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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홍순명(洪淳明)은 1937년 강원도 횡성에서 대대로 농사를 지으며 동네 서당 훈장을 하던 유교 가정에서 태어나 중학 시절 책을 통해 김교신, 함석헌, 노평구 선생 같은 분들을 접하게 되면서 깊은 영향을 받았다. 전쟁 통에 학업을 계속하지 못하고 초·중·고교 교사 시험을 통해 교사 자격증을 취득하여 17세부터 교사 생활을 시작한 그는 권위주의적이고 군대식인 교육 관행과 입시 위주의 교육 방식에 실망했다. 그러던 중 대안학교인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가 세워졌다는 소식을 듣고 군대 제대 후 바로 합류해 1960년부터 교사와 ‘행정상의’ 교장으로 재직하다가 2002년 정년을 맞아 퇴임했다.
그는 대안학교의 존재 근거가 학교공동체를 통한 교육의 이상과 본질 추구에 있으며, 입시 교육이 아닌 전인 교육이 교육의 지향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기실현, 더불어 살기, 무너진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생태 교육 및 평화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현재 2001년 세워진 주민 풀뿌리 대안대학인 풀무환경농업 전공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쓴 책으로는 『들풀들이 들려주는 위대한 백성 이야기』가 있다.
목차
- 복간 서문 다시 풀무학교를 돌아보며 ... 5
초간 서문 우리 교육이 되찾아야 할 열 가지 ... 8
1부 무엇을 꿈꾸는가
더불어 사는 평민을 기르는 작은 학교 ... 21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함께하는 3년 ... 43
자연과 생명을 살리는 지역공동체 ... 69
2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학교 설립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 97
작고 보잘것없어도 우리 힘으로!... 131
“일만 하면 소, 공부만 하면 도깨비” ... 151
3부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학생들의 봄, 여름, 가을, 겨울 ... 183
학부모들의 봄, 여름, 가을, 겨울 ... 213
인생의 창업에 나서는 여러분께 ... 227
부록 문답으로 알아보는 풀무학교 생활 ... 247
책 속으로
공부는 보통 경쟁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경쟁을 해서 자기가 위로 올라가야만 앞줄에 설 수가 있다는 것 아닙니까? 하지만 저희는 그렇게 생각 안 합니다. 풀무학교 학생들은 체육을 좋아합니다. 체육은 줄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규칙을 지키며 최선을 다하고 서로 격려해 주어 친선과 일체감을 갖는 것입니다. 승부가 목적이 아니어도 얼마든지 체육을 즐길 수 있습니다. 합창도 마찬가지입니다. 공부는 왜 그렇게 안 됩니까? 공부야말로 같이 해야 더 많이 배울 수 있습니다.
- ‘더불어 사는 평민을 기르는 작은 학교’ 중에서
‘일만 하면 소, 공부만 하면 도깨비. 우리는 일도 하고 공부도 하는 사람이 되자.’는 설립 초기의 정신을 살려 노작(勞作) 교육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노작 교육은 전인 교육과 인성 교육을 위한 중요한 부분입니다. 노작은 지식의 추상화를 막고 산지식과 응용력을 기를 뿐만 아니라, 생명을 가꾸면서 대지와 접촉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또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인내력과 지혜를 길러 주며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등 지·정·의를 고르게 발달시킵니다.
요즘은 정보·교육기기를 교실에 많이 들여놓는 것이 마치 앞선 교육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들 하지만, 여기에만 치우치면 노작 교육과 멀어지게 됩니다. 실제 세계를 떠나 가상의 세계에만 갇혀 버릴 수 있으므로 ‘흙에서 인터넷까지’, 균형 있는 노작 교육 체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일만 하면 소, 공부만 하면 도깨비’ 중에서
학부모가 할 생각이란 다른 것이 아닙니다. 내 자녀만 잘 되는 것이 아니라 전교생이 다 잘 되어야 내 자녀도 함께 잘 된다는 것,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격과 능력을 서로 비교하지 않고 모두 존중해야 한다는 것 등입니다. 그리고 지식 교육에만 치우치지 않고 기본적인 인성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 학생의 가치관과 학업 생활, 습관, 태도, 정신적 안정 같은 모든 문제에서 학교와 상의하고 함께 해결 방법을 찾는 것, 무엇보다 부모는 교사가 되고 교사는 부모의 마음을 갖는 역자지교(易子之敎)로 자녀 지도에 보조를 맞추는 것이 학부모가 해야 할 일입니다.
가정과 학교가 친밀하게 협력하는 것은 새 학기가 시작되는 입학식에서 이미 잘 나타납니다. 올해도 입학식은 국민의례나 훈화 대신 저와 안사람이 함께 앞에 나가 자기소개를 하고 간단하게 환영 인사를 하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생활관 식당에서 밥을 해 주는 제 안사람도 “성의껏 밥을 짓겠으니 열심히 잘 먹고 크길 바랍니다.”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습니다. 그러고 나서 차례로 선생님들 소개와 인사를 하는데, 선생님도 식구들과 함께 나와서 인사를 합니다.
- ‘학부모들의 봄, 여름, 가을, 겨울’ 중에서
출판사 서평
홍성군에 있는 작은 학교 ‘풀무학교’의 역사와 교육, 학생들과 학부모, 지역의 이야기. “노동의 참된 가치를 알며, 사람과 지역과 자연과 더불어 살 줄 아는 이 시대의 평민을 길러 내자”는 기치 아래, 1958년 이찬갑, 주옥로 두 분 선생이 설립한 풀무학교에서 학생들은 인문 교양뿐 아니라, 실제로 논밭에 나가 일을 하고 종교를 통해 몸과 마음을 닦았다.
풀무학교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학생들의 생활 모습을 통해 이 시대 교육은 어떠해야 하며,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과연 무엇을 가르치고 남겨 주어야 할지를 고민하게 하는 책이다.
학원으로, 강남에서 외국으로 … 공교육 붕괴 위기
좋은 학교, 좋은 교육을 위해 부모들은 강남으로 이사를 하고, 자녀를 영어 학원, 수학 학원, 태권도 학원, 피아노 학원 등에 돌린다. 뿐만 아니다. 아버지는 학원비를 대기 위해 밤늦게까지 일을 하고, 어머니는 자녀의 학습을 돕기 위해 직접 논술과 영어를 배우기도 한다. 형편이 좀 되는 집은 자녀를 외국으로 유학 보내어 ‘기러기 가족’ 또는 ‘기러기 아빠’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하지만 과연 그것이 자녀를 교육시키는 옳은 선택이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남는다.
1960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그리고 변함없이 학생들과 함께한 이 책의 필자 홍순명은 교사이자 부모로서 작금의 교육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그 자신이 걸어온 교육과 삶의 한 자락을 조근조근 이야기한다.
‘더불어 사는 평민’을 길러 내는 풀무학교
풀무학교의 교훈은 ‘더불어 사는 평민’이다. 모두들 엘리트가 최고라고 하는 이때에 지위도 낮고 지식이나 재산도 많지 않은 ‘평민’이 무슨 소리인가 싶지만, 풀무학교의 ‘평민’은 조금 다르다. 필자에 따르면, 평민은 그냥 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란다. 평민은 기본적인 인문·예술 교양과 지식을 쌓고, 실제적인 능력을 갖추고, 일의 소중함을 알며, 삶의 귀한 가치관이 있는 사람이라야 하고 또한 혼자만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나와 내 가족, 내 이웃, 내 나라, 전 인류를 헤아릴 줄 아는 ‘더불어’ 사는 평민이라야 한다. 그럼, 풀무학교는 더불어 사는 평민을 어떻게 길러 내고 있을까?
첫째, 학생들에게 ‘스스로’, ‘함께’ 공부하는 즐거움을 알게 한다.
풀무의 학생들은 스스로 공부하고 또 함께 공부한다. 예를 들어 5월의 공동학습 주제가 ‘물’로 주어지면 학생들은 곧 과학, 국어, 영어 같은 여러 과목에서 모두 물에 대한 주제를 놓고 공부한다. 모둠을 지어 수질을 검사해 보거나, 가까운 시냇물의 발원지에서 하류까지 가 보거나, 생태를 조사하거나, 물 정화 방법을 알아보거나 해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게시도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스스로 참여하고 공부하는 태도를 기르게 된다.
둘째, 학생들에게 일하는 즐거움을 찾게 해 준다.
‘일만 하면 소, 공부만 하면 도깨비. 우리는 일도 하고 공부도 하는 사람이 되자.’라는 개교 정신 아래, 풀무의 학생들은 공부뿐 아니라 학교 실습지인 논밭에 나가 일을 하고 지역의 복지시설 등에 가서 봉사활동을 한다. 풀무학교가 본래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이기에 농업 관련 실습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그렇다고 풀무 학생들이 모두 농업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교사도 되고 통역관도 되고 지역을 지키는 농민도 된다. 졸업해서 하는 일은 다른 학교 학생들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흙 속에서 일을 하고 수확의 기쁨을 알기에, 공부 못지않게 노동의 소중함을 알고 맨발에 닿은 흙의 감촉을 잊지 않는다.
셋째, 부모의 입과 손발이 아닌 자신의 입과 손발을 이용할 줄 아는 학생을 기른다.
요즈음 학생들은 공부 외의 모든 것을 늘 부모들이 처리해 왔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부모에게 말하는 것 외에는 다른 대처법을 모른다. 부모의 과잉보호와 잘못된 교육이 학생을 공부 외의 것엔 젬병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풀무의 학생들은 전교생이 모두 생활관(기숙사) 생활을 하며, 학생들 스스로가 주축이 되어 생활관 회의, 학급회의, 전교회의 등을 통해 학교생활의 문제점을 서로 토의하고 스스로 고쳐 나간다. 학교 행사 진행도 마찬가지다. 교사나 학부모는 이 모든 것에 도움을 줄 뿐 학생들 위에 서지 않는다.
넷째, 나와 내 주변을 사랑하는 웃음 가득한 학생을 길러 낸다.
풀무의 학생들은 아침에는 ‘밝았습니다’, 낮에는 ‘맑았습니다’, 그리고 저녁에는 ‘잘갔습니다’(또는 ‘고요합니다’) 하고 인사한다.
그 인사말처럼 풀무의 학생들은 실제로 햇볕에 살짝 그을린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도서실에서 공부하는 학생, 전교회의 보고서를 작성하는 학생, 논에서 벼 수확을 돕는 학생, 지역사회로 나아가 봉사활동을 하는 학생, 목공반에서 작품을 만드는 학생, 제빵반에서 빵 굽는 학생, 학교 주변 숲을 노니는 학생, … 풀무의 학생들은 오늘도 참 바쁘다. 그래도 누구 하나 소외되는 이 없이 다 함께 공동생활을 꾸려 간다.
‘교육의 다섯바퀴’가 열심히 굴러가는 작은 학교
필자는 규모가 큰 학교도 그 나름 중요하겠지만, 작은 학교라야 더 많은 정성과 창의가 깃들고 학생 하나하나를 다 관심 있게 지켜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교사 한 사람 한 사람이 전교생의 이름을 다 외우는 학교, 그런 학교라야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학생과 부모, 나아가 학교와 지역사회가 하나의 공동체를 형성하고 누구 하나 소외시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풀무학교는 전교생을 다 합해도 80명 남짓하다.
작은 학교 풀무학교는 학우회, 교사회, 운영회, 학부모회, 학생회의 다섯바퀴가 각자 제 역할을 다하고 서로 협력하여 유기적인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학교가 마을이고 마을이 곧 학교인 풀무학교
풀무학교는 교장과 교사들이 모두 평등하게 교사로서 같은 권리를 행사하고, 같은 의무를 지며, 학교의 자립과 지역사회와 유기적 관계 도모에 힘쓰고 있다.
학교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논 한 평 사 주기’ 운동 등을 해 왔으며, 생태적으로 건강한 생활공동체가 되기 위해 학교에 풍력 발전기며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여 대체에너지 사용에 힘쓰고 있다. 또한 재생비누 협동조합 운영, 학교뿐 아니라 지역사회에 유기농 퇴비와 오리를 이용한 유기농법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또 풀무 생활협동조합, 풀무 신용협동조합, 갓골 어린이집, 『홍성신문』, 시골문화사(출판사), 홍동한우, 유기농업 생산자 모임, 지역사회연구소 등을 설립하거나 운영하면서 지역사회와 서로 발전을 도모했다.
풀무학교는 더불어 사는 평민들이 모두 행복할 수 있는, 학교가 마을이고 마을이 곧 학교인 공동체를 조성하기 위해 오늘도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기본정보
ISBN | 9788960510012 |
---|---|
발행(출시)일자 | 2006년 10월 09일 |
쪽수 | 271쪽 |
크기 |
153 * 224
mm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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