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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기관 추천도서 > 세종도서 우수교양도서 > 2007년 선정
여성들의 스승이며, 역할 모델인 그들은 이 책을 통해 자신을 성장시켜 온 경험은 물론, 그동안 털어놓을 기회가 없었던 여성으로서의 심정, 개인적인 갈등과 아픔, 그리고 소중한 인연 등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들려주고 있다. 그들의 목소리는 우리 모두의 어머니인 땅의 목소리처럼 부드럽고 단호하게 우리의 마르고 거친 삶을 위로하며 일깨워준다.
이 책은 월간 [샘터]의 박완서와 이해인이 참여한 2005년 송년특집대담과 방혜자와 이인호가 참여한 2006년 신년특집대담에 새로운 대담을 추가한 것이다. 그들은 슬픔, 문학, 기도, 역사, 교육, 여성 등을 대담 주제로 다룸으로써 우리의 현실 속에 구체적으로 걸어 들어와, 자신의 꿈을 성장시키기 위해 현실적인 지침과 조언이 필요한 사람들의 삶을 인도하고 있다. 양장제본.
작가정보
1970년 마흔의 나이에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나목〉이 당선되어 등단. 이후 우리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로 6·25전쟁과 분단문제, 물질중심주의 풍조, 여성 억압 등의 사회적 현안을 예리한 필치로 그려 내고 있다. 1931년 경기도 개풍 생. 이상문학상, 한국문학작가상,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대산문학상, 황순원 문학상 등 수상. 소설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 남자네 집〉 등.
저자(글) 방혜자
무한한 우주를 다양한 물질과 색을 통해 포착하는 ‘빛’의 화가. 서울대 미대 회화과를 졸업한 후 1961년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떠나 현재에 이르고 있다. 회화 이외에도 벽화와 색유리화, 판화를 섭렵하면서 예술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고 있다. 서울, 프랑스, 뉴욕, 캐나다, 스위스, 독일, 스웨덴, 벨기에 등지에서 작품 발표. 1937년 경기도 고양 생. 전시 〈갤러리 휴스턴 브라운, 1967〉 〈앙리코 나바라 갤러리, 1996〉 등. 저서 〈마음의 침묵〉 등
저자(글) 이인호
역사학자, 한국 최초의 여성 대사. 우리 사회가 냉전 이데올로기에 숨 죽이고 있던 1960년대에 러시아를 연구하여 한국 여성 최초로 하버드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 핀란드 대사, 주 러시아 대사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였으며 이후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을 역임하며 국제사회에서 한국을 위상을 제고하기 위한 활동을 펼쳤다. 서울대 명예교수, 명지대 석좌교수. 1936년 서울 생. 저서 〈지식인과 역사 의식〉 〈러시아 지성 연구사〉 등
목차
- 슬픔으로 씻기고 사랑으로 비우다
인연에 깃드는 향기
슬픔은 어떻게 무뎌지는가
신앙은 큰 우물 같은 것
문학이라는 저 낮은 울타리
'나'가 아니라 '우리'라는 생각
사랑하여라, 덧문 닫아걸지 말고
기도에 관하여
비어서 넉넉한 그 길 위에서
시대의 거울 속에 영원의 빛을 담다
꿈을 찾아 길을 나서다
침묵하지 않는 역사에 묻다
찰나에 깃든 영원을 보다
여성에서 희망을 구하다
남성에 관하여
시를 외지 않는 세대
홀로 걷고 더불어 살기
나이를 먹는다는 것
책 속으로
슬픔은 어떻게 무뎌지는가 (p.49~51)
박완서 |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 기억을 잊어야 하는데, 제가 그 기억을 잊어버리면 우리 애는 이 세상에 안 태어난 것과 마찬가질 수도 있잖아요? 기억을 지우고, 극복하는 일은 참 잔인한 일이에요. 비록 사별하긴 했지만 소중한 사람은 가슴에 새겨지는 법이니까요. 혈육이라는 게 무서운 거예요. 이렇게 사람을 미치게 할 수도 있구나, 그때 아들을 잃고 뼈저리게 깨달았어요. 사실 남편 보냈을 적에는 그렇게 힘들지 않았어요. 장수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남들 살 만큼 살다 갔구나, 그렇게 생각 했거든요. 남편 보내고 나서는 밥을 못 먹거나 하지는 않았으니까요. 그러다가 삼 개월 뒤 아들을 보내자 세상이 달라 보였어요. 사는 재미란 도무지 느낄 수 없고 늘 엎드려 통곡하며 울부짖었죠. 여보 나 좀 데려가오, 나 좀 데려가오, 하고 말이지요. 밥은 한 끼도 먹지 못하고, 이렇게 죽는구나,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어요. 먹기만 하면 죄다 토해 버리고, 오로지 술만, 맥주만 마셨는데, 그래도 맥주에 칼로리가 있긴 있었나 봐요. 죽지 않고 견딘 것을 보면. (웃음)
이해인 : 선생님 그때 생각나세요? 따님 댁에 갔을 때 아드님 앨범 보여주면서 내가 조금만 젊으면 똑같은 애를 하나 낳을 건데, 하고 푸념 하시던 거. 십 년만 더 젊어도 얘하고 똑같은 애를 낳겠다고……. 아이를 낳아 보진 않았지만 저는 그때 모성이 얼마나 강한 건지 온몸으로 느꼈어요. 선생님이 그때 연세가 얼만데 그런 생각까지 하셨겠어요.
박완서 : 너무 힘들었으니까요. 그 사실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어요.
이해인 : 선생님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저도 근래 비슷한 경험을 했어요. 저희 어머니가 올해로 아흔여섯이세요. 그런데 하루는 어머니께서 산소 호흡기에 의지하고 계신다고, 얼마 못 사실지도 모른다는 소식이 온 거예요. 그 말 듣고 서둘러 내려가는데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럽더라고요. 서울서 부산 가는 두 시간 반 동안, 손수건을 눈에서 못 떼겠는 거예요. 옆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눈물이 멈추질 않았어요. 그러다가 불현듯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거 큰일 났구나, 이별도 연습을 해야 되는 건데, 타인을 슬픔을 어루만지며 평생을 살아왔어도 내 슬픔을 다스리는 일은 이렇게 힘이 드는구나. 인간이 육정을 떼는 게 이런 거구나, 어머니는 또 더하잖아요? 다른 사람과는 달리…….
박완서 : 자신에게 엄격하다는 것은 수녀님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었군요.
문학이라는 저 낮은 울타리 (p.87~88)
박완서 | 요즘엔 따로 메모를 할 필요도 없고 마우스 몇 번 클릭하면 자료가 다 나오잖아요. 얼마나 편해요. 독자가 붙고, 어쩌다가 한두 작품, 속된말로 좋은 평가 받으면 물건을 찍어 내듯이 마구 쓰고, 소설가는 자기를 절제할 수 있어야 해요. 쓸 얘기가 가득할 땐 얼마든지 붓을 놀려야 하지만 그것이 고갈되었을 땐 과감히 붓을 꺾을 줄도 알아야죠. 신춘문예로 반짝 하고 후속작을 못 쓰는 작가들도 있고, 단편을 잘 쓰지만 장편을 못 쓰는 작가들도 많고……. 글은 쓰고 싶을 때 써야지, 의무적으로 쓰면 안 돼요.
이해인 | 소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시는 기준이 덜 엄격한 것 같아요. 단편, 장편이 있는 것도 아니고, 요샌 누구나 다 시인이니까. 데뷔를 하지 않았더라도 웬만큼 모아지면 책으로 내기도 하고, 그러다가 반짝 이름을 올려놓기도 하고.
박완서 | 이해인 수녀님 글, 흉내 내는 시들도 많지요?
이해인 | 인터넷에 제가 쓴 게 아닌데도 제 이름으로 돌아다니는 시가 수십 편은 돼요. 그중엔 많은 사람이 애송하는 시들도 있지요. 그림과 음악이 함께 깔리기도 하고, 내레이션이 붙기도 하는, 그걸 바로 잡을 길이 없어요. 제목이나 내용이 저의 생각과는 너무나 안 맞는 간지러운 사랑의 글들, 그런 종류의 시들, 심지어 제 앞에서 그 시가 낭송된 적도 있어요. 그럴 땐 얼마나 난감한지. 제가 죽고 나면 더 그러겠죠? (웃음)
사랑하여라 덧문 닫아걸지 말고 (p.110~111)
출판사 서평
박완서와 이해인 그리고 방혜자와 이인호 네 지성의 목소리를 듣다
우리 사회의 큰 누이 같은 네 분의 지성이 너른 가슴을 열었다. 가식도 군더더기도 없이 우리의 현재를 치열하게 기록한 소설가 박완서, 사람들의 빈 마음에 투명하고 정결한 시어를 채워 준 수녀 이해인, 내면의 빛을 통해 생명의 근원에 다가서는 화가 방혜자, 격동의 시간에 용기 있는 지성의 삶을 개척했던 역사학자 이인호, 이 네 분의 대화는 어머니 대지의 깊은 목소리처럼 부드럽게 그러나 단호하게, 우리의 마르고 거친 일생을 위로하며 일깨워준다.
문학과 종교, 예술과 역사의 경계를 넘나드는 소통
대화는 어렵다. 상대가 있어야 하고, 마음과 시간과 뜻이 맞아야 한다. 하물며 한 분야에서 큰 족적을 남긴 인물들을 한 자리에 모으는 어려움이야 더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일단 성사되기만 하면 대화는 신비한 힘을 갖는다. 강연이나 연설에는 없는 화학작용이 그 속에서는 일어난다. 각 대담자들은 사회 각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혹은 일하고자 하는 여성들의 몇 안 되는 스승이자 역할 모델이다. 문학, 종교, 역사, 예술 분야에서 자신을 연마해 온 경험담은 물론, 그동안 마땅히 털어놓을 기회가 없었던 여성의 고충, 개인적인 갈등과 아픔, 소중한 인연 등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들려준다.
피천득과 김재순, 법정과 최인호의 〈대화〉에 이은 또 하나의 통찰과 혜안
피천득, 김재순, 법정, 최인호 남성 네 분의 품격 높은 삶의 경륜을 담은 〈대화〉(2004)에 이어 박완서, 이해인, 방혜자, 이인호 여성 네 분의 또 하나의 〈대화〉를 마련했다. 이번 대담집에서는 박완서, 이해인의 월간 〈샘터〉 2005년 송년특집대담과 방혜자, 이인호의 2006년 신년특집대담에 새로운 대담을 추가 채록하여 담았다. 앞선 대화가 행복, 예술, 신앙, 가족, 사랑, 시대에 관하여 연륜 있는 눈으로 폭넓고 따뜻하게 짚어냈다면, 뒤따르는 대화는 슬픔, 문학, 기도, 역사, 교육, 여성 등 현실 속으로 좀 더 구체적으로 걸어 들어간다. 자신의 꿈을 좀 더 단단하게 연마하기 위해 현실적인 지침과 조언이 필요한 사람들, 삶의 의미와 실체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이 네 분의 대화는 진솔한 삶의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46415867 |
---|---|
발행(출시)일자 | 2007년 02월 15일 |
쪽수 | 280쪽 |
크기 |
156 * 218
mm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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