 주임 연구원을 거친 뒤, 도이체방크 홍콩 지점과 서울 지점 상무, 영국 바클레이스캐피털 런던 지점과 바클레이스은행 싱가포르 지점 등 7년간 투자은행가로 살았다. 고려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과 중앙대학교 경영학부에서 재무를 가르쳤고, 국내외 경영학 및 공학 분야 저명 학술지들에 다수의 논문을 게재했다. 서울대학교 기계설계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 기계공학과에서 석사,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 기계공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했으며, 국제재무위험관리사(Financial Risk Manager)이기도 하다. 지은 책으로 『금융의 대량살상무기』 『기업은 투자자의 장난감이 아니다』가 있다.
목차
- 들어가는 말
1장. 파생금융의 기초
- 파생이라는 말을 이해하자
금융의 첫 번째 본질은 소유권이다 | 금융의 두 번째 본질은 예금·대출이다 | 파생은 기초자산을 필요로 한다
- 2008 세계 금융 위기의 원흉으로 지목된 파생금융
서브프라임 모기지 CDO와 세계 금융 위기 | 대규모 손실 처리와 환차손으로 신음한 한국 | 미래가 과거와 같다는 믿음에 또다시 배신당하다
2장. 선도에서 탄소 배출권까지, 파생금융의 역사
- 간략히 살펴보는 파생금융의 역사
최초의 파생금융은 선도가 아닌 옵션? | 미국 거래소들이 발전시킨 농산물 선물 시장 | 기초 자산이 계속 확장되다 | 다양한 거래 형태, 다양한 규제 | 파생금융은 끊임없이 진화한다
- 꼬리가 몸통을 흔들다: 글로벌 파생금융의 성공 및 실패 사례
IBM과 세계은행, 세계 최초의 통화 스와프를 거래하다 | 메탈게젤샤프트의 부도 위기 | 부자 도시 오렌지 카운티의 파산
3장. 다양한 파생금융의 형태
- 가장 기본적인 델타원 파생 거래
모든 파생금융의 기본 구성 요소, 선도 | 선도는 거래 당사자 모두에게 의무다 | 선도는 장외에서 거래되는 델타원 파생 거래 | 선물, 거래소에 의해 장내화된 선도 | 일일 정산을 위한 증거금 제도 | 선물의 본래 기능은 헤지가 아니었다 | 스와프는 선도와 옵션으로 분해되는 장외 파생 계약 | 신용 부도 스와프는 옵션이다
- 로켓 과학자들이 주무르는 옵션
옵션, 의무만 있거나 권리만 있거나 | 무궁무진하게 만들어 낼 수 있는 비정형 옵션 | 옵션이 내재되어 있는 채권들 | 자원 개발, 신기술 사업에도 옵션이 들어 있다
- 금융 연금술사들이 만들어 내는 구조화금융
대규모 사업의 자금을 조달하는 프로젝트금융 | 패키징에 의해 만들어지는 패스스루 | 변제의 우선순위가 있는 페이스루 | 신용 부도 스와프를 담보 자산으로 삼는 합성 CDO
4장. 주식시장과 파생 시장으로 본 한국의 파생금융
- 현물 시장과 선물 시장의 관계
주식 거래의 대용으로 존재하는 주식 선물 | 현물 가격과 선물 가격은 서로 영향을 준다 | 포트폴리오 보험과 1987년 검은 월요일
-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선물·옵션 시장
장내 선물·옵션의 핵심은 레버리지 | 선물·옵션 시장 참가자의 3가지 목적 | 쇼트 스퀴즈와 롱 스퀴즈 | 미수 매입은 정당하고 공매도는 부당한가? | 황소 시장과 곰 시장, 옵션 매수와 매도 | 9.11 테러와 옵션 거래
- 장내 옵션을 압도한 워런트 시장
워런트란 무엇인가 | 워런트는 결국 투기적 파생 거래다 | 워런트의 키코, 코바 워런트
- 개인 투자자에게 인기를 끄는 ELS·DLS 시장
주식에 대한 비정형 옵션을 거래하는 ELS | FICC에 대한 비정형 옵션을 거래하는 DLS | 제도와 감독의 허점을 파고든 ABCP
- 헤지라는 ‘양의 탈을 쓴 늑대’에 잡아먹히다: 국내 파생금융의 실패 사례
키코, 녹아웃과 레버리지가 아닌 오버 헤지가 문제 | 조선 회사들, 선도로 인해 자본 잠식되다 | 환 헤지형 해외 펀드에 투자했다 원금 이상을 잃다
5장. 파생금융 가격 결정의 ABC
- 금융 시장의 궁극의 힘, 차익 거래
진정한 차익 거래 기회가 금융 시장에 존재하는가 | 완전한 정적 차익 거래 사례 | 무위험이라고 볼 수 없는 불완전한 차익 거래들 | 선도·선물 가격은 미래를 예측하는가
- 이카로스와 시시포스의 형벌, 동적 복제
동적 복제의 핵심은 끊임없는 국소적 면역 시도 | 옵션 가격을 좌우하는 변동성 | 변동성에 대한 선도와 VIX 선물 | 옵션 가격에는 정답이 있을 수 없다
- 보험에서 빌려 온 계리적 원리
계리적 원리란 무엇인가 | 안정적인 자연계와 불안정한 되먹임계 | 계리적 원리는 불안정한 대상에는 무용지물이다 | 상관 계수는 가장 예측이 어렵고 불안정한 거래 대상
6장. 파생금융의 글로벌 주역, 투자은행과 헤지펀드
- 투자은행은 파생금융 개발자 및 공급자
상업은행, 머천트 뱅크, 투자은행 | 투자은행의 한 축, 자본 시장 대리 및 기업 재무 자문 | 인베스트먼트 뱅킹과 투자은행 | 투자은행의 다른 한 축, 파생금융 세일스와 트레이딩 |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이 합쳐진 유니버설 은행 | 독립 투자은행의 몰락과 유니버설 은행의 성공 | 파생금융의 양대 산맥, 골드만삭스와 도이체방크 | 선두권의 JP모건, 바클레이스, UBS | 3그룹 투자은행들
- 헤지펀드, 파생금융 궁극의 소비자
최초의 헤지펀드 창립자는 언론인 | 헤지펀드 궁극의 무기, 공매도와 레버리지 | 투자은행과 헤지펀드의 애증적 관계, 프라임 브로커리지 | 헤지펀드는 헤지를 하지 않는다? | 매력적인 헤지펀드의 보수와 성과 체계
- 파생금융 사람들
파생금융은 여러 분야 팀들의 합작품 | 금융공학은 어느 한 분야에 속할 수 없다 | 프런트는 전공을 가리지 않는다 | 미들 오피스는 꼭 필요한 스페셜리스트들 | 백 오피스가 없으면 세계 파생금융 시장은 즉시 멈춘다 | 누가 헤지펀드에서 일하는가
7장. 파생금융을 키운 선구자들
- 수학으로 카지노를 굴복시킨 에드워드 소프
도박사, 수학 교수, 헤지펀드 매니저 | 라스베이거스에서 카지노 딜러를 이기다 | 켈리 전략, 부의 증식의 궁극적인 승자 | 워런트와 전환 사채에 대한 동적 복제 최초 실행 | 통계적 차익 거래에 대한 실험
- 모든 퀀트의 롤 모델, 피셔 블랙
응용수학 컨설턴트, 경영대 교수, 골드만삭스의 파트너 | 혁신의 궁극적 테스트는 그 실제적 유용성이다 | 블랙·숄스 공식을 구하다 | 독학한 경제학으로 학계 경제학자 전체를 상대하다
- 불확실성의 철학자, 나심 탈레브
비정형 옵션 트레이더, 헤지펀드 매니저, 철학자 | 동적 헤징, 그 이론적 용이함과 실제적 어려움 | 무작위성과 검은 백조로부터 희롱당하다 | 반취약성, 미래를 헛되이 예측하려 하지 않는 삶의 태도 | 스토아철학과 불확실성의 철학으로부터의 경구
에필로그: 대한민국 금융 지식의 현주소
교과서적 지식은 있으나 세계적 맥락이 결여 | 쓸모없는 교조적 이론만을 다루는 학교 | 파생금융은 문과, 이과를 구별하지 않는다 | 개인이 해외 금융 중심지로 진출하자
사진 저작권 | 참고 문헌 | 찾아보기
책 속으로
“이것이 과연 믿을 만한가?”라고 반문한다면 쉽게 대답하기 어렵다. 그러나 0.4퍼센트가 아니라 4퍼센트가 시장에 나와 직접 거래하겠다고 하면 그 가격 변동이 드라마틱하게 커질 것이라는 점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주식이라는 것은 그 수가 한정되어 있다. 즉 4퍼센트를 사고 싶다고 다 살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을 팔겠다고 하면 팔 수는 있는 것이다. 따라서 큰 물량으로 거래한다는 것은 주식을 가진 누군가가 자신의 주식을 팔겠다는 의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시장에 직접 나와 4퍼센트를 한 번에 팔려고 하면 주가가 폭락해 코스피의 작동이 멈춰 버릴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코스피의 개별 종목에는 하한가 제도가 있다. 이처럼 대량의 주식을 팔고 싶을 때는 ‘블록 매도(block sale)’ 방식을 통해야 한다. 블록 매도는 거래소를 통하지 않고 대량으로 거래할 수 있는 기관과 기관 사이에 직접 가격을 협상해 매매하는 방식이다. 일반 개인 투자자들이 관찰하고 거래할 수 있는 ‘거래소가 공시하는 주가’와 이와 같은 큰손인 ‘기관들이 자기들끼리 거래하는 주가’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이렇게 별개 가격이 동시에 성립되는 것이 공정한 것인지 묻는다면 또한 대답하기 어렵다. 어떠한 의미에서는 0.4퍼센트의, 이른바 유동성을 공급해 주는 일반 개인 투자자들은 큰손을 위해 열심히 제로섬 게임을 벌이며 가격을 발견하게 해 주는 실험용 쥐와 같은 입장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 본문 133~134쪽 ‘코스피의 속살 들여다보기’ 중에서
선물을 통하면 가뿐하게 단 한 번의 거래로 한국 주식 시장 전체에 대한 거래를 마무리할 수 있으니 편하기 그지없다. 혹시 한국 주식 시장 전체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로도 이와 유사한 효과를 거둘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나 인덱스 펀드는 하루에 한 번 종가로만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낮 동안의 가격 변화에는 무방비 상태다. 게다가 원금을 100퍼센트 투자해야 하므로 레버리지가 허용되는 선물에 비해 효율성도 떨어진다. 결정적으로, 한국 주식 시장 전체에 대해 공매도를 하고 싶을 때, 현물 주식으로 하려면 제약이 많아 어려움이 크고 인덱스 펀드는 아예 공매도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반면에, 선물은 아무런 제약 없이 간편하게 한 번에 매도를 마무리 지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마디로, 주식에 대한 선물은 한국 주식 시장 전체에 대한 매수와 공매도를 레버리지를 일으켜 손쉽게 수행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 주는 도구로서 존재한다.
- 본문 136쪽 ‘주식 거래의 대용으로 존재하는 주식 선물’ 중에서
그래서 2005~2007년에 많이 팔린 해외 펀드는 대부분 환 헤지형 펀드였다. 자산운용사는 환율로 인한 변동성을 제거하고 주식 가격 변화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 준다며 환 헤지를 권했고, 개인 투자자들은 잘은 몰라도 안전하게 리스크를 제거할 수 있다고 하니 “그런가 보다!” 하고 가입했던 것이다.
그런데 막상 2008년이 되어 환율이 튀어 오르자, 개인 투자자들은 해외 자산이 손실을 입는 것으로도 모자라 원금까지 까먹어 추가로 돈을 더 내야 한다는 연락을 받게 된 것이다. 투자는 원금을 다 잃을 수는 있어도 원금 이상 잃을 일은 없어야 하는 것임을 생각하면 한마디로 분통 터질 일이었다. 투자의 결과로 원금 이상의 손실을 입는다면, 그것은 투자가 아니라 투기 또는 거래다. 가령, 레버리지를 걸지 않고 수중의 돈을 가지고 한국 주식을 샀다면, 최악의 상황이 발생한다 해도 그 주식이 상장 폐지되어 종잇조각이 되는 일일 텐데 그 경우조차도 원금 이상의 손실을 입을 수는 없다. 리스크를 줄여 준다니 다른 투자에 비해 더욱 안전하겠다는 심산에 환 헤지형으로 가입했는데, 그로 인해 원금을 넘어서는 손실을 입으라고 하니 이는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인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 본문 182~183쪽 ‘환 헤지형 해외 펀드에 투자했다 원금 이상을 잃다’ 중에서
그러면 반대로 옵션 시장에서 관찰되는 풋옵션의 계약 수와 콜옵션의 계약 수를 토대로 주식 시장이 황소 시장이 될지 곰 시장이 될지를 전망할 수도 있지 않을까? 즉 콜옵션 계약 수가 많으면 황소 시장이 될 가능성이 많고, 반대로 풋옵션 계약 수가 많으면 곰 시장이 될 가능성이 클까? 실제로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들을 보면 이러한 전망은 그다지 신뢰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므로 지나친 의미나 비중을 두지 않는 편이 좋다.
투기 목적으로 옵션 시장에 나타나는 개인 거래자들을 보면, 처음에는 옵션 매수, 그것도 대부분 그 옵션 프리미엄이 매우 싼 외가격 옵션의 매수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로또를 구입하는 것과 비슷한 심정으로 일종의 일확천금을 노리는 것이다. 옵션 시장에서 활동하는 개인 중에 외가격 옵션을 샀다가 굉장히 큰 수익률을 거둔
출판사 서평
기본부터 핵심까지 ‘금융의 최첨단’ 파생금융의 모든 것!
복잡한 공식, 그래프 없이 이야기만으로 술술 읽는다
‘금융의 최첨단’이라 불릴 정도로 고도화된 영역으로 일반인뿐 아니라 금융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조차 어려워하는 분야인 파생금융을 입문자의 눈높이에서 알기 쉽고 읽기 쉽게 풀어 쓴 책이다. 파생금융의 개념과 유형, 역사와 구조, 가격 결정 원리, 글로벌 현황, 한국의 현주소 등 기초부터 핵심까지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바클레이스캐피털, 도이체방크 등 해외 투자은행에서 비정형 옵션 트레이더로 7년간 실무를 익히고 국내 강단에서 재무를 가르치고 있는 저자가 교과서나 증권사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파생금융의 진솔한 면모를 들려준다. 복잡한 공식이나 그래프 하나 등장시키지 않고 이야기만으로 술술 읽을 수 있어 전공과 무관하게 파생금융이라는 미지의 영역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최선의 가이드가 될 것이다. 또 금융업계 현직 종사자들, 파생상품투자상담사를 꿈꾸는 이들 역시 이 책으로 파생금융의 본질을 탐구하고 기본기를 다질 수 있다. 선물·옵션 시장 참가자들이나 개미 투자자들이 주의해야 할 알짜 정보도 수두룩하다.
금융인조차 어려워하는 파생금융 세계
금융공학 지식 없이도 읽을 수 있는 입문서
금융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2013년 하반기 동양그룹 법정 관리 사태에서는 그룹 계열사 CP(기업 어음) 및 회사채에 투자한 4만여 명이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불완전 판매로 피해 입은 투자자들이 상당수지만, 여전히 증권사 직원의 정보에만 의존하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그런데 금융 회사나 기업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금융 기법이 점차 고도화됨에 따라 금융 회사 직원조차 자신들이 파는 금융 상품의 전체 파이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파생금융 거래는 어설프게 아는 상태로 ‘덤빌’ 경우 발행자, 투자자, 판매자, 구매자 할 것 없이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세계 금융 위기로 번진 것이 대표적 사례다.
파생금융은 ‘금융의 최첨단’이라 불릴 정도로 고도화된 영역이다. 난도 높은 공식과 가격 결정 모델이 쓰이고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복잡한 금융공학 수법이 실시간 사용된다. 그러다 보니 금융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조차 어려워한다. 시중에 나와 있는 관련 도서 역시 파생금융 전공자들을 위한 이론서나 파생상품 투자자들을 위한 투자 전략서로 양분돼 있을 뿐 통합적인 시야에서 파생금융 전반을 개괄하는 책은 거의 없다. 입문자의 눈높이에 맞춘 책은 더더욱 찾아보기 힘들다.
이 책 『파생금융 사용설명서』는 제목 자체가 제안하고 있듯이 파생금융을 기본부터 핵심까지 쉽게 설명한다. 이 책 한 권만으로도 파생금융의 본질과 유형이 한눈에 들어온다. 복잡한 공식이나 표, 그래프 하나 없이 이야기만으로 술술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파생금융이라는 미지의 영역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최선의 가이드가 될 책이다. 또 금융업계 현직 종사자들, 파생상품투자상담사를 꿈꾸는 이들, 선물ㆍ옵션 시장에 참가하(려)는 개미 투자자들 역시 이 책으로 파생금융의 본질을 되새기고 기본기를 다질 수 있다.
실무와 이론, 현장과 연구를 겸비한
통합적 관점에서 풀이한 파생금융
현대 금융은 경영학이나 경제학 지식으로만 다가갈 수 없으며 응용수학, 통계학, 물리학, 공학, IT, 심리학, 법률 등이 모두 개입되는 하나의 총체적이고 종합적인 객체다. 그러나 기존 금융 관련 책들은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현장 경험이 없는 이론가들이나 투자 전문가들이 주로 책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 권오상은 다르다. 비정형 옵션 트레이더로 금융계에 뛰어들어 도이체방크, 바클레이스캐피털 등 세계 수위를 다투는 투자은행의 런던, 홍콩, 싱가포르 지점 등에서 7년간 근무하며 현장과 실무를 경험했다. 주요 대학에서 재무 또한 가르쳤고 현재도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겸직 교수로 있다. 저자는 “파생금융 실무와 연구, 교육을 행하면서 나의 다양한 이력과 경험 중 사용하지 않은 것이 없다. 수리물리학을 공부한 경험, 엔지니어로서의 경험, 공학 박사로서의 경험, IT 분야의 경험, MBA 과정의 경험, 그리고 그 모든 과정 내내 놓지 않았던 역사에 대한 관심은 직간접적으로 내 관점과 성과에 영향을 미쳤다.”라고 말한다.
그 결과 독자의 직업이나 활동 분야, 전공이나 이력을 불문하고 누구나 읽을 수 있는 통섭적 시각의 파생금융 개설서가 탄생했다. 트레이딩 데스크와 강단을 모두 경험한 저자의 입체적인 분석과 명쾌한 해설이 앎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 책의 구성과 내용
이 책은 총 7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파생금융의 본질을 규정하고, 사람들이 파생 거래라고 알고 있는 몇몇 대상들을 검증하면서 그 성격을 명확히 한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파생금융의 위험성과 파급력을 각인시켰던 2008년 금융 위기 이슈를 훑어본다.
2장에서는 파생금융의 역사 및 진화 과정을 간략히 살펴보고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를 몇 가지 제시한다. 선도와 선물을 통한 헤지 방법의 차이가 가져온 메탈게젤샤프트 부도 사례, 회계 규칙을 잘못 적용함으로써 파산을 선언하기에 이른 미국 오렌지 카운티 사례, 세계 최초의 통화 스와프 성공 사례를 들여다본다.
3장에서는 파생금융의 유형을 소개한다. 거래의 성격에 따라 델타원 파생 거래, 옵션, 구조화금융의 3가지로 구분해 살핀다. 델타원 파생 거래는 기초 자산 가격이 변동함에 따라 그 파생금융 거래 가격도 일정하게 변하는 것으로, 선도, 선물, 스와프가 있다. 옵션은 그 파생 거래에 일정한 조건을 추가로 부여하고 그 조건의 만족 여부 등에 따라 지급 조건도 달라지게 한 것으로, 바닐라 옵션부터 비정형 옵션, 옵션이 내재된 채권까지 살펴본다. 페이퍼 컴퍼니인 특수목적법인을 세우고 여러 종류의 자산을 취득하게 한 뒤 그것을 담보로 새로운 (파생)금융 거래를 만든 구조화금융으로는 프로젝트금융, 패스스루(pass-through), 페이스루(pay-through), 합성 CDO를 알아본다.
4장에서는 우리나라 주식 시장, 선물·옵션·워런트가 거래되는 장내 파생 시장, 소액 개인 투자자도 참여할 수 있는 주가 연계 증권(ELS)과 파생 결합 증권(DLS) 시장을 살펴보고, 국내 파생금융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 3가지(키코 사태, 조선사 톱 3의 자본 잠식 위기, 원금 이상의 손실을 가져온 환 헤지형 해외 펀드)를 보면서 무엇이 문제였는지 진단한다.
5장에서는 파생금융의 가격 결정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금융 시장을 움직이는 궁극의 힘 ‘차익 거래’의 기본 원리를 설명하고 완전한 차익 거래, ‘무위험’이라고 잘못 알려진 불완전한 차익 거래 등을 알아본다. 옵션 가격 결정에 사용되는 동적 복제 원리를 살펴보면서 옵션 가격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논한다. 구조화금융의 가격 결정 원리로 쓰는 계리적 원리도 검토한다.
6장에서는 파생금융을 운용하는 핵심 주체인 투자은행과 헤지펀드를 개괄한다. 투자은행은 인베스트먼트 뱅킹 부문(자본 시장 대리 및 기업 대리 자문)과 파생금융 세일스·트레이딩의 두 축에 의해 움직인다. 독립 투자은행, 상업은행과 합쳐진 유니버설 은행 등 그 성격이나 업무 범위가 시대에 따라 변해 왔다. 이어서 파생금융의 소비자인 헤지펀드의 창립 역사를 간단히 보고, 그 핵심 전략인 공매도와 레버리지를 검토한다. 이러한 투자은행과 헤지펀드에는 어떤 부서가 있고 어떤 이들이 어떤 업무를 하는지도 알아본다.
7장에서는 파생금융의 역사에 큰 공헌을 한 세 인물을 소개하고 그 족적을 따라가 본다. 워런트와 전환 사채에 대한 동적 복제를 최초로 실행하고 통계적 차익 거래를 실험한 에드워드 소프(Edward O. Thorp), 블랙·숄스 공식의 주인공 피셔 블랙(Fischer Black), ‘무작위성’, ‘불확실성’ 개념으로 철학자로도 알려진 나심 탈레브(Nassim N. Taleb)를 만난다.
에필로그에서는 대한민국 금융계를 바라보는 저자의 소신과 철학을 엿볼 수 있다.
투자 전문가도, 증권사 직원도, 교과서도 알려 주지 않는
파생금융의 속살과 진면목을 들여다본다
상아탑에 함몰돼 있는 이론가가 아닌,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저자가 들려주는 파생금융 이야기에는 다른 책에서는 볼 수 없는 생생한 사례와 명민한 진단이 들어 있다. 교과서의 서술이나 증권사 및 펀드 관계자들의 얘기, 거래소의 공시 내용에서는 얻을 수 없는 쏠쏠한 정보가 가득하다. 그중 몇 가지를 살펴보자.
- 우리나라 선물·옵션 시장 참가자들은 투기 거래자가 대부분이다
교과서적으로 보면 선물·옵션 시장 참가자들은 3가지 목적을 지닌다. 우선, 보유 주식의 가치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 풋옵션을 구입하거나 선물을 매도하는 ‘헤지’ 목적이다. 그리고 (동일한 행사 가격과 만기를 갖는 콜옵션을 매입하고 동시에 풋옵션을 매도하는 방식으로) 합성적으로 만든 선물 포지션과 실제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는 선물 사이의 가격 차를 이용해 이익을 만들어 내려는 ‘차익 거래’ 목적이다. 또 레버리지가 가능하고 매수와 공매도가 유리한 점을 이용해 금전적 이익을 거두려는 ‘투기’ 목적이다.
현재 우리나라 선물·옵션 시장에도 3종류 참가자들이 다 있다. 그러나 정성적으로 보면 거의 대부분 투기 거래자로 봐야 한다. 어마어마한 거래 규모를 들고 가끔 등장해 투기 거래자들을 두렵게 하는 차익 거래자가 조금 있을 뿐이다. 헤지 거래자는 사실상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자신을 헤지 거래자로 분류하는 이들도 실제로는 기존에 했던 거래를 중립화하거나 차익을 실현하거나 손절하기 위해 거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2012년 6월, 한국거래소가 옵션 거래의 승수를 5배 늘리자 그 거래량이 20분의 1로 준 것은 장내 옵션 시장이 개인 수준의 투기 거래자로 가득한 곳임을 입증한 사례다.
- 워런트는 결국 투기적 파생 거래다
워런트(신주 인수권)는 해외 투자은행이 발행하고 국내 증권사에 의해 유동성이 공급된다. 그런데 워런트는 아무리 잘 봐줘야 레버리지가 엄청나게 걸린 투기적 파생금융 거래다. 2005년 12월부터 거래가 허용되면서 마치 새로운 첨단 금융 거래인 양 홍보됐지만, 워런트를 통해 꾸준히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유동성 공급자인 증권사와 워런트 거래로 수수료 수입을 얻는 거래소뿐이다. 개인 투기 거래자가 워런트로 수익을 올리는 것은 완전히 불가능하지는 않아도 매우 힘들다. 유동성 공급자가 그 내재 변동성을 임의로 조정하거나 호가 고시에서 약탈적 전략을 구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워런트 시장이 도박적이고 약탈적이라는 이러한 비판에 대응해 증권사와 거래소가 야심 차게 내놓은 ‘코바 워런트’는 어떨까? 콜옵션 코바 워런트에서는 주가가 녹아웃 배리어(다운앤드아웃 배리어)까지 떨어지면 코바 워런트를 폐지시키고 원금보다 줄어든 금액을 돌려주며 끝난다. 원금의 일부라도 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 워런트에 비해 안전하다고들 한다. 그러나 일반 워런트였다면 어쨌든 만기까지 수익이 발생할 가능성이 남아 있는 반면, 코바 워런트는 아예 손실을 확정 지으며 중도 해지돼 버린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잘 판단해야 한다.
- ABCP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져 있다
세계적 투자자 워런 버핏이 “금융의 대량 살상 무기”라고 칭하며 혐오해 마지않았던 신용 부도 스와프(CDS). 2008년 금융 위기 때 미국 제일의 보험사 AIG가 이 신용 부도 스와프의 보장 매도 포지션을 지나치게 큰 규모로 보유하고 있다 무너졌고, 당시 국내에서도 시중 은행들이 거래한 14억 6천만 달러 중 5억 3천만 달러가 손실 처리된 바 있다. 이 신용 부도 스와프와 그 변종들로 구성된 ABCP(자산 담보부 기업 어음) 시장이 현재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져 있어 잠재적인 위험이 적지 않다. 2013년 초 기준으로 ABCP의 발행 잔액은 85조 원에 달한다. 이 중 건설 회사들이 프로젝트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한 PF ABCP는 2013년 현재 발행 잔액이 약 26조 원인데 그중 20조 원이 2013년 내에 만기가 도래하게 되어 있다. 상당수는 차환 자금 조달이 쉽지 않거나 그 비용이 크게 상승하는 어려움에 처할 전망이다. PF ABCP를 뺀 대략 60조 원에 육박하는 잔액이 직간접적으로 신용 부도 스와프 같은 신용 파생 거래에 엮인 ABCP라고 볼 수 있다. 해외에서는 이 CP의 최대 만기가 364일 또는 180일 등과 같이 규정되어 있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규정이 미비해 만기를 1년이 아니라 5년, 7년처럼 매우 길게 발행할 수도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어렵게 채권을 발행할 필요 없이 CP 시장으로 곧장 달려갈 만하다. 2013년 하반기의 동양그룹 사태는 CP가 어떤 식으로 악용될 수 있는지 잘 보여 줬다. 게다가 CP라는 이유로 만기에 상관없이 동일한 신용 등급이 부여될 수 있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신용 부도 스와프를 결합시켜 이자율을 약간 높인 만기 5년짜리 A1 등급 ABCP들이 은행과 증권사 신탁을 거쳐 연ㆍ기금 등에 다량 보유되어 있는 현실이다.
우리 파생금융의 현주소를 직시하게 해 주는 책
파생금융 세계는 투자자나 발행자, 구매자 모두에게 수익에 대한 환상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정반대로 그 수준과 범위, 파급력을 가늠할 수 없는 거대한 장벽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과거에는 이러한 파생금융을 금융업계조차 막연히 동경하거나 두려워했다. 퀀트를 비롯한 전문 인력을 확충하고 여러 방면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진 요즘은 “막상 해 보니 별게 없네.” 하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다.
저자는 원화와 관련된 델타원 파생 거래 영역이라면 국내 업계도 못 할 것이 없는 수준이지만, 그 외의 영역을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진단한다. 비정형 옵션 영역의 경우 아직까지도 해외 투자은행에 리스크 관리와 운용을 맡긴 채 중간에 수수료를 얻는 ‘백투백’ 거래만 수행하고 있다.
지금은 파생금융을 지나치게 크게 볼 것도, 줄잡아 볼 것도 없이 균형 잡힌 시각과 객관적 진단이 필요한 때다. 파생금융에 입문하려는 사람이나 금융계에 몸담고 있는 종사자, 단순히 지적 호기심에서 파생금융을 파고들고 싶은 이들 모두에게 이 책은 파생금융에 대한 환상이나 장벽을 걷어 내고 그 진면목을 실감하게 해 준다. 또 대한민국에서 개미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60513525 | ||
---|---|---|---|
발행(출시)일자 | 2013년 11월 08일 | ||
쪽수 | 366쪽 | ||
크기 |
153 * 226
* 30
mm
/ 536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부키 경제 경영 라이브러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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