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마등 임종 연구소
도서+교보Only(교보배송)을 함께 15,000원 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
15,000원 미만 시 2,500원 배송비 부과
20,000원 미만 시 2,500원 배송비 부과
15,000원 미만 시 2,500원 배송비 부과
1Box 기준 : 도서 10권
해외주문/바로드림/제휴사주문/업체배송건의 경우 1+1 증정상품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패키지
북카드
키워드 Pick
키워드 Pick 안내
관심 키워드를 주제로 다른 연관 도서를 다양하게 찾아 볼 수 있는 서비스로, 클릭 시 관심 키워드를 주제로 한 다양한 책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키워드는 최근 많이 찾는 순으로 정렬됩니다.
수상내역/미디어추천
SF어워드 대상 수상 작가 박문영이 초대하는 세계
원하는 시공간에서 암호를 말하면 당신의 임종이 시작된다
작가정보
작가의 말
(…)
소설 전면부에 나오는 인물들만큼 다른 인물들도 중요했다. 생각보다 잘 휘고 느슨한 존재들을, 그들 안의 운동성을 되도록 지우고 싶지 않았다. 여기 등장하는 지원자들의 모습은 그동안 함께 일했던 이들, 이름 대신 이모님이라고 불렀던 여성들에게 얻은 인상에 가깝다. 반드시 따스할 건 없었다. 대담하면서도 폐쇄적이고, 무심하면서 사려 깊은 이들이 각 장 안에서 본인만의 희비극을 쌓아가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이모님들과 나눈 대화는 짜증 나는 손님이나 일일드라마 전개에 대한 이야기 정도였지만 나는 우리들이 그때 지은 표정과 손짓 같은 기억 위에 일화를 만들어 붙일 수 있었다. TV를 고쳐줬다고 피자를 시켜준 아귀찜 식당의 이모, 카드단말기 계산은 너무 어렵다며 요구르트 한꾸러미를 건넨 스포츠센터의 이모, 내가 갈 테니 밥은 앉아서 먹으라고 말해준 이모들. 소설에 섞지 않은 얼굴들이 더 맑고 애틋하다. 차고 메마른 단락은 순전히 내 성미 때문이다.
(…)
겁과 시간이 많은 나는 더 묵묵해져도 될 것 같다. 말 없는 사람들이 더 그리운 2020년. 한계에 다다를 때까지 이해와 우리라는 단어가 최대한 더디게 오염되면 좋겠다.
2020년 11월
박문영
목차
- 진동
이력
결함
부식
균열
붕괴
해설 | 김보영
작가의 말
추천사
-
만약 가장 행복한 순간에서 죽을 수 있다면, 왜 그 순간에서 살 수는 없는가? 어쩌면 이는 죽음에 사로잡힌 사람이 탐구의 끝에서 도달하는 결론이 아닐까. 이는 또한 우리가 살면서 종종 죽음을 직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죽음의 순간마저 설계하는 사람은 어쩌면 자신의 삶의 모든 순간이 빛나기를 바라는 사람일 것이다.
책 속으로
-고양이 배에 얼굴을 파묻고 싶어요. 머리통도 쓰다듬어야죠. 망고가 엄청나게 큰 모습으로 나오지 않아도 돼요. 더 크지도 작지도 않은 모습 그대로를 보고 싶거든요. 가을 해가 눈부신 날이었는데 망고 귓등과 목덜미에서 카레 냄새가 났어요. 그날 오전에 카레를 만들었거든요. 향이 털에 밴 게 너무 귀여웠어요. 망고와 같이 있게 된다면, 걔를 다시 볼 수만 있다면 다른 소원은 없어요. (38-39면)
의존과 집착의 계기는 이렇듯 사소하다. 상대를 좀먹는 피폐한 관계도 가벼운 호감에서 출발한다. 다른 곳에서라면 달아났겠지만 여기라면 상관없지 않나. 노력하지 않기 위해 온 곳이니 극복할 것도 없다. 될 대로 되겠지. 더는 힘내라는 말을 듣지도, 하지도 않을 것이다. (49면)
-의식을 열어 가상현실에 들어간다? 근데 거기서 누굴 만날 것 같아? 그냥 또 자기 자신이야. 수없이 많은 나를 보는 거라고. 다른 얼굴, 다른 모습도 죄다 변주된 것뿐이야. 죽을 때까지 자기한테 파묻히고 싶어? 스스로가 지겨우니까 다 때려치우려고 여기 온 거 아니냐고. (75면)
-아예 몰랐던 건 슬프지 않은데, 왜 알고 나서부터는 슬퍼질까요.
허이경이 앞을 보며 답했다.
-모르는 것까지 상상할 순 없잖아요. 그것까지 슬퍼하면 감당이 안 되니까요. (90면)
그러니 여기서 호시절 얘기만 주절주절 떠들어대지. 그저 전성기만 읊조려. 와, 소들도 그렇게는 되새김질 안 하겠다. 고심해서 좋은 시공간을 정하면 뭐해? 거기서 죽을 수 있으면 거기서 살 수도 있잖아. (119면)
-언니는 가만 보면 말만 그럴싸해. 죽는 날만 되면 아무 시름 없이 행복할 것 같지? 선택하라니까 되게 대접받는 것 같고? 돌아가는 꼴을 좀 봐. 이게 열심히 기도하면 천국 간다는 말이랑 뭐가 달라? 우리가 힘든 건 마지막 체험을 기다리고 있어서야. 그럼 그날까지 또 버티게 된다고. (121면)
출판사 서평
“마지막으로 가져갈 건 이야기,
당신에게 가장 따스한 주마등을 제공해드립니다.”
주마등 임종 연구소는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일종의 임종 환경 설계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원자들은 자신의 기억을 토대로 한 가상현실 속으로 들어가 그 시공간을 체험하며 마지막으로 머물 곳을 정한다. 멈추고 싶은 곳에서 암호를 말하면 임종이 시작된다.
지원자들은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것들을 잃은 사람들이다. 질병이나 노화로 더이상 손쓰기 어려운 몸을 가졌거나 되돌릴 수 없을 만큼 커져버린 우울과 가난을 겪고 있다. 연구소에서는 가까운 이가 자신의 시체를 수습할 일, 장례 전후의 절차나 비용 문제 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수준 높은 숙식과 간병 서비스를 제공받으면서도 지원자들이 치러야 하는 대가는 간소하다. 그저 행복한 기억을 꺼내어 보여주는 일.
연구소에서는 삶에서 가장 행복했던 기억, 사랑했던 사람과의 추억을 곱씹으며 평온한 나날을 보내다 천천히 마지막 순간을 맞을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하며 균열이 시작된다. 부작용은 크지 않다던 연구소의 설명이 무색하게, 지원자 중 한명이 임종 체험 과정 중 발작을 일으킨다. 의식불명인 채 병동으로 옮겨진 그는 깨어난 후에도 공황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사건을 더 파헤쳐야 한다는 직원 천미조와 조용히 덮어야 한다는 명소장이 대립하며 소설의 분위기는 점차 고조된다.
저자 박문영은 주요한 두 여성 인물을 지원자로 배치해 평온하게만 보이던 연구소의 실상을 드러낸다. 다른 지원자는 물론 직원과도 소통하지 않던 허이경과 연구소 내에서 각종 갈등을 일으키던 장에스더는 사소한 계기로 절친한 사이가 된다. 대부분이 고령인 지원자들 사이에서 단연 눈에 띌 수밖에 없는 청년인 이들은 연구소의 크고 작은 사건들과 엮이게 된다. 연구소 내 화젯거리이기도 한 둘은 의문의 사고와 암시되는 비리들에 점차 가까워지며 고요한 수면 아래의 문제들을 파헤쳐간다.
“거기서 죽을 수 있으면 거기서 살 수도 있잖아.”
삶과 죽음에 대한 아름답고 서늘한 이야기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거나 좋아하는 장소로 가는 따스한 임종 장면을 상상하며 소설을 읽다보면 어느덧 서늘해진다. 시뮬레이션에 등장한 적 없는 엉뚱한 곳으로 가거나 끔찍한 복수를 하며 혼란과 고통의 감정 속에서 죽음을 맞는 지원자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 모습은 오히려 현실과 더 가깝게 닿아 있어 섬뜩함을 자아낸다. 소설은 “이것은 화려한 꿈이나 아름다운 기억의 체험 따위가 아니라 ‘죽음’이고, 너는 지금 생을 끝낼 생각을 하고 있다며”(해설) 포장된 죽음의 맨얼굴을 또렷이 보여준다. 그러면서 소설은 묻는다. 만약 가장 행복한 순간에 죽을 수 있고, 그 순간을 튼튼히 설계해볼 수도 있다면 그 순간에서 삶을 이어가는 일도 생각해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그렇기에 소설 『주마등 임종 연구소』는 환경, 여성권, 동물권 등 우리 사회의 민낯과 맞닿아 있는 문제들을 계속해서 이야기해온 저자 박문영의 새롭고 단단한 목소리로도 읽힐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36438333 | ||
---|---|---|---|
발행(출시)일자 | 2020년 11월 27일 | ||
쪽수 | 170쪽 | ||
크기 |
129 * 195
* 18
mm
/ 214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소설Q
|
Klover
e교환권은 적립 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리워드는 작성 후 다음 날 제공되며, 발송 전 작성 시 발송 완료 후 익일 제공됩니다.
리워드는 리뷰 종류별로 구매한 아이디당 한 상품에 최초 1회 작성 건들에 대해서만 제공됩니다.
판매가 1,000원 미만 도서의 경우 리워드 지급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일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불편을 끼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아래에 해당하는 Klover 리뷰는 별도의 통보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 도서나 타인에 대해 근거 없이 비방을 하거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리뷰
- 도서와 무관한 내용의 리뷰
- 인신공격이나 욕설, 비속어, 혐오발언이 개재된 리뷰
- 의성어나 의태어 등 내용의 의미가 없는 리뷰
리뷰는 1인이 중복으로 작성하실 수는 있지만, 평점계산은 가장 최근에 남긴 1건의 리뷰만 반영됩니다.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200원 적립
문장수집
e교환권은 적립 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리워드는 작성 후 다음 날 제공되며, 발송 전 작성 시 발송 완료 후 익일 제공됩니다.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주문취소/반품/절판/품절 시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