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 점경

에세이 작가 총서 103

김미주 , 조은산 지음 | 에세이 | 2007년 02월 2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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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88960231085(8960231088)
쪽수	2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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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 한국에세이

[에세이 작가 총서]의 103번째는 김미주, 조은산의 공동 에세이집. 풋풋한 푸성귀 냄새와 정겨운 흙냄새로 버무려진 이 작품집은 이색적이게도 공동저자가 부부사이이다. 아내가 강화도 토박이라면 남편은 외지인인데, 이들이 부부로서 이십 여 년 동안 일궈온 전원생활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엮어지는 한 편 한 편의 작품들이 수채화 같다. 사람이 죽으면 흙으로 돌아가지 아스팔트로 돌아가지 않는다. 흙을 잊고 현기증이 잃도록 바삐 살아가는 도시인에게, 이웃과 어울려 시래기를 거두고 보드라운 흙 속에 손을 넣거나 바람의 살가운 결을 느끼며 전하는 메시지는 차라리 가벼운 흥분이다. 더구나 강화도에서 풍기는 섬 냄새가 더해져 이래저래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서문 4

Ⅰ. 추억의 샅자리

수국(水菊) 10
음악회 14
가래떡 18
기억의 저편 22
어머니의 반생기 26
추억 된장 29

Ⅱ. 남취당 일기

메주 36
시래기 44
김치 담그기 49
고구마꽃 55
선물 59
내가 하고 싶은 것 62
돌담 67
배려 73
아들아 77
돈나무 82
남취당 산고(散考) 87
삼팔 광땡 92
개판 98
봄·뜰·산 103
일요일 113
세상 밖으로 120
집 밖의 남자, 집안의 여자 123
페미니즘의 변(辯) 126
수반(水盤) 136
가시버시 143
차 사고 이야기 150

Ⅲ. 강화(江華)-두레삶터

전등사의 가을 154
마음의 설법(說法) 157
차향따라 160
밴댕이 169
정수사(淨水寺) 174
거꾸로 지은 집 181
할미꽃 186
자운당(紫雲堂) 일기 189
산길에서 193
명상마을의 꿈 199
희유한 인연 209
웃음의 묘약 212
얘들아 218
부모님전 상서(上書) 226
시간의 성(城) 236

Ⅳ. 전원 점묘(點描)

여러 가지 사진과 수상의 글 244

책 속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 가운데 하나는 ‘조각보 만들기’이다. 삼베나 무명천에 황토나 숯 따위로 천연염색을 하고, 이것을 한 땀씩 바늘로 기워 보자기를 만드는 것이다. 앙증맞은 차받침이나 창문 가리개나 벽 드리개를 보면 참 마음이 설렌다. 하찮은 저 천 조각들이 어쩌면 저렇게 훌륭한 보자기로 탄생할 수 있을까. 우리 사람살이도 그러할까. 개인으로 볼 때는 대단찮은 위인들이 하나의 굳건한 단체나 공동작업 과정에서 보여주는 힘도 그러한 것일까. 조각 보자기가 가지는 혼합의 아름다움은 천 자체일까, 아니면 바늘과 실의 공교한 결합일까, 그도 ... 더보기

출판사 서평

저자의 말

우리 부부는 서해의 아름다운 섬 ‘강화도’(江華島)에 삽니다. 이 섬은 그 이름처럼 ‘빛나는 물’의 섬입니다. 한강과 임진강이 합쳐서 시원(始原)의 바다로 흘러가는 나들목이기도 합니다.
이십 여 년을 이 섬에 살면서 참으로 많은 삶의 결을 새겼습니다. 아내는 토박이 섬 아녀자입니다. 남편은 도래인(渡來人)입니다. 두 사람이 만나 호숫가에 나무집을 짓고 알콩달콩 살아가는 얘기를 담았습니다. 한낱 여염집의 일상일 뿐이요 저자에 떠도는 가담항설(街談巷說)에 미칠 따름입니다. 그러나, 숨 막히게 돌아가는 현대생활의 ... 더보기

저자의 말

우리 부부는 서해의 아름다운 섬 ‘강화도’(江華島)에 삽니다. 이 섬은 그 이름처럼 ‘빛나는 물’의 섬입니다. 한강과 임진강이 합쳐서 시원(始原)의 바다로 흘러가는 나들목이기도 합니다.
이십 여 년을 이 섬에 살면서 참으로 많은 삶의 결을 새겼습니다. 아내는 토박이 섬 아녀자입니다. 남편은 도래인(渡來人)입니다. 두 사람이 만나 호숫가에 나무집을 짓고 알콩달콩 살아가는 얘기를 담았습니다. 한낱 여염집의 일상일 뿐이요 저자에 떠도는 가담항설(街談巷說)에 미칠 따름입니다. 그러나, 숨 막히게 돌아가는 현대생활의 속도에 어질머리를 앓는 이라면 한 번 둘러보시지요. 결코 도회와 시골을 오가는 회색인간의 삼색변(三色辯)을 토하지 않습니다. 저 물과 같은 우리네 삶-한 번 쯤 강심의 뱃전에 노를 던져두고, 신의 손바닥 위를 흐르는 물결에 몸을 맡기듯 마음 깊은 곳의 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나무를 묻습니다.
오랜 세월을 땅 속에 묻힌 채 석화(石化)된 나무는 광물이 됩니다. 그 나무는 영원히 썩지 않습니다. 이 ‘매목’(埋木)은 유한한 생물체인 인간이 영원한 생명을 기원하는 의식입니다. 그것은 재생(再生)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사람은 사람의 밭에서 다시 태어난 씨앗이며 열매입니다. 사람은 이 거대한 세상나무(世界樹)의 우듬지입니다. 사람으로 말미암아 세상 만물이 다시 피어납니다.
자연은 인간생물의 터밭입니다. 흙과 물에서 나와 다시 한 줌의 수토(水土)로 돌아가는 인생은 한없는 윤환(輪環)의 과정입니다. 그런데 한 유한한 존재인 인간이, 자신의 근원인 무한한 자연을 함부로 파헤치고 삽니다. 마치, 바닷가의 철없는 아이가 모래무덤을 파헤치며 놀 듯 -.
우리 속담에 이르기를,
“염통에 쉬스는 줄 모르고 손톱 밑에 가시 든 줄은 안다.”고 하였습니다. 자연 속에 살면서 더 자연을 망가뜨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기 집 속으로 모든 자연을 끌어들이려 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수탈의 경제학일 뿐입니다. 모름지기 자연 속에서 살려고 하는 이는 상생(相生)의 사회학을 배워야 합니다. 저 숲속의 풀과 벌레와 함께 노래 부르고, 저 들판의 새와 바람과 함께 노닐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책으로 말미암아 참된 율려(律呂)의 작은 물결이 가온누리에 퍼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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