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합덕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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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충남대학교 마을연구단
박찬승 - 한양대학교 사학과 교수. 문학박사(한국사)
권선정 - 충남대학교 마을연구단 전임연구원. 교육학박사(지리학)
곽호제 - 청양대학 초빙교수. 국사학
유보경 - 충남대학교 마을연구단 전임연구원. 문학박사(사회학)
권병욱 - 충남대학교 마을연구단 전임연구원. 문학박사(사회학)
김현숙 - 충남대학교 마을연구단 전임연구원. 문학박사(한국사)
박종익 - 충남대학교 마을연구단 전임연구원. 문학박사(민속학)
목차
- 머리말
총론 : 소들강문 평야에 가꾼 천주교 교우촌
자연경관과 인문경관
구릉성 산지와 간석지 평야 입지
경관을 통한 장소 이해
마을의 지명
마을의 역사
근대 이전의 합덕과 지명유래
마을의 지리적 특성과 합덕제(合德提)
개항기의 합덕리 농민운동
식민지기 교우촌의 건설과 마을의 토지관계
농지 개혁과 한국전쟁기의 합덕
미작생산과 노동
삶의 터전을 마련하기까지
미작 중심의 농업
상업과 임금노동
합덕리의 미래
사회생활과 문화
인구 구성의 변화
성당 중심의 생활과 성당 조직들
마을의 공적 조직
마을의 비공식조직
합덕리의 교육
일상생활의 변화
교통체계의 변화와 시장권
근대 문물의 유입과 의복․음식의 변화
성당과 여가생활
민속과 의례
세시풍속
통과의례
연합 기우제
구전자료
책 속으로
○ 합덕리 사람들의 일상생활은 거의 전적으로 천주교회에 의존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70년대 중반까지도 성당에서는 매일 새벽 5시 반, 낮 12시, 저녁 6시에 종을 쳤다. 성당의 종소리가 나면 들판에서 일하던 사람들도 일을 멈추고 서서 기도를 드렸다고 한다. 밀레의 만종에 나오는 장면이 합덕리에서 그대로 재현되었던 것이다. ----- 14p.
○ 페렝 신부는 합덕리와 인근 지역에 약 30여 만 평을 소유한 대지주이자 천주교 신앙공동체의 장이라는 사회적 신분에 의해 마을의 사회․경제․문화적 관계는 물론 정신세계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었다. 페랭 신부는 종교적인 엄격함과 동시에 자애로움과 긍휼함을 갖추고 마을 주민들을 지배하였다. 페랭 신부는 1차대전 참전 시 습득했던 의술을 기초로 마을 주민은 물론 인근지역의 병자들을 고쳐주었고, 흉년 시 교유 및 기아선상에 놓인 가난한 자들의 구민활동을 전개하였다. 또한 합덕리에서 고아원 및 매괴학교의 운영, 청소년 교육과 프랑스 운동 및 음악 등 문화의 전파 등 사회․교육․문화 전반에 걸쳐 많은 활동을 하였다. ----- 55p.
○ 프랑스 신부들은 내포지역 30~50여 개의 공소를 직접 관할하기 위해 19세기 말에는 사린교 혹은 말을 타고 다니다가, 1920년대 후임 페랭 신부 대에 가서는 자전거를 애용하였다. 프랑스에서 직수입한 이 세발자전거는 앞바퀴와 2개의 작은 뒷바퀴가 있는 근대 서구문명의 총아였다 ----- 135p.
출판사 서평
마을이 사라지고 있다. 마을은 20세기 중반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주해온 생활의 공간이었으며, 민속․의례․신앙 등 전통적인 문화를 만들어온 문화의 공간이었다. 조선시대 선비들이 생활하면서 정신문화를 창출해온 곳도 도시라기보다는 농촌 마을이었다. 따라서 마을이 사라진다는 것은 전통적인 한국 문화의 뿌리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전통문화 보존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에 따라 충남대학교 충청문화연구소에서는 ‘마을연구단’을 꾸려, 독특한 생활양식을 가진 충청남도의 마을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번에 출간된 <당진 합덕마을>은 <부여 장정마을>, <연기 솔올마을>, <태안 개미목마을>, <아산 외암마을>에 이은 다섯 번째 마을 연구서이다.
소들강문 평야에 가꾼 천주교 교우촌
대전에서 공주, 예산을 거쳐 충남 북서부 당진군으로 향하다 보면 드넓게 펼쳐진 평야지대를 만나게 되는데 이곳이 바로 예당평야의 한 부분인 소들강문 평야이다. 합덕마을은 이 소들강문 평야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논농사를 중심으로 하는 합덕마을은 겉으로 보기에 다른 농촌과 다를 바 없다. 그러나 마을 주민의 96%가 천주교 신자이며, 그동안 서른 명 이상의 신부를 비롯하여 많은 수사와 수녀를 배출한 독특한 이력을 가진 마을이다. 김수환 추기경과 정진석 추기경의 연고지로도 알려져 있다.
합덕 인근 내포지역은 오래 전부터 한국 천주교의 못자리라고 할 만큼 천주교 세력이 강한 곳이었다. 천주교 박해로 인해 선교를 펼치던 외국인 신부들이 체포되는 사건들도 있었다. 그러다가 1886년 한불수교에 의해 천주교 포교가 자유로워지자 산간에 숨어들었던 천주교도들이 평야지대로 내려오기 시작했고, 1889년 새로 입국한 퀴를리에 신부에 의해 1898년, 합덕마을에 천주교 합덕 본당이 설립되면서 천주교 마을의 역사가 시작된다.
천주교회는 합덕 일대의 농지를 지속적으로 매입하고, 인근 주민들에게 소작을 주었다. 그리고 소작인들을 모두 천주교회에 다니도록 했다. 1800년대 후반의 불합리한 징수제도와 달리 천주교회의 낮은 소작료는 주민들을 천주교회로 이끄는 원동력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천주교회에 집과 땅을 의지하게 된 주민들은 자연스럽게 충실한 신앙생활을 하게 되었다. 이후 천주교회는 근현대를 거치는 동안 합덕마을의 경제적․정치적․종교적 중심체 역할을 하면서 합덕 주민들의 결혼, 제사 등의 생사의례부터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깊은 영향을 미쳤다.
먼저 합덕마을의 주민 자치 조직은 대부분 성당과 연계되어 있다. 거의 모든 주민이 천주교 신자이기 때문에 합덕성당의 기초조직인 구역은 반으로 편제된 구역과 거의 유사하다. 젊은 층으로 구성된 대건회, 60세 이상의 할머니들로 구성된 안나회, 6~70대 여성으로 구성된 성모회 등의 성당 조직은 보통의 마을에서 청년회, 부녀회, 노인회 등이 했던 역할들을 모두 해왔다. 이 지역에서는 1970년대 새마을 사업이 추진되면서 비로소 부녀회가 조직되었다.
그리고 합덕마을은 일찍이 천주교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다른 마을보다 서구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거의 없었다. 따라서 합덕성당의 프랑스 신부들을 통해 서양문물과 문화를 빨리 수용하게 된다. 먼저 서양인 신부들은 시계를 통해 합덕 주민들에게 근대적인 시간개념을 전파했다. 닭 울음소리나 해의 이동을 통해 시간을 가늠했던 주민들에게 기도시간과 미사시간을 알려주는 종소리는 일상의 시계 역할을 하게 된다. 또 프랑스 신부들에 의해 전래된 자전거, 괘종시계는 주민들에게 근대 과학기술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었다.
특히 1900년대 초반부터 한국전쟁 전까지 합덕성당의 신부로 있던 페랭 신부의 영향력으로 1938년에 합덕면 소재지인 운산리에 전기가 들어옴에 따라 인근 지역보다 30년이나 빠르게 텔레비전, 라디오 등 문명의 이기를 누릴 수 있었다.
민속과 생사의례에 있어서도 천주교의 영향은 매우 컸다. 합덕마을의 주민들은 민간신앙을 미신이라 여겨 믿지 않는 경우가 많았으며, 대부분의 생사의례를 천주교 식으로 치렀기 때문에 전통적인 민속현상은 거의 단절된 상태다. 이미 해방 이전부터 설날에는 합동 미사를 올리고, 결혼식은 성당에서 혼배성사로 치렀다. 또 천주교회의 가장 큰 축일인 성모승천일, 부활절, 성령강림일, 성탄일은 마을의 가장 큰 행사로 이 대첨례 미사일에는 각지에서 2~3천여 명의 교우들이 모여들어 합덕 주민들의 집이 무료 민박촌이 될 정도였다.
이처럼 천주교 교우촌으로서 합덕마을은 합덕성당의 교세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으며 발전했다. 즉, 합덕성당의 신자 수는 합덕리 주민의 수와 비례하여 증가했다. 합덕 본당의 설립 이후 꾸준히 증가한 천주교 신자들은 한국전쟁 이후 3,000명을 넘어설 정도였다. 그러나 다른 지역의 마을과 마찬가지로 이농현상으로 인해, 주민들이 유출되면서 과거의 종교적 영향력이 약화되고 독특한 마을의 모습도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앞으로 신앙공동체로서의 합덕마을은 관광책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으로 기억될 우려가 없지 않다.
기본정보
ISBN | 9788936902674 | ||
---|---|---|---|
발행(출시)일자 | 2008년 07월 31일 | ||
쪽수 | 204쪽 | ||
크기 |
148 * 210
mm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빛깔있는 책들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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