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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 이동섭은 한양대학교 광고홍보학과를 졸업했지만, 예술에 대한 관심을 버리지 못해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다. 파리 제8대학 사진학과, 조형예술학부 석사(현대 무용), 박사준비과정(비디오 아트)을 마치고, 현재는 서울로 돌아와 박사논문을 쓰고 있다.
파리에 있는 동안 예술과 삶에 대한 생각들을 『마리 끌레르』, 『싱글즈』, 『더 뮤지컬』, 『엘르』 등의 잡지에 기고했고, 『나만의 파리』, 『뚱뚱해서 행복한, 보테로』, 『뮤지컬 토크 2.0』을 펴냈으며, 『유럽 장인의 아틀리에』의 사진 작업을 맡았다. 예술과 삶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글에 담는 작가가 되기를 원한다.
목차
- 들어가며
Part1 사랑, 그 부조리한 감정
에드바르 뭉크와 『렛미인』: 상처받은 이들의 사랑법
사뮈엘 베케트: 부조리한 현실, 위로가 되는 사랑
다이안 아버스와 기형도: 쓰라린 외로움 속에서 만난 나와 당신
빈센트 반 고흐와 안드레이 타르콥스키: 슬픔을 표현하는 방법
Part2 에로스와 질투
피에르와 질: 당신은 내게 반짝반짝 빛나는 신입니다
에곤 실레와 조르주 바타유: 그림으로 경험하는 에로티슴
살로메와 살바도르 달리: 질투는 사랑의 묘약일까, 독약일까?
Part3 당신이라는 의미
사라 문과 문태준: 당신에게 바치는 나의 서정, 나의 노스탤지어
알베르토 자코메티와 내 아버지: 내 외로움이 당신의 외로움을 알아볼 때
신디 셔먼과 파블로 네루다: 당신이 내 정체성의 잣대입니다
로버트 프랭크와 이성복: 내게 시는 사랑하는 가족입니다
Part4 이별과 영원
앙드레 고르, 잔 에뷔테른, 롤랑 바르트: 사랑 없는 세상을 견디는 방법
소피 칼: 이별통에서 벗어나는 독특한 방법
피나 바우쉬: 사랑은 영원히 지속된다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사랑으로 빛나는 그대
출판사 서평
세상의 모든 예술은
사랑하는 이에게 띄우는 연서다
스물다섯 명의 예술가들이 작품에 새긴 연서
살바도르 달리, 문태준, 알베르토 자코메티, 신디 셔먼
삶의 상처이자 위로가 되는 사랑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사랑은 우리의 삶만큼 복잡하다. 사랑에 감염된 이는 기쁘면서 슬프고 즐거우면서 고통스럽다. 뭉크는 죽음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랑으로 도망치려 했지만 연인에 대한 질투심에 괴로워해야 했다. 사랑이 시작되면 고통도 시작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사랑을 기다리고 또 기회가 오면 기꺼이 사랑에 빠진다. 사뮈엘 베케트가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그려 낸 것처럼 현실은 부조리한데, 그런 현실 속의 삶에서 유일한 위안이라고는 사랑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형도와 다이안 아버스가 각자 시와 사진을 통해서 자신의 외로움을 다른 외로운 이들에게 열어 보이고, 고흐가 그림을 통해 가난하고 힘든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주고자 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랑은 우리의 가슴에 상처를 입히기도 하지만 부조리한 세상을 살아가는 데 힘과 위로가 되어 주기도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사랑의 또 다른 얼굴, 질투
저자가 주목하는 사랑의 또 다른 측면은 상대에 대한 집착과 질투다. 조르주 바타유에 의하면, 인간이라는 존재는 타인과 허물 수 없는 장벽인 각자의 육체와 의식을 가지고 있다. 이 불연속성을 벗어나서 연속성을 경험할 수 있는 순간이 바로 남녀가 몸을 섞을 때다. 그래서 인간은 에로티슴(에로티시즘의 프랑스어 발음)을 열망하는데, 에로티슴은 기본적으로 나와 연인이 서로가 서로에게만 육체의 경계를 연다는 믿음에 기반한다. 따라서 사랑에 빠진 우리는 필연적으로 연인을 의심하고 질투한다.
질투의 극단적인 형태는 살로메 이야기에서 살펴볼 수 있다. 살로메는 자신이 첫눈에 반한 세례 요한에게 거절당하자 의붓아버지인 헤롯 왕을 꼬드겨 요한의 목을 치게 한다. 자신이 가질 수 없는 연인의 몸을, 앞으로 그 누구도 가져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살로메는 요한의 잘린 머리를 마지막으로 가짐으로써 그를 영원히 소유하게 된다. 살로메는 여러 예술가들의 주제였는데, 오브리 비어즐리는 그녀를 요한의 잘린 목에 키스하는 요부로 그려 냈다. 이토록 잔인한 게 사랑의 속성, 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하지만 질투가 항상 파괴적이고 부정적인 면만 띠는 것은 아니다. 살바도르 달리의 <기억의 지속>에 등장하는 늘어진 시계처럼 권태에 빠진 사랑을, 다시 불타오르게 하는 자극제가 되는 게 질투이기도 하다. 기쁨과 불안, 행복과 공포가 동거하는 사랑에서 질투는 연인과의 관계를 새롭게 환기시킬 수도, 완전히 망칠 수도 있는 위험한 묘약이다.
예술이 향하는 곳, 사랑
예술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형태와 주제로 만들어져 왔지만, 그 모든 예술들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어쩌면 사랑일지 모른다. 저자는 자신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국적도, 장르도 전혀 다른 작품들 사이에서 공통점을 찾아낸다.
사라 문의 사진과 문태준의 시에서는 돌아갈 수 없는 것들에 대한 노스탤지어를 읽어 내고, 자코메티의 조각과 아버지의 사진에서는 나이 든 남자들만의 외로움을 통찰해 낸다. 또한, 신디 셔먼의 사진과 네루다의 시에서는 정체성 문제를 제기하면서, 우리가 연인을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받기 위해서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살면서 열렬히 사랑해 본 경험이 없는 사람은 단 한 번도 자신의 정체성을 가져 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고 덧붙인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연인들은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지만, 세상 모든 것들이 그렇듯이 사랑도 언젠가는 끝난다. 그 끝이 연인의 죽음일 수도 있고, 상대의 일방적인 이별 통보일 수도 있다. 저자는 마지막 장에서 사랑의 상실에 대처하는 여러 방식을 작품과 함께 소개한다.
‘유럽에서 가장 날카로운 지성’이라고 불리던 앙드레 고르는 죽어 가는 아내와 동반 자살했고, 모딜리아니의 어린 연인 잔 에뷔테른은 모딜리아니가 죽자 아파트에서 투신했다. 죽은 어머니에 대한 애절한 마음을 『밝은 방』에 담은 롤랑 바르트는 교통사고를 당하자 수술을 거부하고 천천히 소멸해 갔다. 그들은 사랑 없는 세상에서 사느니 사랑하는 이와 함께하는 죽음을 선택한 것이다. 생존 작가로서는 유일하게 퐁피두 센터에서 회고전을 연 소피 칼은 떠나간 ‘그’를 작품 안에 영원히 가둠으로써 이별을 이겨 냈고, 피나 바우쉬는 죽은 연인에게 <1980>과 <반도네온>이라는 쓸쓸한 러브 레터를 보내며 끝나지 않은 사랑을 표시했다.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그림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깊고 따뜻한 빛을 담고 있는 페르메이르의 화면은 모두가 바라는 사랑의 특질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빛이 언젠가는 꺼져 버린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이 책은 사랑과 이별의 자리를 예술로 비추면서 삶이 가지는 빛과 그림자, 행복과 고통, 즐거움과 쓸쓸함을 연민 어린 시선으로 그려 낸다.
기본정보
ISBN | 9788952759993 |
---|---|
발행(출시)일자 | 2010년 11월 29일 |
쪽수 | 323쪽 |
크기 |
152 * 195
* 30
mm
/ 486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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