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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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1부에서는 왜 코리아니티에 주목해야 하는지를 들려준 다음, 코리아니티의 5가지 핵심 요소, 자신만의 길을 걸어 성공한 기업들(캐논, 노키아, LVMH, 유한킴벌리, 그라민은행)을 소개한다. 그리고 2부에서는 코리아니티를 인재경영과 접목시켜 어떻게 기업을 경영해 나가야 할지를 알기 쉽게 설명한다.
특히 한국이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큰 도약과 성장을 이루려면 내면에 잠재해 있는 문화적 유전자를 깊이 성찰하여 그 특성에 맞는 한국형 경영모델을 창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그 같은 코리아니티가 21세기 세계 경제의 흐름에 매우 적합한 요소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다양한 사례 연구를 통해 보여준다. (개정판)
마치 백남준이 세계적 보편성을 바탕으로 한국만의 특성을 발휘해 세계인을 매혹시킨 것처럼, 한국의 문화적 특성을 비즈니스 사고방식으로 전환하여 근본적인 차별화를 이룰 수 있는 길을 찾게 될 것이다.
작가정보
변화경영전문가.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소장으로 강연과 칼럼,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 그가 하는 일은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을 돕는 일'이다. 어제에 갇히지 않고 오늘다운 생각과 행동을 시도하고 모색할 수 있도록 조직과 개인을 돕는 일이 그의 직업이다. 7년 동안 10권의 저서를 통해 인문학과 경영학의 다양한 접점을 모색한 그는 앞으로 10년 동안 100명의 연구원들과 함께 '한국과 세계'라는 주제를 가지로 그 어울림의 방식을 다루어 보려 하고 있다. 그는 1980년부터 2000년까지 한국 IBM에서 근무하면서 경영혁신의 기획과 실무를 총괄했고, IBM 본사의 말콤 볼드리지 국제 평가관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 조직의 경영혁신과 성과를 컨설팅했다. 저서로『익숙한 것과의 결별』『낯선 곳에서의 아침』『월드클래스를 향하여』『떠남과 만남』『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사자같이 젊은 놈들』『내가 직업이다』『일상의 황홀』『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등이 있다.
목차
- 개정판 서문
프롤로그 모방과 추종을 넘어 선도의 자리로
1부 코리아니티 문화경영
1장 왜 코리아니티인가?
문화, 모방할 수 없는 경쟁력
달라도 너무 다른 동양과 서양
고독한 영웅 vs. 무리 속의 나
단기성과주의 vs. 장기적 안목
점진적 개선 vs. 파격적 혁신
보편주의 vs. 특수주의
수직적 작용 vs. 수평적 작용
2장 코리아니티 핵심 5가지
한국적인, 너무나 한국적인
코리아니티 1- 남들만큼은 되어야 한다
코리아니티 2- '우리'속의 '나'
코리아니티 3- 모순을 껴안는 힘
코리아니티 4- 거친 생명력과 흥청거림
코리아니티 5- 명분과 배움, 선비정신
한국형 경영모델 - 이류성을 극복하는 길
21세기의 흐름과 코리아니티
3장 '나의 길'을 간 성공 기업들
캐논 - 사람을 절대 버리지 않는다
노키아 - 가장 핀란드다운 사업모델
LVMH - 프랑스식 삶을 팔다
유한킴벌리 - 배우자, 함께 가자
그라민은행 - 우리는 정반대로 했다
2부 코리아니티 인재경영
1장 사랑을 남겨라
사람에게 공들여라, 그것이 핵심이다
기회와 몰락의 변곡점, 사람
위대한 경영자만이 사람의 가치를 알아본다
2장 직원을 기업가로 만들어라
'일을 아주 잘하는 사람'의 함정
직원을 1인 기업가로 만드는 전략
관리자에서 커리어 스폰서로 도약하라
3장 상생과 수평의 기업문화
일과 개인생활의 조화
종신고용과 성과주의
노사관계 - 투쟁모드에서 공존모드로
가장 커다란 전략, 어진 상술
수평적 관계고리를 강화하라
에필로그 세계를 받아들이고 내 것을 활용하라
감사의 글
평설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1. 제2의 도약을 위한 경영 패러다임, 코리아니티 경영
〈익숙한 것과의 결별〉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 등 지난 7년 동안 10권의 책을 통해 인문학과 경영학의 다양한 접점을 모색해 온 변화경영전문가 구본형의 본격 기업경영론. 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 차별성을 ‘코리아니티(Coreanity)’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정의하고, 이것에 바탕을 둔 기업경영론을 전개하고 있다. 저자는 한국이 세계화, 지식기술, 인재전쟁이라는 새로운 경영 환경 속에서 제2의 도약과 성장을 이루려면, 한국인의 내면에 잠재해 있는 문화적 유전자를 깊이 성찰하여 기질과 특성에 맞는 한국형 경영모델을 창조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그 같은 코리아니티가 21세기 세계 경제의 흐름에 매우 적합한 요소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다양한 사례 연구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영문 신조어 ‘코리아니티(Coreanity)’는 다수의 한국인이 공유한 문화적 동질성을 뜻한다. 코리아니티는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한국인 대다수의 생활 속에서 작동하는 일상적 취향이다. 일상에서 지키면 편안하고, 지키지 않으면 불편하며 의외가 되는 가치체계와 공유의식 그리고 일반 정서, 이 복잡한 덩어리를 저자는 코리아니티라고 부른다. Coreanity의 우리말은 ‘한국성(韓國性)’일 것이다. 그런데 굳이 ‘코리아니티’라는 신조어를 선택한 것은 ‘한국적’이라는 말이 풍기는 폐쇄적 의미를 줄이기 위해서다.
‘코리아니티 경영’은 한국의 전통문화에 기초한 과거의 정체성에 연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것을 차별화의 기저로 활용하여 세계적 보편성과 매혹을 재창조하는 경영이다. 마치 백남준이 세계적 보편성을 바탕으로 한국만의 특성을 발휘함으로써 세계인을 매혹시킨 것처럼, 지금 한국 경제가 다시 도약하는 길은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한국의 문화적 특성을 비즈니스로 전환하여 근본적으로 차별화하는 데서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마디로 코리아니티 또는 한국인이 바로 블루오션이라는 것이다.
‘시간과의 경쟁’을 통해 압축적으로 성장하고, 선진 발전의 모델을 모방하고 추격하다가 외환위기 이후 ‘잃어버린 8년’의 정체 속에 빠져 있는 한국 사회의 모습을 저자는 “성공한 자의 찡그린 얼굴”이라고 표현한다. 최고가 아니라는 것, 적어도 선진 대열에 합류하지 못한다는 것이 현재 한국이 안고 있는 고뇌다. 저자는 한국 경제가 저성장 장벽에 갇혀 있는 이유는 그 동안 우리의 성장 동력이었던 추격 엔진이 수명을 다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모방과 추종 모델은 한국만의 독자적 브랜드 파워를 가지지 못하게 만들었다. 미국 제품을 사용하면 아메리칸 드림에 동참한다는 느낌을 주고, 독일제 상품은 평생 사용할 수 있다는 견고함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일제는 정교하고 섬세하며, 프랑스 상품은 그들의 멜랑꼴리한 삶의 일부를 일상으로 가져온다는 평범한 사람들의 사치와 연결된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세계인이 인식하는 문화적 브랜드가 없다. 오히려 ‘분단과 공격성 그리고 불안정성’이라는 부정적 이미지 속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당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이류의 문턱에서 몸부림치는 이유라는 것이다.
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 차별성을 경영의 바탕으로 활용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우리의 정신적 유산을 활용하여 새로운 문화적 프리미엄과 브랜드 이미지를 창조해내기 위해서다. 수천 년 역사를 통해 누적되어 온 거대한 내면적 에너지의 원류를 찾아내 21세기가 원하는 새로운 요구와 결합함으로써 추종자의 자리에서 리더의 자리로 도약하는 것이 코리아니티 경영의 목적이다.
2. 코리아니티 핵심 5가지
한 나라가 겪어온 역사 그리고 그 속에서 형성된 문화에 따라 사람들은 서로 다른 가치를 지향한다. 우리에게 코리아니티(Coreanity)가 있다면, 미국인에게는 아메리카니티(Americanity), 프랑스인에게는 프랜치니스(Frenchness), 일본인에게는 재패니티(Japanity)가 있을 것이다. 저자는 경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들에 대한 주요 문화권의 문화적 패러다임을 비교하면서 한국인의 특수성을 다음 5가지로 압축하고 있다.
저자는 이 5가지의 코리아니티가 21세기의 기업이 요구하는 핵심적 특성 - 글로벌리제이션, 기술, 속도, 지적 자본과 지식, 고객화, 지속적 성장 - 과 많은 공유 영역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 말은 미래 기업이 요구하는 특성들이 이미 한국인의 정신적 일부가 되어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21세기는 한국인들이 가장 잘 읽어낼 수 있는 시대이며, 일상 속에서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시대로 보인다.
코리아니티 1 - 남들만큼은 되어야 한다
미국인들이 항상 남의 눈에 띄고 싶어 하는 데 비해 한국인들은 남들에 뒤지지 않는 정도를 바란다. 한국인들은 학교나 집단에서 왕따 당하지 않고 어울려 사는 법을 터득하려고 애쓰지만, 미국인들은 자신이 특별한 존재로 보이도록 하려고 애를 쓴다. 한국인과 미국인은 왜 이렇게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할까?
인류학자 에드워드 홀(Edward Hall)은 서양과 동양의 차이를 저맥락(low Context) 사회와 고맥락(high context) 사회라는 구분을 통해 설명한다. 저맥락 사회로 구분되는 서양에서 개인은 맥락에 속박되지 않은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행위자로서 이 집단에서 저 집단으로, 이 상황에서 저 상황으로 쉽게 옮겨 다닐 수 있다. 그러나 고맥락 사회인 동양에서는 인간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유동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주변 맥락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고맥락 사회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은 당연히 개인의 자유보다 관계 속에서의 책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처럼 관계 지향적인 한국인들은 공동체를 떠나서 살기 어렵다. 공동체에 대한 충성심도 대단히 높다. 따라서 미국인들에게 적합한 ‘떼어내기’, 예를 들어 해고나 스핀 오프(spin off)가 한국인에게는 훨씬 치명적인 감정적 공황을 낳는다. 그래서 조직으로부터 직원을 떼어내는 프로세스는 매우 신중하게 진행되어야 하며, 적절한 보완 장치 없이 적용하면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켜 쓰지 않은 것만 못한 결과를 낳는 것이다.
코리아니티 2 - 우리 속의 나
한국인들은 ‘우리’라는 집단 속에 자아를 심어두는 데 익숙한 문화적 DNA를 가지고 있다. 미국적 개인주의와 일본식 집단주의 사이에 한국인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한국인들은 ‘우리’와 ‘나’, 공동체와 개인이라는 두 가지 속성을 다 아우르고 있는 셈이다.
한국인들은 왜 우리라고 부르면서 나를 앞세울까? 앞에서 보았듯이 한국인들은 관계 중심적인 고맥락 사회에 살고 있다. 그러나 그 관계 속에 묻혀 살기에는 너무도 역동적이다. 한국인들에게는 ‘격(格)’이라는 개념이 있다. 격이란 위계질서상의 격식을 의미한다. 격은 바로 세상 속의 ‘자신의 자리’이다. 그러나 또한 한국인들은 그 격을 ‘때에 따라 넘나드는 틀’로 이해한다. 그래서 파격의 멋이 존재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것이 바로 ‘우리 속의 나’라는 한국적 개인주의의 본질이라고 말한다.
‘우리 속의 나’라는 코리아니티는 강력한 긍정적 에너지로 특화될 수 있다. 바로 공동체의 논리와 집단성 속으로 개인이 매몰됨으로써 기계의 톱니바퀴와 나사로 전락하는 폐단을 막아주는 것이다. ‘조직은 개인의 성장을 지원할 때만 의미를 갖는 현장’이라는 미국식 개인주의가 아니라 ‘공동체의 성장과 더불어 함께 나아가는 개인’이라는 집단의식이 개인의 자아와 함께 발전해간다는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문화적 유산이 아닐 수 없다.
코리아니티 3 - 모순을 껴안는 힘
그리스의 철학자들은 ‘이것 아니면 저것(either or)’의 이분법적 사고방식에 집착했다. 그들에게 ‘모순’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였다. 이러한 ‘비모순의 원리(principle of noncontradiction)’는 형식 논리에서 가장 기본이 된다. 지금의 미국인들 역시 그렇다. 하나가 옳으면 반대쪽에 서 있는 다른 하나는 논리적으로 옳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이것 아니면 저것’을 선택하라고 할 때 마음이 편치 않다. 이것은 이것대로 옳고 저것은 저것대로 옳은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것 아니면 저것’, 곧 or의 문화권에 속해 있지 않은 것이다. 한국인들은 ‘이것이면서 저것’, 곧 and의 문화권에 속해 있다. and 문화의 핵심은 음양의 원리이며, 상극과 상생의 원리가 지배하는 가치체계이다. 음양은 ‘서로 반대되면서 동시에 서로를 완전하게 만드는 힘’, ‘서로의 존재 때문에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힘’의 관계이다.
한국인에게 세상은 늘 변하며 모순으로 가득 찬 곳이다. 따라서 어떤 일의 경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반대의 경우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지금은 옳다고 여겨지는 것이 발전하여 나중에는 그렇지 않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같이 모순을 껴안는 힘은 내면에서 그 모순을 회통시켜 새로운 조화와 균형을 창조해내는 한국의 에너지라고 할 수 있다. 이때 모순은 갈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창조의 동인(動因)이 된다.
코리아니티 4 - 거친 생명력과 흥청거림
한국인들은 거칠다는 느낌을 준다. 자동차를 타고 나가면 그 거침이 금방 느껴진다. 논쟁은 곧 감정의 폭발로 이어지고 누구도 쉽게 사과하지 않는다. 음식점에 앉아 있으면 왁자지껄하다. 밤은 낮보다 더 흥청거린다. 자정이 지나도 술집은 여전히 활기로 가득하다. 이것이 다이내믹 코리아의 한 풍광이다.
일본인들은 자세하고 세기(細技)에 강하다. 그러나 일본인들은 전체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조망하지 못한다. 그들은 자기의 자리에 갇혀 완성을 추구하지만, 지나치게 기교에 치우쳐 종종 다이내믹한 생기를 잃고 만다. 반대로 한국인들은 커다란 전체를 본다. 뒷산의 둥근 모습을 보고 그 앞에 초가를 지어 어울리게 한다. 헐렁하고 엉성하지만 그 어울림이 자연스럽고 멋스럽다. 싱싱한 생명력으로 빛난다. 그리고 그 생명력은 늘 넘쳐흐르는 흥청거림의 넉넉함으로 표현되곤 했다.
그러나 한국인의 역동성과 생명력이 최근 들어 자연스러움을 잃고 다만 거침 그 자체로 남는 것을 종종 본다. 멋과 마음이 사라진 대강대강과 빨리빨리의 날림으로 흘렀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흥청거림이 물질적 낭비가 아니라, 함께 어울려 즐기는 정신적 여유와 흥이었다는 점 역시 간과되었다. 조금은 거친 듯하면서도 대범하고 내면의 빛을 간직한 생기가 다시 한국인 고유의 매력이 될 수 있도록 이 싱싱한 코리아니티를 더 발전시키고 진작시킬 일이다.
코리아니티 5 - 명분과 배움, 선비정신
조선의 선비정신은 한국인의 가슴속에 아름다운 상징으로 각인되어 있다. 19세기 말, 서세동점(西勢東漸)의 대세에 편승한 일제에 강점당한 이래 100년 동안 한국의 정신과 전통문화는 부당하게 폄하되고 버려졌다. 그것은 나라를 빼앗긴 사람들의 열등한 문화였으며, 새로운 시대에 부합하지 못하는 낡고 고루한 전통이었다. 그래서 계승하기보다는 버리고 극복해야 할 것이 되어버렸다. 그럼에도 조선시대 선비의 청빈과 기개는 호학(好學)의 정신과 함께 아직도 국민 대다수의 정서 속에 아름답게 살아 있다.
경영은 이익을 추구하는 활동이다. 그러나 경영이 사회적 명분을 잃은 돈벌이로 전락한다면 윤리경영이란 존재하지 않을 것이고, 비윤리적 기업은 사회로부터 축출되어 마땅하다. 이것이 오늘날 선비정신이 경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결정적 대목이다. 윤리 원칙을 지키는 경영, 지구가 견딜 수 있을 만큼 절제된 자원의 배분, 인간에 대한 애정이 담긴 경영철학, 공동체와 상생하는 개인, 현장에서 계속되는 평생학습, 기회주의에 편승하지 않고 자신의 가치를 지키는 묵묵함, 사회적 책임을 지는 기업시민정신, 세계와 자연에 마음을 여는 열린 자세 그리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낼 수 있는 지식은 건강한 기업 경영에 절대적 도움을 준다. 바로 이것이 경영현장에서 만날 수 있는 현대의 선비정신이다.
3. 코리아니티를 살리는 경영 방식
사람 중심의 경영
한국의 경영자들은 그 동안 ‘인사가 만사’라는 말을 즐겨 써왔다. 그러다가 조직, 제도, 시스템, 프로세스, 규정을 앞세운 미국식 기능주의 경영의 성공에 밀려 구시대적 발상으로 매도되기도 했다. 실제로 예전의 경영은 비과학적 수준에 머물렀고 학연과 혈연, 지연으로 얽힌 배타적 인사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인사가 만사’라는 말은 새로운 시대, 새로운 변곡점에서 다시 힘을 얻었다. 우리의 문화 속에 깊이 자리 잡은 이 개념을 훌륭하게 복원해낼 수 있다면, 한국의 경영은 세계 속에서 경쟁력을 갖춘 새로운 경영모델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은 조직이다. 유능하고 전문적인 개인만으로 기업은 성장하고 번영할 수 없다. 개인을 묶어 하나의 뜨거운 팀이 되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동안 우리가 성공 모델로 삼은 산업자본주의 시대의 경영은 사람을 핵심으로 다루지 않았다. 근로자는 노동을 위한 ‘손과 발’일 뿐이었다. 경영은 냉정하고 몰인정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 인간이 경쟁력의 핵심이 된 시점에서 앞선 경영자들은 경영을 인간을 다루는 영역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리하여 차가운 경영 속에 몰입, 열정, 헌신, 사명, 꿈, 개인의 번영과 성장 같은 뜨거운 요소를 가미해가고 있다.
한국 문화의 바탕인 공동체주의는 따뜻하고 역동적이며 관계 중심적이다. 이 점에서 새로운 인재경영이라는 전략적 변곡점은 한국의 경영자들에게 매우 유리한 문화적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서구가 배워야 할 것을 우리는 이미 문화적 DNA로 정신적 근육 속에 체화해 놓고 있는 것이다. 그 동안 많이 학습해 온 서구적 접근법들, 제도적이고 기술적인 보완 장치들을 검토하고 활용하여 한국인들의 문화적 DNA와 잘 결합한다면 우리는 세계적 경영 리더십을 위한 매우 유효한 인재경영 모델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더 이상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미래가 되는 새로운 경영의 변곡점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4. 기업 속의 작은 기업가
일본인들은 조직과 위계에 묶어두기 쉽지만, 한국인들은 너무 묶어두면 의기소침해진다. 묶이기에는 지나치게 역동적인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일본인들이 전체 구도 속에서 자신의 자리에 맞게 분수껏 처신하는 데 능한 풍토를 가지고 있다면, 한국인들은 훨씬 더 자리 이탈적이다. 올라가려 하고 달려가려 한다. 앞서 보았듯이 코리아니티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가 ‘우리’라는 공동체 속에 뿌리를 내리고 있으면서도 ‘나’를 실현해가는 여정이며, 좀 거칠어 보일 만큼 강한 생명력과 역동성이다.
조직에서 이 생명력과 역동성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직원 개개인에게 힘을 실어주고 도와줘서 스스로 하나의 비즈니스를 성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직원을 모두 기업가로 만들어 줄 수 있다. 명령과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풀 죽은 조직 구성원에서, 책임질 수 있는 모든 일을 해보는 다이내믹한 기업가로 전환시키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저자는 ‘직원을 기업가로 만드는’ 자세한 절차와 방법을 제시하면서, 기업의 많은 기능을 각각 작은 기업으로 쪼개어 마치 작은 기업들의 연합체 같은 대기업을 그려가는 정책을 적극 제안하고 있다.
5. 조직과 개인의 상생
일과 가족, 커리어와 개인적 삶은 어느 것을 선택하고 어느 것을 버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선택은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그러나 일, 가정, 친구, 배움 등은 버릴 수 없는 것이다. 그것들은 삶을 받치는 기둥이어서 버리는 순간 삶이 무너져 내리기 때문이다.
그 동안 기업은 개인생활과 회사생활 사이에 엄격한 경계를 두어왔다. 경영자의 기본 입장은 ‘이곳에서 일어나는 일은 내가 관리하지만, 이곳 밖에서의 생활은 그대가 관리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일이 개인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다. 마찬가지로 개인생활은 조직의 사기와 생산성 그리고 성과에 영향을 주는 대단히 중요한 변수이다. 저자는 이제 기업이 개인의 삶을 배려하는 조직으로 변모하기 위해 중요한 모색과 실험을 해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경영자가 일과 개인생활의 균형과 조화를 통해 행복한 직원을 만들고, 행복한 직원을 통해 행복한 고객을 만들어냄으로써 훌륭한 성과를 이루려면 다음과 같은 일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trade-off approach)이 아니라 조화와 균형이라는 통합적 접근 방식(integrated approach)을 써야 한다.
- 일에 대한 긍지를 존중해 주어야 한다.
- 직원들이 갖고 있는 업무 외의 관심사를 알아내고, 개인적 꿈이 일과 함께 잘 성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배려와 멘토링이 중요하다.
- 다양한 경력을 반영할 수 있는 세분화된 보상 방식을 개발해야 한다.
윤리경영
기업 경영의 첫 번째 과제는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학자들이 윤리경영이 정말로 기업의 이익에 도움을 주는지를 검토해 왔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대단히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 많은 연구와 자료들이 윤리경영 자체가 전략적 관점에서도 장기적으로 직원이나 고객, 투자자 모두를 위해 매우 바람직한 가치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저자는 더 나아가서 윤리경영이 장기적으로 훌륭한 경영 성과에 기여한다는 실용적 관점 외에도, 더욱 근본적인 측면에서 왜 윤리경영이 기업의 생존에 필수적인지를 말해주는 대목에 주목하고 있다. 제레미 리프킨은 자본주의의 성공에 필수적인 요소가 바로 사회적 신뢰라고 했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사회적 신뢰는 비영리적 활동들에 의해 축적된다. 예를 들어 동구권의 공산주의 정권이 무너지면서 엄청난 수의 서방 기업들이 이 거대한 예비 시장으로 몰려들었다. 그러나 대부분 실패하고 철수하였다. 이유는 하나였다. 그곳에는 계약을 준수할 수 있는 사회적 신뢰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곳에는 정치 조직 말고는 같은 취미를 가진 동호인의 모임이나 같은 생각을 나누는 사회적 공익집단도 없었고, 어떤 봉사 집단도 없었다. 신뢰를 생산할 수 있는 모임과 활동이 없는 사회에서는 아무런 사회적 신뢰를 만들어갈 수 없었던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자본주의는 돈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회적 신뢰라는 토양 위에서만 꽃필 수 있는 나무였던 것이다. 따라서 돈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사회는 스스로를 버티게 해주는 신뢰의 땅을 황폐화함으로써 몰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58621713 |
---|---|
발행(출시)일자 | 2007년 02월 20일 |
쪽수 | 407쪽 |
크기 |
153 * 224
mm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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