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비평들 1호: 시점(point of 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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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매일경제 > 2021년 11월 3주 선정
한국문학의 요즘을 말하는
‘요즘비평들’
“비평의 현장을 조망하기 위한 자리, 공통의 비평장.”
비정기 비평무크지
한국문학의 요즘을 말하는 ‘요즘비평들’
“다종다양한 양태의 비평이 장을 형성하고 있는”(이병국, 「서문을 대신하여」) 요즘, 문학과 비평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 ‘요즘 비평’을 다룬 『비정기 비평무크지 요즘비평들 1호』가 출간되었다. 한국문학 비평장에서 주목할 만한 주제를 독자에게 소개하고 토론하는 비평그룹 ‘요즘비평포럼’이 2020년에 진행한 세 차례의 포럼에서 열두 명의 평론가가 나눈 이야기를 3부로 나누고 다듬어 비정기 비평무크지로 묶어 세상에 내놓는다.
시점 point of view
비평의 현장을 조망하기 위한 자리, 공통의 비평장
1부 〈전지적 1인칭 시점〉에서는 최근 한국문학에서 1인칭 화자(‘나’)가 두드러지는 경향과 ‘나’가 무엇으로 구성되었고, 될 수 있고, 되고자 하며, 되어야 하는지 질문을 던진다. ‘우리’로 수렴하기보다 고유한 단자적 주체로 상상하려는 노력인 것이다. ‘우리’ 이전/이후의 ‘나’에 대한 사유와 실험을 목격할 수 있다.
강보원 평론가는 「아주 조금 있는 문학」에서 스스로를 무효화하여 다른 모든 것들을 무효화시키는 문학의 보편성에 천착한다. 김건형 평론가는 「한국 퀴어 소설에 나타난 자기 반영적 서술 전략」에서 최근 1인칭 퀴어/페미니즘 소설을 공통된 전략으로 범주화하여 살핀다. 박혜진 평론가는 「부스러기의 역습 : 유계영, 『이런 얘기는 좀 어지러운가』」에서 유계영의 시집을 경유하여 1인칭 화법이 전체론적 사고를 탈피하고 부분과 부분을 연결하는 다원적이고 확장적인 사고를 실험하는 전략으로 작동함을 보여준다. 조대한 평론가는 「21.2세기 시인들의 세계」에서 최근 시들이 구사하는 1인칭 화법으로부터 일관된 경향을 발견한다.
2부 〈남류 소설가 : 남성 서사 되묻기〉에서는 기존의 남성 서사와 여성 서사의 재현 방식을 반성적으로 검토하고, 최근 여성 서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체된 남성 서사에 대해 이야기하며 페미니즘 이후 남성 서사의 지형을 파악한다.
김요섭 평론가는 「아버지는 자신의 죄를 알지 못하나이나」에서 ‘마이너리티-남성’에서 ‘남성-마이너리티’로 전도된 피해 서사에 집중하여 “남성-마이너리티로의 수렴도, 남성-마이너리티에 대한 거부도 아닌 징후”로써 이기호 소설가의 「위계란 무엇인가?」를 읽어낸다. 노태훈 평론가는 「7 : 3」에서 통계를 통해 여성 작가의 약진과 더불어 여성 의식을 다룬 작품이 증가한 것은 아님을 지적한다. 이소 평론가는 「죄의식의 남성성, 해원解冤의 여성성 : 임철우 소설을 중심으로」에서 임철우 작가의 소설 속에 나타난 여성성이 지닌 한계를 살핀다. 이은지 평론가는 「남성 서사 속 하위주체 남성들 : 바나나맨과 까막눈과 투명인간」에서 2000년대 이후 문단에서 각광받았던 남성 서사를 살펴보며 새로운 남성 주체의 가능성을 장기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
3부 〈르네상時 : 유동하는 시의 좌표〉에서는 다양한 방식(온라인 플랫폼, 낭독회, 강좌 등)으로 소비되고 창작되는 시의 경향과 시의 소비 행위가 비평의 공론장으로 연결되지 않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돌아본다. 시인과 독자, 창작과 소비와 비평의 좌표를 점검하고 이후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김정빈 평론가는 「시의 사적인 독법」에서 ‘나’를 투영하여 시를 소비하고 읽어내는 일이 현재적 시의 향유이며, 시가 새로운 ‘우리’의 대화를 구성하는 공적인 발화로 나아간다고 주장한다. 김지윤 평론가는 「유동하는 시의 좌표와 멀티 페르소나」에서 ‘부캐’로의 분리가 자연스러운 지금 이곳에서 시적 주체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그 양상을 살핀다. 박윤영 평론가는 「어떤 독서법-감정적 읽기 : 이원하,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에서 이원하 시의 화자를 경유하여 ‘나’를 돌아보는 모종의 힐링을 경험과 간접적 동일시의 정서와 욕망이 이원하의 시집을 구매하는 원동력이 되었음을 분석한다. 이병국 평론가는 「시와 시인 그리고 플랫폼」에서 한 문예지의 폐간문을 사례로 들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윤을 낼 수 없음에도 발간되는 문예지와 시 전문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건형
2018년 『문학동네』를 통해 평론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저자(글) 김요섭
2015년 『창작과비평』을 통해 평론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요즘비평포럼’ 기획에 참여하고 있다.
저자(글) 김정빈
2020년 세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평론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2006년 『문학사상』을 통해 시를, 201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평론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시집 『수인반점 왕선생』을 냈고 공저 『시, 현대사를 관통하다』 등이 있다. ‘요즘비평포럼’ 기획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숙명여대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자(글) 노태훈
2013년 중앙신인문학상을 통해 평론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현재 계간 『자음과모음』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자(글) 박윤영
2016년 『실천문학』을 통해 평론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2017~2020년 계간 『실천문학』 편집위원으로
활동했다. ‘요즘비평포럼’ 기획에 참여하고 있다. 공저 『시, 현대사를 관통하다』가 있다.
저자(글) 박혜진
201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평론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문학평론가이자 문학편집자로 활동하고 있다.
201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시를, 2017년 중앙신인문학상을 통해 평론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시집 『이곳의 안녕』을 냈다. 2019년 내일의 한국작가상을 수상했다.
저자(글) 이 소
2020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평론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저자(글) 이은지
2014년 『창작과비평』을 통해 평론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한겨레 칼럼 「2030 리스펙트」 「2030
잠금해제」를 연재했고, 월간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르몽드 문화톡톡’ 코너에 필진으로 참여했다. 공저 『문화, on&off 일상』을 냈고, 옮긴 책으로 『성인언어』가 있다.
저자(글) 조대한
2018년 『현대문학』을 통해 평론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목차
- 서문을 대신하여ㆍ이병국
1부 전지적 1인칭 시점
아주 조금 있는 문학ㆍ강보원
한국 퀴어 소설에 나타난 자기 반영적 서술 전략ㆍ김건형
부스러기의 역습 : 유계영, 『이런 얘기는 좀 어지러운가』ㆍ박혜진
21.2세기 시인들의 세계ㆍ조대한
2부 남류 소설가 : 남성 서사 되묻기
아버지는 자신의 죄를 알지 못하나이다ㆍ김요섭
7 : 3ㆍ노태훈
죄의식의 남성성, 해원解冤의 여성성 : 임철우 소설을 중심으로ㆍ이소
남성 서사 속 하위주체 남성들 : 바나나맨과 까막눈과 투명인간ㆍ이은지
3부 르네상時 : 유동하는 시의 좌표
시의 사적인 독법ㆍ김정빈
유동하는 시의 좌표와 멀티 페르소나ㆍ김지윤
어떤 독서법-감정적 읽기 : 이원하,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ㆍ박윤영
시와 시인 그리고 플랫폼ㆍ이병국
책 속으로
■■■ 서문
첫 번째 무크지의 키워드는 ‘시점(point of view)’으로 정했다. 1, 2차 포럼에서 화자로서의 ‘나’와 남성 화자에 주목했듯이, 소설에서의 시점을 뜻하기도 한다. 하지만 한 해간 ‘요즘’의 시각으로 우리 문학을 살펴보았던 요즘비평포럼의 시점이라는 의미가 더 크다. 프랑스어 사전 『Le Robert』의 정의에 따르면 시점은 ‘어떤 대상을 잘 볼 수 있게 자리를 잡는 장소’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요즘비평포럼이 이처럼 비평의 현장을 조망하기 위한 자리, 공통의 비평장을 마련하려 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이 책이 2020년 문학에 대해 잘 살펴볼 수 있는 장소가 되기를 바란다. _이병국, 「서문을 대신하여」
■■■ 책 속으로
그렇다면 우리는 이 대립으로부터 조금 다른 질문을 던질 수 있다. 문학의 양적인 실체성은 왜 이러한 애매한 방식으로, 다시 말해 취소되지 않는 방식으로 취소되어야만 했을까? 그리고 문학에 대한 양적인 접근과 대립하는 문학의 무효화가 “자신의 제한 없음”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면 그 “제한 없음”은 이 무효화와, 그리고 동시에 거부된 것으로서 그것의 잔여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_강보원, 「아주 조금 있는 문학」, 25쪽
소설가 화자는 그간 주어졌던 기성의 담론과 언어를 갱신하는 퀴어 페미니즘적 이야기를 쓰고자 한다. 이제부터 자신의 새로운 재현 언어가 이후의 세대에게 다른 툴이 될 수 있다라는 자기 수행적 역사철학이다. 이것은 재생산 미래주의4를 비롯하여 퀴어의 시간을 자기 폐쇄적인 단절이나 죽음 충동적 향유로 한정하는 기성의 독법에 대한 적극적인 대타 의식이기도 하다. _김건형, 「한국 퀴어 소설에 나타난 자기 반영적 서술 전략」, 71쪽
내가 나에 의해 대상화되는 현장을 보여주고 있는 이 시는 자기 자신과 타자로 분열되어 있는 주체의 상태를 부분의 감각을 통해 재현한다고도 볼 수 있다. 여전히 중요한 것은 떨어지고 있는 ‘나’와 목격하는 ‘나’ 사이에 통합을 전제한 의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고 이는 유계영의 1인칭이 완전하고 독립적인 ‘부분’을 생산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지점이기도 하다. _박혜진, 「부스러기의 역습
: 유계영, 『이런 얘기는 좀 어지러운가』」, 97쪽
연극적이고 다층적인 시적 주체들이 단단하고 진실된 실체가있는 것으로 여겨지던 현실의 텅 빈 허위를 드러내는 데 성공했다면, 현실세계에서 침입한 이 발화자들은 이와는 정확히 반대로 실제 유효한 억압으로 작동하고 있음에도 무해한 가상의 세계로 간주되던 시의 진실과 유효성을 폭로하려 하는 것이 아닐까. “문장에 머물렀을 때 가장 아름다웠”던 이야기들은 이제 그 무용한 아름다움의 안전 공간조차 의심받게 되었다. _조대한, 「21.2세기 시인들의 세계」, 116쪽
2000년대 진정성 주체의 내면을 구성했던 마이너리티-남성이라는 자의식과 2020년대의 남성-마이너리티는 분명 다른 시대의 산물이다. 그러므로 이들은 쉬이 동일시한다거나, 오늘날의 남성-마이너리티 자의식이 내보이는 폭력적 보수성이 진정성 주체의 기획에 내재되어 있었다고 비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마이너리티-남성의 진정성을 통해 닿을 수 있는 윤리는 사회적 책임성을 사유하는 데 무력하다는 사실이다. _김요섭, 「아버지는 자신의 죄를 알지 못하나이다」, 169쪽
문학의 젠더를 물을 수 있을까? 작가의 성별, 인물의 성 정체성, 독자의 분포 같은 것들은 얼마나 유의미한 정보일까? 남성적 서사, 여성적 감수성, 이야기의 힘, 섬세한 내면 같은 수식이 여전히 유효할까?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구분되지 않는 다양한 젠더 정체성의 시대에 성별을 따지는 일이 필요할까? 여성이 주인공이고 여성의 이야기가 다루어지지만 남성 작가가 썼다면 그것은 여성 서사일 수 없을까? _노태훈, 「7 : 3」, 172쪽
어떤 세계에서도, 심지어 난민화된 세계에서조차도 난민화의 힘은 동등하게 작용하지 않는다. ‘우리는 모두 난민이다’ 따위의 말이 실제로는 어떠한 정치적 함의도 지니지 못하는 것처럼, 모두가 난민화된 세계에서도 중요한 것은 그 세계의 난민화를 인식하고 사유할 줄 아는 자가 누구냐는 것이다. _이소, 「죄의식의 남성성, 해원解冤의 여성성 : 임철우 소설을 중심으로」, 205~206쪽
2000년대 이후로 문단에서 각광받았던 남성 서사에 위처럼 일종의 백미러를 비춰본다면 어떨까. 주로 민족적·국가주의적 이데올로기와 할리우드식 블록버스터 스타일의 결합으로 재현되었던 남성 서사는 크고 넓은 스케일, 빠르고 선형적인 전개, 근대적 미학과 대중적 오락성의 동시적인 성취 등과 같은 요소를 통해 범주화될 수 있을 것이다. ‘K-문학’이라는 멸칭으로 불리기도 했던 이러한 서사는 국가, 민족, 가족 등 단일한 원천으로부터 발원하여 그것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통합되는 ‘본질주의적 문화’에 대한 신화가 붕괴하면서 서서히 자취를 감추어가고 있다. _이은지, 「남성 서사 속 하위주체 남성들 : 바나나맨과 까막눈과 투명인간」, 217~218쪽
스스로를 표현하기 위해 소비하는 이들은 자신에 대한 고찰이 습관화되어 있다. 그렇다면 현재 시의 구매자들에게 가장 쉬운 사유는 ‘나’에 입각한 사유이며, ‘나’에 입각한 읽기일 것이다. 더불어 자기표현 욕구가 충만한 이들에게 자신에 빗대어 읽고, 자아를 확장하는 행위는 가장 확실한 동기가 된다. 따라서 현재 시의 구매자들에게 자신을 비추고 자신에 빗대는, 가장 사적인 읽기는 가장 많이 하고 가장 익숙한 사유 방식이자, 동기가 확실한 방식이다. 이 사적인 읽기를 택한 이들이 시를 지속적으로 구매하고, 이로써 시인의 작업을 지지하는 것이다. _김정빈, 「시의 사적인 독법」, 266~267쪽
시는 대상이나 상황에 대한 시인의 주체적 정서를 드러낸다는, 전통적인 정의에 따르면 시적 이미지에서 원본이 사라진다는 것은 시 속에 나타난 ‘주체’나 시적 대상인 ‘객체’에 대한 정의가 모두 변화함을 의미한다. “자아와 세계의 동일성”(김준오, 『시론』)에 균열이 생긴 이상 이는 불가피한 일이다. 주체와 객체 사이에는 좁힐 수 없는 거리가 생긴다. _김지윤, 「유동하는 시의 좌표와 멀티 페르소나」, 293쪽
이들은 스마트폰이나 SNS를 통해 거의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느슨한 관계를 유지한다. 즉, 디지털 환경은 혼자이되, 혼자이지 않은 상태를 가능하게 한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에 해당하는 Z세대는 타인과의 관계에 집중하기보다는 오로지 나를 위한 시간을 즐기며, 자기 자신의 행복과 안정을 지키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들에게 혼자 살기란 주체적이며, 자유로운 삶의 방식을 스스로 선택한다는 의미이다. _박윤영, 「어떤 독서법-감정적 읽기 : 이원하,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312~313쪽
그 자체로 고정된 의미를 지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맺는 관계에 의해 언제든 변화 가능하며 그것을 둘러싼 말이나 텍스트에 따라 이동 가능한 ‘의무에서 자유로운 구역’으로서의 ‘공동의 정체성’을 창조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시는 시인에게 고착된 것도 아니며 특정한 상징 자본의 힘이 작동하는 공간도 아니다. 그것은 일시적인 관계 맺음을 통해 정체성을 부여하고 그에 따라 자유로운 의미를 향유할 수 있는 경험 그 자체가 된다. _이병국, 「시와 시인 그리고 플랫폼」, 335쪽
기본정보
ISBN | 9788954447799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11월 15일 |
쪽수 | 348쪽 |
크기 |
141 * 215
* 20
mm
/ 449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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