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로 트라우마를 치유한다!
국내 최초의 ‘트라우마 치유 요가’ 가이드북

미국 매사추세츠 주 브루클린에 있는 권위 있는 트라우마 센터에서 진행했던 연구를 기초로, 트라우마 경험자가 안전하고 신중한 방식으로 자신의 신체와 다시 연결되도록 돕는 증거 기반 프로그램인 트라우마 치유 요가라는 치료법을 소개한다. 요가 경험이 없거나 요가에 친숙하지 않은 독자라도 트라우마 경험자가 더 실질적이고 지속적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이 기법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다.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데 왜 몸을 써야 하는가

트라우마는 신체에 기반을 둔 경험을 간과하거나 최소화해서는 안 되는 인간의 한 측면이다. 궁극적으로 우리를 인간으로 정의하는 건 수십억 년에 걸친 진화의 산물인 신체이기 때문이다. (p. 29)

만성적인 아동 학대나 가정 폭력과 같은 대인관계 트라우마 경험자에게 대화 치료가 언제나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트라우마와 그것이 미친 영향은 매우 견고하고 복잡해서, 증상 완화나 인지적 틀 및 행동 패턴의 변화에만 초점을 두는 것은 기본적이면서도 결정적인 메커니즘인 신체를 무시하는 것이다.

트라우마 경험자 대부분에게는 복합 트라우마 자체의 본질로 인해 몸으로 무엇을 할지를 선택하는 게 너무나 어려울 것이다. 그들 대부분은 자신의 몸을 혐오하거나 몸과 극단적으로 분리되어 있다고 느낀다. (p. 135)

전문가들은 복합 트라우마의 경우 대체로 신체 그 자체가 자기혐오, 수치심, 두려움과 같은 많은 고통을 지니고 있고, 이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 실제로 트라우마 경험자는 종종 자신의 특정 신체 부위를 느낄 수 없으며 신체와 분리되었다고 느끼곤 한다. 트라우마 경험자들이 자신의 몸에 다시 주의를 기울이고 신체 감각을 단련하는 것은 고통에서 벗어나 치유의 길로 나아가는 데 핵심이라 할 수 있다.

트라우마 치유 요가는 일반적인 요가와 무엇이 다른가

당신이 자신의 내적 경험에 이렇듯 주의를 기울이고 수련자의 경험을 통제하거나 강요하려 하지 않으면, 수련자는 당신을 위해 과제를 수행할 필요가 없음을, 어떤 외부의 권위에 맞추려고 형상을 제대로 취할 필요가 없음을, 당신과의 관계 및 자신과의 관계에서 진정한 위험을 무릅쓸 수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p. 86)

일반적인 요가와 다르게 트라우마 치유 요가는 특정한 요가 자세나 지도자가 전달하는 지시 내용보다는 수련자가 내적으로 무엇을 경험하는지에 중점을 둔다. 그 사람이 현재 무엇을 경험하는지를 강조한다. 자세를 실시할지의 여부, 다음에 어떤 자세를 할지도 수련자 스스로 선택하게 한다. 외부에서 내부로 전환하는 이러한 방향성은 요가를 복합 트라우마를 위한 치료로 만드는 핵심이다.

우리에게 호흡은 주로 신체에 나타나는 역동적인 가능성을 경험하는 또 다른 방법일 뿐이다. 즉 우리가 느끼는 것을 알아차리고 몇 가지 선택을 하기 위한 방법이다. 호흡의 역동적인 특성에 대해 작업하는 것 또한 수련자가 트라우마와는 매우 다른 새로운 신체 경험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p. 201)

트라우마 치유 요가에서는 호흡법을 일방적으로 지시하지 않는다. 어떠한 호흡법이 다른 호흡 방식보다 낫다고 가정하지 않는다. 수련자가 자율적으로 선택한 호흡 방법을 통해 수련자 스스로 몸과 마음을 실험할 수 있게끔 분위기를 조성한다. 즉 트라우마 치유 요가에서는 호흡하는 방식이 어때야 하는지에 대한 외적인 생각보다 수련자의 주관적 경험이 더 중요하다.

TSY는 내부수용감각의 본능적 측면을 훈련하는 것, 즉 경감되지 않고 해석되지 않은 신체 경험을 있는 그대로 하는 것이다. (p. 116)

트라우마 치유 요가에서는 수련을 실시할 때 일어나는 감각과 느낌을 가능하면 구체적으로 알아차리도록 독려한다. 특히 움직일 때 일어나는 근육, 인대, 관절에서 오는 고유수용감각과 내부 기관의 움직임으로 인한 통증이나 배고픔 같은 내부수용감각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한다. 트라우마 치유 요가에서는 형상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신체 감각을 알아차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형상을 유의미하게 만든다.

트라우마 치유 요가에서 하는 모든 일이 수련자에게 권유가 되어야 한다. 그들이 요가를 할지의 여부도 포함된다! 그러므로 “요가를 좀 해보시겠어요?”가 적절하게 소개하는 방식이다. (p. 50)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들은 일방적으로 지시를 받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트라우마 치유 요가에서는 지시형 언어보다는 “~해보시겠어요?” “괜찮으시면” “원하시면”과 같은 청유형 언어를 사용한다. 수련자에게 실제로 권유하고, 자신이 무얼 하길 원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언제 하길 원하는지 생각할 기회를 수련자에게 주는 일 또한 이 과정의 핵심이다.

이러한 훈련을 사용하기 위해서 이 책 이외의 특별한 교육은 필요치 않다. 다만 무엇이든 강요하지 않고 당신과 수련자에게 편안한 것을 실시하기를 권장할 뿐이다. (p. 242)

트라우마 치유 요가는 매트 없이 의자나 소파에서 수련하는데, 이 책은 수련자와 함께 단계적으로 요가 수련을 할 수 있도록 30여 가지의 요가 형상과 기술을 제공한다. 이 모든 수련은 수련자가 자신의 신체와 친해지도록 선택 가능하면서도 안전하고 부드러우며 체계적으로 제시되어 있다. 당신과 수련자, 트라우마 치유 요가 간의 상호 작용을 통해 이 모든 수련은 생명을 얻을 것이며, 이를 통해 트라우마 경험자뿐만 아니라 여기에 참여하는 모든 이의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고 내적 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