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적 관점에서 본 인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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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한겨레신문 > 2021년 12월 3주 선정
칸트는 자신이 강의한 인간학 과목 강의록을 정리해 1798년 『인간학』을 출판한다. 칸트의 대표적 저서인 『순수이성비판』에 관한 강의는 하나도 없는 반면, 『인간학』은 칸트가 교수로 취임하고 은퇴할 때까지 20여 년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매년 강의로 개설되었다.
칸트의 인간학은 마땅히 그래야 하는 인간성에 대한 철학적 고찰로서 익히 떠올리는 ‘철인’, 즉 철학적 인간에 대한 논의가 아니다. 『인간학』은 인간의 도덕적 가능성을 구체적인 현상의 차원에서 적용해보는 저술이다.
칸트에게 인간은 구체적인 개별 현상 속에서 행복을 추구하는 가운데 도덕적 가치 또한 겸비할 수 있는 존재다. 결국 합리론과 경험론을 종합하려 했던 칸트의 비판철학은 『인간학』에서 진정한 빛을 발하게 된다.
작가정보
Immanuel Kant, 1724~1804
1724년 4월 22일 프로이센(Preußen) 쾨니히스베르크(Königsberg)에서 수공업자의 아
들로 태어났다. 1730~32년까지 병원 부설 학교를, 1732~40년까지 오늘날 김나지움(Gymnasium)에 해당하는 콜레기움 프리데리키아눔(Collegium Fridericianum)을 다녔다. 1740년에 쾨니히스베르크대학교에 입학해 주로 철학, 수학, 자연과학을 공부했다. 1746년 대학 수업을 마친 후 10년 가까이 가정교사 생활을 했다. 1749년에 첫 저서 『살아 있는 힘의 참된 측정에 관한 사상』을 출판했다. 1755/56년도 겨울학기부터 사강사(Privatdozent)로 쾨니히스베르크대학교에서 강의를 시작했다. 『자연신학 원칙과 도덕 원칙의 명확성에 관한 연구』(1764)가 1763년 베를린 학술원 현상 공모에서 2등상을 받았다. 1766년 쾨니히스베르크 왕립 도서관의 부사서로 일하게 됨으로써 처음으로 고정 급여를 받는 직책을 얻었다. 1770년 쾨니히스베르크대학교의 논리학과 형이상학을 담당하는 정교수가 되었고, 교수취임 논문으로 『감성계와 지성계의 형식과 원리』를 발표했다. 그 뒤 『순수이성비판』(1781), 『도덕형이상학 정초』(1785), 『실천이성비판』(1788), 『판단력비판』(1790), 『도덕형이상학』(1797) 등을 출판했다.
1786년 여름학기와 1788년 여름학기에 대학 총장직을 맡았고, 1796년 여름학기까지 강의했다. 1804년 2월 12일 쾨니히스베르크에서 사망했고 2월 28일 대학 교회의 교수 묘지에 안장되었다. 칸트의 생애는 지극히 평범했다. 그의 생애에서 우리 관심을 끌 만한 사건을 굳이 들자면 『이성의 오롯한 한계 안의 종교』(1793) 때문에 검열 당국과 빚은 마찰을 언급할 수 있겠다. 더욱이 중년 이후 칸트는 일과표를 정확히 지키는 지극히 규칙적인 삶을 영위한다. 하지만 단조롭게 보이는 그의 삶은 의도적으로 노력한 결과였다. 그는 자기 삶에 방해가 되는 세인의 주목을 원하지 않았다. 세속적인 명예나 찬사는 그가 바라는 바가 아니었다.
서강대학교를 졸업하고 벨기에 루벤대학교에서 칸트의 선험적 이념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강대학교 철학과 연구교수, 가톨릭대학교 인간학연구소 전임연구원을 거쳐 현재 경북대학교 철학과에 있다. 주요 논문으로 「『순수이성비판』에서 초월적 이념들의 초월적 연역에 대하여」, 「칸트의 비판철학과 선험적 대상」, 「멘델스존의 유대 계몽주의」 등이 있다.
연세대학교 신학과와 서울대학교 대학원 서양철학과를 졸업했다. 독일 튀빙겐대학교에서 칸트와 야스퍼스에 대한 비교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명지대, 서울시립대 등에서 철학 전공과목과 교양과목을 강의하다 2011년 이후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에 재직 중이다. 공역으로 야스퍼스의 『철학1』, 칸트의 『인간학』 『학부논쟁』 등이 있다. 칸트철학, 현상학과 실존철학, 철학상담에 대한 많은 논문을 발표했으며, 저서로는 『철학수업』(강순전·이진오 공저)과 고등학교 『철학』(공저), 『실존철학상담 입문』 등이 있다.
목차
- 『칸트전집』을 발간하면서
『칸트전집』 일러두기
실용적 관점에서 본 인간학
인간학 제1편 인간학적 교수론: 인간의 내면과 외면을 인식하는 방식에 대하여
제1권 인식능력에 대하여
제2권 쾌감과 불쾌감에 대하여
제3권 욕구능력에 대하여
인간학 제2편 인간학적 성격론: 인간의 내면을 외면에서 인식하는 방식에 대하여
A. 개인의 성격
B. 성(性)의 성격
C. 민족의 성격
D. 인종의 성격
E. 인류의 성격
해제
『실용적 관점에서 본 인간학』ㆍ홍우람
옮긴이주
찾아보기
책 속으로
첫문장 “문화적으로 진보할 때마다 인간은 학습을 거듭한다.”
p.31 “‘나’를 사용해서 말하기 시작하는 날부터 인간은 허용만 된다면 어디서나 사랑하는 자기 자신을 내세우고, 이기주의는 거침없이 진행된다.”
p.98 “창작적 상상력은 우리 자신과 일종의 교제를 이루어내는데, 이 교제는 비록 내감의 현상일 뿐이지만 그럼에도 외감과 유비되어 이루어진다.”
p.135 “자기 자신을 미성숙하게 만드는 것은 명예롭지 못하기는 해도 매우 편리한 것이다.”
p.204 “의아함(즉 예기치 않은 것을 마주친 당혹)은 처음에는 자연스러운 사유 활동을 방해하며 그렇기에 불편하다. 그러나 의아함은 예기치 않은 표상에 대한 사유의 흐름을 더욱더 촉진하고 쾌적하게 하는 감정의 자극이다.”
p.223 “역겨움을 전혀 동반하지 않는 최대의 감각향락은 건강한 상태에서는 노동 후의 휴식이다.”
p.283 “인간은 하나의 사회 안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고, 그 사회 안에서 기술과 학문들로 자신을 개화하고, 문명화하고, 도덕화하도록 그의 이성에 의해 정해져 있다.”
출판사 서평
“자유로운 행위자인 인간이 스스로 무엇을 이루어내는지 그리고 무엇을 이루어낼 수 있으며 무엇을 이루어내야 하는지에 대한 탐구”
한국칸트학회 기획 칸트전집 12권, 칸트의 『실용적 관점에서 본 인간학』(이하 『인간학』)은 ‘철학적’ 인간학에 대한 글이 아니다. 제목이 주지하듯 “경험적 관점에서 인간을 규명하고 삶에 유용한 지침을 마련하는”(300쪽) ‘실용적’인 목적에서 쓰인 인간학이다. 이러한 실용적인 지혜를 칸트는 “세계지”라고 명명한다.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이 자신의 지식을 발휘할 궁극적 대상은 바로 인간 자신이다. 인간의 궁극적 목적이 인간 자신이기 때문이다.”_305쪽
■ 20년간 강의된 칸트의 철학
칸트는 자신이 강의한 인간학 과목 강의록을 정리해 1798년 『인간학』을 출판한다. 칸트의 대표적 저서인 『순수이성비판』에 관한 강의는 하나도 없는 반면, 『인간학』은 칸트가 교수로 취임하고 은퇴할 때까지 20여 년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매년 강의로 개설되었다.
그의 실천적 지혜에 대한 탐구는 1757년의 자연지리학 강좌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해당 강의 공고문에서 칸트는 “자기가 살아가는 지역에서 유래하는 인간의 경향성, 인간의 선입견과 사유방식”을 다루며 그것이 “인간이 자신에 대해 더 친숙하게 만드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303쪽). 칸트에게 “세계는 자연과 인간이라는 두 영역으로 구별되며 자연지리학이 자연에 대한 세계지를 제공한다면 인간학은 인간에 대한 세계지를 제공”했다(304쪽).
비판철학에 앞선 자연지리학 강좌에서부터 칸트의 실용적 기획과 인간에 대한 경험적 탐구는 그의 주요한 철학적 과제로 움텄다. 이는 칸트철학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 비판철학만이 아닌 그의 인간학적 기획에 주목해야만 하는 이유다.
■ 인간의 행복을 탐구하다
“실용적 인간학이 추구하는 실천적 사용이란… 행복에 관한 인간학이다. …윤리학의 경험적 부분으로서 도덕적 명령의 경험적 적용을 모색하는 도덕적 인간학이 아니다. …행복의 실현이라는 목적에 따라 인간에 대한 지식의 습득과 그 지식의 경험적 적용을 모색하는 ‘영리의 학’이다.”_309쪽
칸트의 인간학은 마땅히 그래야 하는 인간성에 대한 철학적 고찰로서 익히 떠올리는 ‘철인’, 즉 철학적 인간에 대한 논의가 아니다. 『인간학』은 ‘교수론’과 ‘성격론’ 두 부분으로 나뉜다. ‘교수론’이 심리적 능력을 소유하는 인간 일반을 설명한다면 ‘성격론’은 그런 인간이 세계 속에서 어떻게 고유함을 만들어내고 개인과 집단으로 구분되는지를 설명한다. 이때 ‘성격론’은 ‘교수론’에서 설명된 인간의 도덕적 가능성을 구체적인 현상의 차원에서 적용해보는 것이다.
‘실용적’인 면에서 본 구체적 현상 속의 인간에 대한 탐구라는 이 책의 목적은 그동안 칸트철학에서 인간학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칸트 연구자가 천착하는 칸트의 대표 저작은 비판철학과 선험철학이었기 때문에 대중적이고 경험적인 『인간학』은 오랫동안 주목받아오지 못했다. 하지만 칸트철학의 방법론은 비판적이었을지라도 그 내용은 ‘인간적’이었다.
■ 『인간학』에서 종합되는 칸트철학의 전체 체계
경험적인 인간에 대한 탐구이지만 칸트의 인간학이 결코 도덕성에 대한 논의를 결여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동일하지는 않지만 일정 부분 도덕적 인간에 기여하는 바가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인간의 사명에 대한 실용적 인간학의 요점과 인간 형성의 성격론은 다음과 같다. 즉 인간은 하나의 사회 안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고, 그 사회 안에서 기술과 학문들로 자신을 개화하고, 문명화하고, 도덕화하도록 그의 이성에 의해 정해져 있다. 그가 행복이라고 칭하는 안락함과 풍족한 생활의 선동에 수동적으로 자기를 맡기려는 동물적 성향이 아무리 크더라도, 오히려 능동적으로는 그의 자연본성의 질박함으로 그를 에워싼 장애들과 싸우면서 자신을 인간의 품격에 맞게 만들어간다.”_283쪽
칸트의 또 다른 강의록인 『교육론』(한길사, 2021)에서도 그는 인간의 인간됨을 위한 교육의 중요성을 설파하며, 교육의 목표로서의 인격 형성을 말한다. 칸트에게 인간은 구체적인 개별 현상 속에서 행복을 추구하는 가운데 도덕적 가치 또한 겸비할 수 있는 존재다. 결국 합리론과 경험론을 종합하려 했던 칸트의 비판철학은 『인간학』에서 진정한 빛을 발하게 된다.
나아가 인간됨의 과정이 교육으로 이루어진다는 것, 교육은 단독자가 아닌 상호 관계 속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현대까지 이어지는 칸트철학의 실마리 또한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35673636 |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11월 12일 | ||
쪽수 | 356쪽 | ||
크기 |
161 * 232
* 31
mm
/ 748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한국칸트학회 기획 칸트전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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