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짓고 장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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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중/고 추천도서 > 대한출판문화협회/한국출판문화진흥재단 올해의청소년도서 > 2015년 1분기 선정
작가정보
저자 송기호는 1956년 대전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림대학교 사학과 조교수를 거쳐 1988년 8월부터 서울대학교 국사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기록관장(2001~2005, 2012)과 박물관장(2007~2011)을 역임했고, 미국 하버드대학 옌칭연구소(1997~1998),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2006), 영국 케임브리지대학(2013)에서 연구년을 보냈다. 학부 시절부터 발해사를 연구하여 다수의 논저를 발표했고, 근래에는 생활사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주요 저서
『발해의 역사』(번역서, 1987)
『발해를 찾아서』(1993)
『발해정치사연구』(1995)
『러시아 연해주와 발해 역사』(공역, 1996)
『발해를 다시 본다』(초판 1999, 개정판 2008)
『발해고』(번역서, 2000)
『한국 고대의 온돌: 북옥저, 고구려, 발해』(2006)
『동아 시아의 역사분쟁』(2007)
『이 땅에 태어나서』 우리역사읽기 1(2009)
『시집가고 장가가고』 우리역사읽기 2(2009)
『말 타고 종 부리고』 우리역사읽기 3(2009)
『발해 사회문화사 연구』(2011)
목차
- 머리말 과거에서 지금 ‘우리’를 찾다
1. 서울과 지방
서울 풍정
지방 사정
2. 농사와 거래
농사와 곡물
농지와 소
밭농사와 논농사
시전과 장시
거래와 속임수
삼베와 쌀
동전과 은화, 지폐
3. 조세와 행정
재정의 수입과 지출
전세와 공물
요역과 군역
종이, 문서, 행정
한문, 이두, 한글
조보, 서점, 수레
4. 법과 처벌
과거와 지금의 법
검거와 심문
처벌과 처형
감옥과 죄수
참고 자료
책 속으로
서울 풍정
서울에서는 오줌을 날마다 뜰이나 거리에다 버리므로, 우물이나 샘물이 모두 짜다. 또 냇가 다리의 돌 축대 부근에는 인분이 덕지덕지 말라붙어서 큰 장마가 아니면 씻기지 않고, 가축의 똥이 항상 사람의 버선을 더럽힌다. 밭고랑을 가꾸지 않는다는 것을 이로써 미루어 알겠다. 이와 같이 똥을 거두지 않고 재는 오로지 길거리에 버려서,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눈을 뜰 수 없고, 이것이 이리저리 흩날려서 모든 집의 술과 밥을 불결하게 만든다. _『북학의』 외편, 분오칙糞五則 (34쪽)
농사와 곡물
세계적으로 세 가지 주식문화권이 있다. 아시아의 벼, 유럽의 밀, 신대륙의 옥수수가 그것이다. 밀은 필수 아미노산이 부족하여 고기를 곁들여 먹어야 하고, 옥수수는 비타민 종류인 니아신이 결핍되어 펠라그라라는 병에 걸리기 쉽다. 이에 비해 쌀은 영양소가 고루 갖추어져 있다고 한다. 우리는 쌀을 주식으로 하고 있지만, 조선시대에는 그나마 논이 있는 남부에서 쌀을 먹을 수 있었고, 북쪽에서는 조, 수수 등이 주식이었다. 서양에서도 쌀을 먹는다. 그렇지만 동남아처럼 풀풀 나는 듯한 밥을 먹어서 차진 밥을 짓는 우리나 일본과 차이가 난다.
그런데 2012년 8월 기사에는 쌀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벼 재배농가도 11년간 30퍼센트 이상 급감했다고 한다. 벼 재배농가가 2000년 107만 8천 가구였던 것이 2011년 75만 가구로 준 것이다. 또 1년간 1인당 쌀 소비량은 1999년 94.8킬로그램에서 2001년 80킬로그램대, 2005년 70킬로그램대, 2011년 60킬로그램대로 하락했고, 10년 뒤에는 50킬로그램대로 떨어져 밥보다 과일을 많이 먹게 된다고 한다. 그렇게 먹고 싶어 하던 쌀이 점차 주식에서 밀려나고 있는 것이다.
쌀은 껍질을 까기 전의 나락, 즉 도稻와 도정한 후의 미米로 나뉜다. 쌀은 원래 남방 습한 곳에서 자라는 식물이다. 동남아에서 주로 키우는 길쭉한 쌀알은 인디카?稻라 부르고, 이것이 북쪽으로 전파되어 북위 30도 이북 또는 고도 2천 미터 이상의 찬 기후에 알맞게 변형된 것이 우리가 먹는 짤막한 쌀알의 자포니카粳稻이다. 인디카는 안남현재의 베트남 지방에서 나는 것이라 하여 안남미라고도 부른다. 자포니카는 보통 밥을 해먹는 메벼와 쫄깃하여 찹쌀떡을 만들어 먹는 찰벼로 나뉜다. 멥쌀은 갱미粳米, ?米라 하였고, 찹쌀은 나미?米, ?米라 하였다. (74쪽)
밭농사와 논농사
밭과 논의 크기를 재는 단위에는 결結이 있다. 결부법이라고 해서 한 줌의 짚을 생산하는 면적인 파把에서 출발해서 10파는 1속束, 10속은 1부負 또는 1복卜, 100부를 1결이라 하여, 생산량을 기준으로 면적을 정했다. 조선후기에는 대개 벼 800두가 생산되는 땅을 1결로 삼았다고 한다. 자연히 지금과는 달리 1결이라 해도 지역에 따라 시대에 따라 비옥도에 따라 면적이 일정하지 않아 경제사 연구에 애를 먹게 한다. 적게는 2천 평, 많게는 1만 2천 평에 이르는 면적이 모두 1결로 계산되었기 때문이다. 오랜 역사를 지닌 결부법은 일제강점기에 들어 3천 평을 기준으로 하는 정보제町步制가 시행되면서 폐지되었다.
그런데 결부법에 앞서서 백제에서는 형形이란 단위를 사용했던 사실이 목간의 발굴로 최근에 새롭게 밝혀졌다. 나주 복암리에서 발굴된 백제 목간에서는 논 2형에서 72석, 밭 1형에서 62석이 소출되었다고 하는데, 조선후기에 논 1결에 벼 800두, 즉 53석, 밭 1결에 대략 밭곡식 80석 정도가 생산되었으므로, 백제 때에는 1결보다 다소 작은 독특한 면적 단위를 사용한 것을 알 수 있다.
파종량을 기준으로 한 단위인 마지기斗落, 섬지기, 그리고 경작지를 가는 데 소요되는 날짜를 기준으로 한 단위인 하루갈이日耕 등도 있다. 마지기는 한 말, 섬지기는 한 섬의 씨앗이 소요되는 면적을 가리킨다. 하루갈이는 소 한 마리가 하루에 갈 만한 면적으로서, 대체로 10마지기 정도가 된다고 한다. 조선시대에 하루갈이, 이틀갈이 등의 단위는 밭에 사용하였고, 마지기나 섬지기는 논에 많이 사용하였다. 다만, 갈이 단위는 논에 사용하지 않았지만, 지기는 밭에도 사용하였다.
이렇게 수확량이나 파종량, 노동량을 기준으로 경작지 크기를 정하고, 절대 면적을 재는 단위가 사용되지 않은 것은 땅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는 거기서 나는 곡물 소출을 자산으로 생각했던 사고방식에서 유래한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부동산 투기에 열중하는 근대적 사고와는 크게 다른 것이다. (99-100쪽)
요역과 군역
전세와 공물이 생산물을 징수하는 것이라 한다면, 요역과 군역은 노동력을 징발하는 것으로서 조용조의 ‘용’에 해당한다. 요역은 세곡을 운반하거나 성벽을 쌓거나 왕릉을 만드는 등의 사안이 발생하면 그때마다 임시로 징발하는 것이고, 군역은 지금 정해진 나이가 되면 군대에 가듯이 일정 기간 군인으로서 국가에 봉사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출판사 서평
주제어로 읽는 생생한 우리 역사 이야기!
이 책은 <송기호 교수의 우리역사읽기> 시리즈의 넷째 권이다. 2009년 말 세 권(『이 땅에 태어나서』『시집가고 장가가고』『말 타고 종 부리고』)을 발간한 데 이어 거의 5년 만에 그 후속으로 다시 세 권을 발간하게 되었다. 앞의 세 책은 ‘인간과 자연’, ‘가족과 혼인’, ‘사회와 신분’을 다루었다면, 이번에 내는 세 권은 ‘국가와 제도’를 다룬 것으로, 특히, 이 책,『농사짓고 장사하고』는 사농공상 가운데 농업과 상업에 초점을 두고, 행정과 형벌을 추가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농사와 행정, 법과 처벌 등을 다루면서, 농사와 곡물, 농지와 소, 밭농사와 논농사, 삼베와 쌀, 전세와 공물, 요역과 군역, 처벌과 처형 등을 주제어로 해서 과거에서 현재를 넘나들며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은 시리즈 순으로 읽는 방법도 좋겠지만, 그 순서에 관계 없이 관심 있는 테마의 권을 선택해 읽어나가는 방법도 좋겠다. 생활의 역사를 따라가는 과정은 철저히 상상이 아닌 고증에 입각한 것이어야 한다. 기존에 역사를 쉽게 풀어 쓰려 한 많은 책이 범한 우를 피하기 위해, 이 책은 철저한 검토를 거친 자료를 통해서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인용문만을 이어서 읽어도 좋을 만큼 많은 사료를 인용했고, 인용문에는 자료의 어휘를 그대로 쓰면서 본문주를 달거나 본문에 최대한 풀어 썼다.
<송기호 교수의 우리역사읽기> 시리즈 소개
총 6권으로 구성된 <송기호 교수의 우리역사읽기> 시리즈는 저자가 삼국사기, 삼국유사, 고려사를 거쳐 조선왕조실록까지 10여 년에 걸쳐 탐독하면서 자료를 뽑아내어, 현실 문제와 연결되는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어를 중심으로, 이 땅의 한 개인부터 가족, 사회, 국가, 대외관계까지, 또한 지금, 여기 이 땅에 사는 우리의 이야기를,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정리한 것이다. 철저한 검토를 거친 방대한 자료를 통해 한국인의 생활사를 조명한 역작이다.
서울대학교 기록관장과 박물관장을 역임한 저자는, 사료와 유물에서 동시대의 풍경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영역에 걸친 자료들을 하나하나 소개하며, 한국인의 생활이 어떻게 역사가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쉽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로서의 역사를 지향하면서, 동서고금의 회화에서부터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에 이르기까지 총 700개가 넘는 풍부한 시각 자료를 활용해 한층 더 생생한 역사를 만날 수 있도록 하였다.
1권 『이 땅에 태어나서』는 ‘한국인의 삶과 죽음’, 2권 『시집가고 장가가고』는 ‘가족과 의식주’, 3권 『말 타고 종 부리고』는 ‘신분세계와 유토피아’를, 4권『농사짓고 장사하고』는 ‘생업과 행정’, 5권 『과거보고 벼슬하고』는 ‘관리의 길’, 6권 『임금되고 신하되고』는 ‘임금과 보필자들’을 테마로 한다. 각 권의 제목을 연결해보면 한국인의 생활이 보인다. 또한 저자가 펼쳐보이는 폭넓은 생활사의 세계는 가히 우리 역사의 파노라마라 할 만하다.
이야기로서의 역사, 에피소드로서의 역사,
당신과 나, 우리의 일상이 모여 역사가 되다
몇년 전 미국에 경제 위기가 닥쳤을 때에 수많은 경제학자가 예측하지 못한 점을 반성하면서 사람이 빠진 경제학이었음을 고백했다. 학문을 위한 학문을 하였고, 사람의 마음과 제도를 고려하지 않고 수학과 통계에 빠졌다는 자성이었다. 사실 우리 역사학도 논문을 위한 논문을 쓰고, 사람이 빠지고 기계적인 틀에 갇힌 학문이 되지 않았는지 자성해야 한다.
역사에는 두 종류가 있다. 인간이 있는 역사와 인간이 빠진 역사. 우리가 지금껏 학교에서 배워온 역사는 후자에 해당한다. 역사의 발전이니 구조니 제도니 하는 골치 아픈 문제들을 논하는 사이, 우리는 정말 중요한 인간 그 자체를 놓치고 있었던 게 아닐까. <송기호 교수의 우리역사읽기>는 이러한 문제 제기에서 시작한다.
역사를 읽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다!
어렸을 적 할머니가 해주던 옛날이야기는 지금도 쉽게 잊히지 않는다. 이는 거기에서 사람 냄새를 맡을 수 있고, 이야기 속 인물의 생각을 머릿속에서 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도 바로 그러한 ‘이야기로서의 역사’, ‘에피소드로서의 역사’, ‘생활사로서의 역사’, ‘사료가 직접 말해주는 역사’, ‘사람의 역사’이다. 한국인의 생활이 그 자체로 역사가 되는 것이다.
이 책은 칠판에 필기된 내용만을 역사로 알고 이에 염증을 느끼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살아 있는 우리의 역사에 관심이 있는 모든 이가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야담은 재미있는데 역사는 재미없다’는 인식을 바꾸고, 역사란 쉽고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저자의 이야기는, 생활사의 관점에서 한국사 전체를 조망하며 우리에게 보여준다. 여기, 당신과 나의 일상이 역사가 되는 것을.
시간의 간극을 넘어
현재에서 과거를, 과거에서 ‘오늘’을 보다
이 책에는 저자의 어릴 적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그 이야기를 읽다보면, 인터넷을 시작한 지 불과 20년 전임에도 이제는 인터넷이 없던 세상이 잘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아주 먼 일로 느껴지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과거시험의 부정행위나 맞수들의 경쟁을 읽다보면 예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게 다 똑같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과거와의 간극이 기하급수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느낌이 들다가도, 어는 순간에는 지금 이 순간이 과거와 맞닿아 있음을 느낀다. 바로 ‘지금, 여기, 이 땅’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다르지 않음을 느낀다. 과거에서 ‘오늘’을 보는 순간을 자주 만나게 된다.
사소하고, 소외되고, 그저 변화한 것들의 역사를 보는,
종합사로서의 역사학을 지향하다
우리 역사학계는 발전을 찾는 데 너무 편향되어 있다. 발표되는 논문들은 우리가 어떻게 발전했는지를 찾는 데에만 진력하고 있다. 그러나 역사에는 발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쇠퇴도 있고 그저 변화하는 것도 있다. 이런 것들은 관심 밖에 던져져 있다. 또 반성의 역사를 쓰거나 부정적 평가를 담으면 무조건 식민주의 사관이라고 공격하여 입을 닫아버리게 한다. 이렇게 되면 자아도취의 역사에 빠져버리고 만다. 역사에는 밝은 곳이 있으면 어두운 곳이 있게 마련이다. 우리가 과거와 크게 다르다는 생각은 현대인의 오만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역사는 발전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덜 발전된 과거를 낮추어보는 편견이 개재되어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변화와 불변의 이중주를 보여주는 것도 생활사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서 역사를 보는 다양한 시각을 갖게 될 것이다.
발전이나 구조를 구명하려는 서양의 역사관과 도덕적 교훈을 얻으려는 동양의 전통적 역사관, 내재적 요인과 외래적 요인에 대한 인식의 조화도 필요하다. 그래야만 종합사로서의 역사학도 제 면목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시도의 하나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52116048 | ||
---|---|---|---|
발행(출시)일자 | 2014년 11월 10일 | ||
쪽수 | 416쪽 | ||
크기 |
152 * 225
* 30
mm
/ 790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송기호 교수의 우리역사읽기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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