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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김하인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중고등학교를 서울에서 졸업했고 대학은 대구에서 마쳤다. 대학 3학년 때 <조선일보> <경향신문> <대구매일신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었으며, [현대시학]으로 시단에 입문했다. 잡지사 기자, MBC TV 구성작가로 일했으며 현재 전업작가로 활동중이다. 장편소설로는 [내 마음의 풍금소리] [왕목] [푸른 기억속의 방](열음사) [아르고스의 눈](밀알) [사랑의 환생](밀알) [국화꽃 향기](생각의나무), [아침인사](생각의 나무) 등이 있다. [왕목]으로 제 5회 추리문학 매니아 상을 받았다.
출판사 서평
최근 압도적인 대중의 주목을 받고 있는 감성소설 작가 김하인. 여느 소설가와도 구별되는 독창적 어법을 구사하는 그의 새로운 감성, [허브를 사랑하나요]라는 책이 이야기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가장 흔하면서도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는 "사랑" 이야기를 "김하인식"으로 풀어낸 이 책은, 호된 사랑앓이를 막 시작했거나 아물지 않은 상채기를 지닌 10대와 20대 청춘들을 향한 이야기다.
또는 순수한 사랑의 힘을 믿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글이다. 일상의 세상에 편입되지 못한 남자와 여자, 각각 불시착한 사랑의 아픔을 다룬 이 책을 통해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작가의 강력한 카리스마를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될 것이다.
한 명의 여자와 세 명의 남자
이헌재
"일찍부터 세상의 나이를 먹지 않고 바람의 나이를 먹은" 그는 고급 퀵서비스맨이다.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한 바이크 라이너인 그는 커스텀과 하야부사라는 두 대의 오토바이와 동거하며 산다. 폭주족 시절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다가 여자친구를 영원히 잃은 과거 때문에 세월이 흐른 후에도 아픔과 외로움 속에 살고 있다. 일상적 삶이 부여하는 그 어떤 의미도그에게 바이크와 한몸이 되어 질주할 때의 쾌감을 압도하지 못한다.
소음기에서 새벽 풍경을 수평으로 가르는 톱니바큇날 소리가 들린다. 공기가 팟, 팟, 팟 터지는 소리가 고막을 압도한다 바이크 커스텀은 속도머신답게 창 끝을 세우고 직선의 가장 빠른 미궁을 뚫어버린다. 산과 집, 전신주, 교량이 갚은 밤을 덮고 홍건한 잠에 빠졌다가 굉음보다 앞선 금속 질주에 놀라 파닥파닥 깨어 일어나는 느낌이다.
바이크를 최소한 220 이상 놓아본 라이너들은 알 것이다. 그이상의 속도라면 세상과 세계는 사라지고 오로지 길과 바이크 그리고 라이너만이 존재한다. 그것들은 따로가 아니고 삼위일체로 하나가 되어 모든 것을 지우개처럼 지우거나 모든 것을 빨아들인다.
윤지수
자신을 세렝게티 평원의 한 음지식물 "우츄프라 카치아"라는 식물이라고 생각하는 여자. 짐승들이 건드리면 하루가 다르게 시들해지다가 죽고 마는, 한 번 만진 이상 그 사람이 매일매일 곁에서 만져주어야만 사는 이 희귀 식물의 운명을 가진 채 떠나버린 남자를 잊지 못한다.
식물 조경을 업으로 가진 그녀는 현실 생활을 유지하면서도 철저히 타인과 단절된 삶을 살고 있다. 상황에 쉽게 타협하고 죄의식 없이 잊고 마는 사람들의 삶에 동화되지 못 하고서 식물의 순수함 속에 자신을 유배한다.
흙의 깊이가 식물의 자유라는 것을 사람들은 잘 모른다. 흙의 깊이는 초록 생물들에겐 삶과 죽음의 경계선이다. 물고기가 노니는 물의 깊이처럼 식물의 잎과 뿌리를 지느러미삼아 훍 속을 헤엄쳐 다니고 숨쉬는 것이다.
그녀의 남자
한 남자에 대한 사랑 때문에 지수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펀치머신 맨. 동성의 사랑이 주변의 사람뿐 아니라 자신들조차 얼마나 고통스럽게 하는지를 너무나 잘 아는, 그래서 권투 글러브를 끼고 서로의 육체를 망가뜨리는 슬픔을 견디지 못해 헤어졌다가 결국 캐나다로 떠나버림으로써 그 둘은 서로의 가족을 버리고 사랑을 택한다. 지수와 동거하는 동안 그의 식물성 사랑은 지수에게 옮겨진다.
사랑은 불가사의하다. 두 남자가 같이 살기 위해서 한 남자는 직장을 잃고 아내를 잃고, 또 다른 사내는 그만을 완전히 사랑하기 위해 체제적인 위장결혼을 하고 예정된 이혼을 하고. 서로 때리고 맞으면서 마음과 육체의 고통을 맞추어 상쇄시키고 버텼겠지만 진실로 다시 그런 생활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버텼겠지만 두 남자는 빗줄기의 모래성처럼 허물어져버렸다.
레드 핸드폰 주인
순정 명랑만화를 그리는 20대 초반의 남자. 폐쇄적인 생활 속에서의 단절감으로 인해 순수한 청년의 모습과 잔인한 스토커라는 극단의 이중 성격을 보인다. 그는 지수에게 굴절된, 폭력적인 사랑을 표현하여 서로에게 큰 상처를 남기는데, 외로운 현대인의 전형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레드 핸드폰을 구입한 지는 반년이 돼간다. 하지만 자신에게 아무도 전화를 걸어오지 않았다. 만화 일거리는 작업실 전화로 한 달에 한두 번 걸려올 뿐이고. 딱히 그는 핸드폰으로 누군가에게 전화 걸 사람이 없었다. 쓰이지 않는 핸드폰. 죽은 핸드폰.
줄거리
식물 인테리어를 한 윤지수는 3년 동안 동거했던 남자를 잊지 못한다. 그 남자는 그녀 아닌 다른 남자를 사랑하는 동성애자로, 사랑을 완성하기 위해 캐나다로 떠나버린다. 지수는 그를 잊기 위해 아파트에 남겨진 그의 물건 13가지를 전에 함께 들렀던 13곳의 바다에 보내기로 한다. 그 일을 맡길 사람을 인터넷에서 찾아낸다. 고급 퀵맨이자 바이크광인 이헌재는 한 번에 하나씩 허브 화분을 받는 조건으로 이 제안을 수락한다.
10대 말, 사랑하는 여자친구를 태우고 질주하다가 그녀를 하늘로 보내버린 사건 이후로 그 어떤 여자도, 사랑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그는 지수의 사랑을 버리는 일을 해주는 동시에 묻어두었던 자신의 사랑도 버리기로 한다. 그 와중에 지수는 전철에서 주운 레드 핸드폰의 주인을 만나 지울 수 없는 정신과 육체의 상처를 당하고, 헌재는 의뢰인의 사주를 받은 포르셰와의 살인 추격전을 벌인다.
열세 군데 바다에서 버려진 추억 대신 얻은 열세 개의 허브 화분은 지수와 헌재의 사랑을 연결하는 끈이 되어 둘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난다. 그녀는 헌재에게 전재산인 5000만원짜리 마지막 거래를 제안한다. 자신을 바다 속으로 배달해달라는 것. 의뢰자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받은 헌재는 신변을 정리한 후 지수를 태우고 바다로 떠난다. 그녀에게서 사랑을 느낀 그는 그녀와 함께 질주하는 오토바이 위에서 마지막 섹스를 하면서 바다로 떨어진다.
[허브를 사랑하나요]를 읽기에 앞서
김하인의 소설을 읽을 때는 어떤 자세를 필요로 한다. "현실"과 "사상"을 결부하거나 "이해"하려는 이성을 동원한다면 아무것도 얻을 게 없을 것이다. 대신 그의 문장이 안내하는 대로 눈을 감고 손과 마음을 내맡기는 것, 가슴을 열어놓은 채 그가 보여주는 사랑의 공간에 들어갈 준비가 필요한 것이다.
죽음을 향해, 사랑을 향해 바람 속을 질주하는 한 남녀의 삶을 현실에서 이해하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단 한 번뿐인 잊을 수 없는 사랑에 대한 꿈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 김하인은 소설을 통해서 사람들의 가슴속에 깊이 감춰진 사랑 혹은 열정을 폭발시켜주는 힘을 지녔다. 따라서 그의 소설에서 문학(學)성은 논할 의미가 없어진다. 가슴을 진공관으로 만들어놓는 그의 감성 앞에서는…….
"세상의 모든 벽과 어둠을 한꺼번에 꿰뚫는 빛으로 날아가 스러지고 싶다는 열병으로 황폐함을 살았습니다. 그녀의 병이 전이된 게 아니라, 그녀를 떠나보낸 슬픔 때문만이 아니라, 20대의 푸른 시간대는 누구나 그만큼 위태롭고 빠르게 지나가는 것임을 알아버렸습니다. 속도의 어지럼증 같은 거지요. ……사랑은 참으로 눈부신 바이크입니다. 사랑은 참으로 위대한 관통력을 가진 폭발 그 자체입니다. 전 그렇게 믿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믿을 것입니다.
전 이 책을 답답증을 앓는 푸른 시간의 소유자들에게 바칩니다. 단 한 번의 질주로 꽃이 피고 져 내리듯이 이 삶이 주는 사랑과 만남이 아름다웠노라고 말하고 싶은 이들의 손에 제 푸른 가슴 페이지가 넘겨지길 바랍니다. 답답하기 그지없는 세계와 현실을 살면서 이 책을 통해 독자님들의 가슴이 시원스레 뻥 뚫리기를 바랍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저자 소개
김하인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중고등학교를 서울에서 졸업했고 대학은 대구에서 마쳤다. 대학 3학년 때 <조선일보> <경향신문> <대구매일신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었으며, [현대시학]으로 시단에 입문했다. 잡지사 기자, MBC TV 구성작가로 일했으며 현재 전업작가로 활동중이다. 장편소설로는 [내 마음의 풍금소리] [왕목] [푸른 기억속의 방](열음사) [아르고스의 눈](밀알) [사랑의 환생](밀알) [국화꽃 향기](생각의나무), [아침인사](생각의 나무) 등이 있다. [왕목]으로 제 5회 추리문학 매니아 상을 받았다.
기본정보
ISBN | 9788955121353 |
---|---|
발행(출시)일자 | 2001년 07월 12일 |
쪽수 | 264쪽 |
크기 |
153 * 224
mm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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