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노블 모비 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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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 수상 작가 크리스토프 샤부테
원작의 철학과 감동을 극대화하는 시적이고 강렬한 화면
“우리는 모두 일정 부분 에이해브 선장이다.”
작가정보
Herman Melville
1819년 8월 1일 뉴욕에서 태어났다.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내지만 1832년 아버지가 사업 실패 후 사망해 은행원, 점원, 교사, 상선의 사환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게 된다. 1841년 포경선 선원으로 항해를 떠나 선장의 폭압과 격무 탓에 이듬해 탈주해 타히티섬을 비롯한 폴리네시아의 여러 섬들에서 생활했다. 1843년 미 해군에 입대했고 제대 후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첫 장편소설 『타이피』를 집필한다. 1846년과 1847년에 각각 출간한 『타이피』와 『오무』로 모험 작가로서의 명성과 인기를 얻는다. 이어 작가적 야심을 발휘한 작품들을 선보이나 평단과 독자 모두에게 외면당한다. 1850년 그의 문학적 여정의 동반자인 너새니얼 호손을 만났고, 이듬해 출간한 여섯번째 장편소설 『모비 딕』을 그에게 헌정한다. 하지만 이 작품 역시 생소한 형식과 신성모독적 서술 탓에 혹평을 받는다. 1860년부터는 시작에 매진하지만 더는 작가적 명성을 누리지 못한다. 「선원, 빌리 버드」를 미완으로 남긴 채 1891년 심장발작으로 사망했다.
멜빌은 20세기 초 이른바 ‘멜빌 부흥’을 거쳐 재평가되었다. 특히 그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레이먼드 위버가 극찬하는 평론을 발표한것을 계기로 재조명된 『모비 딕』은, 향유고래의 공격으로 난파된 에식스호의 실제 사건에서 영감을 얻어 포경선 피쿼드호의 에이해브 선장과 흰 고래 ‘모비 딕’ 사이의 대결을 거대하고도 웅장한 비극으로 형상화한 멜빌의 대표작이자 미국문학의 걸작으로 손꼽힌다.
대학에서 불문학을, 대학원에서 한국 현대시를 공부했다. 이후 출판사에서 일했고, 프랑스 부르고뉴-프랑슈콩테 대학에서 비교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섹스와 거짓말』 『그녀, 아델』 『세상의 마지막 밤』 『인생은 짧고 욕망은 끝이 없다』 『노아』(전2권) 등을 한국어로 옮겼으며,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물방울 삼형제의 모험』 등을 프랑스어로 번역했다.
Christophe Chaboute
1967년 프랑스 알자스로렌에서 태어났다. 뮐루즈 국립고등미술학교에서 2년 수학 후 앙굴렘 국립고등미술학교와 스트라스부르 국립장식미술학교를 거쳤다. 1993년 여러 작가들과 협업한 아르튀르 랭보에 관한 그림책 『이야기들』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98년 『마녀들』과 『어느 여름날』을 출간하며 이름을 알렸고, 두 작품은 각각 일자크 만화페스티벌과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에서 수상했다. 1999년 발표한 『조에』로 작가적 역량의 전성기를 맞았으며, 이듬해 발표한 『만월』이 익스트라폴상을 수상하며 프랑스 만화계에 다시 한번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2002년 『행복의 작은 섬』으로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다. 그 밖의 작품으로 『만화로 보는 레오 페레』 『짐승』 『연옥』 『앙리 데지레 랑드뤼』 『홀로』 『대구잡이 어부들』 『씁쓸한 이야기』 『공주들도 화장실에 간다』 『약간의 나무와 강철』 등이 있다. 잭 런던의 단편소설 「불을 지피다」를 그래픽노블로 각색한 경험을 살려 2014년 허먼 멜빌 원작 『모비 딕』을 그래픽노블로 재탄생시키며 크게 호평받았다.
목차
- 어렴풋이 드러나는 것들 005
물기둥 여인숙 009
마음의 친구 021
배 029
예언자 039
승선 043
기사와 시종 047
에이해브 053
뒷갑판 057
모비 딕 073
첫번째 고래 사냥 079
고래 해체 095
팔과 다리 105
에이해브와 스타벅 111
관에 누운 퀴퀘그 121
태평양 127
대장장이 135
고래 불침번 145
사분의 149
세인트엘모의 불 153
머스킷총 163
구명부표 169
피쿼드호, 레이철호를 만나다 177
모자 183
피쿼드호, 델리스호를 만나다 189
교향곡 193
추격: 첫째 날 201
추격: 둘째 날 213
추격: 셋째 날 227
에필로그 249
허먼 멜빌 연보 253
추천사
출판사 서평
노벨연구소가 선정한 세계문학 100대 작품, [가디언]지가 선정한 세계 100대 소설로 꼽히는 허먼 멜빌의 『모비 딕』을 프랑스 만화 작가 크리스토프 샤부테가 그래픽노블로 재탄생시켰다. 20세기 중반까지도 문학이 아니라 고래학 관련 서적으로 오해를 받을 만큼 고래와 포경업에 관한 치밀한 기록을 자랑하는 방대한 분량의 원작소설을 250여 쪽의 그래픽노블로 각색하면서, 샤부테는 인물들의 심리와 관계, 거기서 비롯되는 극적 긴장감을 더욱 부각했다. 각 장章의 시작에는 멜빌의 주요 문장을 배치하며 이야기의 중심을 잡아나갔고, 인물의 눈빛, 때로는 거칠고 때로는 적막한 화면을 통해 인간의 공포와 분노, 집착과 광기 등을 더욱 생생하게 전달한다. 난파한 배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선원 이슈미얼의 회상으로 시작하는 원작과 달리, 항해를 꿈꾸며 드넓은 초원을 가로질러 바다로 향하는 이슈미얼의 현재 시점에서 이야기가 시작되도록 각색한 점 역시 눈에 띄는 그래픽노블만의 특색이다.
전설적인 흰 고래 모비 딕과 대자연을 마주한 인간의 눈은 흑백의 강렬한 대비를 이루는 샤부테의 그림 속에서 한층 돋보인다. 샤부테는 대사를 최소한으로 제한하고, 탁월한 이미지로 그 자리를 대신한다. 그래픽노블 『모비 딕』 역시 멜빌의 문장에 의존하기보다 대사가 없는 적막한 그림들을 남겨두었다. 에이해브 선장이 작품 속에 처음 등장하는 장면에서 환유적으로 그의 다리와 의족으로만 인물을 표현하거나, 마지막 다섯 쪽에 걸쳐 흰 고래가 광기에 사로잡힌 인간을 끌고 검은 바다의 심연 속으로 들어가는 장면 등은 이 그래픽노블의 백미라 할 수 있다. 크리스토프 샤부테의 『모비 딕』은 영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독일어 등으로 번역 출간되었으며, 2017년 미국 출간 후 ‘만화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아이스너상 ‘최우수 각색상’과 ‘최우수 작가상’ 두 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시간을 두고 ‘읽어야 할’ 강렬한 그림들…
원작의 사색과 성찰의 여백을 시각적으로 생생히 구현하다
수풀이 우거진 드넓은 초원. 단출한 짐 가방 하나를 든 남자가 초원 위를 한참 동안 걸어나간다. 그는 분명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 다시 초원이 드넓게 펼쳐진 적막한 화면. 이내 갈매기 한두 마리가 화면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초원을 걷던 그 남자는 바다에 가까워진 것이리라. 그래픽노블 『모비 딕』은 이렇게 시작된다(본문 5~8쪽). 크리스토프 샤부테는 원작소설의 제1장과 2장을 전체 네 페이지, 열세 컷의 화면 속에 연출해냈다. 강렬한 대비를 이루는 검은 초원과 하얀 하늘 위로 한 사람의 고독하고 검은 실루엣만이, 이따금 갈매기 몇 마리만이 등장할 뿐 아무런 서술도 대화도 없다. 그러나 예민한 독자가 행간을 읽어내듯 적막한 그림을 하나하나 읽어갈수록, 오랜 시간 바다와 항구를 찾아 홀로 먼길을 떠나온 사람의 고독은 더욱 진하게 전달된다.
크리스토프 샤부테는 꾸역꾸역 소설을 채워넣으려 하지 않고, 한 걸음 물러나 장엄하면서 엄청난 소설에 압도된 독자를 바라본다. 자신의 뛰어난 재능을 통해 강력한 그림의 언어를 보여준다. 존 아쿠디(미국 만화 작가)
다음 장면도 마찬가지다. 샤부테는 원작의 “살을 에는 듯이 춥고 쓸쓸한” “12월의 어느 토요일 밤” “황량한 거리”를 눈이 내리는 거리 풍경으로, 말없이 그 거리를 혼자 걷는 인물의 쓸쓸한 눈빛으로 표현했다. 초원을 걷던 이슈미얼이 마침내 묵어갈 여인숙을 찾아 방을 구하는 장면에서야 말풍선이 처음 등장한다. 이 밖에도 작품 전반에서 말풍선을 생략하고 그림만으로 집중력 있게 구성한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샤부테는 멜빌 원작의 주요 문장을 포함해 내용을 파악하는 데 꼭 필요한 대사만을 입혔다. 샤부테의 작품 속 그림은 단순히 글을 보조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주체적으로 읽어야 할 대상이다.
“지구를 열 바퀴라도 돌 것이다!
지구 이 끝에서 저 끝으로 뚫고서라도 갈 것이다!
그놈을 반드시 죽일 것이다!”
크리스토프 샤부테는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모두 일정 부분 에이해브 선장이다”라고 말하며, 강인하고 광적이면서도 늙고 유약하며 두려움에 사로잡힌 인물로서 에이해브를 그리고 싶었다고, 그리하여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인간적인 인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샤부테의 『모비 딕』에는 인물들의 얼굴이, 특히 인간의 감정을 가장 잘 드러내는 창으로서 인물들의 눈이 크게 클로즈업된 장면들이 많이 등장한다. 때로는 광기에, 때로는 두려움에 사로잡힌 인물들의 눈빛을 담은 단 한 컷의 그림을 통해 작가는 문장으로서만 표현해낼 수 없는 독특한 심상을 자아낸다.
10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의 원작소설을 250여 쪽 분량의 그래픽노블로 각색하기 위해 샤부테는 고래와 포경업에 대한 백과사전식 묘사를 생략하는 대신 인물들의 심리와 관계, 거기서 비롯되는 극적 긴장감을 더욱 부각했다. 승선의 꿈을 품은 이슈미얼과 이교도 작살잡이 퀴퀘그의 첫 만남과 그들의 남다른 우정, 전설적인 흰 고래 모비 딕을 쫓아 무정하고 냉혹한 항해를 계속하는 피쿼드호의 선장 에이해브의 광기, 그리고 항해의 목적과 신의 뜻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며 복수심에 사로잡힌 선장과 대립하는 일등항해사 스타벅, 공포심을 잊으려 끊임없이 노래하는 스터브, 선장에게 마지막 파국의 예언을 전하는 페달라의 이야기 등 원작의 철학과 감동이 때로는 거칠고 때로는 적막한 화면 위에 펼쳐진다.
기본정보
ISBN | 9788954657112 |
---|---|
발행(출시)일자 | 2019년 08월 01일 |
쪽수 | 256쪽 |
크기 |
196 * 264
* 26
mm
/ 943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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