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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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셰익스피어 극 중에서도 가장 짧고 빠르며, 응집적이면서도 맹렬한 작품으로 꼽히는 『맥베스』를 만날 수 있다. 왕이 될 것이라는 마녀의 예언에 눈이 멀어 헛된 야망 속에서 파국을 맞는 한 인간의 비극을 통해 꿈이 어떻게 악몽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마녀들의 예언은 맥베스의 야심을 자극하고, 결국 욕망에 굴복한 그는 잔혹한 운명을 맞이하게 된다.
작가정보
저자 윌리엄 셰익스피어 [William Shakespeare, 1564. 4. 26(유아세례일)~1616. 4. 23]는 1564년 잉글랜드 중부의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에서 장갑 제조업자 존 셰익스피어와 메리 아든 사이에서 태어났다. 고향의 문법학교에서 라틴어, 수사법, 고전 시에 대한 교육을 받았고, 1582년 앤 해서웨이와 결혼하여 당시로서는 다소 이른 나이에 세 아이를 두었다. 1585년부터 1592년까지는 소위 ‘잃어버린 시간’으로, 그가 어떻게 생활했는지에 대해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1580년대 후반 무렵 런던으로 상경하여 배우 활동과 극작을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때 집필한 작품으로 《헨리 6세》 3부작, 《베로나의 두 신사》 《타이터스 앤드러니커스》 등이 있다. 극작가로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그는 1594년부터 ‘로드 체임벌린 극단’의 주주이자 전임 극작가로 활동하며 부와 명성을 쌓아갔다. 1596년 외아들의 사망으로 사생활 면에서 그늘이 드리우기도 했지만, 그 시기를 전후하여 《한여름 밤의 꿈》 《로미오와 줄리엣》 《베니스의 상인》 《줄리어스 시저》 《햄릿》 《십이야》 등을 완성하며 경력 면에서 황금기를 이루었다. 1599년 극단 멤버들과 함께 자신들의 전용 극장인 ‘글로브 극장’을 신축했고, 1603년 엘리자베스 여왕의 서거 후에는 새 왕 제임스 1세의 특허를 받아 극단명을 ‘국왕 극단’으로 바꾸었다. 1604년부터 1606년 사이에는 《오셀로》 《리어 왕》 《맥베스》를 발표하여 《햄릿》과 함께 ‘4대 비극’으로 일컬어지는 걸작을 남겼다. 1610년을 전후한 만년에는 《페리클레스》 《심벌린》 《겨울 이야기》 《템페스트》 등 로맨스극 집필에 매진했다. 1616년 고향에서 52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1623년, 동료 배우들이 그의 전 작품 가운데 절반 정도인 희곡 36편의 공인 판본을 모아 이절판 형태로 출간했다. 제1이절판이라 불리는 이 희곡집은 그에게 ‘세계 문학사상 최고의 작가’라는 불후의 영예를 안겨주었다.
번역 이원주
역자 이원주는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인문대학 영문과 대학원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셰익스피어학회와 현대영미드라마학회의 편집이사와 총무이사를 역임했다. 현재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영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트로일러스와 크리세이드》에 나타난 초서의 덧쓰기> <미국의 다문화주의와 오거스트 윌슨의 흑인문화민족주의> 등의 논문을 썼다. 《영미희곡》 《문학의 이해》 《뉴밀레니엄 시대의 영미극작가 동향》 《미국현대드라마》 등에 공저자로 참여했고, 로버트 밸런타인의 《산호섬》, 잭 런던의 《화이트팽》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차
- 한국어판 서문
작품 소개
텍스트에 관하여
《맥베스》에 관한 주요 사실들
맥베스의 비극
노래
장면별 분석
공연으로 본 <맥베스>: RSC와 그 너머
셰익스피어의 생애와 연극
셰익스피어 작품 연보
참고 문헌 및 사진 출처
책 속으로
《맥베스》의 언어는 아이, 출산, 유산 상속과 미래 세대의 이미지로 가득 차 있다. 던컨, 뱅쿠오, 맥더프의 아들들은 극의 진행에 모두 필수적이며, 잉글랜드 군인 시워드의 아들을 위한 효과적인 단역까지 있을 정도이다. 등장인물 중에 그토록 많은 남자아이들이 중요하게 등장하는 셰익스피어의 비극은 없다. 오로지 맥베스만이 아들이 없다. 따라서 그가 손아귀에 메마른 통치권을 쥐고 있고, 그의 잔혹한 행위는 “그들을, 뱅쿠오의 씨앗을 왕으로 만들기 위한” 행위에 불과하다는 섬뜩한 깨달음에 이르는 것이다. (33쪽)
맥베스: “이제 잠은 없어! 맥베스가 잠을 죽였어”라고
외치는 목소리를 들은 것 같소.
순진한 잠, 뒤엉킨 근심의 풀솜을 풀어주는 잠,
그날그날의 삶의 죽음이자, 힘겨운 노고를 씻어주는 목욕,
상처받은 마음에 바르는 연고, 대자연이 제공하는 정찬,
생명의 향연에서 가장 중요한 영양분을 제공하는 잠을.
맥베스 부인: 무슨 말씀이세요?
맥베스: “이제 잠은 없어!”라는 소리가 아직도 온 집 안에 울리고 있군.
“글램즈가 잠을 죽여서, 코도는 더 이상 잠들지 못하리.
맥베스는 더 이상 잠자지 못하리.”
맥베스 부인: 누가 그렇게 외쳤나요? 자, 훌륭하신 영주님,
일을 그렇게 골치 아프게 생각하시면
고귀한 기력이 약해질 뿐이에요.
가서 물로 당신 손에서 이 지저분한 증거를 씻어버리세요.
이 단검을 왜 가져오셨나요?
그건 거기 그대로 있어야 해요.
가져가서 잠자는 하인들에게 피를 묻혀두세요.
맥베스: 더 이상 못 가겠소.
내가 저지른 일을 생각하기도 두려워요.
감히 다시 그 광경을 볼 수는 없소.
맥베스 부인: 그리 마음이 약해서야!
그 칼 이리 주세요. (단검을 받아 쥔다)
잠자는 사람과 죽은 사람은 모두 그림이나 마찬가지예요.
어린애들이나 악마 그림에 겁을 먹는 거죠.
피를 흘리고 있으면 그 피를 하인들의 얼굴에 칠해주겠어요.
그놈들이 한 짓으로 보여야 하니까요. (퇴장) (92~93쪽 발췌)
출판사 서평
셰익스피어 전문가들의 깊이 있는 번역
작품 해설, 장면별 분석, 연출가 및 배우들과의 인터뷰 등
셰익스피어의 문학적 이해는 물론
공연으로서의 이해까지 가능하게 한 풍부한 자료 수록
내게는 이 계획의 양 옆구리를 찔러댈 박차가 없다.
너무 높이 뛰어올라 반대쪽에 내려앉는
분에 넘치는 야망만이 있을 뿐. (1막 7장 중)
《맥베스》는 셰익스피어 극 중에서도 가장 짧고 빠른, 가장 응집적이면서도 맹렬한 작품이다. 라파엘 홀린셰드의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및 아일랜드의 연대기》(1587) 2권의 <스코틀랜드 연대기>에 나오는 던컨과 맥베스의 통치에 관한 이야기에 기반을 두고 있고, 스코틀랜드의 ‘제임스 6세’이기도 했던 ‘제임스 1세’에게 바쳐져 1606년경 초연된 것으로 추정된다.
‘어둠과 피의 희곡’인 이 작품은 왕이 되리라는 마녀의 예언에 눈이 멀어 헛된 야망 속에서 파국을 맞는 한 인간의 비극을 통해, 꿈이 어떻게 악몽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맥베스》는 셰익스피어 극 중 고전 비극의 정통성이 가장 뛰어나게 구현된 작품이기도 하다. 마녀들의 예언이 맥베스의 야심을 자극하자 그는 “별들아, 빛을 감추어라. / 내 시커멓고 깊은 욕망을 보지 못하게 하라”고 말하며 운명을 거부하려 하지만, 결국 그는 욕망에 굴복하고 “여자에게서 태어나지 않은” 사람에게 죽게 되는 잔혹한 운명을 맞이한다.
리어 왕은 과거를 놓지 못하고, 햄릿은 미래에 관해 걱정하는 걸 멈출 수 없다면, 맥베스는 미래를 기다리지 못한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성취는 삶이라는 뜨거운 피를 시어(詩語)의 덧없는 숨결로 체화하고 물들인 데 있다.
제1이절판을 바탕으로 한, 당시의 실제 극장 공연에 가장 가까운 텍스트
‘시공 RSC 셰익스피어 선집’은 RSC에서 직접 편집한 RSC 셰익스피어 판본을 정식 계약해 우리말로 옮겼다는 점에서 기존 번역본과 차별성이 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이 셰익스피어 사후 서지학자들과 편집자들이 정리해 출간해온 텍스트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는 데 판본의 선택은 매우 중요하고 까다로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셰익스피어 생전에 나온 값싸고 간결한 사절판 텍스트와 사후 출간된 정교한 이절판 텍스트는 작품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이기도 하는데(특히 《리어 왕》의 경우가 그렇다), 기존 편집본들은 이 두 판본 사이를 오가면서 필요한 부분을 선택적으로 고르고 혼합하여 결과적으로 셰익스피어가 쓰지 않았거나 셰익스피어 시대의 실제 공연과는 다른 판본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에 RSC는 1623년 셰익스피어 전집으로 처음 출간된 ‘제1이절판’을 기초로 하여 치밀한 연구 끝에 셰익스피어 전집을 만들었다. 제1이절판은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가장 잘 알고 있었던 친구이자 동료 존 헤밍스와 헨리 콘델이 편집한 것인데, 당시의 실제 극장 공연에 가장 가까운 텍스트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공 RSC 셰익스피어 선집의 또 다른 장점은 깊이 있는 해설과 풍부한 자료다. 기존의 편집본들이 공연사를 수록하긴 했지만 주로 셰익스피어 텍스트에 대한 문학적 이해의 틀을 제공하는 데 치중했다면, RSC 셰익스피어 판본은 문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무대 공연의 시각에서 각 작품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셰익스피어의 극작품들이 애초부터 공연을 목적으로 쓰였으며 거듭되는 공연을 통해 수정 과정을 거쳤음을 감안한다면, 무대적 측면에서 바라본 셰익스피어의 극작품 이해 역시 셰익스피어를 온전히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RSC 판본에서는 각 작품에 대한 400년 동안의 공연 역사, RSC의 공연 역사, 그리고 RSC 출신으로 연극계에 획을 그은 주요 연출가들과의 대담을 제공함으로써 더욱 깊고 풍요로운 셰익스피어의 작품 세계를 드러내고, 상상의 가능성을 무한대로 열어둔 셰익스피어 극의 유연한 면모를 강조한다.
최고 권위의 정통 셰익스피어 극단 RSC
RSC(Royal Shakespeare Company)는 셰익스피어의 고향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의 ‘로열 셰익스피어 극장’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최고 권위의 정통 셰익스피어 극단이다. 셰익스피어가 문학과 드라마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것처럼, RSC는 연극 공연의 대명사로 자리 잡고 있다. 영국인들은 셰익스피어 하면 자연스럽게 RSC를 떠올린다. 국내 독자들에게 RSC가 아직 생소할 수 있겠으나,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연기파 배우들, 예를 들면 주디 덴치나 제러미 아이언스, 케네스 브래너, 존 길구드, 로렌스 올리비에 등 많은 이들이 RSC 출신이다.
‘셰익스피어 공장’으로 비유되는 셰익스피어 관련 연구와 출판에서, RSC는 하나의 거대한 ‘사업체’이자 ‘학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RSC가 매년 공연하기로 하는 작품들은 새로이 학계의 조명을 받고 분석의 대상이 되며, RSC가 올리는 셰익스피어 공연은 셰익스피어의 개별 작품처럼 비평가들의 연구와 분석 대상으로 주목받는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셰익스피어 학술지 《셰익스피어 서베이(Shakespeare Survey)》의 상당한 논문들이 RSC의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를 연구한 것임도 그 단적인 예라 하겠다.
줄거리
스코틀랜드의 용맹하고 충직한 장군 맥베스는 반역자를 처단하고 영주 뱅쿠오와 함께 왕궁으로 돌아오던 길에 마녀들을 만난다. 마녀들은 맥베스에게 장차 스코틀랜드의 왕이 될 것이라고, 또 뱅쿠오에게는 스스로 왕이 되지 못해도 왕을 낳을 것이라고 예언한다. 예언에 현혹된 맥베스는 아내와 함께 계략을 꾸며, 공로를 치하하러 맥베스의 성을 방문한 국왕 던컨을 살해하고 왕위에 오른다. 권력은 쟁취하였으나 계속되는 불안감에 시달리던 맥베스는 뱅쿠오, 영주 맥더프 가족 등 주변 인물들을 계속 암살하게 되는데…….
《맥베스》는 셰익스피어의 천재성이 최고로 발현되었으며, 지금껏 세상에 발표된 비극 중에서 가장 숭엄하고 인상적인 작품이다. _프랜시스 드레이크 경
《맥베스》는 대(大)비극들 중에서도 가장 격렬하고, 가장 응집적이며, 아마 가장 맹렬한 극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_A. C. 브래들리
《맥베스》의 이미저리는 다른 어떤 극보다도 풍부하고 다양하며 놀라운 상상력을 보여준다. 어떤 작가도 다가서지 못할 것이다. _캐롤라인 스퍼전
기본정보
ISBN | 9788952766717 | ||
---|---|---|---|
발행(출시)일자 | 2012년 10월 26일 | ||
쪽수 | 332쪽 | ||
크기 |
137 * 210
* 30
mm
/ 486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시공 RSC 셰익스피어 선집
|
||
원서명/저자명 | Macbeth/Shakespeare, William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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