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중국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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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조선일보 > 2020년 1월 1주 선정
시진핑 주석이 성급히 “위대한 중국”을 외칠 때 우리는 냉정히 ‘진짜 중국’에 대해 말하고,
그것을 토대로 한중관계의 새로운 조명을 통해 우리 민족과 역사에 대한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
“코리아는 역사적으로 중국의 속국이었다.”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미국 플로리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을 때 한 망언이다. 패권국가를 향한 중국의 거침없는 도전은 최근 국제사회의 가장 큰 이슈지만 이와 더불어 ‘중국예외주의’에 빠진 공산당의 역사 왜곡은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외치며 천하의 중심인 중원과 주변의 속국으로 이분하는 과거의 잘못된 중화사상에 다시 젖어 들고 있는 중국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하고 또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을까?
이 책은 동북아 역사를 한중 양자관계가 아닌 삼각관계, 즉 ‘중원(한족 왕조)-북방 몽골리안(몽골, 만주)-한반도(고려·조선)’라는 새로운 각도에서 볼 것을 제안한다. 이로써 중원이 천하의 중심이 아니었고, 한반도도 결코 중국의 단순한 속국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과거부터 오늘까지 중국이 남긴 역사적 발자취와 저자의 예리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중국이 모르는, 혹은 알면서도 말해주지 않는 ‘진짜 중국’에 대해 말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안세영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성균관대학교 특임교수로 있다.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후 파리의 P.소르본(Sorbonne)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통상산업부 국장을 거쳐 UN산업개발기구 워싱턴 투자진흥관으로 근무했으며,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책연구기관을 관장하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을 지냈다.
한중포럼, 한중관계복합연구회, 대통령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등으로 활동하면서, 동북아연구포럼 회장으로 중국, 미국, 몽골, 카자흐스탄, 베트남 등의 정책전문가와 교류하며 ‘날로 오만해지는 중국’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하고 있다. 20대 젊음을 해병대에서 불태운 영원한 해병장교이기도 하다. 유튜브 채널(안교수의 바깥세상 톡톡)을 운영하면서 자국 우월주의에 빠진 시진핑의 역사관을 파헤치는 ‘중국 후려치기’를 방송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CEO는 낙타와도 협상한다》 《이기는 심리의 기술, 트릭》 《도널드 트럼프와 어떻게 협상할 것인가》 《글로벌 협상전략》 등 다수가 있다.
목차
- 들어가며
1장 - 중국의 ‘코리아 속국론’
되살아나는 ‘코리아 속국론’
중국 역사의 반은 북방 몽골리안의 지배를 받았다
동북아 ‘마의 삼각구도’: 우리나라는 중국의 군사동맹국이었다
송나라를 구한 강감찬 장군의 귀주대첩
병자호란 바로 읽기
흥미로운 북방 민족의 세계관: 고려와 조선은 형제국가
조선의 헛된 명분론이 빚어낸 병자호란
동북아 ‘마의 삼각구도’의 역사적 교훈
[재미있는 이야기 한 토막] 서희 장군의 위대한 협상
2장 - 패권국가를 향한 붉은 중국의 야심
중화제국의 멈출 줄 모르는 영토 팽창욕
중화제국의 독특한 영토 팽창법: 역사적 종주권 주장
무서운 ‘한화형(漢化型) 제국주의’
한화의 1, 2단계: 무력 점령과 한족의 이주
자기 땅에서 소수 약자로 전락한 위구르인
칭짱철도로 한화가 가속되는 티베트
한화의 3단계: 문화적 점령
한화의 늪에 빠진 정복자 만주족
유일하게 한화에 실패한 한반도
[재미있는 이야기 한 토막] 산속으로 쫓겨난 중국의 소수민족
3장 - 한자문명에 의해 왜곡된 북방 몽골리안의 세계
북방 몽골리안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았던 한족 왕조
재조명해야 할 북방 몽골리안의 세계
몽골리안의 세계: 7개의 몽골 집단
실크로드 FTA를 구현한 개방된 ‘팍스 몽골리카’
바람과 같이 달리며 사람들을 끌어안은 개방된 사회
중국인의 몽골리안 콤플렉스를 너그럽게
[재미있는 이야기 한 토막] 몽골리안에 채찍질 당하는 러시아인
4장 - 몽골제국과 고려
몽골제국이 유일하게 멸망시키지 않은 나라
게임의 룰을 바꾼 칭기즈칸: 약탈전쟁을 정복전쟁으로
유라시아대륙을 정복한 몽골의 기마군단
역사적으로 외적이 한반도를 점령하지 못한 7가지 이유
고려·몽골관계 바로 읽기
[재미있는 이야기 한 토막] 몽골 초원 이야기
5장 - 정화와 고선지의 실크로드를 재현하려는 중국의 일대일로
동아프리카까지 조공체제를 구축한 정화의 대항해
해양굴기를 포기한 명나라의 해금정책
포르투갈 함대의 인도양 진출: 아시아 식민지 시대의 개막
실크로드의 고구려 유민, 고선지 장군
한국은 실크로드 국가들의 형제국가
‘중국몽’ 실현을 위한 중국의 일대일로
드러나는 일대일로의 허상
[재미있는 이야기 한 토막] 실크로드 상인과 도적의 기묘한 게임
6장 - 화교가 뿌리 못 내린 ‘코리아’
번영하는 ‘차이나타운’이 없는 나라
동남아는 이미 ‘리틀 차이나’
아프리카까지 잠식한 놀라운 중국인
한반도에 뿌리 못 내리는 한족의 생활력
미국의 중국인 이민금지법
[재미있는 이야기 한 토막] 모하비 사막의 중국집
7장 - 붉은 중국의 역사 왜곡
6·25침략을 항미원조로 왜곡하는 중국
중화사상에 뿌리를 둔 ‘중국예외주의’
과장된 마오쩌둥의 항일운동
공산당 토벌을 우선시한 장제스
중국공산당을 살린 시안사변
중공군과 싸운 6·25전쟁
중공군에 의해 적화될 뻔한 대한민국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군인
대한민국을 위해 중공군과 싸운 우방의 군대들
6·25 참전에 대한 중국의 올바른 평가
[재미있는 이야기 한 토막] 워싱턴의 육군참모총장을 잠에서 깨운 ‘맥아더 장군’
8장 - 붉은 중국의 한반도 징크스
유독 한반도에서 기를 펴지 못한 중국
수천만 명을 아사시킨 대약진 운동
광기의 문화대혁명
미군을 다시 한반도로 불러들인 항미원조 전쟁
미묘한 북중관계
[재미있는 이야기 한 토막] ‘한강의 기적’을 만든 숨은 공신
9장 - 남중국해 영토분쟁과 중국의 해양굴기
남중국해 제해권을 지키기 위한 일본제국의 결사적 항전
남중국해 영토분쟁: 우방 베트남 섬을 무력 점령한 중국
“양키 고 홈!”을 외치다 중국에 당한 필리핀
중국의 해양굴기: “태평양을 나누어 갖자”
미국의 ‘항공모함 6척’ 트라우마
일본의 경항공모함 보유와 동아시아 해양 안보
일본 해군을 키운 영국 해군
세계 해전의 역사: 게임의 룰을 바꿔야 승리한다
동아시아 해양세력의 변화와 한반도의 해양 안보
[재미있는 이야기 한 토막] 일본 해군도 존경한 ‘이순신 장군’
10장 - 미국과 중국의 패권전쟁, 우리의 선택은?
깨어진 미국의 ‘차이나 드림’
중국의 거친 군사적 도전: 남중국해에서의 무력충돌
중국이 패권국가가 될 수 없는 5가지 이유
중화제국과 한미동맹, 우리의 선택
중국과의 역사전쟁
청천강 이북을 중국에 빼앗길 것인가
중국과의 이어도 해양 영토분쟁
정체성의 재조명: ‘소중화’에서 ‘북방 몽골리안’으로
나가며_중화제국에 무릎 꿇지 않을 미들 파워, 대한민국
책 속으로
중국은 제18차 공산당 전당대회에서 시 주석이 밝혔듯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꿈꾸고 있다. 과거 베이징 자금성의 천자(天子)가 보기에 고려, 조선은 조공을 바치는 속국에 불과했다. 미국을 제치고 세계 패권국가가 되겠다는 ‘중국몽’의 환상에 젖은 시 주석도 한국이 우습게 보일 수밖에 없다. 베이징의 오만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몇 년 전부터 시 주석이 틈만 나면 내세우는 말이다. 원래 중국 역사에 한족이란 개념은 있어도 중화민족이란 말은 없었다. 그런데 패권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 과거 그들을 지배하던 소수민족까지 한족이 주축이 된 중화민족에 포함시키는 ‘통일적 다민족국가론’을 내세우고 있다. 1장_중국의 ‘코리아 속국론’
그러나 중화제국은 다르다. ‘한화’라는 아주 독특한 형태의 제국주의를 발달시킨 중국은 정말 끈질기게 영토를 넓혀나가고 수천 년간 제국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다른 제국주의는 무력 하나에만 의존해 흥하고 망했다. 반면 중국은 두 개의 수단을 가지고 있었다. 한 손엔 무력, 다른 한 손엔 ‘한화’라는 독특한 비장의 무기를 들고 있었다. 2장_패권국가를 향한 붉은 중국의 야심
우리 민족은 몽골족이다. 일본인도 같은 몽골족이다. 하지만 인종학적으로 중국인은 몽골족이 아니다. 핏줄이 다른 지나족이다. 학자들에 따라 몽골리안의 정의는 천차만별이다. 아주 넓게 보면 아메리카 인디언들도 몽골리안이라고 한다. 어린 인디언의 엉덩이에 ‘몽골반’ 즉, 인종적으로 몽골리안에게만 나타나는 ‘몽골리안 스팟이 있다고 한다. 그 옛날 얼어붙은 베링해를 건너 북미대륙에서 아마존 밀림까지 내려간 것이다.
3장_한자문명에 의해 왜곡된 북방 몽골리안의 세계
“동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토에 편입되고 한자문명권에 들어갔다가 빠져나온 나라는 한국과 베트남 두 나라뿐이다.” 우리가 한사군 시대에 중국의 일부가 되었다가 삼국 시대에 빠져나왔듯이, 베트남도 명나라 시대까지 1,000년간 중국의 지배를 받다가 독립했다. 하노이 시내 중심에 있는 호타이 호수에 가면 한자가 쓰인 낡은 비석들이 있다. 옛날에는 그들도 우리처럼 한자를 썼다. 17세기 프랑스 선교사 알렉산드르 드 로드가 알파벳을 이용해 오늘날의 베트남 문자를 만들면서 한자문명권에서 빠져나온 것이다.역사상 가장 파괴력 있는 한화형 제국주의에 녹아들지 않고, 무적의 몽골제국에도 쉽게 굴복하지 않았다. 베트남도 몽골제국의 군대를 막아냈다고 한다. 두 나라 모두 대단한 민족이다. 4장_몽골제국과 고려
그런데 안타깝게도 같은 ‘차이나’지만 대명제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은 좀 다른 것 같다. 초기의 거창하고 요란한 슬로건과 달리 일대일로의 수레바퀴가 굴러가다 보니 점점 문제점과 허상이 드러나는 것이다.우선, 그간 상당한 일대일로 건설 붐이 있었지만 중국업체의 ‘독식’에 가깝다. 동남아나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일대일로 사업으로 항만이나 철도사업 계약을 중국과 하려면 묘한 함정들이 있다. 그중 하나는 금융거래를 중국 은행을 거쳐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사업 시공은 중국업체가 하게 된다. 설사 국제 입찰을 하더라도 중국업체의 저가 공세를 외국기업이 따라갈 수 없다 5장_정화와 고선지의 실크로드를 재현하려는 중국의 일대일로
현지국의 화교정책에 대한 정답은 없다. 자본과 노동력이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드는 글로벌경제 시대에 보다 개방적으로 외국인력을 우리 사회에 포용해야 한다. 하지만 놀라운 상술을 지닌 중국인 물결을 방치하다 경제 주권을 빼앗긴 동남아 국가나 제2의 중국이 되어 간다는 아프리카의 현실을 보면 화교정책에 관한 한 문제 인식이 단순하지만은 않다. 더욱이 전 세계 모든 나라 사람들을 자유롭게 받아들인 미국조차도 ‘차이니즈’만은 경계했다는 것은 우리에게 의미 있는 암시를 던진다. 6장_ 화교가 뿌리 못 내린 ‘코리아’
전쟁에서 항복과 집단 투항은 엄연히 구별된다. 항복은 용감히 싸우다가 적의 수가 너무 많고 총알이 떨어지면 하는 수 없이 총을 내려놓고 적에게 손을 드는 것이다. 하지만 집단 투항은 말 그대로 불명예스러운 것이다. 6·25 개전 초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적의 기습공격을 받아 그렇게 혼란스럽게 후퇴하면서도 우리 국군은 단 한 개의 대대도 집단 투항하지 않았다.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할 우리나라 국군의 군인정신이다. 바로 이 점이 나라를 지키지 못한 국민군과 월남군과의 차이다. 그렇기에 미국이 그들은 버리고 한국은 한미동맹으로 지금까지 단단히 묶어놓았는지도 모른다. 7장_붉은 중국의 역사 왜곡
평택에 있는 햄프리 미군기지에는 육군뿐만 아니라 해군, 공군이 같이 있다. 이곳이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해외 미군기지 가운데 베이징에서 가장 가까운 기지라고 한다. 구소련이 쿠바에 미사일을 설치할 때 미국이 그렇게 난리를 쳤는데 쿠바와 워싱턴 간의 거리는 1,933킬로미터다. 그런데 평택에서 베이징까지는 불과 986킬로미터밖에 안 된다. 이를 두고 어느 중국 지도자는 “평택기지가 중국의 허리에 대검을 겨누는 것 같다”라고 표현했다. 8장_붉은 중국의 한반도 징크스
세계 해전의 역사를 보면 3단계로 게임의 룰이 변했다. 로마와 카르타고 사이의 해전이나 영화 〈해적왕 드레이크〉에서 보면 바다에서의 싸움은 결국 칼싸움에 의해 승패가 결정된다. 형식적으로 함포 몇 발을 쏘지만 결국 적선에 다가가 갈고리를 걸고 적선의 갑판으로 건너가 칼로 제압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본격적인 대포의 발달로 해전 게임의 룰이 함포전으로 변한다. 멀리서 함포를 쏘아 침몰시키는 것이다. 함포전이란 새로운 게임의 룰을 실제 해전에 잘 활용한 인물이 바로 우리나라의 이순신 장군이다. 임진왜란 때 일본 해군은 조선의 판옥선에 올라와 칼싸움으로 승부를 가리고자 했다. 칼잡이 사무라이와 대부분 농민 출신인 조선 수군이 칼로 맞붙으면 승부는 뻔했다. 그래서 이순신 장군은 근접전은 피하고 거북선을 앞세운 화포로 23승의 쾌거를 이루었다. 어쩌면 세계 해전사에서 함포전을 본격적으로 도입해 대승을 거둔 최초의 해군 지휘관일 것이다.
9장_남중국해 영토분쟁과 중국의 해양굴기
지금 우리는 중국과 심각한 역사전쟁을 하고 있다. 고구려는 신라, 백제와 함께 당연히 우리의 역사다. 그런데 중국 정부는 2002년부터 소위 동북공정 사업을 시작했다. 막대한 중앙정부 예산을 들여 학자들을 동원해 고구려를 자국 역사에 편입하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고구려가 중국의 현도군 고구려현의 지배하에 있던 지방왕조였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보면 수나라, 당나라와 고구려 사이의 전쟁도 국내 통일전쟁이 된다. 중국의 욕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신장 위구르와는 서북공정, 티베트와는 서남공정 작업을 하고 있다. 한때 강력한 독립왕국이던 위구르와 티베트를 중국 역사에 편입하려는 것이다. 심지어는 칭기즈칸마저 중국인으로 만들며 몽골제국의 웅대한 역사도 ‘차이나’ 속에 끌어들이고 있다.
10장_미국과 중국의 패권전쟁, 우리의 선택은?
출판사 서평
성급한 야욕이 불러온 ‘차이나 리스크’
2017년 10월,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2050년까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강대국으로서 세계무대의 중앙에 서겠다는 당찬 선언을 했다. 경제·군사 두 분야의 패권을 한꺼번에 차지하겠다는 야욕을 대외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값싼 노동력과 풍부한 인력자원을 바탕으로 눈부신 발전을 이룬 중국의 행보는 국제사회는 물론 동북아의 판도에도 큰 변화를 일으켰다.
하지만 중국이 세계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성급히 속내를 드러내고 속력을 내는 만큼 그 과정에서 허점들이 속속들이 드러나거나 국제적 절차를 무시하고 교묘히 자국의 이익을 추구해온 결과 ‘차이나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외교적인 부분에 있어서 중국의 오만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은 공산당의 역사 왜곡과 영토 팽창욕이다. 우리나라를 과거 자신의 나라에 조공을 바치는 단순한 속국으로 바라보거나, 대한민국을 침략해 유엔으로부터 침략자로 낙인찍힌 6·25전쟁을 ‘중국이 승리한 정의로운 항미원조(抗美援朝) 전쟁’이라고 미화하는 등 자국에 유리한 쪽으로 역사를 왜곡한다. 뿐만 아니라 과거 중화제국의 그늘에 있었다는 조그만 사료라도 있으면 역사적 종주권을 내세우며 자기 영토라고 우기기 일쑤다. 이와 같은 억지 논리로 국경을 접한 14개국과 모두 영토분쟁을 벌였거나 벌이고 있는 중이다.
“그간 중국의 동아시아 정책은 적을 만들고 친구와 멀어지는 방법을 아주 적나라하게 알려주고 있다”
- 오드 베스타(Odd Westad) 하버드대 교수
미국과 패권을 다툴 만큼 성장한 중국의 놀라운 발전에 초점을 맞춘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사이 중국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내세우며 천하의 중심인 중원과 주변의 속국으로 이분하는 과거의 잘못된 중화사상에 점점 젖어 들고 있었다. 저자인 안세영 교수는 이런 중국을 역사의 흐름에 따라 예리하게 분석·비판하며, 이에 대한민국은 무엇을 준비하고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 중국이 아닌 우리의 시각에서 그들이 말해주지 않는 ‘진짜 중국’에 대해 말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중관계의 새로운 조명을 통해 우리 민족과 역사에 대해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올바른 역사 인식을 바탕으로 동북아 역사와 미래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다.
천하의 중심이라 여기던 중국이 뜻대로 하지 못한 유일한 민족, 대한민국
동북아 역사를 한중 양자관계가 아닌 삼각관계, 즉 ‘중원(한족 왕조)-북방 몽골리안(몽골, 만주)-한반도(고려·조선)’라는 새로운 각도에서 보면 전혀 다른 역사적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중원이 천하의 중심이 아니었고, 한반도도 결코 중국의 단순한 속국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역사적으로 한족 왕조와 북방 민족은 끊임없이 싸우고 점령하고 통치하는 악순환을 되풀이했다. 이와 같은 한족 왕조와 북방 민족의 파워게임에 따라 한반도는 궁지에 몰린 한족 왕조의 군사동맹국, 때론 북방 몽골리안 세계의 형제국가 역할을 했다.
또한 고구려의 안시성 싸움이나 고려의 귀주대첩 등 역사적으로 중국의 군대가 압록강을 건너와 혹독한 대가를 치르지 않은 적이 거의 없었다. 말하자면 중국에는 유독 한반도에서는 기를 펴지 못한 ‘한반도 징크스’가 있었다. 특유의 생활력으로 어느 곳에 떨어뜨려놔도 적응하며 살아간다는 한족이 한반도에서 만큼은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하고, 어느 나라에나 있는 그럴듯한 차이나타운이 한국에만 없다는 것도 중국인들의 한반도 징크스를 대변한다.
이 책은 바로 이 같은 배경에서 한중관계의 새로운 조명을 통해 그간 우리 스스로 가지고 있던 신(新)사대주의 혹은 소중화(小中華) 사상에서 벗어나 우리 역사에 대한 자긍심을 키우자는 취지로 쓰였다. 저자는 이러한 역사의식을 가지고 중국 자료뿐만 아니라 미국, 프랑스, 일본, 몽골, 터키 등 비한자 문명권에서 출간된 책들까지도 연구했고 중국의 베이징대학, 사회과학원의 지식인들과 공청(共靑)의 전문가, 정부 관리 같은 중국의 지도층과도 교류하며 ‘차이나 리스크’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펼쳐왔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논리는 국제사회의 관계에 있어서도 적용되는 불변의 법칙이다. 보이고 싶어 하지 않는 속내까지 들여다보고 준비하는 자를 당할 수는 없다. 그것이 수천 년 전부터 이어진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구한 답이라면 더욱 믿음이 갈 수밖에 없다. 저자는 중국에 대한 단순한 비판이 아닌 우리의 시선으로 앞으로 한중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코리아가 중국의 속국이었다’고 말하는 시진핑 주석의 망언에 ‘감정적 대응’이 아닌 ‘논리적 대응’을 펼칠 수 있는 여러 가지 구체적인 근거들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의 오랜 ‘한반도 징크스’까지 더해 중국이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는 우리나라 특유의 민족성과 끈기에 대해서도 의미 있게 다루고 있다.
중국은 결코 패권국가가 될 수 없다
2015년 한 언론 매체의 조사에 의하면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 국민의 응답자 가운데 중국인이 평화적이고 협력적이며 책임감 있는 강대국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8퍼센트에 불과했다. 이와 반대로 중국인들 가운데 중국인이 매우 평화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미국과 일본을 우호적으로 보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낮았고, 미국이 중국의 부상을 부당하게 저지하려 한다고 믿었다. ‘자국예외주의’에 빠진 중국의 단면이다.
저자는 중국이 2050년 미국을 제치고 패권국가가 될 수 없는 이유로 5가지를 꼽았다. 첫째, 군비 확장에 퍼붓는 달러의 상당 부분이 따지고 보면 미국에서 흘러 들어간 돈이다. 둘째, 중국을 세계의 공장으로 만든 기존의 글로벌 가치사슬을 미국이 재편할 수 있다. 셋째, 세계의 다른 나라들이 존경하고 따르는 소프트 파워, 즉 ‘보편적 가치’를 창출해야 하지만 중국이 내세우는 건 고작 ‘위대한 중화사상’이다. 넷째, 세계질서에서 우두머리가 되려면 따르는 무리, 즉 동맹국이 있어야 한다. 미국은 70여 개의 동맹국이 있지만, 중국의 동맹국은 딱 두 나라뿐이다. 다섯째, 세계 역사를 보면 경제패권과 군사패권이 바뀌는 데는 적어도 20~30년의 시차가 있었다. 2050년에 경제, 군사 두 개의 패권을 한꺼번에 차지하겠다는 것은 매우 성급한 발언으로 시진핑 주석이 너무 일찍 칼을 빼들었다는 것이다.
중국은 공산당이 만든 역사를 비판하는 ‘역사 니힐리즘(Nihilism)’을 7대 금기사항으로 정할 만큼 역사 왜곡에 아주 익숙하고, 1987년 우방국인 베트남과 무력충돌까지 벌인 끝에 남사군도의 6개 섬을 차지할 만큼 아무리 이념을 같이하는 공산주의 국가라도 영토분쟁에 있어서는 한 치의 양보도 없다. 이러한 외교적 행보는 패권국가로 나아가는 길이 아닌 독단으로 국제질서를 어지럽힐 뿐이다.
무엇보다 자본주의 역사에서 민주화를 하지 않고 선진화에 성공한 나라는 단 한 나라도 없다. 특히 오늘날 같은 지식기반 경제 사회에서는 ‘창조적 인적 자본’을 많이 가진 나라가 국제경쟁에서 앞선다. 저자는 창조적 두뇌는 사회의 다양성에서 나오고 다양성은 민주사회에서만 싹튼다는 점을 강조한다. 아이폰은 만들지만 ‘스티브 잡스’ 같은 인물이 중국에는 없는 이유다. 미국과 중국을 두고 우리는 어느 편에 서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답이 너무도 명확하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준다. 미국이 강해서이기도 하지만 중국의 부흥에 가려진 허와 실에 대한 자각을 통해 우리 스스로 충분히 그 답을 찾을 수 있게 한다.
기본정보
ISBN | 9788947545495 |
---|---|
발행(출시)일자 | 2019년 12월 27일 |
쪽수 | 232쪽 |
크기 |
144 * 210
* 22
mm
/ 386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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