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 도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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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기관 추천도서 > 세종도서 우수학술도서 > 2016년 선정
이 책에서 저자는 ‘법이 법이기 위해서 존중되어야 할 규준’을 제시하고, 그것이 ‘법의 내적 도덕성’을 이룬다고 주장한다. 법과 도덕을 연결시키는 이러한 저자의 주장은, 법과 법제도를 단지 질서유지와 분쟁해결의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우리 삶의 의미 추구의 한 형식으로 조망하는 시선을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법상식을 향한 길로 우리를 안내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론 풀러
저자 론 풀러 Lon Luvois Fuller, 1902-1978는 미국의 대표적인 현대법철학자의 한 명으로, 텍사스 주에서 태어나 스탠포드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그리고 동 대학교 로스쿨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그 이후 듀크대학교, 일리노이대학교 등에서 가르치다가 1939년 하버드대학교 교수로 부임해서 정년까지 봉직했다. 로스코 파운드(Roscoe Pound) 교수의 뒤를 이어 ‘Carter Professor of General Jurisprudence’ 직에 임명되었으며, 미국 정치 및 법철학회(The American Society for Political and Legal Philosophy) 회장을 역임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Law in Quest of Itself(1940), Basic Contract Law(1947), Problems of Jurisprudence(1949), The Morality of Law(1964), Legal Fictions(1967), Anatomy of Law(1968) 등이 있다.
번역 박은정
역자 박은정 朴恩正은 서울대학교 법학대학원 교수로 봉직하면서 법철학을 가르치고 있다. 한국법철학회 회장, 유네스코국제생명윤리위원회(IBC) 위원, 한국인권재단 이사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세계 법 및 사회철학회(IVR) 한국대표, 아세아여성법학연구소 소장,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자연법 사상』(1987), 『현대의 사회문제와 법철학』(1995), 『생명공학시대의 법과 윤리』(2000), Boiethics, Research Ethics and Regulation(2005), 『자연법의 문제들』(2007), 『법철학의 문제들』(2007), 『왜 법의 지배인가』(2010) 등이 있다.
목차
- 역자 서문
제2판 머리말
제1판 머리말
제1장 두 개의 도덕
의무의 도덕과 열망의 도덕
도덕의 눈금자
도덕 용어와 두 개의 도덕
한계효용과 열망의 도덕
상호성과 의무의 도덕
도덕의 눈금자에서 바늘의 위치
보상과 처벌
제2장 법을 가능하게 하는 도덕
법을 만드는 데 실패하는 여덟 가지 길
실패의 결과
합법성의 완성을 향한 열망
합법성과 경제적 계산
법의 일반성
공포
소급법률
법률의 명확성
법률에서의 모순
불가능한 것을 명하는 법률
법의 시간적 불변성
공권력의 행사와 선언된 규칙의 일치
실천적 기술로서의 합법성
제3장 법의 개념
법의 도덕성과 자연법
법의 도덕성과 실정법 개념
과학의 개념
법에 대한 내 견해에 대한 반박들
하트의 『법의 개념』
목적추구적인 기획으로서의 법, 사회적 힘으로 나타난 사실로서의 법
제4장 법의 실질적 목표
실질적 목표에 대해 중립적인 ‘법의 내적 도덕성’
실효성의 조건으로서의 합법성
합법성과 정의
법의 도덕성과 명확히 규정되기 어려우나 악랄한 목적을 가진 법률
법의 도덕성에 함축된 인간관
효율적인 법적 행위의 한계 문제
법의 도덕성과 경제적 자원의 배분
법의 도덕성과 제도 설계 문제
비용 문제로서의 제도 설계
윤리공동체를 정의하는 문제
실체적 자연법의 최소 내용
제5장 비판에 대한 응답
분석적 법실증주의의 구조
합법성의 원칙들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이 법체계의 존립에 필수적인가?
합법성의 원칙들은 ‘법의 내적 도덕성’을 구성하는가?
논쟁의 의미
『법의 도덕성』에 대한 서평 목록
부록: 악의의 밀고자 문제
찾아보기
책 속으로
이렇게 표현해도 좋다면, 규칙을 만들고 유지하는 시도가 파멸에 이를 수 있는 여덟 가지 확실한 길들이 존재하는 셈이다. 첫째, 실패로 가는 가장 뚜렷한 길로서 규칙이라는 것을 전혀 이루지 못해 모든 쟁점들이 그때그때 즉석에서 마련된 근거에 의해 해결되는 길이다. 둘째, 관련 당사자에게 그가 따르도록 되어 있는 규칙을 공포하지 않거나 혹은 적어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지 않는 길이다. 셋째, 소급입법을 남용하는 길이다. 소급입법은 그 자체가 행위를 인도하는 규칙이 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소급적이지 않은 규칙의 효력까지도 훼손한다. 왜냐하면 비소급적인 규칙마저도 소급적인 변화의 위험에 처하게 하기 때문이다. 넷째, 규칙을 이해할 수 없게 만드는 길, 다섯째, 상호모순되는 규칙을 제정하는 길, 여섯째, 관련 당사자의 능력을 넘어서는 행동을 요구하는 규칙을 제정하는 길, 일곱째, 규칙을 너무 자주 바꿈으로써 수범자로 하여금 규칙을 자기 행동의 지침으로 삼을 수 없게 하는 길, 그리고 마지막으로, 공포된 규칙과 그 실제 집행이 일치하지 않게 내버려 두는 길.
위에서 말한 여덟 가지 길 중에서 어느 한 가지만이라도 그 실패가 전면적인 것일 때, 그것은 단순히 나쁜 법체계뿐만 아니라 도대체 법체계로 일컬을 수 없는 것을 낳게 된다.(70쪽)
이제 이것들에 상응하여, 규칙 체계가 이루고자 노력하는 법적 탁월함의 여덟 가지 종류가 있게 된다. 이는 그 가장 아래 단계에서는 법이 적어도 존재하기 위해서는 불가결한 조건들로 나타나지만, 성취의 규모를 키워 올라감에 따라서 점점 우리 인간 능력에 크나큰 도전을 요구하는 성격을 띠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 성취의 정점에서 우리는 정녕 법의 법다움이라는 의미에서의 합법성legality의 유토피아, 즉 모든 규칙들이 완벽히 명확하고, 상호 간에 모순이 없고, 모든 시민들에게 알려져 있고, 결코 소급적이지 않은 이상적인 상태를 생각할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이 유토피아 안에서 규칙들은 일관되고 가능한 것만을 명하며, 법원과 경찰, 그리고 법집행 임무를 맡은 모든 공직자들에 의해 세심하게 준수된다. 곧 그 이유를 말하겠지만, 법을 법답게 하는 데 필요한 여덟 가지의 원칙들이 모두 완전히 실현되는 이 유토피아가 사실 합법성을 향한 열망을 인도하는 데 아주 훌륭한 과녁은 아니다. 왜냐하면 완벽함의 목표는 이보다 훨씬 더 복잡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들은 합법성에 있어서 뛰어남을 가늠할 수 있는 여덟 가지 분명한 규준들을 시사한다.(73-74쪽)
법의 내적 도덕성이 요구하는 바는 적극적이고도 창조적인 성격을 띠기 때문에, 법의 내적 도덕성 자체는 의무를 통해 실현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우리가 어떤 목표를 추구해 가는 것이 그것 자체로 아무리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더라도, 그것이 의무라고 주장할 때는 우리는 그 의무 위반의 한계를 정해야 한다는 책임을 안게 되는 것이다. 입법자에게 법률을 명확하고 알기 쉬운 것으로 만들 도덕적인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그러나 입법자가 과연 법률을 어느 정도로 명확하게 만들어야만 그 의무를 다할 수 있는지 그 명확함의 정도를 우리가 뚜렷이 밝힐 수 없다면, 이 말은 기껏해야 권고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 이 모든 것에서 이르게 되는 결론은, 법의 내적 도덕성은 대체로 의무의 도덕이 아니라 열망의 도덕으로 선고된다는 것이다. 그것의 최초 호소는 신뢰감에 그리고 장인의 긍지에 향해 있음이 틀림없다.(75-76쪽)
법의 내적 도덕성 원칙들로부터의 모든 이탈은 책임 있는 주체로서의 인간의 존엄에 대한 모욕이다. 인간의 행위를 공포되지 않은 법률 혹은 소급입법에 따라 판결하거나 불가능한 행위를 명하는 것은 상대의 자기결정 능력에 대한 무관심을 드러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반대로, 인간에게는 책임 있는 행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견해가 받아들여진다면, 법의 도덕성은 그 존재 의의를 잃게 된다. 이 경우 인간의 행동을 공포되지 않은 법률이나 소급입법에 따라 판단하는 것은 이미 모욕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아니, ‘판단한다’는 동사 자체가 이 맥락에서는 어울리지 않게 된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제 더 이상 한 사람에 대해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에 대해 단지 실력을 행사하게 되는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230-231쪽)
출판사 서평
● 인간학적 법철학이 주는 희망
“왜 법을 준수해야 하는가?” 하는 물음은 법에 관한 한 가장 흔히 제기되는 물음에 속한다. 그러나 흔히 제기되는 물음이 으레 그러하듯, 그 대답은 좀처럼 만족스럽게 제시되지 못한다. 가령 우리 사회가 부지불식간에 강요해 온 답안은 “법은 법이니 법의 명령을 따르라.” 하는 식이었지만, 법을 준수해야 하는 이유를 또 다시 법에 돌리는 논변은 아무래도 의아스럽다.
『법의 도덕성』은 우리로 하여금 이 문제를 아주 다른 각도에서 접근하게 한다. 이 책에서 풀러는 법을 근본적으로 사람들 사이의 상호작용과 상호기대로부터 나오는 소통적 질서 원리로 파악한다. 그러면서 법체계를 사람들의 행위를 규칙의 지배하에 두기 위한 목적을 추구하는 활동 내지 기획으로 이해한다. 법을 ‘활동’으로 이해하기 때문에 목적을 지닌 모든 인간 활동이 그렇듯이, 법의 성공적인 운용을 위해서는 사람들 사이의 노력과 협동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므로 법실천은 단순히 주어진 규칙을 익히고 적용하고 준수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법의 모습을 향한 열의, 통찰, 성실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법’이라면 마땅히 존중해야 할 몇 가지 원칙들을 제시하면서 그것들이 ‘법의 내적 도덕성’을 이룬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 원칙들이 조화롭게 존중되는 일의 까다로움을 밝힘으로써, 왜 실제의 모든 법들이 동등한 수준에서 모두 ‘법’으로 불릴 수 있는 것은 아닌지를 납득시킨다. 이로써 풀러는, 그 자체의 형식으로만 논해지던 법을 사람들 사이의 상호작용이라는 관점에서 파악하게 하고, 법을 법답게 하는 일의 책임 주체에 우리를 호명하기에 이른다. ‘법이 우리에 대해 할 수 있는 일’만큼이나 ‘우리가 법에 대해 할 수 있는 일’에 눈뜨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법의 도덕성』은 “왜 법을 준수해야 하는가?”라는 단순 의문문을 “왜 법을 준수하는 것에만 만족해서는 안 되는가?”라는 설의법적 물음으로 바꾸어 놓는다. 이때 이 수사적 물음을, 또 다른 종류의 강제가 우리에게 부과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선 안 될 것이다. 그것은 어떤 가능성의 확인이며, 더 나은 질서에 대한 확신의 다른 표현이다. 풀러가 남기는 이 물음의 자리에, 그의 인간학적 법철학이 주는 희망이 놓여 있다.
* 책속으로 추가
법을 오로지 권위의 형식적인 원천으로 여기지 않고 법을 유지해 나가는 활동이라는 관점에서 이해하려는 입장은, 때로는 언어를 그 통상적인 기대에 어긋나게 사용한다는 느낌을 줄지 모른다. 내 생각에 이런 불편감은 우리로 하여금 그 본질적인 유사함을 감지할 수 있게 해 주는 이 입장의 수용력에 의해 상쇄될 수 있다고 본다. 이 입장을 취함으로써 우리는 노동조합이나 대학 안에서 불완전하게 달성되는 법체계들이 왕왕 법원의 그 어떤 판결보다도 더 깊이 우리 생활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이해하게 된다. 다른 한편 이 입장은 크고 작은 모든 법체계가 동일한 허약함에 노출된다는 점도 알게 해 준다. 어떠한 경우에도 법적 성취는 법을 운용하는 사람들이 가진 통찰력보다 더 멀리 갈 수 없다.(185쪽)
기본정보
ISBN | 9788952117359 | ||
---|---|---|---|
발행(출시)일자 | 2015년 08월 28일 | ||
쪽수 | 360쪽 | ||
크기 |
152 * 225
* 30
mm
/ 662 g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The)morality of law/Fuller, Lon Luvois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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