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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한국일보 > 2014년 9월 1주 선정
작가정보
저자 나카무라 후미노리(中村文則)는 1977년에 태어났고, 후쿠시마 대학 행정사회학부를 졸업했다. 2002년 『총(銃)』으로 신초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했으며 같은 작품으로 아쿠타가와 상 후보에 올랐다. 2003년 『차광』으로 다시 아쿠타가와 상 후보에 올랐으며 2004년 노마 문예 신인상을 수상했다. 2005년 『악의의 수기』로 미시마 유키오 상 후보에 올랐고, 같은 해 『흙 속의 아이』로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했다. 2010년에는 『쓰리』로 오에 겐자부로 상을 수상했다. 2012년 『쓰리』는 미국에서 『The Thief』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고, 『월 스트리트 저널(The Wall Street Journal)』의 ‘The Best Fiction of 2012’로 선정되었다. 2014년에는 미국의 David L. Goodis 상을 수상했다. 한국에서 출간된 작품으로는 『흙 속의 아이』 『모든 게 다 우울한 밤에』 『쓰리』 『악과 가면의 룰』 『왕국』이 있다.
역자 양윤옥은 일본문학 전문 번역가. 2005년 히라노 게이치로의 『일식』 번역으로 일본 고단샤에서 수여하는 노마 문예번역상을 수상했다. 나카무라 후미노리의 『모든 게 다 우울한 밤에』 『쓰리』 『악과 가면의 룰』 『왕국』, 히가시노 게이고의 『악의』 『유성의 인연』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1,2,3) 『중국행 슬로보트』 『여자가 없는 남자들』(근간) 등 다수의 작품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차
- 미궁 … 7
작가 후기 … 247
책 속으로
나답지 않은 짓을 하자고 생각했다.
평소의 나라면 하지 않을 짓을. 거부감이 느껴지는 짓을, 설령 내가 불쾌하게 생각할 만한 짓이라도. 내 존재의 경향이라는 것이 있다고 치고, 그것과는 반대되는 것을, 때로는 무리를 해가면서라도.(12쪽)
갑작스럽게 나는 그녀에게 사랑을 느꼈다. 오래전에 길렀던 개를 떠올린 것처럼. 내가 던진 공을 믿을 수 없는 도약력으로 곡예를 하듯이 그 개가 물어 왔을 때 느꼈던 것처럼. 나는 개를 쓰다듬듯이 그녀를 껴안았다.(30쪽)
“왜 그럴까, 요즘 지진이 날 때마다 참을 수 없이 배가 고파요. …… 나도 좀 불안한 모양이에요. 딱히 목숨이 아깝다는 생각 같은 것도 없는데.”(42쪽)
게다가 이건 진실입니다. 읽은 사람이 당신에게 호감을 갖게 할 만한 잔꾀도 부리지 않았어요. 완전히 맨살의, 있는 그대로의 진실입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가, 그런 공감 경쟁에서도 벗어난 책입니다.(57-58쪽)
남자가 나를 보았다. 진지하게. 이제부터 일어나는 일을 모조리 맛보고 싶다는 듯이. 사치스러운 악(惡)이라도 감상하듯이.(88쪽)
“…… 아니,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잖아. 밀실이었고, 열려 있던 화장실 창문으로 어른은 들어올 수 없었어. 어린아이라면 들어올 수 있겠지만, 어린아이는 그런 범죄는 불가능해.”(110쪽)
“분명히 말해서, 지금 내가 말한 그런 추리, 혹은 그 비슷한 추리 이외에 다른 건 생각할 수도 없어, 이 사건은. …… 하지만 말이지, 그런데도 말이지, 들어온 흔적이, 전혀 없어.”(132쪽)
출판사 서평
아쿠타가와 상, 오에 겐자부로 상 수상 작가 후미노리의
데뷔 10년을 장식하는 최고의 걸작 스릴러!
“내가, 어떤 계기로, 만난 여자는,
일가족 살인사건에서 살아남은 아이였다.”
아쿠타가와 상(『흙 속의 아이』), 오에 겐자부로 상(『쓰리』) 수상자인 나카무라 후미노리의 열한 번째 소설. 주인공 ‘신견新見’을 통해 ‘히오키 사건’이라는 일가족의 죽음과 관련된 사실이 조금씩 밝혀지면서,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이자 연인인 ‘사나에’에 관한 진실이 함께 드러난다.
변호사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주인공 신견에게는 어린 시절 ‘R’이라는 다른 인격이 있었다. 정신과 치료를 받은 그는 가끔 그 기억을 떠올리면서 R이라는 존재가 이제 새로운 인격체로 독립해 많은 살인 사건에 관여하고 있다는 망상을 하곤 한다. 최근 그는 우연히 사나에라는 여자를 만났고, 그녀에게 끌려 잠자리를 하지만 정작 그녀에 대해서 아는 것은 없다. 그때 탐정이 나타나 히오키 사건에 관한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그녀와 함께 살다가 실종된 남자를 찾고 있으니 도움을 달라고 요청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가 히오키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라는 사실을 언급한다. 신견은 이 사실에 대해 묘한 끌림과 동시에 미심쩍은 부분들을 발견하고, 조금씩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한편 사나에 또한 지나치게 아름다운 어머니와 그런 아내를 광적으로 감시하는 아버지, 그리고 자신을 성적 대상으로 바라봤던 오빠 때문에 어린 시절의 정신적 상흔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학교 근처에서 주스에 수면제를 타서 주는 괴한이 출몰하고, 어느 날 어린 사나에는 괴한이 준 주스 병을 받아드는데…….
책의 내용과 구성
세계 안의 톱니바퀴와 세계 밖의 공허함
그 틈새를 살아가는 두 남녀의 이야기
여기 어떤 남녀가 있다. 그들은 서로가 서로를 상쇄하는, 이 세계의 안팎에서 조금씩 서로를 지우는 일에 몰두한다. 도저히 아물 수 없는 상처를 가진, 하지만 우연 속에서 필연을 찾아 헤매는 ‘신견’과 ‘사나에’. 이들로부터 우리는 어떤 ‘진실’을 찾아내야 할까?
우리 대부분은 이 세계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세계는 결코 하나의 길을 제시하지 않고, 복잡한 미궁 속으로 개인을 초대한다. 몇몇은 그 복잡한 세계 속에서 악전고투를 거듭하면서 이를 바꿔나가겠다는 의식을 가지지만, 대부분의 개인은 세계 속의 톱니바퀴가 되어 저마다의 ‘행복’을 찾아 나선다. 그리고 여기서 행복이 마치 보편적인 가치처럼 위장되는 것은, 실상 ‘그것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는 세계의 지상명령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하지만 일단 이렇게 자유롭지 못한 세계 속의 톱니바퀴가 되고 나면, 우리에게 남는 것은 자신의 ‘생활’을 유지하는 일 뿐이다. 결국 생활이 의식을 결정한다. 마침내 자동-기계가 된 우리는 세계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잃고, 생활을 자신의 세계로 인식한다.
“이런 세계에 그렇게 달라붙어 있고 싶어요? 뭘 위해서? 다들 떠받들어주는 걸 위해서? 여자하고 하기 위해서? 사치를 누리고, 자신은 특별하다고 존재를 곱씹어보기 위해서? 다 웃기는 짓이에요. 이딴 거, 아무려면 어떻습니까?”(173쪽)
물론 세계 안에서의 우리는 세계 바깥으로의 출구를 찾기 힘들다. 하지만 어쩌면 어떤 경험이나 상처로 인해 이미 (생활=)세계 바깥에서 살아가며 세계 내부로의 입구를 찾는 인물도 있다. 작가인 후미노리는 마치 미궁 같은 이 상황을 ‘정체성(자아)’의 문제로 치환한다. 주인공 신견의 경우, R이라는 다른 인격은 스스로를 통제하기 위한 장치라기보다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기제로 작용한다. 이 세계의 톱니바퀴가 되기 싫어서, 세계 속의 이물(異物)로 존재하는 이의 힘겨운 몸짓처럼.
반면 사나에의 경우는 파국으로 치닫는 가족의 뒤틀린 사랑으로 인해, 일종의 ‘제동 장치’가 필요하다.
“눈이 뜨이면 모든 게 끝나고 원래대로 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 아니, 그게 아니라 그런 아버지가 아닌 아버지가 있고, 그런 어머니가 아닌 어머니가 있고, 그런 오빠가 아닌 오빠가 있을 거라고.”(220쪽)
세계 속의 톱니바퀴가 되기를 거부했던 신견과 달리, 사나에는 어린 시절부터 세계 밖으로 추방당한, 되돌아올 수 없는 또 다른 미궁 속을 살아가고 있다. 그녀에게 삶이란, 마치 세계 바깥의 공허함과 잔혹함에 지쳐 세계 속으로 편입하기 위한 필사적 몸부림에 가깝다.
그렇다면 우리는 여기서 그/녀의 차이만을 발견한다. 이렇듯 결코 가까워질 수 없는 평행한 두 직선의 틈새를 살아가는 두 남녀의 행보는, 다른 인물들의 개입으로 인해 비로소 변화의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이해와 오해의 쌍곡선,
평행한 세계에서 ‘듀엣’으로 살아가기
예컨대 작품 속에서 ‘탐정’의 등장은, 신견을 긴장시키지만 동시에 그를 세계 바깥의 경험으로 인도한다. 히오키 사건과 관련된 이들 또한 그것에 호기심을 가지는 신견에게 그럴듯한 정보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그들도 결국 세계 속의 톱니바퀴이고, 결코 그 운동의 법칙에서 탈주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해와 오해의 이중주 속에서, 모든 인물들은 저마다 하나씩의 비밀을 숨긴 채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이 작품은 그 인물들이 가진 비밀을 밝히는 서사구조 자체로 하나의 미궁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이처럼 읽을수록 궁금증을 더하는 작가 후미노리의 치밀한 서사는, 독자들로 하여금 맥락을 놓치지 않게 하는 긴장감과 더불어 단순한 추리가 가진 ‘함정’으로 독자들을 유혹한다. 요컨대 ‘히오키 사건’은 하나의 의문을 해결하고 나면, 또 다른 문제들이 튀어나와 사건을 더욱 혼란스럽게 바꾸고 마는 것이다. 과연 사나에의 가족을 죽인 인물은 누구인가, 그리고 밀실이라는 조건을 어떻게 극복했는가, 라는 문제는 하나의 충분조건으로는 해결 불가능하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은 오히려 한 남자가 한 여자를, 그리고 한 여자가 한 남자를 ‘이해’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어쩌면 우리들은, 아직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조차 되어 있지 않은지도 모른다.
다시, 인간 대 인간의 오해라는 지평을 향해 무한히 수렴하는 하나의 곡선이 있다고 치자. 우리들 대부분은 그러한 곡선 위를 살아간다. 이를 벗어나 이해의 곡선으로 다가서기 위해서는 바로 그 ‘무한한 오해’의 곡선에서 탈선해야만 한다. 후미노리의 ‘심리-서사’가 그 오해의 끝을 벗어나, 마침내 새롭게 이해의 곡선 위로 상승하는 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눈으로 확인하고, 귀로 듣는 것이 우리가 아는 ‘진실’은 아닐 수도 있다. 신견 또한 ‘진실에 대한 의심’의 유예를 통해 비로소 어떤 해결지점으로 나아가므로.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하라”는 비트겐슈타인의 명제와 반대로, 이제 우리에겐 (이해와 동의어로서) ‘사랑’의 지평을 넓혀 갈, 평행한 세계를 조금 울퉁불퉁하게 만들 ‘이중주(듀엣)’가 필요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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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아마존 독자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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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간절하게 원한다 해도 진실을 퍼 올리는 일은 한없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ID: 春)
― 온라인 독서동호회 [독서 메타] 서평
기본정보
ISBN | 9788957078143 |
---|---|
발행(출시)일자 | 2014년 08월 27일 |
쪽수 | 248쪽 |
크기 |
128 * 188
* 32
mm
/ 398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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