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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전영관
전영관
시인
한겨레 필진네트워크 칼럼니스트
수필 드림팀 필진
청양 칠갑산 자락에서 출생한 그는 유년시절부터 서울에서 성장했다.
그러나 그는 정서적 농민이며 사상적으로는 유목민에 가깝다.
직장생활 틈틈이 사소한 것들에 대해 따뜻한 시선으로 시詩를 쓰는 한편 가치혼란의 고질병을 앓고 있는 사회에 휴머니즘이라는 백신을 제시한다.
그의 칼럼이 대상을 해치지 않는 것도 이와 상통하는 부분이다. 거대담론이 쇠락하고 익명성과 물신주의만 득세하는 세상을 향한 그의 일갈이 신선하다. “펌프가 낡았다고 물까지 낡은 것은 아니다”
목차
- Ⅰ 무거운, 깃털처럼 무거운
1. 어머니와 딸 14
2. 내 어머니를 칼로 찌른 너희들 17
3. 중년의 썰물 21
- 휘청거리는 오후
4. 평택에서 보낸 편지 27
5. 달콤한 손해 32
6. 나가라, 우리 땅이다(1) 35
7. 그래도 강물은 흐른다 39
- 필넷에의 존재이유
8. 서글픈 짝사랑은 이제 그만 43
9. 선생님, 제가 그 녀석 아비입니다 48
- 선생님께 보내는 공개서한
10. 교사, 부모, 사회가 아이들을 때리고 있다 54
11. 흙탕물에 떠내려가는 대한민국 60
12. 나가라, 우리 땅이다(2) 66
13. 아이들에게서 신문을 빼앗아야 하는 세상 70
14. 지금 필요한 것은 73
Ⅱ 신호등 고장 난 교차로에 서다
1. 공짜로 죽여 드립니다 78
2. 너의 젖가슴은 이제 그만 83
3. 그래, 너희들 솜씨 좋다 86
4. 잃어버린 여권 89
- 되찾은 짜증
5. 사형은 범죄에 대한 최소한의 대가다 93
6. 장사꾼은 애비도 속인다? 98
- 분양원가 공개
7. 빛바랜 붉은 악마 103
8. 심봉사에겐 효녀라도 있었다 106
9. 감기 걸린 아파트, 폐렴 걸릴 집주인 109
10. 자, 이제 축구하자! 114
11. 보건복지부장관께 보내는 도시락 117
12. 삼풍사고, 그 어처구니없는 진실 120
13. 정승답게 벌어서 정승처럼 써라 124
- OK캐쉬백
14. 무재해 표창장 뒤로 추락하는 노동자들 128
15. 노동부 덕에 사장님 된 김반장 132
Ⅲ 지금 농담하는 거 맞지요?
1. 아들아 미안하다, 군대가라 138
2. 대변인大便人, 기권했어요 143
3. 삼베바지에 방구 새듯 146
4. 대추리에 친북세력이 있다? 149
5. 강제성 없는 추행은 경고조치다? 152
6. 홀랑 벗고 폭탄주 마시는 여자들 156
7. 부스스 영감, 배추머리 여편네 159
- 그것들 진작 알아봤다, 내가
8. 그만 좀 해라 한나라당 161
9. 한나라당 맹진사님, 실수하셨습니다 166
10. 돈 내고 만졌는데요? 170
11. 되살아난 검은 손 173
Ⅳ 그들만의 대한민국
1. 이 나라 대통령이 닭갈비면 좋겠나 178
2. 죄송합니다. 저는 빨갱이입니다 184
3. 여자 대통령도 좋다. 그러나… 188
4. 눈 뜬 장님 대한민국 193
- 북한 미사일 발사
5. 시한부 인생의 서글픔 197
- 지방선거
6. 민노씨, 당신 빨갱이야? 200
7. 칼 맞았다고 표 몰아주나? 205
- 상처 난 대한민국
8. 투표용지는 민주시민의 증명서다 208
9. 안에서 새는 바가지라도 211
10. 예견된 열우제국의 몰락 214
11. 대통령께서도 한 말씀 하셔야죠? 218
12. 한나라당, 이번엔 골프인가 222
13. 관람객 없었던 연극마당 227
14. 언제나 모서리에서 만나는 사람들 231
15. 지금 당장 청와대로 가야한다 236
- 탄돌이들에게 고함
책 속으로
부드러운 칼
- 디케(Dike)는 타락했다.
뻔뻔한 러브호텔, 불륜남녀의 거친 호흡이 삽입되고 있다. 창밖으로 독거노인의 폐지 리어카가 느릿느릿 지나간다. 아이들은 식중독으로 병원에 누워있고 남녘에선 방패에 맞아 죽은 노동자 노제(路祭)가 열리고 있다. 미망인의 곡(哭)소리가 낮은 구름처럼 슬프다. 누군가는 승진했고 어떤 영업사원은 활짝 웃으며 서명 중이다. 일찌감치 떨이한 과일장사는 확성기도 끈 채 오수(午睡)에 취해있다. 실직한 가장은 급식소 앞을 서성이고 있다. 그의 아들은 학교에서 얻어터지는 중이다. 세상은 이런 곳이다. 동시성과 다양성이 하나의 평면 위에 그려지기도 하고 지워지기도 한다. 슬픔과 기쁨과 무심함이 공존하는 곳이다.
소신공양하겠다는 사람들뿐이다. 저 아니면 당장 망할 듯 목울대 핏줄 퍼렇다. 북한이 벌이는 폭죽놀이에 감상평은 제각각이다. 위험하다, 아니다, 우리는 할 수 있다며 비게질하고 있다. 금배지들은 젊은 여자 가슴에 넋이 빠지고 물난리 나거나 말거나 골프에 미쳐있다. 독재자의 딸은 자신만이 화려했던 시절로 되돌리려 웃고 있다. 여전히 워싱턴으로 가는 길은 비포장 일방통행이다. 열혈투사의 유통기한은 얼마일까? 그날의 함성들은 도금되었다. 그들은 배반의 터널을 빠져나오며 변신에 성공했다. 더러운 거래를 고발하는 사람도 있다. 그의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되었고 목소리도 변조 되었다. 드러낼 수 없는 진실들만 하수구에 몰려있다. 증명할 수 없는 진실도 진실인가. 혹시나 하고 짝사랑에 빠진 시민들만 턱없는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정의는 부출로 관을 짜고 누워버렸다. 다시는 환생하지 않을 듯 쾅쾅 제 스스로 못 박아 버렸다. 어디서 몰려왔을까? 우르르 검은 손들이 하관(下棺) 중이다.
관용의 용광로는 존재하지 않는 모양이다. 용융점 다른 명제들을 녹인들 무엇 하겠는가. 녹는 것과 섞이는 것은 다르다. 우리는 합일(合一)하지 못하고 뒤엉겨있다. 서로의 간극에 비열한 쐐기만 박아대고 있는 중이다. 얼마간 세월이 흐른 후에 알아도 될 일이 즉각적으로 공개되는 세상이다. 익명의 페르소나 앞에 개인은 무장해제 당하고 있다. 인터넷은 강철심장이며 신문은 화장실에서도 환영받지 못한다. 에둘러 변명할 시간도 없이 잔인한 칼질만 계속되고 있다.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이 깃들어야 날기 시작하듯 세태를 관통하는 사유의 죽창은 한참 뒤에나 등장할 것이다. 돌아보며 그림자의 방향도 새겨둬야 한다. 진리에 대한 인식이 시대를 선행하지 못하듯 우리네 삶도 “어느 날 문득” 알게 되기 때문이다. 범행사진은 얼마간 시간이 흐른 후에야 인화(印畵)되는 까닭이다.
강물이 모두 모이는 바다와 같이 세상은 나름의 농도와 색채를 가지게 마련이다. 제각각 다른 삼투압의 폭력 속에서 당신은 늠름히 견뎌내고 있는가. 애오라지 돈으로만 환산하는 물신(物神)의 병영에 당신도 징집당한 것은 아닌가. 곰곰이 생각해 보라. 강가에서 물수제비 뜨는 사이에 누군가는 당신의 목덜미에 바코드를 새기고 있는지 모른다. 아니 당신의 코드는 이미 정해졌는지도 모른다. 그들은 당신의 가격을 얼마로 책정했을까? 당신은 지금 자동창고의 구석진 선반으로 옮겨지고 있다.
마지막 다이어트처럼 당신의 무게를 달아봐야 한다. 그 저울로 타인의 무게도 가늠해야 한다. 세상의 온갖 거짓말과 모멸도 눈금으로 환산해야만 한다. 저울은 동일한가. 상대에 따라 혹은 물건에 따라 당신 저울의 눈금은 달라지지 않았는가. 실눈 뜬 디케(Dike)는 가라. 배반의 세상이여, 천박하다 누명 쓴 대중이여 이리로 오라. 절대수평의 저울에 올라서보라.
출판사 서평
[에세이 작가 100인 총서]의 76번째 이야기인 전영관 시인의 따스한 인간애가 물씬 묻어나는 칼럼집. 「부드러운 칼」은 저자가 인터넷 한겨레필진네트워크에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면서, 인터넷 한겨레신문에 발표된 칼럼 중 독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칼럼 중심으로 엮었다. 시사를 전제로 하나 시류에 얽매이지 않은 생각들로 풀어내고 있으며 딱딱한 논설식이 아닌 서정적이며 읽는 이의 모두가 성찰할 수 있도록 그렸다. 또한 아름답지만 잊혀져가는 우리말을 찾아 신선한 문장의 맛도 느낄 수 있는, 두고 두고 읽어도 좋을 칼럼집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60230606 | ||
---|---|---|---|
발행(출시)일자 | 2006년 09월 22일 | ||
쪽수 | 239쪽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에세이 작가 100인 총서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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