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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한겨레신문 > 2020년 12월 1주 선정
국적, 여권, 등록의 동아시아적 맥락 그리기
1부 ‘구획되는 경계’에서는 근대국가에서 국적과 여권의 등장 배경과 한국에서 경계를 강화해온 정치 맥락을 사례를 통해 다루고, 2부 ‘국민과 난민 사이’에서는 일본 식민지 지배와 한반도 분단 체제의 틈새에서 불확실한 삶을 살았던 사람들의 역사적 현실을 다룬다. 3부 ‘자기증명의 실천들’에서는 무국적이나 경계인의 위치에 있던 사람들이 어떻게 현실에 대응해가며 자신들의 삶을 꾸려가고 있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다룬다.
이 책은 국적과 여권을 둘러싼 동아시아적 특성을 이론화하는 데 중요한 논쟁점을 제시할 뿐 아니라, 냉전기의 구획된 아시아와 탈냉전기의 재구성되는 아시아 사이의 역동성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작가정보
엮음 이정희
엮음 조경희
기획자 성공회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는 성공회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학술총서는 인문한국(HK)사업으로 2007년부터 ‘문화로서의 아시아: 사상·제도·일상에서 아시아를 재구성하기’라는 어젠다로 기획·연구한 성과로 맺은 결실이다. 이 어젠다는 ‘사상과 학지(學知)의 연쇄’, ‘이동의 통제와 탈경계’, ‘감성과 장소의 문화정치’라는 세 가지 주제로 기획되어, 연구소 소속 연구자들은 물론 국내외 유수한 연구자들이 참여했다. 동아시아 학술총서가 아시아 연구의 새로운 학제적 방법론을 만들어내고, 대안적 아시아라는 구상의 문화적 경로를 개척할 수 있는 중요한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한다.
엮은이:
이정은 | 성공회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HK연구교수
조경희 | 성공회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HK교수
지은이:
조경희 | 성공회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HK교수
이정은 | 성공회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HK연구교수
서호철 |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부교수
김미혜 | 도쿄대학 대학원 특임연구원
윤지영 |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
이재승 |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고연옥 | 성공회대학교 일반대학원 사회학과 박사 과정 수료
김미란 | 성공회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HK교수, 대학원 국제문화연구학과 부교수
강주원 |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박사
목차
- 1부 구획되는 경계
1장 자기증명의 정치학: 근대국가에서의 국적, 여권,등록_조경희
2장 해방 이후,'신분증명서'를 통한 개인의 관리와 통치_이정은
3장 누가 국민이고 누가 유권자가 되는가?:남한의 최초 총선거와 주민의 자격ㆍ분류ㆍ등록_서호철
2부 국민과 난민 사이
4장 한일협정 체제하 재일조선인의 국적과 분단 정치_조경희
5장 오키나와의 조선인: 배봉기 씨의 '자기증명'의 이중적 의미를 중심으로_김미혜
6장 무국적 사할린 동포의 대한민국 국적 확인 소송의 내용 및 의의_윤지영
3부 자기증명의 실천들
7장 분단 체제하 재일 코리안의 이동권: 고국권을 제안하며_이재승
8장 국가 폭력 사건의 재심을 통한 자기 회복: 재일동포 간첩 조작 사건을 중심으로_고연옥
9장 '무호적자' 관리를 통해 본 중국의 인구 통치_김미란
10장 국경도시 중국 단둥의 중첩되는 경계: 2010년 전후를 통해서_강주원
책 속으로
일본에서는 2012년에 새로운 외국인 재류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재일조선인들을 비롯한 영주자격을 가진 사람들에 대해 재입국허가제를 간소화했으나, 한편으로는 ‘유효한 여권’이 없는 조선적 재일조선인, 비정규 체류자들에 대해 관리 단속을 더욱 강화하기 시작했다. 즉, 국경의 벽은 유효한 여권을 갖고 있는 주류 시민들에게는 낮아졌으나,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것은 상반된 움직임이 아닌 국경의 ‘스마트화’의 양면이라 할 수 있다. 얼핏 자유로운 이동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글로벌 엘리트들조차 생체 인식이 포함된 전자 여권과 휴대전화를 이용한 감시 체제하에 있다. 여행자(tourist)와 방랑자(vagabond)를 구별하는 이동의 양극화는 결코 고정되어 있지 않다. 여행자의 꿈과 욕망을 확대하는 글로벌화는 언제 여행자를 방랑자로 전락시킬지 모른다. _1장, 16~17쪽
전 국민을 고유 번호로 식별하는 주민등록제도가 국가 안보와 총력전 태세의 명목으로 강화되면서, 개인 식별 번호에 의한 개인 정보의 과다한 수집과 통합은 행정 편의 앞에 묵인되어왔다. 이렇게 온순한 양민임을 다양한 신분증으로 검증받던 ‘우리나라의 특수한 풍경’은 한국전쟁이 끝난 지 60여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전시체제와 같은 불안감을 조성하고 국민을 ‘적색 반동분자’로 몰아세우며 냉전 시기의 체제 대결을 환기해 국민 개개인에 대한 파악과 이념의 분열을 조장하는 방식은 현재도 일어나고 있다. _2장, 71쪽
법적으로 누가 조선인인지 여부를 증명하는 실증적 근거는 여전히 식민지기 이래의 가족관계 등록 장치인 호적이었으나, 여기에도 문제가 많았다. 해방 직후 한반도 인구의 5%가량을 차지하던 일본인은 거의 본국으로 돌아갔고[引揚], 해외의 조선인이 대거 귀환했다. 미·소의 분할 점령으로 남북에 다른 체제가 들어서면서 38도선을 넘는 사람도 많았다. 개중에는 식민지의 호적에 편입되지 않아서 혈통상의 조선인이면서도 그것을 서류로 입증할 수 없는 사람들도 많았고, 월남민으로 북쪽에 있는 호적을 확인·증명할 수 없는 자들도 있었다. 1948년까지의 귀환자·월남민 수는 대략 220~250만 명으로 추산된다. 당시 남한 인구의 10%를 상회하는 규모다. _3장, 87쪽
일본 식민지 지배의 결과 조선인들은 일본 국적을 부여받았으나 호적을 통해 일본인과 구분되었다. 조선인들은 1909년 민적법, 1923년의 조선호적령(조선총독부령 제154호)에 따라 일본 호적이 아닌 조선 호적에 편입되었다. 이 호적의 차이는 해방 후에도 일본에 남은 조선인들에 대한 제도적 차별의 근거가 되었다. 일본 정부는 1945년 선거법 개정으로 조선인들을 일방적으로 국정 참정권에서 제외했고, 1947년 5월 2일에 공포된 외국인등록령을 발포해 조선인들을 따로 관리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때 일본 정부가 일률적으로 부여한 등록상의 표시인 ‘조선’은 국적이 아닌, 지역적 기호로서의 의미를 가졌다. _4장, 123~124쪽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였던 배봉기 씨로 상징되는 오키나와의 조선인에게 강제된 ‘자기증명’의 현실을 통해서 그들에게 관철된 식민주의와 남북 분단 그리고 냉전 시스템의 폭력이 어떠한 것이었는지를 밝히는 ‘근거’(grund)에 접근한다. 층층이 겹쳐진 폭력에 노출되어온 오키나와 조선인의 역사를 대면하다 보면, 자기증명을 하라는 폭력에 노출된 존재들이 거꾸로 이와 같은 폭력의 억압성과 차별성을 자연스럽게 드러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오키나와의 조선인들에게 자기증명을 강제하면 할수록 식민 지배의 폭력과 국가 폭력의 민낯이 더 명확히 드러나게 된다. 이를 통해 역사를 굴절시키고 훼손하려는 다양한 시도들에 맞설 수 있게 되고, 그 주장들을 무효화할 수 있는 다양한 논리들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된다. _5장, 154~155쪽
일제강점기에 사할린으로 이주했다가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동포의 수는 약 4만 3000명에 이른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일본이 1938년에 제정한 ‘국가총동원령’에 의해 강제징용되었고 식민지 체제의 특성상 일본 국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1945년 패전으로 일본은 본국으로 철수하면서 일본인만 귀환시켰고 조선인은 사할린에 남겨두었다. 그렇다면 한반도 출신이지만 일본 국적을 가졌고 사할린에 남게 된 조선인들, 그리고 그들의 2세, 3세(이하에서는 통칭 ‘사할린 한인’이라 부른다)는 러시아인인가, 일본인인가. 아니면 조선민주주인민공화국 국민인가, 대한민국 국민인가. _6장, 180쪽
고 씨는 과거 북한 체류 중에 북한 당국에 고분고분하지 않았던 사정 때문에 현재 북한에 입국할 수 없는 처지이며, 리미오 씨는 조선적으로 인해 현재 남한에 입국할 수 없다. 부부가 남북에서 각기 이동권을 제한당하고 있다. 고 씨는 분단 조국의 국적을 몹시
출판사 서평
‘선량한 국민’과 ‘불온한 그들’을 나누는 경계
국적, 여권, 등록
국경 없는 지구는 가능한가? 1985년 솅겐 조약 체결 이후 유럽 시민 수억 명이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드는 반면, 최근 수년간 지중해는 목숨을 걸고 밀항하는 중동과 아프리카 출신 난민들의 무덤이 되어버렸다. 미국에서는 트럼프의 등장으로 선진국으로 유입되는 이민과 난민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고 있고, 일본은 2012년 새로운 외국인 재류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영주자격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재입국허가제를 간소화했으나 ‘유효한 여권’이 없는 조선적 재일조선인, 비정규 체류자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다. 즉, 국경의 벽은 주류 시민들에겐 낮아졌으나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겐 점점 높아지고 있다.
국가는 여권을 통해 개인에게 국경을 이동할 자유를 부여하면서 동시에 이동 과정을 감시하고 의심하면서 경계인을 만들어낸다. 즉, 사람들을 ‘선량한 국민’과 ‘불온한 그들’로 나누고 경계를 설정하는 것이다. 여권이나 신분증은 번호, 사진, 비자, 출입국 도장 등의 기록을 통해 삶의 이력과 이동의 흔적을 저장하고 축적하는 장치이며, 국가는 이를 개개인을 식별하고 경계를 설정하기 위한 자원으로 삼는다. 이와 동시에 사람들은 일상적으로 자신의 이름과 나이, 성별, 외모를 확인하는 것과 비슷하게 여권의 색깔과 국적 표시, 날마다 수시로 입력하는 등록번호 등을 통해 자신의 제도적 위치를 확인하고 자기증명을 실천한다.
식민, 분단, 냉전, 독재의 동아시아 현실 속에서
국적과 여권을 둘러싼 자기증명 실천의 역사
이 책은 한반도와 접경 지역에서 국경을 넘는 수많은 사람들의 경험과 사례를 중심으로 인구의 파악과 등록, 이동의 의미를 묻는다. 일본의 식민 지배와 한국전쟁을 경험하며 냉전의 희생양이 되었던 한반도에서 다른 인접 국가로의 이동은 역사적으로 빈번할 수밖에 없었다. 그 과정에서 국가는 ‘선량한 국민’과 ‘불온한 그들’로 경계를 만들어왔기에 개인은 스스로 자신의 존재를 끊임없이 증명해야만 했다.
이 책을 엮은 이정은과 조경희는 그동안 한반도와 일본을 중심으로 한 사람들의 이동과 탈국경적인 생활권에 착목해 연구를 진행해왔다. 그 과정에서 이동하는 사람들을 관리하는 장치이자 그들 스스로의 생명과 생활을 보장하는 여권이나 신분증의 의미를 묻고 그것의 아시아적 맥락을 제대로 살펴볼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다. 이렇게 출발한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의 ‘자기증명’ 팀은 국적, 여권, ID, 국가 통치성과 국제 인권 제도와 관련된 글들을 읽고 국적법과 여권법, 주민등록법, 해외이주법, 밀항단속법, 국가보안법 등의 이동 관련법들도 함께 검토했다.
제1부 ‘구획되는 경계’에서는 근대국가에서 국적과 여권의 등장 배경과 한국에서 경계를 강화해온 정치 맥락을 사례를 통해 다룬다. 1장에서는 선행 연구 성과들을 검토하면서 이 책의 개략적인 문제의식을 제시하고 있다. 2장에서는 해방 이후부터 주민등록제도가 시행되기 전까지 신분증명서를 중심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해야 했던 제도의 변화 과정을 분석한다. 3장에서는 남한에서 이뤄진 총선거에서 누가 시민이고 누가 유권자가 되었는지를 ‘수의 정치’와 인구의 조사와 등록, 분류의 관료제의 통치성으로 분석한다.
제2부 ‘국민과 난민 사이’에서는 일본 식민지 지배와 한반도 분단 체제의 틈새에서 불확실한 삶을 살았던 사람들의 역사적 현실을 다룬다. 4장에서는 한국 외교문서를 통해 1965년 이후 재일조선인의 국적 변동과 ‘협정영주’허가 신청과 관련된 한일 정부의 개입 과정을 살펴본다. 5장에서는 미국에서 일본으로의 시정권 반환 후, 체류를 위해 일본군 ‘위안부’임을 밝혀야만 했던 배봉기 씨의 경우를 ‘강요된 자기증명’이라는 관점에서 서술하고 있다. 배봉기 씨의 삶을 통해 식민주의, 전시 성폭력, 동아시아 냉전, 남북 분단이라는 층층이 겹쳐진 폭력에 노출되어온 오키나와 조선인의 역사를 부각시킨다. 그리고 6장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후, 구소련에서 무국적자로 살아온 사할린 동포들이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한 국적확인소송을 다루고 있다. 무국적 동포의 대한민국 국적을 법리적으로 밝힌 최초의 판결이라는 점에서 이 소송판결의 의미를 확인하면서도 대한민국 정부가 여전히 동포들을 선별적으로 받아들인다는 한계점이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제3부 ‘자기증명의 실천들’에서는 무국적이나 경계인의 위치에 있던 사람들이 어떻게 현실에 대응해가며 자신들의 삶을 꾸려가고 있는지 구체적인 사례들을 다룬다. 먼저, 7장은 한국 보수정권하에서 정치적 이유로 입국이 거부된 재일조선인의 사례들을 국제인권법상의 이동권 관념에 비추어 검토하고 있다. 8장은 재일동포 간첩 조작 사건의 재심 절차를 형사 무죄판결과 보상·배상으로 나누어 그 의미와 문제점을 살펴보고 있다. 특히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를 인터뷰해 재심과 관련된 그들의 생각과 감회를 생생한 목소리로 담아 더욱 현실감 있게 전하고 있다. 9장에서는 중국이 한자녀정책을 성공적으로 이루었지만 동시에 1300만 명에 달하는 무호적자 집단을 양산한 점에 주목해, 공민권을 박탈하는 인구 통치가 가능할 수 있었던 중국의 통치 방식을 분석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10장에서는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있는 중국 단둥(丹東)과 신의주의 두 도시 공간을 중심으로 국경은 북·중 관계뿐 아니라 남·북 관계, 그리고 한국, 북한, 중국 관계를 들여다보는 거울이라고 규정한다. 오랜 기간 이 지역을 연구해온 필자는 2010년을 전후로 단둥의 중첩되는 경계의 의미를 북한 사람, 북한 화교, 조선족, 한국 사람의 네 집단의 실천을 중심으로 조명하고 있다.
기본정보
ISBN | 9788946070127 | ||
---|---|---|---|
발행(출시)일자 | 2017년 06월 15일 | ||
쪽수 | 347쪽 | ||
크기 |
161 * 232
* 25
mm
/ 629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성공회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학술총서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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