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이 사라지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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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1957년 독일의 굼머스바흐에서 태어났다. 쾰른 대학에서 독문학, 철학, 정치학을 공부했고, ARD(독일연방공화국 공영방송국 제1텔레비전)의 여러 방송국에서 작가이자 기자로 일했다. 문필가이자 독일을 대표하는 언론인 중 한 사람인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토크 쇼 <도미안Domian>의 진행자이기도 하다. 개인적인 고민과 아울러 사회적 이슈들을 다루는 이 프로그램은 올해 15년 차를 맞는 장수 프로그램으로 독일 국민에게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2003년 도미안은 이러한 방송활동과 그를 바탕으로 한 사회 공헌을 인정받아 연방공로십자훈장을 수상했다. '태양이 사라지던 날'은 그의 첫 소설이다.
번역 홍성광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토마스 만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며, 옮긴 책으로는 토마스 만의 '마의 산', '베네치아에서의 죽음', 프란츠 카프카의 '성','변신',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 미하엘 엔데의 '마법의 술', 에리히 레마르크의 '서부 전선 이상 없다' 등이 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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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 1만 5천 번의 인터뷰를 한 작가가 들려주는 단 한 사람의 이야기
아직 국내 독자들에게는 낯선 이름이지만 유르겐 도미안은 자신의 이름을 건 프로그램을 진행할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독일의 대표 언론인이다. 벌써 올해로 15년째를 맞이하고 있는 토크쇼 <도미안>은 독일 국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로, 유르겐 도미안은 이 방송을 통해 연방공로십자훈장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그러므로 그가 ‘대재앙이 일어난 이후의 지구’라는 설정 하에 진행되는 소설 《태양이 사라지던 날》을 발표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놀라움을 표했었다. 방송과 여러 사회활동을 통해 지금의 사회적 이슈들에 커다란 관심을 보여 왔던 그간의 활동과는 일견 동떨어진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종말을 맞이한 세상에 홀로 남겨진 채 때로는 돌이킬 수 없는 과거 때문에 고통스러워하고 때로는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미래 때문에 절망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그 한 남자의 고백 속에 지난 10여 년간 1만 5천 명을 인터뷰하며 쌓아온 인간에 대한 도미안의 성찰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음을 알게 된다.
■ 대재앙 이후 지구라는 세기말적 상상력 위에 깃든 카프카의 숨결
《태양이 사라지던 날》은 어느 날 갑자기 세상에 혼자 남게 된 한 남자가 자신의 삶을 기록한 수기 형식의 소설이다. 하지만 태양이 사라지는 것으로 시작되어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 소설은 정작 태양이 사라진 이유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갑자기 나타났다 사라지는 이상한 소음이나 살아있는 생명체에게만 작용하는 재앙의 실체, 그리고 과연 사라진 생명체들은 어떻게 되는가 등 이러한 소재를 다루는 소설들이 중요하게 다룰 법한 사항들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치명적인 바이러스나 좀비화된 인간 같은 재앙의 클리셰 대신, 이 소설 곳곳에서 불쑥불쑥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마의 산》, 《부덴브로크가의 사람들》, 《성》과 같은 고전 문학 작품과 음악들이다. 사실, 태양이 사라졌다는 모티프 또한 여기에서는 《변신》의 주인공 그레고리 잠자가 갑충으로 변한 모티프와 유사한 기능을 한다.
세상은 종말을 맞이했고 주인공은 혼자 남았다. 때문에 일상적인 삶은 돌이킬 수 없는 과거가 되었고, 하루 앞의 일, 아니 단 몇 분 후의 일도 알 수 없는 미래가 되어버렸다. 이처럼 과거도 미래도 없는 절망적인 상황이 소설의 본 무대이며, 지구의 모든 생명체를 사라지게 한 재앙의 원인이나 그 결과는 무대 밖의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단 한 사람만을 위해 마련된 이 무대 위에서 일상의 모든 관계는 뒤집히고 재조명되고 다른 각도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홀로 남은 주인공은 태양이 사라진 후에도 하루를 24시간으로 나누고 과거의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그러한 행위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세상은 종말을 맞았지만 지금 당장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다. 단지 그 이유만으로 살아가야 하는 걸까? 주인공이 끊임없이 반복하는 이러한 질문들은 자연스럽게 존재의 가장 근원적인 질문들로 이어지고, 다른 한편 끊임없이 희망을 찾는 인간의 본성은 지금 여기 내 곁에 있어줄 한 사람, 누구라도 좋으니 나와 마찬가지로 살아 숨쉬는 인간을 발견하기를 갈망한다. 그리고 주인공의 절망이 극에 달한 순간, 거짓말처럼 그의 눈앞에 또 다른 인간이 나타난다. 그렇다면 이제 두 사람은 서로에게 어떤 감정을 품게 될까? 처음 서로의 존재를 발견했을 때처럼 마냥 기쁘고 행복하기만 할 것인가? 상대가 좀 더 어리거나 좀 더 나이가 들었으면 좋겠다, 혹은 다른 성별이었으면 좋겠다는 헛된 바람을 갖게 되지는 않을까? 또, 오직 하나뿐인 그 사람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처럼 태양과 생명체가 사라진 어둠 속의 지구라는 무대를 설정함으로써, 유르겐 도미안은 우리의 삶에서 너무나 중요하지만 무시하거나 미뤄두고 지나가는 많은 것들에 강렬한 색채를 덧입혀 놓았다. 또한 종말론의 외피를 쓰고 있지만 사실 매우 진지하고도 사색적이며 철학적인 이 작품은 마지막 남은 한 사람의 수기라는 독특한 형식을 통해 인간의 죄의식, 인생의 무상함, 신, 죽음, 고독, 사랑, 그리고 인간이 같은 인간에게 품을 수 있는 가장 순순한 애정의 형태로서의 우정 등 독일 문학의 전통 속에 면면이 이어져 내려온 주제들을 다시 다루고 있으며, 독자들은 스스로가 지구상의 유일한 인간이 되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재조명해 보는 기회를 갖게 된다.
■ 작품 줄거리
올해로 마흔이 되는 프리랜서 사진작가 로렌츠는 3년 전 교통사고로 사랑하는 연인을 잃은 후 삶의 의욕마저 잃은 채 의미 없는 삶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에 지쳐가던 그의 눈앞에 실로 놀라운 장면이 펼쳐진다. 청명하던 하늘에 돌연 잿빛 구름이 몰려들더니 한낮의 태양이 사라지고 만 것이다. 오전만 해도 40도를 넘어섰던 수은주가 영하로 급강하하고 눈보라가 몰아치더니 급기야 온 세상이 눈으로 뒤덮인다. 다소 방관자적인 태도로, 4층 건물의 다락에 위치한 자신의 방 창문가에 서서 7월에 내린 눈으로 하얗게 변해버린 세상을 내려다보던 로렌츠는 갑자기 이상한 느낌에 휩싸인다. 소리가 사라진 것이다. 비상사태로 인한 소란스러움은커녕 일상적인 소음마저 들려오지 않는다. 서둘러 집 밖으로 나와 주변을 살피기 시작한 로렌츠는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 모든 생명체가 감쪽같이 사라져버렸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거리의 자동차 소리마저 사라진 터무니없는 고독에 내동댕이쳐진 로렌츠. 계속되는 어둠과 고독 속에 이제 거의 잊었다고 생각했던 연인 마리의 추억이 점점 더 아프게 다가오고, 한치 앞도 짐작하기 힘든 괴로운 나날이 계속된다. 그리고 5개월 후, 로렌츠는 더욱 믿을 수 없는 사건과 맞닥뜨리게 되는데…….
■ 추천의 글
도미안은 매일 밤 다시 태어나는 이 시대의 문학이다. - 울리히 비케르트(언론인)
마치 마약과도 같은 책. -발터 보크마이어(영화감독)
내가 아는 모든 이에게 권하고 싶은 작품. -스테판 라프(프로듀서)
기본정보
ISBN | 9788952758064 | ||
---|---|---|---|
발행(출시)일자 | 2010년 03월 12일 | ||
쪽수 | 375쪽 | ||
크기 |
136 * 188
* 30
mm
/ 422 g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Der tag, an dem die sonne verschwand/Domian, Jurge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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