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와 북한인권: 법철학적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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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6·25 남침에 대한 북한의 원좌를 말하고 있으며, 미국의 한반도 게입을 원천적으로 부당하다고 보지 않고, 북한 핵이 결코 자랑이 아니라고 보며, 북한 체제의 실패와 인권적 파국에 대해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론적으로 필자는 북한의 체제와 상극이라 할 수 있는 자유주의에 기초하고 있다. [양장본]
작가정보
목차
- 제1부 한반도 평화
제1장 좋은 전쟁과 나쁜 평화
제2장 북한 핵에 대한 평가
제3장 주한 유엔군 사령부의 실체
제4장 서해 북방한계선과 해상 불가침 구역의 차이
제5장 나들섬 공약과 한강하구의 법적 지위
제6장 한미합동군사훈련 재고
제2부 북한 인권
제7장 북한 인권 문제를 보는 시각
제8장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접근방법
제9장 북한 법질서와 인권적 개선 가능성
제10장 북한의 미래상: 협의체적 법치국가 모델
제11장 한반도 평화의 도전과 전진
책 속으로
이 책은 크게 제1부 한반도 평화, 제2부 북한 인권의 두 부분으로 구성되었다. 각 장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1장은 이른바 제2차 북핵 위기, 즉 부시 정부가 출범하면서 이전의 제네바 합의가 파기되고 다시 불거진 한반도 위기 상황에서 작성된 글이다. 에라스뮈스의 “나쁜 평화라도 좋은 전쟁보다 낫다”라는 명제를 떠올리며, 섣부른 선제공격론의 불식과 전쟁 단절이라는 원칙론을 견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제2장은 북한이 핵실험을 함으로써 핵 무장에 성공하고, 국제사회가 그에 대한 응징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강제 조치를 결의하게 된 상황에서 쓴 글이다. 필자는 북한이 비록 핵실험을 했지만 국제사회가 성급하게 무력적 대응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차원에서 핵 문제에 관해 국제법적·법철학적·국제정치학적 평가를 시도했다.
제3장은 한반도 평화체제로의 이행에 관한 논의 과정에서 이슈로 제기된 유엔군 사령부 문제에 대한 것이다. 필자는 유엔군 사령부가 한국전쟁의 산물로서 그 존재가 한반도의 전쟁 상태를 상징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면 유엔군 사령부의 해체는 그 자체로 한국전쟁 종식과 한반도 평화 정착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제4장은 한반도 군사적 위험의 주요인 중 하나이며 실제로 두 번에 걸쳐 일어난 남북 간 교전의 원인이 되기도 했던 서해 북방한계선(NLL)에 대한 글이다. 남한에서는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상의 해상 불가침 구역을 NLL로 보고 이를 NLL의 합법성의 주요 근거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정전협정에 대한 중대한 오해라는 것이 필자의 주장이다.
제5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대선 공약 중 하나로 내세웠던 나들섬 조성에 관한 것이다. 나들섬 조성과 한강하구 이용의 법적 문제는 바로 정전협정에서 기인하는 것으로서 정전협정상 한강하구의 법적 지위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므로 이를 돕기 위해 작성되었다.
제6장은 한미합동군사훈련의 법적 타당성에 대해 분석한 글이다. 필자는 비록 작계 5027과 한미합동군사훈련의 전모를 알 수는 없지만, 드러난 사실과 자료만 두고 볼 때 이는 미국의 선제타격에 따른 전면전과 관련된 군사훈련일 가능성이 충분하고, 그렇다고 하면 이는 무력 사용만이 아니라 무력 위협까지 금하는 유엔헌장, 그리고 우리 헌법의 평화주의 원칙에 비추어 허용되기 어려운 군사훈련이라고 판단한다.
제7장은 북한의 대규모 기근 아사 사태가 국제적으로 알려지고 그에 따라 북한 체제의 파탄과 북한 인권의 참상이 중요한 이슈로 제기된 상황에서 북한 기근의 원인 그리고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대응 방안을 탐구해본 것이다. 이 글은 기본적으로 북한의 대규모 기근에 대해 단지 자연재해 등의 외적 원인만이 아닌, 센(A. Sen)의 분석과 같은 구조적 실패라는 점을 지적하고, 이어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다양한 국제적 대응 가능성을 검토해보았다. 그러나 이 글의 핵심은 북한 인권과 체제에 대한 비판이 북한에 대한 멸시와 서구 및 남한의 우월의식의 발로로 나와서는 곤란하다는 점을 밝히는 데 있다.
제8장은 미국에서 북한인권법안이 제정되고 유엔에서도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 임명되는 등 북한 인권에 대한 국제적 문제 제기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작성된 글이다. 필자는 북한 체제의 기획이 실패로 귀결되었다는 것과, 자유와 인권에 대한 재인식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하면서도, 다른 한편 북한 인권에 대해 국제사회가 북한을 일방적으로 단죄하는 듯한 방식의 개입이 과연 적절했는지를 되묻고자 했다.
제9장은 북한의 비자유주의적 체제로서의 가능성과 그 속에서의 북한 인권의 개선 가능성을 좀 더 심층적으로 이해해보고자 한 것이다. 필자는 북한을 단순히 무법국가로 규정할 것이 아니라 자유주의와는 다르지만 또 하나의 비자유주의적 가능성으로서의 북한 체제를 인정하면서도, 그 자체적인 인권기획이 어떤 한계를 가지고 또 어떤 문제점들을 노정하고 있는지, 그리고 법령 분석을 통해 북한 체제의 인권개선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수행될 수 있을지 밝히고 있다.
제10장은 북한 체제의 미래상에 대한 하나의 고찰 또는 제언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 통치자 김정일 자신도 북한의 미래상에 대해 스웨덴, 태국 등을 언급한 바 있고, 국내의 많은 정치인 및 연구자들은 중국과 베트남을 꼽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는 이른바 협의체적 법치국가(consultative rule of law regime)라는 대안을 소개해보고자 했다.
제11장에서는 이른바 ‘1987년 체제’가 한반도 평화에 어떠한 의미가 있으며, 그동안 그 평화의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어왔는지, 그리고 현 단계의 과제는 무엇인지 논의해보고자 했다.
출판사 서평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저서들은 많지만 의외로 법학 저서는 그렇게 많지 않다. 어쩌면 법학적 결론에 내포된 정치적 부담이 그 이유 중 하나인지도 모른다. 법학적 결론은 때때로 위법 여부 또는 책임 소재 등의 문제에서 결정적인 판단 근거가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기존에 나온 많지 않은 한반도 관련 법학 저작들이 대체로 우리 정부 당국이나 보수 우익의 입장과 궤를 같이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무리 간단한 사안이라도 법학에서 이론(異論)의 여지가 없는 경우는 드물다. 더욱이 정부 당국이나 보수 우익의 견해가 정답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실제로 개별적인 법학 논문들에서는 그와 다른 입장이 간간이 표명되어왔다. 그러나 단행본으로 출간된 예는 극히 드물다. 부분적이나마 북한의 주장에 공감을 표하는 것, 이는 우리 정치 현실과 정치적 여론의 지형에서는 매우 민감한 문제인 것이다. 단순히 획일적인 사회적 담론만이 아니라 실제로 그 배후에 있는 「국가보안법」이라는 공식적인 국가 강제력도 신경 쓰이는 문제다. 어떠한 주장이 설사 진실이라고 해도 그것이 결과적으로 북한에 이롭고 우리 ‘체제’에 해가 되는 것이라면 언제 어떻게 ‘찬양·고무’죄에 저촉될지 알 수 없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어느덧 북한 문제에 관해서는 우리 학문의 세계조차 위축되어버리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렇다면 이 책은 한반도 문제에 대한 연구 이전에 그러한 현실에 대한 하나의 용기 있는 문제 제기에 해당할 수 있을 것이다.
보수 우익의 애국주의자들은 이 책을 ‘이적표현물’로 간주할지도 모르겠다. 북한의 핵 보유가 현행 국제법의 차원에서 반드시 위법이라고 보기 어렵다거나, 서해 북방한계선은 우리 정전협정상 결코 해상 군사분계선이 아니라거나, 한미합동군사훈련이 선제공격을 전제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위헌적인 무력 위협이라거나, 주한 유엔군 사령부는 결코 유엔의 공식기구가 아니라 단지 6·25 참전 다국적군을 지휘하는 미군사령부에 불과하다거나, 북한 인권에 대한 비판이 오히려 반인권적 정치 공세가 되고 있다거나, 북한을 우리의 자유민주체제가 아니라 북한에 고유하고 적정한 비자유주의적 체제로 유도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은 보수 우익진영에게는 아주 위험하고 불순하게 비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이 책이 북한 쪽에서 환영을 받을 것 같지도 않다. 무엇보다 이 책은 6·25 남침에 대한 북한의 원죄를 말하고 있으며, 미국의 한반도 개입을 원천적으로 부당하다고 보지 않고, 북한 핵이 결코 자랑이 아니라고 보며, 북한 체제의 실패와 인권적 파국에 대해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론적으로 이 책의 필자는 북한의 체제와 상극이라 할 수 있는 자유주의에 기초하고 있다.
사실 ‘자유주의(liberalism)’는 단지 한 개인의 관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헌정질서가 지향하는 근본적 원리다. 따라서 이 책은 북한 문제에 접근하는 데 있어 우리 헌정질서상의 기본적인 인식과 관점에 대한 것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자유주의’에 대한 인식이 편협하다는 점이다. 헌법적 차원에서 우리의 자유주의는 그 본래의 가치인 사상과 양심의 자유 그리고 관용과 평화를 망각할 수 없다. 그런데 현재 우리의 자유주의는 ‘반북’과 ‘친미’, ‘자본의 자유’와 등치되는 경향이 있다. 비록 한국의 탄생과 전개 과정이 북한과의 전쟁 및 갈등과 직결되어 있으므로 그러한 경향이 이해될 수도 있으나, 그렇게 편벽되고 패권주의화된 자유주의를 계속해서 우리의 자유주의로 삼을 수는 없을 것이다.
타인의 자유를 침범하지 않는 이상 자신의 의지와 신념에 따라 자신의 삶을 자율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자유주의의 신념은 바로 관용과 평화의 체제를 요구한다. 이 관용과 평화는 서구 근대의 개인적 신앙과 양심의 자유가 종교전쟁의 참화를 겪으면서 상호성을 획득하며 발전한 개념이기도 하다. 이러한 관용과 평화는 곧 폭력과 패권에 대한 거부와 해방을 뜻한다는 점에서 바로 자유와 같은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자유, 즉 관용과 평화의 정신을 국제적으로 확장하는 것이 올바른 자유주의적 국제관계론이라는 점을 한반도 문제에 적용해 이 글을 풀어간다.
기본정보
ISBN | 9788946051195 |
---|---|
발행(출시)일자 | 2009년 04월 07일 |
쪽수 | 430쪽 |
크기 |
153 * 224
mm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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