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브와 커넥터: 독점과 배제의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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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상 속 혁신과 불평등, 그리고 대안
『허브와 커넥터』는 허브와 커넥터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네트워크 사회라는 예측하기도 힘들며 무엇을 모르는지도 인지하기 어려운 세계의 현실을 선명히 비춘다. 저자는 이 책에서 네트워크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네트워크 권력의 불균형, 빅데이터의 양면성, 개개인의 연결과 단절 문제 등 네트워크 사회의 도래로 일어난 현상과 부조리함의 맥을 짚는다. 그리고 왜곡되어 가는 네트워크 사회를 바로잡기 위한 해법을 제시한다.
2020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작가정보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과를 졸업한 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University of North Carolina at Chapel Hill)에서 저널리즘 연구로 석사학위를, 미국 뉴욕주립대학교(State University of New York at Buffalo)에서 커뮤니케이션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학장, 한국외국어대학교 정치행정언론대학원장,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공유와 협력, 소셜미디어 네트워크 패러다임』(2013) 등이 있다.
목차
- 1부 네트워크 세상
01 새로운 세상
새로운 규칙이 등장한다 / 변화는 한순간에 갑자기, 그리고 불평등하게 다가온다 / 네트워크의 본질 /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신뢰로 성장한 네트워크 강자
02 네트워크 세계
무작위 네트워크 / 좁은 세상 / 와츠-스트로가츠 모델 / 척도 없는 네트워크 / 평균보다 센터 / 허브와 커넥터
03 네트워크 자본
네트워크 자본 / 신분주의 / 커넥터: 시스템의 조력자들
04 네트워크 법칙
네트워크 법칙 / 감정의 전염
2부 FAG(Facebook, Amazon, Google)의 시대
05 FAG의 전략
개인화 서비스 / 섀도 프로파일 / 사회물리학 / 대량살상 수학무기 / 지식의 사유화
06 소셜스낵킹
연결과 단절의 패러독스 / 노출증과 관음증 그리고 외로움 / 소셜스낵킹 / 소셜 네트워크 중독
07 네트워크 시스템의 한계
시스템의 원죄 / 불평등 사회 / 건강 격차
3부 불균형 바로잡기
08 불균형 바로잡기
독식 비판 / 데이터 뉴딜 / 블록체인을 통한 신뢰 구축
09 기본소득
기본소득 / 삶의 동기 / 잉여인간
10 평균을 넘어서
우연의 세계 / 평균이라는 이름으로 경쟁, 그리고 몰개성화 / 평균을 넘어서
책 속으로
네트워크 세계의 불균형과 불평등은 전 지구적 차원에서 또 다른 모습으로 다시 나타난다. 예를 들어, 이들 선도 IT 기업의 소득이 세금이 적은 해외로 나가면서 그 소득의 출처가 된 기본 인력에 대한 혜택은 사라진다. 세계화의 부작용이자 현대 자본주의의 허점이다. …… 이러한 현실은 공유와 협력을 바탕으로 조성되는 공유경제의 그림자를 여실히 보여준다.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미래의 경제 시스템인 공유경제에서도 경제 활동의 모든 과실을 새로운 독점적 매개자인 이 기업들이 독차지하기 때문이다. 비판적 시선으로 바라보면, 독점적 지위를 지닌 공유경제의 매개자들(예를 들면 우버나 에어비앤비)은 자기자본도 없이 공유와 협력이라는 선의의 경제 활동을 통해 발생하는 거의 모든 이익을 가져간다. 공유경제로 탄생하는 막대한 경제적 이득은 우버의 운전기사가 아니라 우버의 창업자나 주주 등 소수가 모두 가져가는 것이다. 좋은 비즈니스 모델, 시대를 앞서가는 혜안, 위험을 감수하는 도전자 정신을 가진 성공한 IT 벤처 사업가들의 모든 노고와 시대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불평등의 감정을 머릿속에서 지울 수 없다. 이런 상황은 기존의 산업자본가들이 자신의 자본을 통해 기업을 일구고, 때로는 노동자를 착취하면서 이익을 얻던 상황보다 더 심한 경제 왜곡의 한 모습이라고도 할 수 있다. _ 32~33쪽, “01 새로운 세상”
네트워크로 모든 것이 연결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 같은 유토피아가 쉽게 그려지지만, 실제로 서로가 연결된다는 것은 예측하기 힘든 긴장 상태에 둘러싸이는 것을 의미한다. 네트워크 사회의 도래에 대한 밝은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만 그림자도 늘 뒤따라온다. 사실 네트워크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민주적 분산이 아니라 힘이 한 곳으로 모이는 집중에 있다. 네트워크 자체는 속성상 집중하게 되어 있다. 네트워크를 통한 평화로운 권력 배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또다시 중앙에 위치한 센터로의 집중으로 이어진다. …… 구글의 경우, 서버들이 서로 통신할 때 구글 서버 내부의 트래픽 총량은 전체 인터넷 트래픽의 10%를 차지한다. 연결된 수십억 개의 노드가 중앙의 핵을 끌어당기고 있는데, 그것들을 모두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연결된 노드가 많을수록 중심핵이 더 강력해진다. 그렇지 않으면 그 네트워크는 소멸되고 말 것이다. 연결과 분산을 통해 네트워크가 성장하지만, 동시에 분산이 이루어지면서 핵 또한 자라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네트워크의 특성이자 본질이다. _ 36쪽, “01 새로운 세상”
기존의 세계는 평균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미래의 네트워크 사회는 센터의 개념으로 설명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물리학자이면서 네트워크 연구를 하는 버러바시는 척도 없는 네트워크라는 개념으로 웹의 세계를 설명했다. 척도 없는 네트워크에서는 척도가 없으니 평균도 의미가 없게 된다. 이때 등장하는 것이 바로 센터로, 척도 없는 네트워크를 통해 인터넷의 세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설명한다. 소수의 센터와 다수의 구성원으로 형성된 네트워크의 세계를 보여준 것이다. 그리고 척도 없는 네트워크는 멱함수의 법칙(power laws)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 이처럼 통계적으로 정규분포를 따르지 않고 멱함수 분포를 따르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미래의 네트워크 세계이다. 당연히 네트워크 사회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현상은 기존 정규분포의 핵심 개념인 평균보다는 멱함수의 중심 요소인 센터나 허브로 설명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멱함수를 통해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현상은 물론 정치 시스템, 세포 조직, 할리우드 영화배우 등 현실 세계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네트워크의 모습을 설명할 수 있다. _ 61~63쪽, “02 네트워크 세계”
네트워크 사회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구조적 공백, 즉 사회 속의 여백을 어떻게 채워나갈까에 대한 논의는 매우 중요하다. 문제는 이들 오피니언 리더, 커넥터 혹은 테르티우스 가든스의 긍정적 역할이 미미하거나 개인의 이익 추구로 이어진다는 데 있다. 네트워크상에서 길목을 지키고 있는 일부 커넥터들은 공익보다는 사익을 위해 움직이고, 국가나 사회보다는 자신이 속해 있는 집단의 이해를 위해서만 사회 속 여백을 채운다. 한마디로 이익집단의 부정적 역할만 남게 된다. 가짜 정보나 뉴스를 만들어 전파하고 확대·재생산하는 것도 이들 허브와 커넥터들의 그릇된 역할에서 비롯한다. 이러한 커넥터들은 비록 소수이지만, 그들의 그릇된 역할과 행위로 인한 영향력은 실로 막대해서 시스템의 유지와 발전에 반드시 필요한 사회자본이 훼손되고 무너져 내린다. 이러한 현상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바로 국회, 사법기관, 언론, 대학 등에 대한 신뢰의 전반적인 하락이다. _ 82쪽, “02 네트워크 세계”
1990년대 인터넷이 처음으로 대중에게 확산되던 시기에 미국 고급 평론지 ≪뉴요커(The New Yorker)≫에 실린 만화 한 컷은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았다. 강아지 두 마리가 컴퓨터 앞에 앉아 대화를 나누는 이 그림은 인터넷의 익명성을 널리 알린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25년이 지난 지금 “내가 강아지인 줄 아무도 몰라”라는 경구는 더 이상 진실이 아니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특수 환경을 제외하고는 인터넷상에서 우리 모두가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물론 우리는 노출되는지도 모르는 발가벗은 임금님이다. 오죽하면 『벌거벗은 미래(Naked Future)』라는 제목으로 미래 사회에 우리의 모든 것이 어떻게 낱낱이 드러나는지를 경고한 책도 있다. 실제로 《뉴욕타임스》의 한 기자는 온라인상의 검색 자료만을 가지고 사용자의 신원을 알아내는 쾌거(?)를 이루었다. 그만큼 우리는 쉽게 노출된다. 실제로 개인의 신상 털기는 사회적 문제로도 비화되고 있다. 어쩌다 말 한번 잘못하면 그야말로 ‘신상이 털린다’. 이러한 에피소드는 애교 수준이다. 정말 심각한 것은 우리 모두의 신상이 언제든지 털릴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칼자루는 데이터를 갖고 있는 FAG(Facebook, Amazon, Google) 등 주요 기업들이 쥐고 있다. 보다 나은 서비스를 위해서, 광고를 위해서, 독점을 유지하기 위해서 우리들의 사생활 정보를 은밀히 수집하는 것이다. _ 140~141쪽, “05 FAG의 전략”
온라인상에서 우리가 하는 모든 행위는 일련의 정보로 빅데이터화되며, 이러한 데이터는 정보 그리고 지식으로 수렴되어 네트워크 사회를 이끌어갈 방향을 제시한다. 물론 이렇게 수집되고 정제되어 새로운 지식으로 탄생한 콘텐츠는 FAG를 비롯한 다양한 플랫폼 기업에 의해 통제된다. 데이터 생산은 온라인상의 모든 사람들이 참여하지만, 데이터의 결정체인 지식 콘텐츠에 대해서는 인지도 못 하고 통제할 수도 없다. …… 온라인상에서 우리가 하는 모든 행위는 FAG 등 플랫폼 기업에 의해 작은 정보 조각으로 수집되어 관리된다. 그러나 이러한 정보, 더 나아가서 이러한 정보의 집합이라 할 수 있는 빅데이터의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데이터의 생산은 서비스를 이용하는 일반 개인들이 하고, 통제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하니 경계가 모호한 것이다. 물론 구글, 페이스북 혹은 아마존이 이용자 관련 정보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한 적은 없다. 구글이나 페이스북을 통해 구축된 데이터는 공적이지도 사적이지도 않은 상태이지만, 수십억 이용자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이처럼 모호한 상황에서 이익을 취할 수 있는 쪽은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플랫폼 기업이지 이용자는 아니다. 이용자들은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지도 못하고, 알아도 어찌할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_ 174~175쪽, “05 FAG의 전략”
소셜스낵으로서의 소셜미디어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실제로 소셜미디어는 사진보다 더 현실적이며, 감정의 교류에 더 기능적이고 효율적이다. 모든 사람이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양식과 채널을 확보한 소셜미디어는 현대인의 소셜스낵으로 작동하기에 충분한 기술적·사회적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미디어의 영향과 효과가 그러하듯이 순기능의 측면에서만 소셜미디어를 사회적 교류의 대체물로 접근하기에는 많은 걸림돌이 있다. 대체물이나 대용물은 그만큼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 간편한 스낵은 당분이나 탄수화물로 주로 구성되어 다양한 영양소의 섭취를 방해한다. 따라서 스낵은 단기적으로는 식사 대용 역할을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다양한 영양소의 결핍으로 인한 신체의 불균형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같은 이치로 사회적 교류의 대용물로서 페이스북을 통한 교류는 한계가 있고, 더 나아가서 정상적인 교류를 방해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애완동물과의 접촉, 온라인 상호작용 혹은 신에 의지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특정 대상과의 감정의 교류를 인간은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상호 교류의 대체물이 실체가 없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공백을 완전히 메울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 사회적 교류의 대안으로서 페이스북의 역할 또한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이유이다. _ 193쪽, “06 소셜스낵킹”
블록체인은 FAG 3인방이 독점적으로 확보한 거래에서의 신뢰와 통제에 대항할 수 있는 대안이다. 블록체인 아래서는 우리 모두가 신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기 때문이다. 신뢰는 구축하자고 해서 쉽게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신뢰 형성은 시간이 걸리고, 가정이나 학교 교육, 사회의 분위기 등 모든 것이 맞물려야 구축이 가능하다. 또한 신뢰가 구축된 환경에서도 항상 무임승차자(free rider) 문제가 뒤따르게 된다. 일종의 반칙을 하는 사람들이다. …… 반칙하는 사람을 그대로 놔두면 또다시 반칙을 할 뿐 아니라, 다
출판사 서평
연결의 시대가 만든 힘과 권력의 지형도, 그리고 변화와 불평등
위치가 만드는 권력, 연결이 만드는 가치
네트워크 시스템의 도입은 새로운 양식,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권력의 지형도를 변화시켰다. 네트워크 세상을 지배하는 가장 큰 세 집단인 페이스북, 아마존, 구글은 각각 인간관계, 온라인 상거래, 지식정보 분야를 꽉 쥐고서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개인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연결해 주며 이익을 얻는다. 심지어 에어비앤비나 우버 같은 회사는 네트워크 기술을 통해 호텔과 자동차 같은 자본을 소유하지 않고 통제하는 것만으로 큰 수익을 얻는다. 이들의 공통점은 네트워크 속에서 새로운 연결 방식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연결의 중심을 차지하며 자기들만의 네트워크 왕국을 만들어간다는 데 있다. 네트워크라는 새로운 세상 속에서 수많은 연결로 이루어진 중심부라는 위치가 만들어낸 힘, 그리고 연결이 만들어내는 막대한 가치가 실감나는 순간이다. 그러나 이 보이지 않는 세계를 제대로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저자의 말대로 “서로가 연결된다는 것은 예측하기 힘든 긴장 상태에 둘러싸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는 무엇을 모르는지도 모르는 세계를 살아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네트워크라는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관점과 사고가 필요하다. 이 책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여러 학자들이 제시한 네트워크 모델과 법칙들을 소개하며 네트워크의 본질에 대한 이해를 도모한다.
네트워크 속에서 우리는 평등하지 않다
그런데 이쯤 되니 무언가 이상하다. 분명 인터넷의 출발점은 평등하고 중심이 없으며, 개인 대 개인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민주적 네트워크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연결의 중심부를 차지하는 소수가 대부분의 이익을 독차지하고 주변부는 배제되는 결과를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승자가 이익을 독차지했던 과거와 다를 것이 없다. 이에 관해 저자는 네트워크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민주적 분산이 아니라 힘이 한곳으로 모이는 집중에 있다고 말한다. 네트워크가 연결과 분산으로 성장함과 동시에 ‘허브’라 불리는 핵심도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네트워크 시스템 고유의 성격인 집중 현상을 통해 소수의 권력은 더 강화되고, 더 집중된다. 반대로 네트워크의 주변부는 힘을 가지지 못한 채 소외된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불평등은 발생한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제기하는 것처럼, 문제는 단순히 권력의 집중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영국의 역사학자 존 액튼이 말하듯이 “권력은 부패하기 쉽다”. 부와 권력을 누리는 기업의 CEO나 각종 분야의 파워엘리트 다수가 특권의식에 매몰되어 있음을 우리는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네트워크를 떠받치며 사회 구조 사이의 공백을 채워나가는 자들의 부패 또한 문제이다. 교수, 언론인, 법조인, 오피니언 리더와 같이 네트워크 사이를 연결하고 떠받치는 ‘커넥터’들은 허브의 주변에서 권력의 조력자 역할을 한다. 이들의 숫자는 많지 않지만, 연결의 중심과 구조의 사이사이에서 야망과 카리스마라는 가면 속에 숨은 채 오직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활동하고 주변부의 평범한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이것은 사회를 향한 사람들의 신뢰를 떨어뜨린다. 저자는 네트워크의 핵심인 허브와 커넥터의 역할과 문제점에 대해 논하고 이들의 자질에 대해 비판적 시각으로 접근하면서, 신뢰와 평판이 네트워크 사회에서 얼마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지 이야기한다.
당신의 정보는 당신의 것이 아니다
네트워크 하면 데이터, 그중에서도 빅데이터를 빼놓을 수 없다. 인터넷 속 개개인의 선택이 모여 생산된 빅데이터는 사람들의 이중적 태도와 겉치레 속에 숨겨진 진실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그러나 이것이 마냥 유용하기만 할까? 저자는 빅데이터의 특징과 가능성에 대해 논하면서도 이면에 드리워진 문제점들을 들추어낸다. 정보의 생산자와 통제자가 다른 빅데이터를 통해 이익을 취하는 자는 데이터를 취급하고 통제하는 기업, 즉 허브와 커넥터이다. 기업들은 데이터 ‘쿠키’들을 이용해 맞춤형 정보와 더 나은 서비스라는 명목 아래 이용자 모르게 개인정보라는 이름의 옷을 벗겨 수집한 뒤 이득을 얻는다. 이처럼 웹사이트 이용은 절대로 공짜가 아니다. 저자는 또한 빅데이터에 근거한 맞춤형 정보 서비스는 오히려 정보의 편식을 불러일으키고, 인터넷이라는 바다를 표류하게 만들 수도 있음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기존의 정보에 근거를 두고 개인 또는 사회를 특징짓는 동시에 불평등을 조장하는 무기가 될 수도 있음을 경고하며, 옳지 않은 방향으로 데이터가 활용될 가능성에 대한 지속적인 견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네트워크 사회의 왜곡을 바로잡을 가능성: 신뢰, 기본소득, 창의적 교육
사람들이 전망했던 밝은 미래와는 다르게 네트워크 사회에는 독점, 불평등, 양극화와 같은 왜곡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 왜곡들을 바로잡을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다. 저자는 그 해법으로 사회 간 신뢰의 확보, 기본적인 삶의 보장, 표준화를 넘어서는 교육을 통한 창의성 기르기를 제안한다.
지식과 정보의 통제는 미래 사회의 힘과 권력의 원천이다. 저자는 정보의 비대칭과 그에 따른 힘의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개인정보를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생산물이자 개인의 재산임을 인정하고, 정보 제공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네트워크 사회를 유지하는 최고의 수단이자 정신적 인프라인 신뢰를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다음으로 기본소득이라는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기술의 발달로 일어나는 개인의 소외 우려를 줄이고 기본적인 삶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기본적인 삶의 보장은 경쟁이라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성취욕을 자극할 수 있고, 인간의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자연스러운 감정인 내재적 동기를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평균과 표준을 향한 과도한 집착에서 벗어나 다양한 개성을 지닌 다수가 모여 센터로 쏠리는 권력의 무게중심을 바로잡고 변혁의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것을 위해서는 정답 찾기를 넘어서 다양한 사고를 펼칠 수 있는 교육과 경험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이 책은 연결로 만들어진 예측하기 어려운 순간들을 네트워크 사회를 관통하는 키워드인 연결과 신뢰를 통해 구체화하고, 허브와 커넥터라는 개념에 초점을 맞추어 핵심 논의들을 이끈다. 디지털 기술이 쌓아올린 네트워크 사회의 본질과 급격히 변한 삶의 모습을 다루는 이 책은 우리에게 더 명확하고 비판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제공할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46071650 |
---|---|
발행(출시)일자 | 2019년 07월 29일 |
쪽수 | 320쪽 |
크기 |
161 * 232
* 24
mm
/ 598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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