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과학 철학자
‘게리 주커브’가 제안하는 과학적인 감정 프로세서

우리에게는 조금은 낯선 이름인 ‘게리 주커브’는 미국 내에서 몸과 마음, 영혼에 관한 한 디팩 초프라, 웨인 다이어에 결코 뒤지지 않는 최고의 권위자이며, ‘과학자의 눈과 철학자의 마음’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1979년 출간한 《춤추는 물리The Dancing Wu Li Masters》는 ‘아메리칸 북 어워드 인 사이언스’를 수상하며 새로운 물리학의 전망을 밝힌 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 심리학과 현대 과학을 융합해 영혼의 진정한 힘을 과학적으로 풀어 쓴 《영혼의 자리The Seat of the Soul》는 뉴욕 타임스 최장기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바 있으며, 영혼의 힘으로 삶의 난관을 헤쳐나간 사람들의 이야기인 《소울 스토리Soul Stories》 또한 뉴욕 타임스, USA 투데이,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의 책들은 전 세계 20여 개국의 언어로 번역·출간되어 수백만 명의 영적 세계에 영향을 미쳤다. 그는 현재 ‘오프라 윈프리 쇼’ 등에 정기적으로 출연해 깊은 통찰력과 온화함으로 행복과 영성 회복에 관한 지혜를 전하고 있다.
그의 책 《감정을 과학한다The Heart of the Soul》는 ‘감정’이라는 인간의 심리학적인 부분을 과학적인 프로세서에 의해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짐짓 잘 알고 있다고 여기는 ‘자기 감정’이라는 것에 얼마나 무지한가에서 출발하여, 그 감정의 자각이 우리의 인생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보여주며, 인격과 영혼이 일치되어 ‘진정한 힘’으로 나아가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감정을 일종의 에너지로 보는데, 이 에너지가 우리 몸의 일곱 관문을 사랑과 믿음으로 떠나느냐, 두려움과 의심으로 떠나느냐, 즉 어떻게 떠나느냐에 따라 삶이 변화할 수 있음을 과학적인 시각에서 새롭게 분석해낸다. 그러면서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습관처럼 자리 잡은 부정적인 감정 패턴들을 지적하고 그것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우리 몸의 감정 에너지를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우리는 이 책 《감정을 과학한다》를 통해 고통과 스트레스가 아닌 자유롭고 행복한 인생으로 이끄는 감정의 놀라운 힘과 만나볼 수 있다.


일곱 관문을 통과하는 감정 에너지 시스템

주커브는 과거에는 평수 넓은 집에서 살고 고급 차를 굴리는 것을 행복의 잣대로 생각했다면, 오늘날의 시대는 내적인 풍요를 통한 행복을 갈망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물질의 소유가 삶의 불만이나 불안의 근본 원인을 치유해줄 수 없으며 내면 즉, 자신의 감정을 똑바로 바라보고 그것의 상태를 정확히 알 때 비로소 안정이 창조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나날의 일상생활에서 감정을 알아가는 일종의 수련 방법을 제시하는데, 그것은 우리 몸에 어떤 감각이 나타나고 그와 더불어 어떤 감정과 생각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지 그 모습을 그대로 지켜보라는 것이다. ‘머리 꼭대기(제7관문) → 이마 위, 눈과 눈 사이(제6관문) → 목구멍 근처(제5관문) → 가슴 부근(제4관문) → 명치 근처(제3관문) → 생식기 부근(제2관문) → 생식기 아래 몸통 최하단부(제1관문)’로 이어지는 우리 몸의 일곱 관문을 감정 에너지가 사랑과 믿음으로 떠나느냐 두려움과 의심으로 떠나느냐에 따라 기분과 몸 상태가 달라진다고 말한다.
가령 에너지가 제5관문인 목구멍을 사랑과 믿음으로 떠날 때 나는 남들에게 나를 자신감 있고 분명하게 표현할 수 있다. 내 목소리는 우렁차고 뚜렷하다. 반면 에너지가 이 관문을 두려움과 의심으로 떠날 때 내 표현력은 억제되고, 느낌을 전달하기 어려워진다. 내 목소리는 꽉 조인 호스로 물을 내보내는 것처럼 약하고 쉬어 있으며, 자신감이 없어 자꾸 재채기나 헛기침을 해댄다. 제2관문인 생식기 부근도 마찬가지다. 만약 이 부근을 에너지가 그러니까 감정이 두려움과 의심으로 떠난다면 나는 ‘진정한 짝’이 아닌데도 성적 욕망을 느낀다. 그러고는 그 상대와 관계를 맺지 못할 경우 약탈자로 변모되어 스토커로서 상대를 뒤쫓게 된다. 이처럼 일곱 관문을 감정이 어떻게 떠나느냐는 나를 자신감 있는 사람으로 만들기도 하고, 나를 못난 사람 혹은 폭력자로 만들 수 있다.
감정은 다름 아닌 삶이 나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그 메시지를 늘 주시할 때 비로소 이 세상을 폭력, 증오, 슬픔, 탐욕, 시기, 화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아닌 조화, 협동, 나눔, 생명에 대한 존중으로 살 수 있다고 주커브는 말한다.



주관적 ‘감정’을 객관적으로 ‘자각’하라

게리 주커브는 우리가 긍정적인 삶을 살려면 고통을 회피하려는 부정적인 자기감정을 알고 그것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며 화, 일 중독증, 감정의 무지, 완벽주의, 남을 즐겁게 하려는 욕구, 공허감, 권태, 맹목적 추종, 지나친 낙관주의, 특권 의식, 알코올이나 마약 중독, 폭식, 섹스 중독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을 열거하고, 그 극복 방법을 제시한다. 특히 여기서 제시되는 감정 패턴들은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닌 오랜 기간에 걸쳐 은근히 나타나 우리 삶을 망쳐놓는 것들이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그리고 이것들은 전부는 아니더라도 우리가 한 번쯤은 생각해봤을 자신의 문제로 그가 제시하는 방안들은 실제 생활에서 적용하고 실천해볼 수 있다.
그런데 누구나 문제라고 생각하는 부정적 감정들은 어떻게 알아낼 수 있을까. 저자는 원서의 부제이기도 한 ‘감정의 자각Emotional Awareness’에 관한 문제를 책 전반에 걸쳐 설명하고 있다. 그 방법의 한 일환으로 그는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질 것과 자신의 몸 상태를 살필 것을 요구한다. 그것을 ‘감정 풍경 지도’라고 표현하는데 이것은 과거와 현재, 미래로 이어지는 내 감정의 종착지를 보여준다. 나의 ‘화’는 독립된 하나의 감정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시간을 매개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아버지에 대한 화에서 시작해 룸메이트에 대한 화를 거쳐 자신의 배우자에 대한 화로 끝나는 하나의 선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이것은 범죄심리학에서 말하는 프로파일링처럼 한 사람의 감정의 궤적을 하나의 지도로 표현하는 방법이다. 궤적을 따라가다 보면 어제 배우자가 내 메일을 몰래 읽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몸에서 일어난 거부 반응이 실은 과거 아버지가 방문을 벌컥 열었을 때와 같은 것임을 알게 된다.
이 외에도 감정을 자각할 수 있는 일상 활동의 목록 작성법, 예민할 때와 과민할 때 감정을 체크하는 방법, 그리고 일 중독증, 완벽주의, 권태, 알코올이나 마약 중독, 폭식, 섹스 중독과 같은 부정적 감정 각각에 관한 ‘감정 체크 리스트’가 제시되고 있다.


감정은 내 삶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살아가다 힘든 상황이 닥쳐오면 다른 외적 상황으로 도망치거나 기를 쓰고 고통을 일으킨 상황을 바꾸려 시도한다. 직장, 친구, 배우자를 바꿔볼까 생각하기도 하고, 새로운 직업이나 집을 찾기도 한다. 그러나 잠시 고통이 사라진 것처럼 보이겠지만, 근원적인 문제는 사라지지 않은 채 더 큰 형태로 나를 압박해온다. 고통이 찾아오면 괴로운 상황으로부터 도망칠 것이 아니라 고통의 밑바닥까지 철저히 들여다봐야 한다. 우리 안에 도사리고 있는 불안에 대한 답을 감정이 알고 있음을 깨닫고, 고통이건 행복이건 자유롭게 감정을 느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