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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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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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희망의 도시』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새로운 도시 공간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책이다. 서울연구원이 엮은 이 책에서는 인문학, 지리학, 도시계획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현재 도시위기의 원인을 진단하고 새로운 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방법을 논의한다. 책의 말미에 수록된 박원순 서울시장과 세계적인 지리학자 데이비드 하비의 특별 대담은 실무 행정가와 이론가의 입장을 대비시켜볼 기회를 주고 우리가 추구해야 할 도시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게 한다.
작가정보
저자 최병두
대구대학교 지리교육과 교수다. 서울대학교 지리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리즈(Leeds)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자본주의 도시의 공간환경 문제와 대안의 모색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한국공간환경학회 회장,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방문교수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도시연구소 이사장을 맡고 있다. 최근에 출간한 저서로는 『자본의 도시』(2012), 『국토와 도시』 (2016) 등이 있고 역서로는 『공간적 사유』(2014), 『세계시민주의: 자유와 해방의 지리학』(근간), 『데이비드 하비의 세계를 보는 눈』(근간) 등이 있다.
저자 강내희
중앙대학교 영문학과와 문화연구학과에서 가르치다 퇴임했다.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공동의장, 진보네트워크센터 대표, 문화재 위원, 인문정책 연구위원, 미국 코넬대학교 인문학연구소 초빙연구원, 계간 ≪문화/과학≫ 발행인, 문화연대 공동대표를 지냈으며, 현재 지식순환협동조합 대안대학 학장, 민중언론 참세상 이사장, 맑스코뮤날레 공동대표, 격주로 발행되는 ≪워커스≫의 발행인으로 활동 중이다. 최근 펴낸 저서로 『인문학으로 사회변혁을 말하다』(2016), 『길의 역사: 직립 존재의 발자취』(2016), 『신자유주의 금융화와 문화정치경제』(2014) 등이 있고, 논문으로는 노동의 이중적 성격과 코뮌주의 (2016), 일상의 금융화와 리듬 변화 (2015) 등이 있다.
저자 조정환
도서출판 갈무리, 다중지성의 정원의 대표다. 서울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한국 근대문학을 연구했다. 최근에는 정치사상사와 정치철학, 정치미학을 연구하면서 주권 형태의 변형과 21세기 정치의 새로운 주체성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아우또노미아』(2003), 『공통도시』(2010), 『인지자본주의』(2011), 『예술인간의 탄생』(2015) 등이 있고 이외에 여러 권의 편역서와 번역서를 냈다.
저자 김용창
서울대학교 지리학과 교수다. 서울대학교 지리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에서 지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토지·주택정책, 도시·지역정책, 공간생산의 금융구조, 도시재생과 재산권 차별화 등의 주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 최근에 쓴 책으로는 『남대문시장』(2012), 『토지정책론』(2015), 『인현동』(2016) 등이 있고, 발표한 논문으로는 미국 도시개발사업에서 사적이익을 위한 공용수용: 연방 및 주 대법원 판례를 중심으로 (2012), 신자유주의 도시화와 도시 인클로저(I): 이론적 검토 (2015) 등이 있다.
영국 런던정치경제대학 지리환경학과 교수다. 도시학과 도시지리 전공이며 동아시아 도시 경험연구를 바탕으로 도시화의 정치경제학, 젠트리피케이션, 메가이벤트, 철거, 도시권 등을 주제로 활발한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Global Gentrifications: Uneven Development and Displacement(2015, 공동 편저), Planetary Gentrification(2016, 공저) 등이 있다. 현재 단독 저서 Making China Urban과 공동으로 엮은 Contesting Urban Space in East Asia를 저술 중이다.
서울시립대학교 도시인문학연구소 HK교수다.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철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베를린자유대학교에서 경제철학을 주제로 철학박사학위를 받았다. 금융위기론의 철학, 기본소득과 공유사회를 비롯한 대안사회론, 도시공유지 이론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에 쓴 저서로 『기본소득운동의 세계적 현황과 전망』(2014), 『기본소득의 쟁점과 대안사회』(2014), 『도시정의론과 공유도시』(2016)가 있다.
서울대학교 지리교육과 교수다. 서울대학교 지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싱가포르 국립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다가, 2005년 말 서울대학교에 부임했다. 정치지리와 경제지리를 전공하고, 한국의 지역주의 정치, 국가의 공간성, 동아시아의 발전주의적 도시화 등을 연구 중이다. Locating Neoliberalism in East Asia(2012), 『국가와 지역』(2013), 『산업경관의 탄생』(2014), 『위험한 동거』(2014) 등의 저서를 썼다.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교수다. 서울대학교 지리교육과를 졸업하고 미네소타대학교 지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공간이론, 공간과 젠더, 지구화 시대의 이주와 여성 등의 주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 최근에 쓴 저서로는 『공간, 장소, 젠더』(2015), 『디아스포라 지형학』(2016, 공저)이 있고, “Exploring ethcial issues in visual methodology”(2015), 다문화경계인으로서 이주여성들의 위치성에 대한 이론적 탐색 (2015) 등의 논문을 썼다.
부산대학교 한국민족문화연구소 HK교수다. 영남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계몽사상, 일상과 공간, 로컬리티, 이주와 이동 등의 주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 최근 쓴 저역서로는 『프랑스 계몽주의 지성사』(2013), 『미셸 드 세르토: 일상생활의 창조』(2016), 『글로벌 모더니티』(2016)가 있고, 도시 공간 점거와 직접행동 민주주의 (2016), 집시의 공화국 시민화 정책의 향방 (2016), 『집시공동체 포용정책과 ‘스페인 견본’의 실체』(2016) 등의 논문을 발표했다.
단국대학교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다. 단국대학교 법정대학을 졸업하고 영국 서섹스대학교에서 도시지역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공간이론 및 도시정치경제학 관련 연구주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 『지구화 되돌아보기, 넘어서기』(2010), 『공간의 사회읽기』(2014), 『녹색토건주의와 환경위기』(2014) 등 70여 권의 저서(공저 포함)를 썼으며, 모바일 어버니즘 (2015), “Progressive City in the Making ”(2015), “Ethnic place-making in the globopolis”(2016) 등 350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현재 서울연구원에서 협치연구센터장으로 재직 중이며,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행정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연구원에서 전략연구센터장을 지냈으며, 서울시의 각종 정책위원회에 참여해 다양한 정책자문 및 심의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도시 및 지역의 경제정책으로, 서울시가 추진하는 산업정책 및 기술혁신정책 개발·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략연구센터를 운영하면서 대도시의 중장기 전략개발, 도시거버넌스 연구 등으로 연구 분야를 확대해가고 있다. 『정체성 권력』(2008, 옮김), 기술융복합에 대응하는 개방형 서울혁신체계 구축 (2011), 서울시 창조산업 육성을 위한 전략적 방안 (2012), 서울형거버넌스 모델 구축 연구 (2015), 서울대도시론 (2016) 등의 연구를 수행했다.
서울대학교에서 도시계획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국토연구원에서 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일본 도쿄대학 방문연구원, 국무총리실 전문위원을 역임했다. 도시계획의 이론과 역사에 두루 관심을 가지고, 이주민의 공간형성, 도시문화와 공동체, 도시재생과 사회적 경제 등을 연구하고 있다. 주요 연구로 『창조도시를 넘어서: 문화개발주의에서 창조적 공동체로(2014)』, “Can We Implant an Artist Community ”(2016), “Overcoming Urban Growth Coalition”(2016) 등이 있다.
미국 시러큐스대학교(Syracuse University) 맥스웰 학부(Maxwell School) 지리학과 석학교수이며, 2017년부터 스웨덴 웁살라대학교(Uppsala University) 경제사회지리학과 교수를 겸하고 있다. 1992년 러트거스대학교(Rutgers University)에서 닐 스미스와 함께 연구하면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명한 급진주의적 지리학자로, 특히 문화이론 및 도시이론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문화정치와 문화전쟁: 비판적 문화지리학(Cultural Geography: A Critical Introduction)』(2001), The Right to the City: Social Justice and the Fight for Public Space(2003) 등의 주요 저서가 있으며, Justice, Power and the Political Landscape(2009) 등의 책을 엮었다.
엮음 서울연구회
목차
- 서장.한국의 자본축적 과정과 도시화: 위기와 대안
제1부 희망의 도시, 어떻게 이론화할 것인가?
도시적 소외와 정의로운 도시
도시에 대한 권리와 시적 정의
예술인간의 탄생과 반자본주의적 공통도시의 전망
제2부 희망의 도시, 정치적 대안은 무엇인가?
신자유주의 도시인클로저와 실존의 위기, 거주자원의 공유화
투기적 도시화, 젠트리피케이션, 도시권
도시공동체와 공유지
제3부 희망의 도시,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
자본주의 헤게모니와 대안적 도시 이데올로기
젠더차별을 넘어 희망의 도시 상상하기
공간 점거에서 수행성과 (비)재현 공간 행동주의
제4부 희망의 도시, 대안적 정책은 무엇인가?
도시의 진보와 진보도시의 구현
발전도시위기와 포용도시로서 도시정체성의 재정립
사회적 경제와 대안적 도시만들기
제5부 희망의 도시, 지구적 동향과 서울의 상황
자본순환, 자본주의의 복률적 파괴, 노숙의 영속: ‘보복주의적 도시’에서 ‘모두를 위한 도시’로
특별 대담: 서울, 희망의 도시를 향하여|박원순 서울시장과 데이비드 하비 교수의 대담
책 속으로
이처럼 소외된 도시인들이 도시 광장에서 수십만, 수백만 개의 촛불을 들고 도시의 희망을 찾아 나선 것처럼, 이 책 『희망의 도시』는 새로운 이론적 담론을 생산함으로써 도시의 희망을 찾아 나서려고 한다. 새로운 희망의 도시를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은 실천과 이론의 변증법적 결합을 요구한다. 실천의 현장에서 울려 퍼지는 거대한 함성이 없다면, 도시인들의 삶을 억압하고 소외시키는 정치·경제 체제를 이론적으로만 비판하고 극복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그러나 이러한 함성이 단지 현재 체제에 도전하는 행위일 뿐이라면, 함성의 담론이 기존의 정치·경제 체제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라는 의문에 제대로 답을 할 수 없을 뿐더러, 체제 극복 이후 우리가 살아갈 도시가 어떠할 것인가라는 의문에 답을 할 수도 없다. _ 11쪽, “머리말: 위기의 도시에서 희망의 도시로”
이러한 각 경제주체들의 부채 증가는 도시위기를 가중시킨다. 정부의 부채는 금융 안정화(외환매입기금 등)에서 이자 및 원금 상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지만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는 대규모 공공사업(수도권 뉴타운, 고속철도 건설, 4대강 사업 등)이었다. 기업의 부채는 은행 대출금, 장단기 기업채 등으로 구성되며 2000년대 초에 이미 임계치를 초과했는데, 특히 건설업체들의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가장 높고 빠르게 증가해서 2007년 14.7%에서 2012년 205%에 달했다. 가계부채의 경우 예금은행 대출은 2005년 305.5조 원에서 2015년 563.7조 원으로 10년 사이 84.5%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2005년 68.1%를 차지했고, 2008년 다소 줄었지만 2013년 이후 다시 크게 증가해 2015년에는 71.3%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러한 가계대출의 증가, 특히 주택담보대출의 급증은 도시의 서민들에게 주택 구입을 유도함으로써 건설업체들이 자금 대출을 받아 건설·공급한 주택들의 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_ 55쪽, “서장. 한국의 자본축적 과정과 도시화: 위기와 대안”
드론에 앞서 인공위성이 부감지각을 대중화시켰다. 구글맵은 우리에게 부감된 지도의 풍경을 제공한다. 오늘날 투어(tour)는 단순한 둘러봄이 아니다. 여행하는 사람은 인공위성의 눈으로 본 지도에서 자신이 여행할 곳을 선정한 후에 그곳을 둘러본다. 전체적 조망이 부분적 둘러봄에 선행하는 것이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전체와 부분을 편집하고, 원근법과 부감법의 결합을 일반화시킨다. 금융자본은 세계 전체를 광속으로 돌아다니는데, 그 투어는 지구 전체의 기업 분포를 조감한 후에 국지적 투자 지역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미국의 전쟁 투어 역시 지구의 분쟁 지역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나서 국지적으로 수행된다. 높이의 기술이 거리와 넓이를 지배한다. _ 149쪽, “예술인간의 탄생과 반자본주의적 공통도시의 전망”
도시공간이 이렇게 인클로저의 주 무대가 된 것은 도시공간 자체가 자본집약적이고 활동 밀도가 높은 관계로, 특정한 개인의 개별적인 노력이나 투자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토지 가격 상승, 상권과 장소성 형성처럼 집단적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재화, 즉 공유자원이 많기 때문이다. 이를 일컬어 도시재화(urban goods)라고 부르기도 하며, 도시는 공유자원을 생산하는 공장이라고도 한다. 따라서 신자유주의 도시화는 개별적 기여를 쉽사리 구분하기 힘든 공유자원을 끊임없이 생산하는 과정인 동시에, 특정 이해집단이나 자본 분파들이 이들 공유자원이라는 신천지를 배타적으로 독점하려고 이해관계의 갈등을 촉발하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_ 185쪽, “신자유주의 도시 인클로저와 실존의 위기, 거주자원의 공유화”
이러한 도시화의 근저에는 부동산 가격의 폭등과 이에 편승한 기업과 개인 모두의 투기적 시장 개입이 버티고 있다. 국토연구원 보고에 따르면, 1980년대의 경우 매년 10~20%의 토지가 손바뀜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는데, 이는 부동산 경기가 활황이었던 일본에 비해서도 무척 높은 수치였다. 최근 언론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1964년 이후 50년간 한국의 부동산 평균지가는 2976배 증가했고, 이는 명목 GDP가 동 기간 1933배 증가한 것에 비교해서도 큰 폭의 증가이며, 같은 기간 쌀이나 연탄 같은 생필품이 50~60배 정도 증가한 것을 고려한다면 가히 천문학적 증가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부동산 부가 큰 폭으로 증가함에 따라 2013년 현재 국내 자산의 89%가 부동산 자산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곧 투기로 이해할 수밖에 없는 공격적 부동산 투자가 일상화될 수 있는 물적 토대를 제공한다. 이는 큰 위험을 동반하며, 이러한 위험은 국가뿐 아니라 자본도 직면하는 문제이고, 나아가 투기적 이윤을 추구하는 일반 가정 역시 직면하는 문제다. 이 과정에서 부동산에 보유자산의 상당 부분을 쏟아붓는 중산층의 경우, 국가 및 자본의 이해관계에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합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이는 중산층을 진보적 사회변혁의 주체로 상정하는 기존 인식이 한계를 가짐을 나타낸다. _ 230쪽, “투기적 도시화, 젠트리피케이션, 도시권”
강남화 이데올로기의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한국의 도시 중산층이 사회적 믹스보다는 그들만의 리그인 폐쇄적인 자기충족적 공간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앞에서 간단히 언급되었듯이, 한국의 도시 중산층은 대규모 고급 아파트단지라는 자기충족적인 ‘빗장마을(gated community)’에 거주하는 것을 선호하는데, 이는 한국의 도시 중산층이 국가라는 정치 공동체의 공공적 발전보다는 개별화된 사익의 추구에 더욱 몰두하도록 만드는 이념적 배경이 된다. 다. _ 288쪽, “자본주의 헤게모니와 대안적 도시 이데올로기”
그런데 서울에서는 사실 지금까지는 너무나 고도성장시대를 살아오면서 사람들이 누구나 투기하고 부동산으로 돈을 벌려고 하는, 주택을 살기 위한 것, ‘to live in’이 아니고 ‘to earn’, 돈을 버는 수단으로만 생각해왔죠. 그래서 서울에서 한 집에 사는 기간이 평균 3.5년입니다. 이렇게 되니까 사람들이 늘 옮겨 다니는 거예요. 이렇게 되니까 정주성이 없어지고, 이렇게 되다 보니까 마을공동체 사업을 하기가 굉장히 힘들어지는 거죠. 그래서 제가(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4년 동안 이 마을공동체 사업을 하고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는데, 크게 보면 이렇게 투기하고 부동산을 투기의 대상으로 보는 이 거대한 흐름이 사라지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_530쪽, “서울, 희망의 도시를 향하여: 박원순 서울시장과 데이비드 하비 교수의 대담”
출판사 서평
자본의 논리로 점철된 도시에 희망은 있는가?
도시위기를 넘어 사람들의 희망을 이룰 수 있는 희망의 도시를 모색한다
전 세계적으로 빈발하는 도시위기,
그 속에서 사람들을 위한 희망의 도시를 모색하다
도시위기는 왜 일어나는가?
도시위기와 그에 대한 저항은 세계적인 경향이다. 금융위기가 발발하자 뉴욕에서는 ‘점령하라’ 운동이 일어났고, 홍콩에서는 번진 우산혁명은 중국에서 발생한 민주화운동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한국에서도 도시 문제와 이에 따른 저항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용산 참사는 전 국민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겼고 젠트리피케이션에 맞서는 여러 활동이 회자되며 우리가 위기의 도시 속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웠다.
도시위기가 나타나는 이유는 어찌 보면 간단하다. 도시민들, 특히 서민들이 도시에서 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양극화는 심화되고, 일자리는 부족하며, 집값은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젠트리피케이션은 원주민을 밀어낸다. 이런 도시위기는 대부분 개발과 연관되어 있다. 자본은 이익을 위해 끊임없이 도시를 개발한다. 그런데 그에 따른 이익은 소수의 경제권력과 도시권력에 돌아가고, 정작 그 개발의 한 축을 담당한 대다수의 시민은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개발이 되면서 집세가 오르면 그 집에서 버텨내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도시화가 심화되고 도시위기가 확대되면서 도시화 자체에 회의적인 의견을 나타내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하지만 도시화는 전 세계적으로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미 전 세계 인구의 절반가량이 도시에 살고 있으며 앞으로 이 비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엄청난 수의 인구를 수용하면서, 그 인구가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줄 곳은 도시뿐이다.
자본의 도시에서 희망의 도시로, 더 나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방향을 모색하다
『희망의 도시』는 서울연구원에서 엮은 책으로 새로운 도시의 미래를 모색하는 다양한 논의를 다루고 있다. 경제학, 인문학, 지리학, 도시계획 등 다양한 측면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도시위기의 원인을 진단하고, 이론적 담론을 생산해 새로운 도시를 만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각종 매체에 지리와 관련한 이슈를 기고해온 최병두 대구대학교 지리학과 교수는, 한국의 도시화 과정을 역사적이고 경제적인 관점에서 분석한다. 한국의 도시화는 일본, 대만 등과 마찬가지로 국가 주도로 이루어졌다. 서구의 자유주의적 발전과는 대비되는, 발전주의 국가의 특징을 지닌 한국식 도시화는 짧은 기간에 급격하게 진행되었다. 그 과정에서 나름의 성과도 있었지만, 현재에는 통용되기 어려운 그러한 전략을 계속 사용한다는 것이 중대한 문제다. 건설과 개발에 매달리는 과거의 방식은 앞으로는 예전과 같이 효과를 내기도 어려우며, 지가 상승과 양극화 같은 부작용만 생산할 가능성이 크다.
서울대학교 지리학과 교수인 김용창은 인클로저라는 관점에서 모든 것이 사유화되는 도시화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인클로저는 자본주의 초창기에, 농지를 사유화하며 농민들을 밀어내는 현상이었다. 그런데 현대 도시에서도 모든 것이 상품화되며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공유재가 사라지면서 자본이 없는 시민들은 사회적인 주변부로 밀려나는 것이다.
부산대학교 한국민족문화연구소 HK교수인 장세룡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공간점거 운동의 의미를 분석한다.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공간이 갖는 의미가 작아질 것 같지만, 오히려 공간을 중심으로 저항을 일으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물론 저항의 양상은 변했다. 예전에는 대중들이 조직적으로 운동을 전개하는 식이었다면, 요새는 네트워크 커뮤니티에서 운동을 접하고 자발적으로 저항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 이 글을 국정농단 사태에서 촛불시위가 커지는 과정을 이론적으로 설명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의 맨 마지막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데이비드 하비 교수의 특별 대담이 수록되어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시장으로 부임하면서 서울시의 변화를 이끈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데이비드 하비 교수는 비판 지리학계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석학으로, 신자유주의에 대해 거의 예언과도 같은 진단을 내려 학계 밖에서도 주목받은 학자다. 이들은 현재 이슈가 되는 다양한 도시문제를 실무자와 이론가라는 각자의 관점에서 허심탄회하게 논한다. 이들의 만남 자체에도 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이들이 나누는 논의의 내용을 살펴보면 우리가 어디로 가야 새로운 도시를 만들 수 있을지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희망의 도시는 시민들이 고민하고 참여해서 만들어야 한다
이 책의 저자들은 도시화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하지만, 한편으로는 사람들이 도시를 떠나서 살 수 있다거나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지구 상에는 이미 너무 많은 사람이 살고 있고, 도시는 그들이 문명의 혜택을 누리며 생활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즉, 우리는 어떻게든 이 도시를 이 도시에 거주하는 많은 사람이 만족하며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 책에서는 그러한 방법을 모색하면서, “장소의 번영보다 사람의 번영”을 추구하는 ‘진보도시’, “시장경제에서 생존 가능하고, 행정의 제도적 관행에 완전히 포섭되지 않으면서, 도시사회에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는 ‘대안적 도시’ 등의 개념을 제안한다.
이러한 개념들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간 이루어진 도시발전은 대부분 ‘자본’의 관점에서 일어난 발전이었다. 개발과 축적을 통해 자본은 그 영향력을 강화해왔지만, 그 과정에서 소외되고 배제된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지금과 같은 도시위기가 찾아왔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시민들이 중심이 되어 그들의 요구와 필요에 귀 기울이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직접 참여해서 그런 도시를 만들어가야 한다.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도시, 사람들이 저마다의 꿈을 꿀 수 있는 희망의 도시는 그런 환경에서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46059511 |
---|---|
발행(출시)일자 | 2017년 02월 20일 |
쪽수 | 544쪽 |
크기 |
154 * 225
* 29
mm
/ 766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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