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 의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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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 “K2의 눈물”로 출간한 것을 수정 보완하여 다시 출간한 개정판이다
2008년 플라잉점프 K2 원정대에 대원으로 참여한 이원섭 변호사가 작성한 글로서 원정기 겸 사고보고서라고 할 수 있는 책이다. 2016년에 “K2의 눈물”로 출간한 것을 수정, 보완, 불필요한 것을 제거하고 다시 출간한 개정판이다. 2008년 8월 2일, 플라잉점프 K2 원정대가 K2 등정에 성공하고 하산하던 중에 한국 원정대원 3명을 포함해서 총 11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뜻하지 않은 사고가 나게 되었다. 애초부터 원정기를 쓰겠다는 것을 공표하고 매일매일 세세하게 기록을 하던 저자는 사고를 포함한 원정기록을 남기는 것이 저자의 의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마음의 안정을 찾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오랜 시간이 흘러 늦었지만, 보고서 성격의 책을 내기로 마음먹고 다른 나라에서 출간된 사고 관련 도서, 원정대원들과 셰르파 등도 찾아가서 인터뷰하면서 최대한 사실에 부합하도록 기록한 책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이원섭
1959년 경복고등학교 졸업하고 1963년에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16회)했다. 같은 해 서울법대를 졸업하고 다음 해 사법대학원을 수료했다. 1965년 주월 비둘기 부대 검찰관으로 근무했고, 1968년에 검사 발령을 받아 20년 넘게 근무하다 1988년 북부지청장을 끝으로 퇴임하고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했다. 2002년 위암 수술, 2003년 심혈관 스텐트 2개 삽입을 하고 건강을 생각해서 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2004년에 엘부르즈(5,642m) 등정, 2007년 칸텐그리(7,010m)를 등정하고, 2008년 K2 원정대원으로 참여하여 원정일기를 작성했다. 2009년 에베레스트 원정에 나섰으나, BC 부근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헬리콥터로 하산한 후 스텐트 2개를 삽입했다.
목차
- 머리말
1장 등정 준비
1. 고소 적응
2. BC 회의
3. 기상정보와 등정일 결정
4. 등반 루트별 원정대
5. 제1차 계획 차질
6. C4의 등반장비 점검 소홀
7. C4의 선발대 출발 준비
8. 스페인 알베르토 제랑의 등장
2장 출발과 등반
1. C4 선발대 출발
2. 본대 출발
3. 제2차 계획 차질-때 이른 로프 설치
4. 픽스로프 설치 리더 교체
5. 알베르토 제랑이 선두에 서다
6. 등반 포기(Turnaround)
7. 윌코의 자유등반
8. 한국 팀의 산소통 교체와 빈 산소통 처리
9. 드렌 멘딕의 추락
10. 마르코의 외침
11. 사다셰르파 주믹의 탈진
12. 트래버스 구간의 김효경 대원
13. 윌코의 추월
14. 제한 베그의 실족·추락
15. 오이스타인의 하산과 롤프의 하산 대기
3장 등정
1. 알베르토 제랑의 등정
2. 비교적 빠른 등정
3. 김효경 대원의 느린 등정
4. 해가 질 무렵의 늦은 등정(프랑스, 네덜란드 팀 및 미국 셰르파)
5. 해가 진 후의 마지막 등정자 마르코
4장 하산
1. 알베르토 제랑의 적시 하산
2. 노르웨이 팀의 빠른 하산
3. 기다림 뒤의 한국 팀 하산
4. 늦은 하산과 15명의 합류
5. 세락 붕괴와 롤프의 추락
6. 노르웨이 팀의 비상로프 설치와 비상탈출
7. 셰르파들은 팀을 떠나다
8. 우고와 카림의 하산
9. 카스의 하산
10. 김재수 대장의 무전과 한국 팀 하산
11. 황동진 등반대장의 무전
12. 큰 파상의 질책
13. 김재수 대장과 고미영 대원 및 우고의 하산
5장 조난
1. 마르코, 제라드, 윌코의 비박
2. 황동진 등반대장의 마지막 무전과 비박 및 김효경 대원 추락
3. 우고의 조난, 실종
4. 카림의 조난
5. 윌코의 하산과 한국 팀 조난자 발견
6. 마르코, 제라드의 하산과 한국 팀 만남
7. 마르코의 조난과 카림의 추락
8. 윌코의 조난
6장 긴박한 구조활동
1. 큰 파상과 치링 보테의 밤새운 구조활동
2. 제라드의 한국 팀 구조 및 추락
3. 펨바의 마르코 구조
4. 큰 파상의 한국 팀 상봉 및 한국 팀 추락
5. 펨바, 카스의 윌코 구조
6. 한국 팀 BC 귀환
7. 마르코의 BC 귀환
8. 추락자의 정신세계
9. 맺는 말
7장 사고 원인
1. 원인 규명
2. 일반적인 산악사고 원인
3. 서양의 인과율적 사고방식
4. 동양의 연기론적인 사고방식
5. 세심한 주의
8장 원정일지
9장 대원이 되기까지
1. 서울법대에서 사법대학원까지
2. 군법무관, 검사, 변호사 등 법조인 생활
3. 위암 수술 후, 칸텐그리 등정까지
4. Flying Jump Korea K2 원정대원이 되다
10장 K2 개관
1. 발견
2. 높이
3. 명칭
4. K2의 위치
5. K2 가는 길
6. 카라코람의 기후 및 등반 시즌
11장 간추린 K2 등반사
1. 1차 원정대(영국)
2. 2차 원정대(이탈리아)
3. 3차 원정대(1차 미국)
4. 4차 원정대(2차 미국)
5. 5차 원정대(3차 미국)
6. 6차 원정대(K2 초등, 1954년 이탈리아)
7. K2의 재등(再登)(1977년 일본)
8. K2 3차 등정(1978년 미국)
9. 한국 원정대의 K2 초등
참고 문헌
책 속으로
미국 팀의 셰르파 치링이 보틀넥 아래 꿀루와르에 도착하였을 때 햇빛이 어렴풋이 밝아올 무렵인 05:00경이었고 보틀넥 구간에 설치할 로프는 겨우 200m뿐이었다. 설치된 로프는 이미 400m가 넘었다.
햇빛이 어렴풋이 비추자 보틀넥 상단 세락 밑까지의 거리가 400m 이상으로 추산되었다. 선발대는 공황에 빠졌다. 다시 400m를 내려가서 이미 설치된 로프와 아이스 스크류를 회수해야만 했다. 이에 셰르파 주믹과 치링은 로프를 회수해 오는데 무려 1시간 30분~2시간이 소요되었다.
그는 등을 뒤로 한 채 경사가 그리 급하지 않은 설사면을 미끄러져 내려갔다. 그는 크램폰으로 설사면을 찍는 시늉도 하지 않고 손에 들고 있던 아이스 엑스로 제동을 걸려고 하지도 않았다. 프레드릭, 세르비아 대원들, 늦게 도착한 마이어가 스톱하라고 소리쳤다. 그제야 그는 크램폰으로 설사면을 찍었으나 미끄러지던 탄력으로 그의 몸이 위로 솟구쳐 오르더니 머리를 아래로 한 채로 비명을 지르면서 중국 쪽으로 시야에서 사라졌다. 미끄러질 때 산소통, 장갑, 륙색 등 장비는 벗겨져 설사면에 흩어졌다. 그때가 13:30이 지날 무렵이었다.
17:30경 파상은 제랑 다음으로 K2 정상에 올랐다. 이어 네싸가 올라왔다. 네싸는 파상에게 네팔에 관하여 궁금한 점을 질문도 하고 둘은 물을 나누어 마시면서 서로 사진을 찍기도 하였다. 그들은 그날 육체적정신적으로 최상의 상태에 있었다. 박경효 대원, 김재수 대장, 고미영 대원, 황동진 등반대장, 스콕, 주믹 등이 따라 올랐다. 17:40이었다.
고미영 대원은 김 대장에게 추위도 다가오고 있으니 밝을 때 빨리 하산하자고 졸랐다. 김 대장은 효경이가 바로 눈앞에서 올라오고 있는데 어떻게 그를 돌려세워서 내려가느냐면서 조금만 더 기다리자고 만류하였다. 실제로 김 대원은 정상 아래 20~30m도 안 되는 가까운 거리에서 올라오고 있었다. 다만 한 발 떼고 쉬고 두 발 떼고 쉬면서 오르느라 등반 속도가 느렸을 뿐이다. 실제로 고산 등반사에 그 거리에서 돌아선 산악인은 없었을 것이다.
김 대장인들 어찌 깜깜한 밤중의 하산을 걱정하지 않았을까. 고향 후배의 가슴에 두고두고 원망의 씨앗을 심어서는 안 되겠다는 고뇌에 빠져있었다. 김 대장은 그때까지도 모두가 안전하게 하산한 후 BC나 고향에서의 일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귀국 후 김 대장이 인터넷에 올린 글에서 그때의 심경을 똑같이 밝히고 있다.
“대원 중 한 명이 느리고 힘겹게 오르는 게 보였다. 빨리 하산할 수도 있었지만. 날씨가 워낙 좋아서 잠시 기다리기로 했다. 그대로 돌아설 경우 그에게 영원히 실망감을 안겨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아직도 아래에서는 산소를 사용하는 프랑스 팀을 제외하고는 무산소로 오르는 산악인, 셰르파들이 30분~1시간 30분 거리에서 오르고 있었기에 김 대원의 등정은 그나마 늦지 않았다는 위안이 되었다. 김 대장은 산소를 사용하면서 등정한 김효경 대원이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무산소로 등정하는 저들에 비하여 더욱 강하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그러나 김 대장은 고산 등반 경험이 적은 산악인이 산소를 사용하다가 사용이 중단되면 처음부터 사용하지 않던 산악인에 비하여 더욱 곤경에 빠지게 된다는 사실을 잊은 듯하다.
황동진 선발대장, 박경효 선발대원, 사다셰르파 주믹은 이른 새벽의 1시간 늦은 출발과 픽스로프 설치 잘못으로 인한 2시간 지체를 합한 3시간의 지체가 전반적인 등산 지체의 원인임을 알고 있었다. 결국, 밝은 낮의 안전한 하산이 물거품 되게 만든 책임을 통감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탈진한 대원 구조는 불가능한 상황이었으므로 탈출이란 길을 선택하기가 쉽다. 파상은 이른 새벽 하이포터 후세인의 픽스로프 설치 작업을 직접 보조한 책임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살길을 찾아 떠난 후였다. 그러나 그들은 탈진으로 곤경에 처한 김효경 대원을 버릴 수가 없었다.
경사가 완만하다고는 하나 8,400m가 되는 곳에서 허벅지까지 빠지는 깊은 눈 속에서 30분도 안 되는 거리를 4시간이 넘게 악전고투는 계속되었다. 그 과정에 주믹은 깊은 눈 속에서 왼쪽 등산화를 분실하고 양쪽 장갑과 산소마스크까지 잃고 말았다. 박 대원 역시 산소마스크를 분실하였다. 그들이 김 대원을 구조하여 하산하는 과정이 얼마나 처절했는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본문 중에서
출판사 서평
한국도 세계 8,000m급 고봉들을 등정하는 데 있어 어느 나라에 뒤떨어지지 않는 산악 강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시중에 산악 관련 도서가 적잖이 나와 있다. 하지만 대개는 원정기나 수상집 형태의 책이고 본 도서처럼 사건보고서 형식으로 출간된 책은 거의 없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고산에서 불시에 일어날 수 있는 산악사고의 다양한 원인과 미연에 방지하는 기술을 체계적으로 축척할 기회가 없었고, 등반대장이나 대원의 개인적인 지식과 경험에 의존해 원정대를 꾸리고 등정을 계획하게 된다.
변호사인 저자가 꼼꼼하게 기록한 사건보고서 형식의 본 도서는 그런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사고의 원인, 사고의 진행상황, 사고 이후 각 전문가들의 진단 등을 꼼꼼하게 분석했고, 당사자들을 만나기 위해 스페인, 네델란드, 네팔, 파키스탄 등에 직접 가서 인터뷰하기도 했고, 만나기 어려웠던 사람은 이메일로 인터뷰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넣었다.
2008년 플라잉점프 K2 원정대의 사고 전후 상황 등을 세밀하게 살펴보고 기록함으로써 고산등반을 하거나 계획하는 산악인들에게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이다. 이 책을 계기로 앞으로 꾸려질 각종 원정대도 원정기, 혹은 보고서 형태의 자료가 계속 발표된다면 그만큼 많은 자료가 축척되어, 한국의 산악문화가 발전되고 성숙하게 될 것이다.
1장 등정준비에서는 각 나라의 등반대장들과의 베이스캠프회의, 합의사항 등을 기록했고, 2장에서는 출발과 등반시작, 3장에서는 정상 등정, 4장에서는 하산을 다루고 있다.
5장에서는 하산 도중 발생한 조난에 대해 상세하게 다루고 있으며, 6장에서는 긴박한 구조활동에 대해 다루고 있다. 7장에서는 사고 후 각국의 비판과 사고원인에 대해 다루고 있다.
8장은 전체 원정일지, 9장은 필자가 대원이 되기까지의 과정, 10장은 K2 개관, 11장은 간추린 K2 등반사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이 그때 희생된 산악인 11명을 기억하고, 한국의 산악운동, 산악문화 발전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길 바란다는 것이 저자의 바람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58451419 | ||
---|---|---|---|
발행(출시)일자 | 2018년 11월 30일 (1쇄 2016년 06월 15일) | ||
쪽수 | 240쪽 | ||
크기 |
153 * 224
* 20
mm
/ 448 g
|
||
총권수 | 1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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