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행복에 꼭 타인의 희생이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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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동아일보 > 2012년 2월 2주 선정
작가정보
저자(글)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
저자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 Richard David Precht는 철학가, 평론가, 작가. 1994년 쾰른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독일의 거의 모든 대형 신문과 방송에 글을 발표하고 있다. 「시카고 트리뷴」의 펠로우로 활동했으며, 2000년에는 생명의학 부분 저널리즘 상을 수상했다. 지금까지 실용서 세 권과 소설 두 편을 발표했다. 철학책『나는 누구인가』는「슈피겔」베스트셀러 목록에서 최고 자리를 차지하며 독자와 비평가 모두로부터 찬사를 받았고, 근작 『사랑, 그 혼란스러운』 역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현재 쾰른과 룩셈부르크를 오가며 생활하고 있다.
역자 한윤진은 연세대학교 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에서 수학했다. 현재 독일에 거주 중이며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돌고래처럼 기뻐하고 보노보처럼 사랑하라』『미친 기후를 이해하는 짧지만 충분한 보고서』『유언』『보어아웃』등이 있다.
목차
- 머리말
1부 선과 악
01 플라톤의 토크쇼|선이란 무엇인가?
02 선행의 라이벌|선 대 선
03 늑대무리 중 가장 늑대다운 늑대|악이란 무엇인가
04 군주, 무정부주의자, 과학자 그리고 그가 남긴 유산|우리는 서로 어떻게 협력해야 할까
05 의도의 진화|우리는 왜 서로 소통하는 걸까?
06 눈물을 흘리는 동물|심리의 본질
07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는 꼬리말이원숭이|페어플레이는 타고나야 할까?
08 감정 대 이성|우리의 결심을 좌우하는 것은?
09 본능과 문화|도덕은 어떻게 배우는가?
10 사회라는 체스|나는 이기적인가?
11 선한 감정|우리가 흔쾌히 친절한 이유는 무엇인가?
12 선과 나|자아상은 스스로에게 무엇을 강요하는가?
13 내 자신의 친구|선한 인생이란
14 요가철학 신봉자의 고양이|도덕은 어디에서나 똑같을까?
15 샹그릴라로 떠나는 여행|전쟁은 왜 사라져야 하는가?
2부 이상과 현실
16 윤리라는 깊은 터널의 광경|동물적 감성, 인간적 책임감
17 집단 윤리|왜 이해하기도 전에 따라하는 걸까?
18 융통성 없는 사제집단|우리, 다른 사람 그리고 매우 다른 사람
19 아주 평범한 살인자|도덕이라는 조차장에서
20 밀그램 실험|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한계를 넘는가?
21 개인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기|우리는 자신에게 얼마나 솔직하지 못한가?
22 정언적 비교|왜 우리는 항상 책임을 느끼지 못할까?
23 도덕적 기장|우리는 자아상을 어떻게 기만하는가?
24 브로커, 코코아 그리고 가나의 아이들|왜 우리는 권한이 없을까?
25 거미줄에서|돈은 도덕을 어떻게 만드는가?
26 소정원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왜 도덕 규칙은 진지하게 와닿지 않을까?
3부 사회, 그리고 도덕
27 붉은 여왕의 제국에서|우리의 사회에서 병들어가는 곳은 어디인가?
28 부탄인의 행복|왜 우리는 행복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는 걸까
29 이스터 섬의 안부|왜 우리 행복은 더 커지지 않는 걸까?
30 신화, 시장, 경제인|경제에서 부추기는 것은…
31 프라이부르크로 돌아가는 길|그리고 우리가 독려해야 하는 것
32 Mr. 아커만 그리고 빈민|경제에 필요한 책임은?
33 선행의 귀환|어떻게 시민의식을 장려할 수 있을까
34 행복한 납세자|보상에 대처하는 자세
35 도시, 주, 국가|우리에게는 어떤 시야가 필요한가?
36 소외된 공화국|우리 민주주의는 무엇을 참아내고 있는가?
37 국민의 일치|민주주의는 어떻게 개혁할 수 있을까?
38 스피커스 코너|공공책임의 상실 그리고 우리가 되찾는 법
맺음말
책 속으로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와 함께한 직관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말해준다. 게다가 거기에 새롭게 등장한 행동 규칙과 기준이 우리에게 꼬리를 흔든다. 그러나 정말 이렇게 단순한 걸까? 이것만으로는 여러 질문 중 최소한 한 가지는 미해결로 남는다. 모두가 선조에게서 물려받은 똑같은 사회적 직관에 따라 움직인다면 왜 개개인의 행동이 다른 걸까? 도덕적 반사 반응이 일치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왜 한 사람은 거의 모든 것에 책임을 느끼는 반면 다른 한 사람은 전혀 그렇지 않는 걸까? 왜 세상에는 거짓, 핑계, 속임수가 난무하는 걸까?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작은 거짓말에도 좌절하는 사람은 왜 그런 걸까? (116쪽)
인간은 본래 본성이 이기주의자라서 각자의 욕구에 따라 소망이 결정되고, 소망은 자신의 이익을 그리고 그 이익에 따라 가치가 정해지기 때문이다. 물론 항상 그렇지는 않다. 우리의 가치관은 매우 독특한 독립체다. 인간이 지닌 욕망을 실현해주는 도우미가 되는 대신 자신의 기호와 소망을 평가하는 잣대를 형성한다. 따라서 상황에 따라 내 열망과 요구가 잘못되었거나 나빴다고 평가하고, 게으름을 꾸짖는다. 또 질투심에 화를 내고, 잘못된 식습관을 인정하며, 뒤에서 타인의 험담에 동참한 자신을 후회한다. (164~165쪽)
아마도 인간은 숙고하는 능력 때문에 생존한 것이 아니라 그런 능력을 갖고 있음에도 생존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인간의 장점이든 또는 우연이나 의도하지 않았던 부수적인 결과물이든 간에 인간은 자신의 가치관을 주장하는 유일한 동물이다. 감성적으로 공유하고 함께 바라는 희망뿐만 아니라 의무와 책임도 마찬가지다. (166쪽)
북구 민족의 전설에 등장하는 영웅, 일본의 사무라이, 고대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와 같이 일부 사회에서 명예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에 포함된다. 모든 것을 성취한 삶은 명예스러운 삶과 동일시되며 4단계에서 3단계로 성큼 올라선다. 서양 세계의 명예를 시대를 풍미한 유명인사에게 적용한다면, 오늘날 전쟁 윤리와 명예 윤리는 몇 배 더 강력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톱모델을 뽑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참가한 슈퍼스타 지원자와 애청자에게 완전한 삶이란 프로그램에서 우승하는 명예를 얻고 유명해지는 것이다. 그들의 고향은 제3제국에서 북한에 이르는 독재정권이 권력을 잡고 있는 곳이나 마찬가지로 전쟁 윤리가 팽배하다. 또 경제계에는 금융인과 은행가가 있다. 이들에게 성공적인 삶이란 명예로운 삶을 뜻한다. 그리고 그들이 말하는 명예는 결국 돈이다. (168~169쪽)
선한 삶은 완벽하고 거부할 수 없는 완전한 상태라기보다 더 나은 균형을 찾으려는 시도다. “모든 것으로부터 도망치고 두려워하며 어디에서도 견뎌내지 못하는 사람은 비겁한 사람이지만 그 무엇도 두려워하지 않고 무작정 덤비는 사람은 무모한 사람이다. 또 모든 향락을 즐기고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는 사람은 무절제한 사람이며, 거친 농부처럼 모든 즐거움을 거절하는 사람은 무감각한 사람이다.” 인생의 기술은 완전한 도덕적 선을 이룩하기를 바라는 비인간적인 것이 아니라 살면서 적절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자신의 감성을 교육하는 것이다. (179쪽)
헬블링에 따르면 가장 용맹하고 경험이 많은 전사마저도 일반적으로 전쟁을 거부한다. 따라서 예측할 수 있는 그 어떤 이득보다도 실제 핵심은 완전히 다를 수 있다. 예컨대 불신, 편견, 두려움처럼 말이다. 인류 역사에 등장하는 전쟁은 대부분 대다수에게 ‘그 어떤 값어치도 없었다’. 기껏해야 일부 엘리트만이 이득을 보았을 뿐이다. 단지 지도층의 의도적인 약탈 전쟁이자 모두에게 불합리하며 아무런 이득도 없는 전쟁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두려움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해볼 때 ‘전쟁과 관련하여 전반적으로 무엇보다 중요한 감정’은 공격적 성향이 아닌 공포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202~203쪽)
출판사 서평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착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동시에 절대 손해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착한 사람. 어감은 좋지만 조금 바보 같은 느낌이 든다. 왜? 현재를 주도하는 세계관으로는 ‘착한 사람’이 그다지 훌륭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세상은 ‘성장’을 위해 효율성을 강조하고 ‘이기주의’를 권장해왔다. ‘행복’을 ‘성장’과 동일선상에 놓게 하는 프레임을 만들고, 남을 밟고 올라서야 비로소 성공한 인생이라고 말해왔다. GDP를 예로 들어보자. 현재 거의 모든 국가에서 GDP로 국가의 성공과 국민의 행복을 측정한다. 하지만 GDP로는 국민의 행복을 논할 수 없다. 이는 단지 경제학의 목표다. GDP는 훌륭한 선생님, 친절한 이웃, 좋은 사회보험, 부의 균등한 분배는 고려하지 않는다. GDP가 올라가면 삶의 질이 올라간다고? 터무니없다. 자연보호구역과 거주지 주변으로 고속도로가 개발될 때도 GDP는 상승한다. 소음 공해, 스트레스, 불만 때문에 수백만 명이 의사나 카운슬러를 방문한다고 해도 GDP는 상승한다. 국가에서 사유 주차공간을 폐지하고 그곳에 차를 세우는 모든 사람에게 돈을 요구할 때도 GDP는 상승한다. 쓰레기 더미가 넘쳐나서 새로운 쓰레기 처리장과 소각로가 필요할 때도 GDP는 상승한다. 하지만 다행히, 사람들은 오로지 ‘위’만을 쳐다보다가는 디스크가 올 수 있다는 간단한 상식을 깨달은 것 같다. ‘성장’이라는 이름에 가려진 독재와 이기주의 사이에서 새로운 가치를 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성장의 마법에 겁먹었는지도 모른다. 이제 우리는 ‘협력’ ‘함께’ ‘동반’ 같은 사라져간 가치를 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적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독일 통일 이후 가장 대중적인 철학가로 평가받고 있는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의 신작 『내 행복에 꼭 타인의 희생이 필요할까(21세기북스)』가 나왔다.
철학, 이기주의에 답하다!
총 3부로 이루어져 있는 이 책은 1부 ‘선과 악’, 2부 ‘이상과 현실’, 3부 ‘사회, 그리고 도덕’ 순서로 전개된다. 구체적으로 1부에서는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처럼 철학이라면 빠질 수 없는 이들의 이름부터 등장한다. 하지만 그들의 이름에 질렸다고 돌아서지 말기를 당부한다. 그들은 단지 긴 계단을 오르기 위한 디딤판이다. 저자는 누구나 알법한 철학가들뿐만 아니라 유명 또는 무명의 무정부주의자, 언어학자, 식물학자, 영장류학자, 사회생물학자 등 수많은 사람들의 주장과 이야기를 소개하며 첫 주제인 ‘선과 악’을 놓치지 않는다. 그리고 독자 스스로가 나는 착한 사람이고 싶은데 세상은 왜 그렇지 않을까 고민하기 시작할 즈음 2부를 시작한다. 2부에서는 인간의 편협함을 보여주는 다양한 면모를 자세히 소개한다. ‘사람들은 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과 행동이 다를까’에 대한 답이라고도 볼 수 있다. 시프팅 베이스라인과 인간의 집단 윤리에 대한 설명은 특히나 흥미로운데, 빨간 신호등에 길을 건너는 일상의 문제에서부터 세상을 경악시킨 101예비경찰대대의 민간인 학살 문제까지를 설명하는 저자의 글을 읽다보면 공감을 넘어 경악스럽기까지 하다. 주변 환경에 적응을 잘한다는 것을 자랑으로 삼던 사람이라면 어떤 두려움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솔직하지 못한 인간의 독특함, 자아상에 스스로를 맞추고자 하는 특성, 특정 종교에 심취되는 사람들의 심리 상태 등 인간의 다양한 행태를 설명한다.
3부에서는 드디어 저자의 ‘주장’이라 생각되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사회가 병들어가고 있다고 진단한 저자는 사회를 회생시키고 모두가 행복하게 잘 살기 위해 해야 할 고민, 행동, 판단에 대해 이야기한다. 국가 최고 목표를 국민의 행복으로 하는 부탄, 사업가와 경제, 진짜 성공, 시민의식, 도시와 국가의 일, 민주주의의 변화와 공공책임을 되찾는 법 등에 대한 이야기로 타인을 희생양으로 삼지 않고 보다 행복하고 나은 삶을 사는 방법을 안내한다.
저자는 다양한 방식으로 선과 악에 대해 논하고, 우리의 선택과 실행, 사회의 요구에 대해 이야기한다. 기꺼운 마음으로 글을 좇다보면 이 책을 “다양한 질문들에 대한 답이자 스스로 도덕을 발견하게 하는 안내서”라고 소개한 저자의 말처럼, 독자는 세상과 자신의 도덕에 대한 사색과 어렴풋한 답 또한 얻게 될 것이다.
<책속으로 추가>
즉 인간의 배려와 남을 돕고자 하는 마음에는 제한이 있다. 또 자신과 가까운 사람과 관련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윤리적 측면에서 저 멀리 낯선 곳에 있는 사람들을 도우려는 마음에 해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국제적 인사의 사면을 위한 국제사면위원회에 참여할 수 있다. 내 기부로 도움을 받는 수혜자를 만나지 못한다고 해도 거리낌 없이 자선 단체에 돈을 기부할 수 있다. 또 기독교, 이슬람교 또는 공산주의 등 자신만의 방식으로 인류에 기여하려는 이념을 지지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 모든 행동이 고대로부터 내려온 인간의 편협함에 모순되는 것은 아니다. 구호단체를 후원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자신이 아는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존중한다고 볼 수는 없다. 이런 전제 조건이 있었다면 세상의 모든 자선단체에는 뜻을 함께하는 회원을 전혀 모을 수 없었을 것이다. (233쪽)
경찰대대의 범행이 참혹했던 반면 평범한 사람을 끔찍한 범죄자로 만드는 구조는 매우 간단했다. 인생의 순간마다 등장하는 순응의 중압감은 그 어떤 사회적 본능과 근본적인 윤리적 가치관보다 강력하다. (246쪽)
따라서 지금 세상에서 시프팅 베이스라인은 매우 일상적인 것이다. 그것은 인간의 놀라운 적응력의 결과물이다. 정상 상태의 한계를 움직임으로써 좌절에 빠지는 것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한다. 나이가 많아지면 신체의 상태를 50년 전과 비교하는 대신 마주한 무기력함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다. 만성통증 역시 때로는 ‘특정 상황’에 따라 나아지고 수월하게 느껴진다. 빈민가에서도 ‘전체적으로 보아’ 잘 지내는 사람이 있다. (260쪽)
오랫동안 실직한 사람은 성과만 중요시하는 사회를 비웃는다. 사회적으로 승승장구하는 사람만이 사회를 믿는다. 부유하지만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기업가는 가난한 지성인에게 싱긋 미소 지을 뿐이다. 가난한 지성인은 교양 없는 기업인을 무시한다. 그러나 개념적인 차원에서 거의 대부분 성과, 교육, 재산 등을 긍정적인 가치로 평가한다. (285쪽)
개념화하는 능력이 뛰어나면 뛰어날수록 우리는 도덕적·비도덕적으로 행동한다. 영국의 문학가이자 문화철학자인 랑카스터 대학교의 테리 이글턴 교수는 다음과 같이 회고했다. “추상 능력은 불과 마찬가지로 창조적이며 파괴적인 양날의 칼이다. 그것으로 공동체 전부를 깊이 고찰하기도 하지만 공동체 전부를 화학무기로 없애버리기도 한다.” (288쪽)
도덕이란 타인의 신용을 도덕적으로 떨어뜨리는 데 사용되는 사회적 무기다. 또는 정신적 범절을 추구하기 위한 지극히 개인적인 사안이다. 그러나 경제, 정치, 법, 기타 등의 체제가 제 기능을 하는 데 도덕은 거의 고려되지 않는다. (303쪽)
21세기 초, 사람들은 대부분 기능적으로 차별화된 사회에서 살고 있다. 특정 시스템에서는 그 시스템의 기능에 기여하는 것만 그 중요성과 가치를 인정받는다. 현 사회제도는 도덕적 제도를 우선순위로 보지 않는다. 개인적 도덕심과 직장에서 하는 업무적 행동은 서로 큰 차이를 보인다. 대부분 차지하고 있는 영역이 다르다. 우리는 도덕적 책임을 느끼는 일이 드물고 전체를 위하지 않는 선천적인 강박 세상에서 살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 그리고 또 다른 이유에서 특정 사물에 도덕적 책임을 느끼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309쪽)
물론 사회규범의 세상에도 분명 대가를 지불한다. 그러나 우리가 서로 주고받는 화폐는 (매우 제한적인 측면에서) 돈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관심이다. 한편 두 영역이 서로 섞이면 매우 복잡해진다. 예컨대 친구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은 예측하기 어려운 영역에 발을 내디딘 것이다. 이때 시장규범이 지배적이지 않더라도 우리는 돈을 빌려준 친구에게 시장과 일치하는 행동을 기대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우정이 무너지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이런 상황을 피하려면 아예 돈을 빌려주지 않거나 시장에 적용되는 논리를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319쪽)
윤리의 목적은 인생의 안전을 극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한 많은 사람에게 충만한 삶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 있다. 그리고 규범이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 어떤 경우에도 우리가 규범을 따르는 것이 그 본질은 아니다. 하지만 한 번 정해진 규범을 다시 없애기는 매우 어렵다. (327쪽)
국가의 과제는 어떠한 대가가 따르는 경제성장이 아니다. 그것은 가능한 한 많은 국민이 만족하고 충만한 삶을 실현하는 것이다. 반드시 재화와 문화, 과거와 현재에서 물질적인 것과 심적인 것이 한데 어우러져야 한다. 물질적인 부 자체가 목적은 아니지만 건재하기 위해 불가피하면서도 충족되지 않는 조건이다.
원칙은 그러하다. 그러나 독일에서 시대의 흐름을 읽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18세기와 달리 오늘날의 철학자는 정치에 영향력이 없다. 이제 거대한 경영인, 로비스트, PR전문가, 컨설턴트 등 경제인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다만 그들의 주제는 미래가 아니다. 그것은 시장, 권력 그리고 출세를 위한 기회며 현상 유지다. (339쪽)
사회의 번영을 측정하는 도구는 분명 행복이 아니다. GDP, 즉 1년 동안 경제에서 일어난 총생산과 서비스의 가치다. 새로 생산된 강철, 택시 타기, 동물원 방문 그리고 엑스레이 촬영이 모두 GDP에 기여한다. 한마디로 말해 돈으로 지불한 경제적 활동의 합계를 측정하는 것이다. 정계에서는 GDP가 높을수록 국민들이 행복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350쪽)
서양인은 오늘날에는 어울리지 않는 두 부분으로 이뤄져 있다. 경제는 절대로 만족하지 못하고 더 많은 즐거움을 쫓는 이기적인 쾌락주의자와 소비자를 필요로 한다. 반면 사회는 남을 돕고 자신에게 만족하는 예의바르고 겸손한 국민을 바란다.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아이를 교육해야 한단 말인가? 분명하고 확신을 주는 이상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이런 환경에서 주도적인 가치관은 무엇인가? (387쪽)
기본정보
ISBN | 9788950935450 | ||
---|---|---|---|
발행(출시)일자 | 2012년 01월 31일 | ||
쪽수 | 502쪽 | ||
크기 |
148 * 210
* 35
mm
/ 815 g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Die)Kunst, kein Egoist zu sein/Precht, Richard Davi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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