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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어로 '천복을 누리는 금강석'을 뜻하는 '데첸'은, 어려서부터 모든 살아 있는 존재에게 연민을 드러내는 선한 품성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삼촌이 찾아와 '데첸'을 '눈의 왕국'으로 데려간다. 그리고 '데첸'은 그곳에서 영적 스승 '독덴 린포체'를 만나는데…….
이 책은 자연과 스승의 가르침으로 순연한 자아를 찾아 삶의 진리에 눈을 떠가는 소년 '데첸'의 모험담이다. 촉망받는 과학자에서 티베트 불교에 빠져든 후, 네팔에서 불교의 가르침을 받고 있는 저자는, '데첸'의 모험담을 통해 영혼의 성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즉, 우리 안에는 무한한 영적 가능성이 존재함을 가르쳐주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치열한 의지로 깨달음을 얻어 내부의 진정한 평화를 얻을 수 있도록 인도한다. 양장본.
작가정보
1946년 프랑스에서 태어났다. 분자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파스퇴르 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일하던 중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 히말라야에 정착했으며 35년 전부터 네팔에 거주하며 위대한 티베트의 스승들 밑에서 불교의 가르침을 받고 있다. 현재 달라이 라마의 공식 유럽 통역자로 활동하고 있다.
아버지이자 철학자인 장 프랑수아 르벨과 나눈 대담을 엮어 출간한 《승려와 철학자》는 프랑스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세계 20여 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다. 그 밖에 《손바닥 안의 우주》, 《티베트의 정신》, 《행복론》, 《춤추는 티베트 승려》 등의 저서가 있다. 티베트 도서 번역과 사진집을 출간 등을 통해 티베트의 정신을 세계로 알리고 있다.
번역 권명희
1961년 서울 출생. 경기 여고와 서강대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1993년 〈문학사상사〉를 통해 등단한 후 번역 활동을 시작했다. 리옹2대학에서 현대 문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주요 번역 작품으로는 《책의 역사》, 《종이, 일상의 놀라운 사건》, 《조르주 상드》, 《유령들의 탄생》, 《김치》, 《이곳에 살기 위하여》 등이 있다.
목차
- 한국어판 서문
꼴마에서 보낸 어린 시절
삶을 지탱하는 두 개의 지팡이
속세를 떠난 곳, 눈의 왕국
스승과의 만남
숲에서 만난 여인
동굴에서 보낸 한 해
무지개로 흩어진 스승
깨달음을 얻고 돌아온 마을
방랑하는 시인
역자 후기
책 속으로
부탄Bhutan 왕국의 동쪽, 히말라야 산기슭의 작은 마을 꼴마에서 한 아이가 태어났다. 인근 마을에 사는 승려는 아이에게 ‘금강석처럼 천복을 누리라’는 뜻으로 데첸 도르제Detchen Dorje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이 소년은 아주 어릴 때부터 세상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또한 자신 안에 언젠가 밖으로 드러날 어떤 힘이 꿈틀거리고 있다는 것도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앞으로 그에게 어떤 길이 주어졌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소년의 마음 안에서 희망은 작은 불꽃처럼 빛을 발하고 있었다.
소년은 간혹 자신을 둘러싼 자연과 하나가 되는 것을 느꼈다. 축축이 젖은 풀잎들이나 바람결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들, 오묘한 빛깔을 띤 기암절벽들, 땅 위를 분주히 오가는 벌레들, 또한 날카로운 울음소리로 하늘을 질러가는 칼새들을 바라볼 때면, 자신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세상을 있는 그대로 껴안을 수가 있었다.
_ 〈꼴마에서 보낸 어린 시절〉 중에서
“네 삶을 헛되이 흘려보내지 말거라! 삶은 짧고, 불확실하며, 여기저기에 함정이 도사리고 있단다. 삶이란 바다로 흘러드는 급류처럼, 또 해 질 무렵 산마루로 미끄러지는 해나 달처럼 재빨리 지나가 버린다. 살아갈 날이 얼마나 될지 누가 알겠느냐? 그러니 허비할 시간이란 없다. 나이든 사람들처럼 젊은이들에게도 죽음은 불현듯이 찾아오지. 너나 나나, 우리는 당장 오늘 저녁에라도 죽을 수가 있다. 죽음이 찾아오는 건 자명한 사실인데, 다만 그게 언제일지 예측할 수 없을 뿐이란다. 우리에게 내일이 올지, 아니면 죽음이 먼저 찾아올지 모르는 일이야. 세상만사가 영원하지 않다는 걸 늘 명심해라. 명상할 때 그런 생각을 하게 되면, 끈기를 갖고 수행할 수 있도록 네게 용기를 줄 게다.”
_ 〈스승과의 만남〉 중에서
누군가 방금 벗어 놓은 것처럼 큰 갈색 승복만이 덩그마니 놓여 있을 뿐, 침상은 텅 비어 있었다. 승려 도르제가 침상으로 다가가서 승복 자락을 천천히 들춰 보았다. 승복 안에는 스승의 머리카락과 손톱만이 남아 있었다. 독덴 린포체는 물질로 이루어진 육신을 ‘무지개로 된 몸’으로 와해시켜 버린 것이었다. 그런 일은 과거에도 가장 위대한 성자들만이 행할 수 있었다. 데첸은 살며시 법당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안에서는 은은한 향기가 감돌았고, 무어라 형용할 수 없이 평화롭고 영적인 분위기가 가득 배어나고 있었다. 감탄만 흘러나올 뿐, 그의 머릿속에는 아무런 생각도 비집고 들어오지 않았다.
잠양은 데첸에게 설명해 주었다. 이런 일은 요가 수행자들만이 완벽하게 행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인데, 마음의 본질과 현상 세계를 궁극적으로 깨달은 자만이 무지개로 된 몸에 이를 수 있다고 했다. 즉 색과 공의 합일을 체험한 수행자들은 육체의 물질적인 요소들-땅, 물, 불, 바람, 공간-과, 물질의 다섯 가지 결합체-형태, 감각, 판단, 의지력, 의식-를, 다섯 가지 양상의 지혜-궁극적인 현실의 지혜, 거울을 닮은 지혜, 균일한 지혜, 모든 사물을 구별하는 지혜, 실천적인 지혜-에 해당하는 다섯 가지 색깔의 빛으로 흩어지게 하는 능력을 지닌다는 것이었다.
_ 〈무지개로 흩어진 스승〉 중에서
출판사 서평
연민과 자비의 마음으로 커가는 영혼
데첸의 여행기는 우리 안에 영적으로 꽃피울 수 있는 놀라운 잠재력과, 마음을 바꿀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이 있음을 새삼 일깨워 준다. 자신이 처한 외적인 조건들이 삶에 영향을 끼치는 건 분명한 사실이나, 좀 더 근원적으로 우리의 행, 불행을 결정짓는 것은 바로 현재의 상황과 조건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가 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서 거친 회오리가 몰아치는 인생의 한가운데서도 기쁨을 얻을 수가 있고, 세상에 남부러울 것 없는 상황에서도 고통을 느낄 수가 있다. 과연 우리는 어떤 마음에 좌지우지되어 왔던가. 그걸 깨닫는 순간 우리는 어떠한 외부적 조건에도 흔들림이 없는 깊은 내면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치열한 의지로 깨달음을 얻어 사람들에게 밝은 빛을 전하는 데첸이야말로 이 시대의 바람직한 구도자상이 아닐까 싶다.
기본정보
ISBN | 9788946415874 | ||
---|---|---|---|
발행(출시)일자 | 2007년 05월 25일 | ||
쪽수 | 149쪽 | ||
크기 |
134 * 196
mm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La)citadelle des neiges/Ricard, Matthie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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