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으로 보는 시민운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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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1부와 2부는 한국시민운동사의 주요한 사건을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한국 사회 비리의 단면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 의정부 법조비리 사건은 의정부지원 판사 38명 전원 교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이후 시민들은 사법개혁인 추상적 구호가 아닌 현실의 과제란 사실을 인신하게 되었다. 3부와 4부에선 시민들의 요구를 받아 최전방에서 싸워 온 한구 시민운동단체의 활동가의 입장에서 주목할 만한 사건을 다룬다. 또한 시민운동가라면 누구나 고민 할 만할 활동과 성장 이후의 내부 결속력 문제부터 운영자금 및 활동공간의 제약까지 시민운동의 내밀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다룬다.
작가정보
목차
- 1부 너와 나의 권리를 찾아서
법원 하나를 날려버린 고발장: 의정부 법조비리 사건
작은 것도 치열하다: 작은권리찾기운동
봄은 주총의 계절이었던 시절: 소액주주운동
운이 나빠도 지킬 수 있는 인간 품격: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운동
호루라기를 나눠 드립니다: 공익제보자 지원운동
거리의 신화, 시민불복종: 낙천·낙선운동
2부 지금 이곳의 삶을 바꾼 상상력
깃발의 상상력: 1인 시위
‘올리브’가 서쪽으로 가서는 안 되는 까닭: 이라크파병 반대운동
햇빛은 어디에 필요한가: 정보공개운동
“비가 싫어질 수도 있겠구나”: 최저생계비로 한달 나기
만리장성으로도 광장을 막지는 못한다: 서울광장 조례개정운동
천안함은 가라앉고 의혹은 뜨고: 유엔 안보리 서한 발송
옥은 보이지 않고 티만 보이는구나: 인사청문회
3부 첫걸음 그리고 논쟁
어느 문패에 대한 20년의 명상: 참여연대 창립선언문
종이에 그린 희망, 열정 그리고 고뇌: 월간 『참여사회』
압구정 아줌마의 방향 전환: 참여사회아카데미
기우뚱한 균형을 찾아서: 정치적 중립성 논쟁
4부 가장 내밀한 시민운동 이야기
은유의 전사들 지리산 방황기: 고난의 행군
주고받는 마음의 과학: 모금
공간에 새긴 참여 민주주의: 참여연대 건물
출판사 서평
대한민국을 들었다 놨다
한국사회 시민운동의 살아 있는 역사
국가적 재난에 무력한 정부, 당리당략을 좇는 국회, 온갖 비리에 물든 사법부. 정치의 실종을 의심하는 오늘날이다. 이러한 때 한국시민운동의 궤적을 살펴보는 책 『사건으로 보는 시민운동사』가 출간되었다. 저자 차병직 변호사는 이데올로기 논쟁보다는 한국현대사의 사건과 그 과정에서의 시민운동단체 활약에 주목한다. 가려뽑은 사건들을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숨가쁘다. 사법부 최대 스캔들인 의정부 법조비리 사건부터 2000년 대선정국을 뒤흔든 낙천ㆍ낙선운동, 경제민주화의 씨앗을 뿌린 소액주주운동, 지금은 정계의 흔한 풍경이 된 인사청문회, 시민들의 발랄한 저항의 전범이 되는 ‘최저생계비로 한달 나기’와 1인 시위 등 가장 최근의 한국현대사를 직접 체험하는 느낌이다.
차 변호사는 한국의 대표적 시민운동단체인 참여연대 창설 당시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으로 시작하여 협동사무처장과 집행위원장을 거쳐 정책자문위원장으로 활동한 한국시민운동의 산증인이다. 그가 경실련, 전국연합, 환경운동연합의 뒤를 이어 등장한 참여연대에 투신해 20년간 활동해온 과정은 한국시민운동 20년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차 변호사와 그가 몸담은 참여연대의 첫마음, 상처와 영광을 딛고 숙성시킨 오래된 고민을 담은 이 책은 한국시민운동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는 이정표가 될 것이다.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를 실천하다
: 사법부 최대 스캔들부터 1000원의 소송까지
20세기의 마지막 10년, 한국의 민주주의는 격변기에 서 있었다. 1987년 6월 항쟁과 노동자대투쟁의 거대한 흐름 후에 대통령 직선제 개헌이 이뤄지면서 민주화시대가 성큼 다가온 것만 같았다. 그러나 권력형 비리, 정경유착의 어두운 고리는 끊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민주화는 더딘 걸음으로 진행되었다. 전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한국시민운동은 이러한 배경하에서 탄생했다. 그리고 민주주의를 향한 시민들의 열망은 정치ㆍ경제 분야는 물론이고 일상생활의 영역까지 파고들며 변화를 이끌어냈다. 이 책의 1부와 2부에서는 한국시민운동사의 주요한 사건을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한국시민운동 20장면의 처음, 사법사상 최대의 스캔들로 불리는 의정부 법조비리 사건은 한국 사회 비리의 단면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이다.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는 저널리스트의 뚝심으로 관행이었던 사건수임비리, 권위주의에 찌든 사법부 내부의 현실을 만천하에 폭로했고, 시민사회의 역량이 총결집돼 사건 당사자의 책임을 엄중하게 물었다. 이 사건은 의정부지원 판사 38명 전원 교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기며 막을 내렸다. 이후 시민들은 사법개혁이 추상적 구호가 아니라 현실의 과제란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다. 오늘날 사법기관에 대한 시민들의 감시는 일상화되었고, 나아가 권력기관 책임자의 자질을 묻는 인사청문회가 제도로서 자리를 잡았다(‘법원 하나를 날려버린 고발장’ ‘옥은 보이지 않고 티만 보이는구나’ 참조).
정권조차 흔들고 싶어하는 막강한 재벌기업에 대해서는 소위 ‘개미군단’이 들고 일어섰다. 한보철강에 대한 제일은행의 위법한 특혜대출의 책임을 묻기 위해 시작된 소액주주운동이 그것이다. “한주만 빌려주세요”.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자 했던 개미들의 첫 구호는 미약했다. 재계의 집단적인 반발, 소위 총회꾼을 투입한 의도적인 방해 행위 등 저항도 거셌다. 그러나 자발적으로 주주의 권리를 위임한 시민들, 그리고 학자ㆍ회계사ㆍ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활동가들의 노력으로 소액주주운동은 기업감시 활동을 위한 당연한 권리로 인정받고 있다(‘봄은 주총의 계절이었던 시절’ 참조).
그뿐만 아니다. 지하철 연착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이동통신사의 이익과 편의만 앞세워 책정된 높은 가입비를 낮추자고 요구하는가 하면, 사찰과 문화재청이 결탁한 국립공원 입장료를 돌려받기 위한 소송을 하는 등의 시민 행동은 그 이전까지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작은 것도 치열하다’ 참조). 모두 지난 20년 동안의 시민운동이 이뤄낸 놀라운 결과다.
부실한 정당정치를 대신하는 힘
: 시민이 일궈낸 참여민주주의
NGO의 관심과 주장이 중앙정치에 직접 영향력을 행사하는 현상은 풀뿌리민주주의를 자랑으로 여기는 이웃 일본이나 우리의 모델이 된 미국 또는 유럽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 대표적인 활동이 총선연대의 낙천ㆍ낙선운동이다. 2001년 총선을 앞두고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주축이 돼 준비위원회를 결성하고, 본격 활동을 시작할 즈음에는 ‘총선연대’의 이름 아래 1054개 단체가 모였다. 낙천율 47%, 낙선율 68.6%. 그 결과는 실로 놀라웠다. 하지만 과정이 그리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선거법 제87조 위반이라는 이야기가 운동 초기부터 나왔고, 실제로 박원순을 비롯한 활동가들은 법정에 서야 했다. 물론 확정 판결은 선거법 위반이 아닌 선거운동 방법의 위반으로 내려졌다. 국내의 논란과 달리 총선연대의 활동은 서양과 해외 연구자들의 연구대상이 되었다. 미국의 몇몇 대학에서는 운동의 전개 과정과 한국사회에 미친 영향을 연구과제로 삼기도 했다(‘거리의 신화, 불복종운동’ 참조).
한국시민운동사는 그 자체로 참여민주주의를 이 땅에 뿌리 내리게 하는 과정이었다. 시민운동단체와 그 활동가들은 당리당략에 따라 움직이는 정당정치의 빈틈을 확실하게 메웠다. 이라크파병 반대운동, 서울광장 조례개정운동, 천안함 사건에 대한 유엔 안보리 서한 발송 등 의견이 하나로 모아지지 않는 사안들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활동을 통해 정책결정 과정에 시민들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시민들의 삶과 직결되는 문제에는 더욱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예를 들어 국민생활최저선 확보운동의 결과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제정된 데 만족하지 않고, 최저생계비를 현실화하는 문제에도 고루 관심을 가졌다(‘비가 싫어질 수도 있겠구나’ 참조).
흔히들 사람들은 한국현대사를 거대한 이데올로기의 전장으로만 이해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평범한 일반 시민들에게는 어쩌면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과정, 소외된 작은 권리를 찾기 위한 치열한 싸움이었는지 모른다. 한국 시민운동단체의 활동가들은 바로 이러한 시민들의 요구를 받아 안고 최전선에서 싸워온 사람들이다. 이 책의 3부와 4부에서는 바로 그들, 시민운동 활동가의 입장에서 주목할 만한 사건을 다루었다. 차병직 변호사는 창설 당시부터 깊이 관여해온 참여연대에 초점을 맞춰 창설부터 이어진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시민 속으로 파고들기 위한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의 논쟁을 다루었다. 4부에서는 시민운동가라면 누구나 고민하고 있는 문제를 다뤘다. 즉 폭발적인 활동과 성장 이후의 내부 결속력 문제부터 운영자금 및 활동공간에 대한 현실적 제약까지 시민운동의 가장 내밀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다루었다.
세상은 우리가 바꾼다
: 정치는 언제나 그래왔으므로…
시민들이 보기에 언제나 정부는 무능하고, 국회는 권력다툼과 자리싸움의 난장판이며, 사법부는 온갖 특혜와 비리가 횡행하는 곳이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가진 자들은 소시민의 삶을 좌지우지하며 권력자와 붙어 지내는 사람들이다.
시민들은 또한 알고 있다. 우리 사회가 이처럼 엉망이라는 것을 푸념만 한다고 해서 지금 이곳의 삶이 달라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한국시민운동의 고민은 바로 이 지점에 서 있다. 그리고 망설이지 않고 앞장서 나왔다. 입법ㆍ사법ㆍ행정부를 감시하고 재벌과 특권층의 부도덕한 행위에 책임을 물었으며, 시민들이 정당한 요구를 마음놓고 할 수 있게 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이렇듯 한국시민운동 20장면을 다룬 『사건으로 보는 시민운동사』는 그 과정에서 얻어낸 ‘작은 권리’의 목록이며, 한국 민주주의의 성장 일기이다. 또한 20년 전과 다를 바 없는 불통의 정치, 무능한 정당정치, 파렴치한 비리를 해결하기 위한 현재진행형 노력의 기록이다.
민주주의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라는 말을 행동으로 증명해온 시민운동단체들에 우리 사회, 특히 정치는 빚진 것이 많다. 저자는 이에 대해 상찬을 받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조그마한 관심이라도 기울여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집필했다.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완성해나가는 과정에 참여하기를 바라는 독자들이라면, 이 책은 그 역사를 한눈에 살필 수 있는 귀중한 참고자료가 될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36485917 |
---|---|
발행(출시)일자 | 2014년 09월 15일 |
쪽수 | 272쪽 |
크기 |
140 * 210
* 10
mm
/ 366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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