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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작가정보
저자 이학준은 1970년에 났다. 신문 기자, 다큐멘터리 감독. 국민일보, 조선일보에서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인터넷뉴스부, 경영기획실 기자로 일하고 있고, 칼럼니스트로 ‘서울견문록’을 연재하였다. 종군기자로 아프가니스탄에 다녀오기도 했고 노컷뉴스, 쿠키뉴스 등 온라인뉴스 기획에도 참여했으며, 지금은 조선일보 크로스미디어팀에서 탐사보도를 한다. ‘비정규직 노동자 실태’ ‘아프가니스탄 종군기자 활동’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 추적’ ‘제17대 총선거 관련 특종보도’ ‘아워아시아(Our Asia)’ ‘천국의 국경을 넘다 1, 2’ ‘아이돌Idol’ 등의 신문보도와 다큐멘터리로 한국기자상, 한국신문상, 삼성언론상, 대한언론상, 엠네스티인권언론상, 통일언론상, 총선보도상, 안종필 자유언론상, IPCNKR 특별상 등을 받았다. 몬테카를로 TV 페스티벌 다큐멘터리상(모나코), 아시아인권언론상(홍콩), SOPA언론상(홍콩), 국제방송협회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영국), 카메라웁스크라 그랑프리(폴란드), 오스번 엘리엇 언론상 특별상(미국) 등을 수상하였으며, 국내 최초로 뉴스&다큐멘터리 에미상(미국)에 노미네이트됐다.
목차
- 프롤로그
국경에 서다
국경 위에서
마약을 운반하는 북한 경비정
인간 사파리
1만 킬로미터 대장정
알몸으로 나타난 사람 장사꾼
국경의 밤
하하촌의 눈물
어느 자매의 이별
오! 시베리아
세 개의 이름을 가진 여자
안식처를 찾아서
뮤즈
간첩이 된 친구, 영웅이 된 기자
밀항선
짧은 행복, 긴 불행
세 개의 국경
베트남
네가 두려움을 아느냐
탈북 브로커, 투우
재회
천사의 탈출
에필로그
책 속으로
비가 내리고 있었다. 엄마와 헤어지고서야 실감하는 이별, 그녀는 길가에 우뚝 섰다. 주머니를 뒤져 휴대전화를 찾았다. “엄마, 그 동안 잘못해서 미안해. 내가 꼭 잘될 수 있으리라 믿고, 너무 걱정하지 마.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엄마, 엄마.” 그녀는 우산을 놓고 주저앉았다. 마침내 엉엉 울었다. “엄마를 보는 게 이게 마지막일지도 몰라요.” 아직 스무 살도 안 된 어린 소녀에게 목숨을 담보로 한 이별은 버거웠다.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같은 시각, 다른 은신처에서는 일곱 명의 탈북자가 출발을 준비하고 있었다. 한국에서 들어온 최은실 전도사가 주의사항을 전했다. “만약에 공안에 잡히면 다른 사람을 이야기는 하지 말아요. 혼자 잡혀야지, 또 있다고 하면 다 잡혀가잖아.” 그리곤 한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잔인한 말인 건 알지만 단 한 명이라도 더 탈출시키는 게 제 임무입니다.”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작별시간. 영미는 언니 금미와 형부, 두 살 배기 조카와 헤어져야 했다. 언니 가족은 다음 기회에 탈출하기로 했다. 친자매는 부둥켜안고 눈물만 흘렸다.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울음소리가 나면 옆집에서 신고를 하거든요.” 전도사가 말했다.
희영이 역시 울면서 금지에게 말했다. 그들은 같은 동네에서 나고 자라 친자매나 마찬가지다. “언니만 살려고 도망쳐서 미안해.”
-p. 92
아! 어머니….
여자가 눈물을 터뜨렸다. 중국인 남편의 눈치를 보며 좀처럼 말문을 떼지 않던 이였다.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몇 년 만에 처음 하는 조선말. 남편은 아내의 표정만으로 대화를 눈치챈다. 남편을 두려워하면서도 여자는 담담하게 말했다.
“저는 팔려온 북한 여자입니다. 몸이 아픈 중국 남편한테 끌려와 짐승처럼 일만 하고 살지요. 내 아이는 중국에서 호구戶口도 얻을 수 없습니다. 탈북자 아이에겐 중국 국적을 주지 않아요. 언제 잡혀갈지 모르는 게 우리네 인생이니까요.”
나는 물었다. “이제 곧 추석입니다. 어떤 소망을 가지고 계신가요?” 여자는 대답했다. “희망, 소망…. 그런 거 잘 모릅니다. 아마 남편은 집에 가면 당신들 앞에서 울었다는 핑계로 매질을 하겠지요. 이제 맞고 사는 것도 익숙합니다.” 여자는 눈물을 맨손으로 닦았다. 가녀린 몸매와 달리 손바닥이 두터웠다.
“그저 죽기 전에 우리 어머니를 한 번 만이라도 보고파요. 만나서 자주 찾아뵙지 못해 죄송했다고 빌고 싶지요. 오늘도 대문을 열어 놓고 저를 기다리실 겁니다, 우리 어머니는.”
안고 있는 아이를 보며 말을 이었다. “제 딸은 저처럼 살면 안 되는데 걱정입니다. 탈북자 아이라고 손가락질 받고 학교도 가지 못합니다. 아이의 앞날이 두렵습니다.”
조선말을 모르는 중국인 남편은 멀뚱멀뚱 앉아 그녀를 노려보았다. 여자의 말대로라면 오늘 저녁, 한바탕 매질이 있을 것이다.
-p. 92
헤어짐을 앞둔 자매가 하나로 엉켰다. 그리고 한참을 떨어지지 못했다. 남한으로 가서 함께 먹고 살자는 언니, 굶더라도 조국에 남겠다는 동생. 생각은 달라도 같은 핏줄이다. 북한으로 동생을 데려갈 브로커가 자매를 억지로 떼어냈다. 해가 저물면 동생은 강을 건너야 한다.
동생을 태운 차가 부르릉 하고 출발했다. 은숙은 금숙에게 무슨 말을 남겼을까. “아무 말도 안 했어요. 그냥 울기만 하더군요.” 차가 보이지 않는데도 금숙은 헤어진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했다.
눈물을 닦던 그녀가 콧노래를 불렀다. 어머니가 힘들 때 혼자 부르던 노래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금숙은 돌아가신 엄마의 마음을 그제야 이해했다.
-p. 112
누님하고 제가 먼저 잡혔을 때 제가 군인하고 한편으론 말을 하고 한편으론 대적할 때 누님이 먼저 피했어요. 그 때 군인이 저는 굴복시키지 못하니까 누님들 달아나는 것을 보고 누님의 방향을 향해서 쫓아갔어요. 그 뒤로 저도 갔구요. 결국 누님이 얼마 못가서 잡혔고 그들이 무릎을 꿇으라 했을 때 누님은 이미 무릎을 꿇었어요. 거기서 그들이 저를 쳤고 저는 입고 간 옷과 신발이 두만강에 엎어지면서 모두 젖어 몸이 많이 무거웠어요.
그들과 맞주먹질 않은 건 그들이 성질나면 총으로 쏠 것 같아서였어요.
거기서 돈을 줘도 받지를 않았고 뭐라고 말해도 그들의 귀에 말이 들어가지 않고, 남자 기자는 그림자도 보이지도 않고. 그렇게 시간만 지체 하면 북쪽에 군인들이 더 올 것 같았고 그래서 전 생각한 게 누님들이 조금만 더 버텨주길 바랬어요. 파출소에다 전화하면 10분 안으로 올 수 있는 거리라 생각해서 그 자리를 떠났어요. 빨리 알려야겠다는 심정으로 혼자 힘으론 누님들을 구할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P. 175
출판사 서평
목숨을 걸고 써낸 사람 이야기, 세계를 울리다!
로라링, 유나리에게 보내는 중국인 브로커의 편지 최초 수록, 그들의 북한 억류 뒤에 감춰진 진실은 무엇일까…. 단 한 번도 언론에 등장하지 않았던 조선족 브로커, 간첩으로 몰렸던 그가 말하는 미국 여기자 북한 인질 사건의 전말 최초 수록.
베트남 주재 덴마크 대사관 탈북자 난입 사건, 덴마크 대사관과 한국 대사관은 탈북자들을 왜 쫓아내려 했을까. 외신 보도 이후에야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한 덴마크 대사관 난입사건 뒷이야기 최초 수록.
자의든, 타의든 세상을 부유浮游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몸서리쳐지는 외로움이며, 사랑하는 이들에게 상처를 입히는 속성이 있다. 전쟁에 지친 난민이든, 굶주림에 지친 어린아이든, 자유를 찾아 헤매는 탈북자든, 그를 뒤쫓는 기자든…. 하나 같이 외로움에 떨었고 주위를 힘들게 하더라. 때문에 우리는 저널리스트와 취재원이기에 앞서 서로를 안타까워하는 친구일 수밖에 없었다.
-글쓴이 이학준
EBS, BBC, PBS, NHK, CANAL+ 등 전세계 25개국 방영.
모나코 몬테카를로 TV페스티벌 최우수상, 영국 로리펙어워드 최우수상, 폴란드 카메라 웁스크라 그랑프리 등 국내외 16개 언론상을 수상하고, 국내 최초로 미국 에미상 후보작에 오른 휴먼 다큐멘터리 논픽션이다.
탈북자들과 함께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으며 밀림을 헤매고, 작은 배로 폭풍이 몰려오는 바다를 항해하고, 공안과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을 하고, 외국대사관으로 쳐들어가며 몸으로 굴러 쓴 생생한 이야기들이 로드무비처럼 펼쳐진다. 서스펜스 소설과도 같은 긴장감과 휴먼 드라마와도 같은 감동 그리고 애끓는 사랑과 이별이 박진감 넘치는 필치로 펼쳐지는 한편의 대서사시다.
조선일보 크로스미디어팀은 2007년 3월부터 2011년 5월까지 압록강과 두만강의 국경을 지키며 강물을 넘나드는 북한 동포들의 삶을 생생하게 기록하였고, 신문과 방송을 통해 공개되면서 뜨거운 반응을 얻어냈었다.
신문기자이자 다큐멘터리 감독인 조선일보 이학준 기자가 현장을 뛰면서 보고 느낀 것들을 한 권의 책에 기행문 형식으로 서술했다. 생명을 담보하지 않으면 결코 경험할 수 없는 위험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을 당시의 취재수첩과 자료들을 통해 풀어낸 탈북자들의 삶의 궤적들은 때로는 환희로, 때로는 눈물로, 때로는 안타까움으로 읽는 순간 빠져들 수밖에 없다.
이 이야기들은 체제에 비판이나 이데올로기적 편 가르기가 아니다. 사람들 이야기다.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열망과, 그 희망을 위해 목숨을 걸고 위험한 길을 나서는 사람들의 삶…. 욕망, 사랑, 이별, 그리움과 같은 인간의 얼굴들이 극한 상황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필자는 이 글을 쓰면서 이렇게 털어놓았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수많은 탈북자를 만났다. 그들의 외로움에 공감했기에 함께 국경을 넘었고 밀항선을 탔고 외국대사관으로 쳐들어갔다.
수많은 취재여행 가운데 가장 독한 여행이었다. 국경에서 사람을 파는 장사꾼을 만났고 마약을 파는 군인과 흥정을 하기도 했다. 자유를 찾아 밀입국하는 사람과 동행했고 한국대사관에서 쫓겨나 또 다른 국경선을 향해 떠나야 했던 적도 있다. 시베리아의 숨겨진 벌목소를 찾아 인터뷰를 하고 도망치기도 했다. 엔진이 꺼진 밀항선을 타고 망망대해를 떠돈 적도 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공안公安에게 붙잡혀 옥살이 직전에 있었던 적도 여러 번이다. 밀림 속에서 탈진해 죽음과 마주하기도 했다.
탈북자와 함께 하는 여행은 언제나 두려웠다. 중동에서, 동유럽에서, 중앙아시아에서 만난 사람들과 그들은 분명 달랐다. 같은 문화를 가지고 같은 말을 쓰는 탈북자. 그들의 두려움과 분노와 외로움이 순간순간 고스란히 내 가슴으로 들어왔다.
이제 독한 여행이 종지부를 찍는다. 하지만 내 여행이 이대로 끝날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다. 지금도 마음의 국경을 건너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언론서평
"취재진이 북·중 국경지대를 포함해 체포의 위험을 감수하고 촬영한 이 이야기는 자유를 찾기 위한 3천 마일의 험난한 여정을 보여준다. 할리우드의 어떤 서스펜스 영화도 묘사할 수 없는 것이다."
-월 스트리트 저널(WSJ)
"2008년 올해의 다큐멘터리로 선정한다. 세계적인 다큐멘터리를 한 해에 여럿 생산하는 BBC에서 데뷔작으로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된 것은 놀라운 사건이다."
_영국 BBC
"미국 언론이 아닌 아시아 매체가 아시아 소사이어티로부터 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선일보의 이런 심층보도는 저널리즘에서 매우 중요한 것이며 반드시 높게 평가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아시아 소사이어티
"국내 문제와 중동 문제에만 집중하는 미국에서 아시아 이슈를 들고 제31회 에미상에 노미네이트된 것도 놀라운 일이다"
-미국 PBS
"만장일치로 카메라웁스크라 그랑프리에 선정했다. 놀랍고 충격적인 작품을 취재한 제작진에 경의를 표한다.”
-폴란드 아트 하우스
"이것이야말로 바로 내가 보고 싶어 했던 프로그램이었다. 우연히 채널을 돌렸다가 자리를 뜰 수 없었다. 두말할 나위 없이 올해 내가 본 심층취재물 가운데 으뜸이다. 프로그램 내내 입을 벌리고 바라보고만 있었다."
-영국 BBC 시청자 게시판
“놀랍고 도저히 믿기 힘든 작품이다.”
-프랑스 CANAL+
"취재진은 제 정신이 아니다. 그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미국 내셔널지오그래픽
기본정보
ISBN | 9788958611240 |
---|---|
발행(출시)일자 | 2011년 07월 25일 |
쪽수 | 302쪽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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