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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이 글을 쓴 임동헌은 소설가이다. 충남 서산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6학년 때 강원도 철원으로 이주한 아버지를 따라 그곳에서 철원중고등학교를 다녔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공무원 시험을 치겠다며 한 해 동안 빈둥거리다가 강원대학교 낙농학과를 졸업했다. 1985년 『월간문학』 신인작품상에 단편소설 「묘약을 지으며」가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한 이후 장편소설 『민통선 사람들』 『행복한 이방인』 『섬강에 그대가 있다』 『숨쉬는 사랑』 『앨범』 『기억의 집』, 창작집 『편지를 읽는 시간』, 문학 기행집 『길에서 시와 소설을 만나다』, 콩트집 『오를 수 없는 나무에 오르는 법』을 냈다. 내외경제신문·세계일보의 문화부, 정치부 기자와 『출판저널』 주간으로 일했으며, 지금은 한양여대 문예창작과 겸임교수로 있으면서 창작에 전념하고 있다.
목차
- 프롤로그
암세포는 힘이 세다
아버지는 보험을 드셨다네
그냥 눈물이 나는 까닭은
이바구는 즐거운가
그래서요 아버지
가족 식사
괜찮다. 괜찮지 않다
만 원이거나 2만 원이거나
상념
명심보감을 외우는 시간
르망은 달리는데
당신은 그런 일 못하지만
출판 기념회, 그리고 건배
친목계
명령
숨쉬는 집
알리바이
왕도는 있다
아무렴, 나도 나가봐야지
봄도 이제 그만, 꽃도 이제 그만
뿌리
향기로운 똥
노래, 그리고 나훈아와 조미미
방법론에 대하여
물 한 모금과 요구르트 두 스푼
아들아 아들아 아들아
아기 고추
상황버섯과 파인애플
이렇게 갈 줄은 몰랐는데
내 몸에 꼭 맞는 옷
가발
명함
흑백 사진
방명록의 경제학
3형제
오누이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1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2
비밀
맨 처음 고백
영산홍
여권이 나왔습니다
탕
지방을 쓰는 남자
봄비
큰 병원, 작은 병원
영정
소멸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이미 사라졌거나, 혹은 곧 사라지게 될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을 기억하게 하는 책》 - - ‘가족’이라는 것이 세계의 전부일 때, ‘아버지’라는 이름은 그 세계의 중심이자 최강자를 뜻합니다. 그리하여 그 세계의 밖으로 나오기 위해 한동안은 그를 적으로 만들어 부단히도 싸우나, 비로소 성공적인 탈출이 이루어진 후에는 그의 이름을 잊고 살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그 사이, 내가 어른이 되어 그와 같은 이름을 갖기 위해 세상과 다시 싸우고 있는 동안, 그는 쪼글쪼글하고 나약한 존재로 남아 손을 내밉니다. 헤어져야 될 때가 되어서야 손을 내미는 아버지. 마음대로 아파할 수도 없는 슬픈 아버지들. 저자는 암으로 투병 중인 자신의 아버지를 기록하며, 이미 사라졌거나, 혹은 곧 사라지게 될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을 기억하게 합니다. 그들이 손을 내밀기 전에 먼저 손을 내어 주라고 귀띔합니다. 아버지들의 어깨가 한없이 무거워지는 오늘날과 같은 경제불황기에 읽을만한 진실로 따뜻한 에세이입니다. - ◆ 중견 소설가 임동헌씨의 자전 에세이 - 『가족식사』는 중견 소설가 임동헌씨가 문단에 데뷔한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펴내는 산문집이다. 임동헌씨는『가족식사』에서 삶의 단상으로 치장되기 마련인 기존 산문집의 전형을 물리친 채, 지난 4월 작고한 아버지의 암 투병 과정을 ‘가족일기’ 형식으로 그려내며 인간 삶에의 의지와 가족 공동체의 아름다움을 선보인다. - - ◆ 아버지의 진정한 행보를 보여주는 책 - 『가족식사』의 덕목은 무엇보다 작가의 아버지가 보인 단아하고 상식적인 삶의 여정을 통해 가족애가 사라져 가는 우리 사회에 '아버지의 진정한 행보'가 무엇인가를 보여준다는 데 있다. 암 투병을 하면서도 해학을 잃지 않는 풍모, 입원할 때마다 넥타이를 매고 정장 차림으로 의사 앞에 섰던 단아함, 암투병 기간에도 해외여행을 꿈꾸며 여권을 신청하는 애틋한 의지 등은 눈물과 동시에 웃음까지 자아내는 보기 드문 산문 미학의 질료로 작용하고 있다. - 작가 임동헌씨는 이 산문집에서 아버지와의 아주 특별한 '동행'에 대해서도 고백하고 있다. 사업에 실패해 파주의 물류창고에서 허드렛일을 하고 있던 시절, 이부자리와 텔레비전을 싣고 와 ‘이곳에서는 글이 저절로 써지겠다’며 아들을 위로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따뜻하고 신선하다. 작가는 또 이 산문집에서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가 웅변 원고를 써준 이후, 자신의 문학적 스승 역시 아버지였다고 고백하고 있는데, 이는 강원대 낙농학과 출신으로서 일간지 정치부·문화부 기자와 [출판저널] 주간을 역임한 독특한 이력의 출발점이 어디에 있었는가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 - ◆ 고통을 해학으로 승화시키는 암환자 가족의 행로 - 『가족식사』는 또한 국민적 공포 대상인 암 환자가 생겼을 때 그 가족들이 어떤 행로를 걷는가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눈여겨볼 만하다. 저자는 암환자와 가족의 눈길을 잡는 암 치료비법 따위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의사를 전적으로 믿으면서 정신적 안정감을 높이고 활달한 대화를 추구한 과정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암환자를 정상인으로 대하며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에 대해 아버지와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는 대목은 마치 잘 쓰여진 소설의 한 대목인냥 생동감이 넘친다. - 여기에 48년 동안 시할머니와 시어머니를 모시다가, 남편과 오붓하게 산 지 불과 5개월 여 만에 암에 걸린 남편 간병에 나서야 했던 작가의 어머니 이야기 역시 잔잔한 감동을 준다. 대장암 수술을 받은 몸으로 간병인 한 번 쓰지 않고 남편 곁을 지킨 작가의 어머니는 곳곳에서 남편 못지 않은 위트를 발휘하며 상식을 벗어나지 않는 바른 생활 여인상의 면모를 보여준다. 작가가 신간을 냈을 때 아버지는 아들이 작가라는 데 비중을 두지만 어머니는 요즘에도 이렇게 비싼 책을 사보는 사람이 있겠느냐고 시큰둥해하는 대목 같은 게 그런 사례에 속한다. - - ◆ 탈상하는 자세로 쓴 49개의 꼭지 - 가족식사는 모두 7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체 글은 49개의 꼭지다. 이 같은 배치는 작가가 49재가 되기까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외출을 삼가며 탈상하는 자세로 49개의 아버지 이야기를 써낸 결과다. 작가는 부친이 위독하기 직전까지 [출판저널] 주간으로 재직했으나 부친이 마지막 입원을 한 직후 사표를 냈으며, 이때부터는 부친이 암 판정을 받은 이후부터 줄곧 써온 『가족식사』를 집필하는 데에만 전념해 왔다. - 『가족식사』의 줄기는 크게 부친의 투병기와 작고 이후로 나누어져 있다. 이 중 부친의 작고 이후는 망자의 유품을 정리하는 가족들이 유품을 통해 고인의 삶을 추억하는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이 이야기들 속에는 고인이 중년 시절을 보낼 때 시골 다방 아가씨와 벌였던 러브스토리가 아릿하게 소개되기도 하고, 항암제를 맞고 머리카락이 빠지자 가발을 맞춰 쓴 이야기, 고인의 옷을 번갈아가며 입어보는 아들들의 모습, 고인의 형제들이 보여준 뜨거운 인간애 등이 보여져 우리 사회에서 점점 사라져 가는 가족애의 진수를 보여준다. -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산문집이 슬픔과 눈물로 범벅된 것만은 아니다. 작가는 산문집의 말미에서 '나는 이제 현실로 돌아간다'고 선언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산문집은 아버지를 잃은 슬픔에만 젖어 현실을 방기하는 모습을 그린 것이 아니라 슬픔 속에서도 살아 있는 사람의 도리를 다하려는 ‘남은 자들의 힘’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삼우제를 지낸 후 20킬로그램짜리 쌀가마니를 하나씩 메고 부친의 형제들을 찾아가는 저자의 형제들 모습은 그 쌀가마니의 무게만큼이나 묵직하게 살아 있는 가족 공동체의 힘과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읽힌다. 또한 아버지를 잃은 조카들을 훈훈하게 맞아들이며 고인을 회고하는 형제들의 모습은 고인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느낌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 - ◆ 김정현씨의 장편소설 『아버지』와 『가족식사』 - 가족식사는 밀리언셀러로 기록된 김정현씨의 장편소설 『아버지』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대비된다. 장편소설 『아버지』 속의 아버지는 고급 공무원으로서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자의 쓸쓸하고 고독한 방황을 그려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으나 『가족식사』는 평범하지만 의연한 모습으로 자신의 생을 아름답게 지배한 이 땅 모든 아버지들의 족적을 잔잔하게 상징한다는 점에서 대비된다. 또한 잔잔한 다큐멘터리 기록물 느낌을 주는 『가족식사』의 리얼리티는 산문집이면서 소설 못지 않은 탄력성을 보여준다. 장편소설 『아버지』가 IMF 관리를 받는 시기에 나와, 가족 부양의 권리와 의무를 다하고 스러져가는 우리나라 가장의 모습을 그려내 특별한 관심을 받은 점을 감안하면, 사오정 세대가 거리를 헤매고, 젊은이들 역시 취업률 최악의 시대에서 방황하고 있는 요즘, 『가족식사』는 따뜻한 읽을거리를 소망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독서 기회를 줄 것으로 보인다.
기본정보
ISBN | 9788957577233 |
---|---|
발행(출시)일자 | 2004년 09월 06일 |
쪽수 | 254쪽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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