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소 별이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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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비로소 별이 되는가?』에서 시인은 여성들의 억압적인 삶에 대한 연민을 보이면서, 여성들의 질곡 많고 그늘 많은 삶을 다채롭게 조명한다. 이번 시집은 시인이 여성들의 실제 삶의 애로를 상담하고 느낀 바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핍진성을 갖고 있다. 고통받는 여성들의 모습에서 때론 분노하고 때론 함께 아파하고 위로하는 내용이 시로 형상화되면서 유의미한 시적 발자취를 남긴다. 요컨대 이번 시집은 여성이 남성에게 속박되지 않고 굴종적인 삶에서 벗어날 때 진정한 자아를 찾고 진리를 찾을 수 있다는 교훈을 담고 있으며, 사회적 관계를 규정하는 제도뿐 아니라 금권과 물신주의라는 속물주의에서 벗어나 주변 눈치 보지 말고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한편 해설을 쓴 김용락 시인은 이번 시집이 “사태의 본질을 깨닫고 열심히 공부해서 진리를 깨우칠 때만이 그런 해탈의 세상을 맛”본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고 말한다. 추천사를 쓴 이하석 시인은 “첫 시집 『시님이 무신 죄가 있겠노?』를 통해 단도직입적인 언어구사를 통해 수행자로서의 매서운 결기를 보여 주었는데, 이번 두 번째 시집은 그러한 시각이 보다 더 구체적인 사연들로 이어지고 있다”라고 평했으며, 도종환 시인은 “이 풍진 세상에서 사람들은 스님을 페미니스트 시인이라고 하겠지만 중생이 아프니까 스님도 아픈 것”이라 말하며, “가혹한 운명의 파도에 휩쓸린 여성들”의 “눈물과 상처의 흔적”을 보듬어 주는 시집이라 평했다.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여성들이 감내해야 하는 사회적 편견, 억압, 폭력 등을 사실적으로 묘사함으로써, 미학적으로 완성도 높은 시 쓰기를 보여 준다. 아울러 여성들이 이러한 사회적 부조리로부터 해방되길 촉구하는 목소리를 냄으로써, 상처받은 이 땅의 여성들을 위로하며, 독자들로 하여금 보다 나은 세계로의 도약을 꿈꾸게 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작가정보
작가의 말
중생은 부처를 낳는 어머니
부처님의 49년 설법은 중생의 병구완일 뿐이다.
팔자에 묶여 있는 여자들, 그 팔자라는 걸
방생시키고 싶어
상담실을 다녀간 여자들의 이야기를 1인칭 시점으로 엮었다.
행복은 신구의身口意 삼업三業으로 그려 낸 그 각별한
무늬들을 섬기는 것.
이 땅의 책 읽는 여자들이 행복하기를
이토록 슬픈 원願을
오탁악세五濁惡世에서 이루고자 한다.
목차
- 시인의 말
제1부
비로소 별이 되는가? 1 13
비로소 별이 되는가? 2 14
섬 15
시님도 마이 아프다 16
아모르파티 1 18
아모르파티 2 19
눈물 얼룩에는 별무늬가 숨어 있단다 20
혼자 노는 것이 제일 쉬웠어요 22
돌싱이여, 만세! 24
석가족이 되고 싶었어요 26
봄날은 갔다 28
제2부
그런가 31
다시, 자유다 32
그래 봐야 불륜이다 34
묻지 마라, 종은 누구를 위해 울리나 36
부부의 날 38
내가 걸린 도박 39
어느 결혼식 40
질문은 계속되어야 한다 41
결혼은 미친 짓이다 1 42
결혼은 미친 짓이다 2 43
결혼은 미친 짓이다 3 44
졸혼을 허許하라 46
폭풍 전야 48
은처隱妻 49
특별한 재수강 50
골드 미스 52
워킹 맘 54
죄罪 1 56
죄罪 2 57
제3부
딸아 61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한가? 1 62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한가? 2 64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한가? 3 66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한가? 4 67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한가? 5 68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한가? 6 69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한가? 7 70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한가? 8 71
아픈 경치 72
봄이 온다고 누가 그캅디까? 74
공양 76
나 홀로 공양 시간 78
뼈대 있는 집 79
짧은 평화 80
김밥 천국 81
열무를 다듬다가 82
가난한 사람들은 늘 수줍다 83
아버지의 슬픈 꿈은 여기서 멈춰 서야 하는가? 84
탐심貪心 86
제4부
행복이 아득한 집 89
젠장, 너무 늙었다 90
장엄론莊嚴論 91
님아, 그 돈 아끼지 마오 92
푸른 고시원 1 94
푸른 고시원 2 95
누가 함부로 용이라 부르는가? 96
영정 사진 98
탱고 1 99
탱고 2 100
오! 피에타 1 101
오! 피에타 2 102
오! 피에타 3 104
오! 피에타 4 105
얼마나 많은 아름다움이 사라져야 하는가? 106
대단한 하루 108
시인 109
시집 110
시의 미학 111
아들의 스토커 112
노년의 사랑 114
해녀 115
마지막 저항 116
폐업 117
엄마, 살려 주세요 118
고향 120
가족이라는 지옥 121
해설
김용락 맑고 향기로운, 그러면서 준엄한 법문의 시 122
추천사
-
해인 스님은 수행에 전념하면서도 시를 쓰고, 세상에 대한 학구적인 열정을 함께 지피는 희귀한 분이다. 철학박사와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면서도, 여전히 학구적 자세를 곧추세우는 데 열심이다. 『몽골의 페미니스트 왕비들』을 통해 한국 학계에선 처음으로 몽골 여인의 역사를 자세하게 소개하여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지방분권운동과 대구여성회 등의 사회활동가로도 뚜렷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첫 시집 『시님이 무신 죄가 있겠노?』를 통해 단도직입적인 언어구사를 통해 수행자로서의 매서운 결기를 보여 주었는데, 이번 두 번째 시집은 그러한 시각이 보다 더 구체적인 사연들로 이어지고 있다. “팔자에 묶여 있는 여자들, 그 팔자라는 걸/ 방생시키고 싶어” 쓴 시들을 모았다는 머리말처럼 평소 스님과 상담한 여성들의 질곡 많고 그늘 많은 삶들을 다채롭게 떠올리고 있다. 여성들의 억압적인 삶에 대한 연민과 그러한 억압을 떨치고 나설 것을 촉구하는 말이 너그러우면서도 단호하다. 그야말로 ‘천둥과 벼락의 시’라는 스님에 대한 평가가 여전히 적절하게 증폭되고 더욱 예리하게 벼려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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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은 이 땅의 여성들 때문에 스님이 많이 아프다. 많이 아픈 스님이 쓴 시들도 많이 아프다. 이 풍진 세상에서 사람들은 스님을 페미니스트 시인이라고 하겠지만 중생이 아프니까 스님도 아픈 것이다. 니체는 ‘가을이다. 가슴이 찢어진다’고 했는데 스님은 ‘저기도 여성이다. 가슴이 찢어진다’,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가혹한 운명의 파도에 휩쓸린 여성들에게 “얼룩 없이 운명을 사랑하면/ 운명이 너를 거두리”라고 말한다. 그걸 니체는 ‘아모르파티’라고 한다. ‘오라, 운명이여 나는 너를 사랑하겠다’는 뜻이다. 여기서 얼룩이란 눈물과 상처의 흔적일 텐데 스님은 ‘눈물 얼룩에는 별무늬가 숨어 있다’고 말한다. 상처가 별 모양으로 승화되고, 슬픔이 어두운 세월들 속에서 별처럼 빛나는 시간을 만나게 된다면 얼마나 다행일까?
책 속으로
비로소 별이 되는가? 1
1
살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고향도 버리고, 늙은 부모와 생때같은 자식도 버리고, 한솥밥 먹던 형제도 버렸다. 간도 잘라 내고, 자궁도 들어내고, 쓸개도 오려 내고, 심장도 도려내고, 태아도 살해하고
2
없던 일로 하자고, 그냥 한 번 봐 달라고 사정도 하고
여우를 사자로 부르며 아첨도 하고
엄마, 말해 줘요
사는 게 뭔데 이렇게 아픈 거야
별꼴을 다 봐야 비로소 별이 되는가?
기본정보
ISBN | 9788960215573 |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05월 17일 | ||
쪽수 | 140쪽 | ||
크기 |
129 * 208
* 13
mm
/ 219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시작시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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