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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 다비드 넬로(David Nel·lo)는 가우디의 건축물로 유명한 예술의 도시, 바르나셀로에서 태어났다. 그에 걸맞게 소설, 번역은 물론 음악 활동까지 여러 예술 분야에서 거침없이 자신의 끼를 맘껏 발휘하고 있는 그는, 새로운 세계를 여행하는 것이 가장 즐겁다. 그의 창작의 근원이 바로 낯선 곳에 대한 기대와 새로운 사람에 대한 애정에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넬로의 작품인 《루틴 씨》는 그가 사는 도시의 속도와는 다른 시간이 존재하는 듯한 스웨덴의 작은 섬을 방문하고 쓴 작품이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란 현대인들과 대척점에 서 있는 듯한 주인공 루틴 씨는 도미노처럼 끝없이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에 작은 반란을 시작한다. 스스로 정한 약속과 모험으로 인해 일상이 무너지는 위기에 봉착하게 되어서야 그는 그가 그토록 지루하게 여겼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된다. 독자들은 지루한 일상을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루틴 씨의 엉뚱한 모습을 보면서 ‘나도 한번쯤 해 볼까’ 하는 충동과 공감을 느낄 것이다. 작가는 이 글을 통해 일상을 이벤트로 만드는 것은 바로 똑같은 상황을 다르게 보려는 ‘마음’에 있다는 것을 기분 좋게 알려준다.
1994년 등단 때부터 지금까지 30여 편의 책을 출간했고, 대표적인 스페인 문학상들을 휩쓸며 중견 작가로 왕성한 활동을 해 오고 있는 천상 작가이자, 예술가인 그는 오늘도 새로운 세계,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위해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다비드 넬로 수상 내역 : Barco de Vapor 1994, Enric Valor 1998, Columna Jove 2002, Cavall Fort 1999, Octubre-Andr?mina 2006, Ciutat d’Olot 2007, Mari? Vayreda 2009, Ramon Muntaner 2009, Josep M. Folch i Torres 2010, Roc Boronat 2011 & 2014 EDEBE Literatura infantil.
번역 최이슬기
역자 최이슬기는 고려대학교 서어서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대학원에서 중남미 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다큐멘터리 〈La mitad de todo(Half of All)〉를 스페인어에서 영어로 번역했으며, 하성란의 《오후 가로지르다》를 스페인어로 번역해 제12회 한국문학번역신인상을 받았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스페인어와 스페인 영화, 중남미 문화와 문학에 대해 가르쳤으며 현재 스페인어권 문학을 소개하고 번역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림/만화 김송송
목차
- 페트루스 루틴 씨
새로운 삶을 위한 계획
‘응’을 버린 루틴 씨
‘응’도 ‘아니’도 없는 삶
‘일인칭’까지 버리다
프리스크 선생을 찾아가다
신문 1면을 장식하다
방송을 위한 준비
스웨덴 기인열전
섬으로 돌아오다
책 속으로
9월 중순의 어느 날, 루틴 씨는 이유도 모른 채 갑자기 무언가가 삶을 슬프게 만들고 있다고 느꼈다. 그건 어쩌면 점점 해가 짧아지고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이제 곧 추위가 시작되기 때문일 수도 있었다. 루틴 씨는 추위를 끔찍이 싫어했다.
그도 아니라면 여행 가방을 잔뜩 짊어지고 레노 알레그레 호텔을 떠나 집으로 돌아가는 여행객들을 보며 그런 느낌을 가졌을 수도 있었다.
‘여행객들이 떠나고 나면, 여기엔 항상 같은 사람들이 남지.’-15쪽
‘뭐가 잘못된 건지 알았어!’
루틴 씨는 머리에 샴푸를 가득 바르고 눈을 꼭 감은 채 혼잣말을 했다.
‘문제는 내 삶이 너무 지루하다는 거야.’
루틴 씨는 평소처럼 묵묵히 옷을 입고 사스키아의 평온한 숨소리를 들으며 자신의 새로운 발견에 대해서 생각했다. 내일을, 모레를,
그다음 날과 또 그다음 날을…… 생각했다. 루틴 씨는 마치 자신의 매일이 모두 똑같은 도미노의 끝없는 조각들 같다고 생각했다. -17쪽
지금 이 순간부터 절대로 ‘응’이나 ‘네’라는 단어를 말하지 않겠다.
‘맞다’, ‘그래’, ‘오케이’ 같은 ‘긍정’에 해당하는 대체어도 절대로 쓰지 않겠다. 맞는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이지도 않겠다. 만일 어떤 이유든 간에 내가 ‘네’라고 말해버린다면,
내가 세운 벌칙을 이행해야 한다. 이 벌칙은 1천 크로나 세 장을 빈 맥주병에 넣고 코르크 병마개로 막은 후, 발틱 해에 던져버리는 것이다.
그는 이거면 그의 일상에 새롭고 흥미로운 상황이 생길 거라고 스스로를 격려했다.
그렇게 다짐하고 나서 루틴 씨는 곧바로 실행에 들어갔다.-25쪽
출판사 서평
책소개
우습고도 진지한 도전으로 지루한 일상에 갇혀 있는 모두에게 하이킥을 날린 루틴 씨!
일상에 지극히 만족하며 ‘완벽’에 가까운 삶을 산다고 자부하던 루틴 씨는 어느 날 자신도 모르게 찾아온 우울함과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변화를 시도한다. ‘네, 아니오, 나’라는 말을 차례대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언어적 금기를 정해 두고 자신과 약속을 한 후 그 스릴을 즐긴다. 그러나 일은 점점 더 커지고 결국 극한의 스트레스와 두통을 느낀 나머지, 약속을 깨고 현실로 돌아오는데……. 일상이 지루하고 재미없다고 느끼거나 그것마저 느낄 여유 없이 바쁘게 반복적으로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일상 탈출 방법을 소개하는 동시에 ‘지금, 여기’가 왜 특별한지 그 소중함마저도 다시 느끼게 하는 소설이다. 청소년 이상의 독자를 대상으로 쓴 책으로, 스페인의 유력 문학상인 ‘에데베 청소년 문학상 2014년 수상작’이다.
추천사
뛰어난 아이디어의 캐릭터, 줄거리의 흐름도 무척 자연스럽다. 평범하게 시작하는 이야기지만 읽는 동안 아주 독창적이고 재미난 이야기로 변해간다. 독자는 끝까지 흥미를 잃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야기가 끝날 무렵에는 어느 순간 깊은 질문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 2014 에데베 청소년문학상 검토자 평
‘언어적 금기’라는 독특한 전략으로 단조로운 일상을 바꿔보려는 한 호텔리어의 무모하지만 따라 하고픈 도전! - 《엘 파이스》(스페인 유력 일간지)
옮긴이의 한마디
이 작품의 작가 다비드 넬로는 고틀란드 섬에 한동안 여행을 다녀왔다고 한다. 어느 나라건 마음먹고 찾아보면 이렇게 작고 조용한 마을이 없겠느냐마는, 스페인 사람인 작가에게 스웨덴의 작은 섬은 특별했을 것이다. 비스뷔에서는 당연한 삶의 조건과 속도가 넬로에게는 분명 당연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이 소설이 이 ‘당연하지 않음’에서 출발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중략) 이 책을 읽고 루틴 씨의 일상에 비하면 전쟁 같은 나의 일상을 떠나고 싶기도 했지만, 또 반복되는 일상만이 줄 수 있는 평화를 다시금 생각했다.《루틴 씨》가 누군가의 새로운 ‘오래된 삶’에 즐거운 쉼이 되기를 바란다.
출판사 서평
일상의 권태, 아슬아슬한 말놀이로 날려 버리다
호텔리어인 루틴 씨는 스웨덴의 자그마한 섬에서 가족과 함께 아주 조용하고 평화로운 삶을 살고 있다. 쌍둥이 아들과 사랑스러운 아내와도 잘 지냈고 매일 안정적이면서도 큰 변화 없는 스케줄대로 움직이는 삶이 루틴 씨에겐 만족스러운 것이었다.
하지만 어느 날, 루틴 씨는 마음이 울적해지더니 며칠이 지나도 기분이 나아지지 않게 된다. 무엇이 문제일까? 루틴 씨의 삶은 평온했지만 지루했고, 이제 루틴 씨는 자신의 삶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매일 똑같은 일상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는 아주 작고 간단한 변화를 찾기 시작한다.
저자인 넬로가 루틴 씨의 일상을 소개하는 시작 부분은 사실적인 표현으로 담담하게 그려진다. 별 생각 없이 그냥 읽어 내려가면 루틴 씨의 말대로 그의 삶은 ‘완벽’에 가깝다. 하지만 부부는 매일 같은 대화만 주고받을 뿐, 가슴을 뛰게 하거나 새로운 대화가 거의 없다. 또 아이들의 전쟁놀이에 화를 내는 루틴 씨는 아이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그들의 심리를 잘 모른다. 루틴 씨는 아코디언을 연주하고 화석을 수집하는 취미를 가진, 나름대로 만족과 여유를 누리며 사는 호텔리어 같지만, 그의 모습은 매일 틀에 박혀 반복되는 일상을 사는 우리네 가족과 다를 바 없다. 작가는 서서히 루틴 씨와 우리를 오버랩 시킨다. 그러나 루틴과 우리의 가장 큰 차이점은 그가 아직 어린애 같은 ‘말놀이’를 즐긴다는 것이다.
정해진 순서대로 일상을 꾸리던 루틴 씨는 일의 순서를 바꾸는 데 만족하지 못하고 ‘예스’와 ‘노’가 없는 삶을 단계적으로 시도해 보았다. 이렇게 일상에서의 대화 방식을 약간만 바꾸어도 루틴 씨의 삶은 이전과 다르게 새로웠다. 그는 좀 더 과감한 시도를 해보고자 ‘나’라는 말도 없애기로 했다. 이 모든 일에는 그가 설정한 대가(금전적 손해)가 따랐기에 루틴 씨는 최대한 이것을 지키고자 했다. 해보지 않았던 대화를 통해 루틴 씨는 위기의 순간을 잘 모면하는 자신에게 뿌듯하기도 했지만 때로는 곤란에 처하기도 했다.
결국 그의 아내는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정신과 전문의를 찾아간다. 주치의가 내린 병명은 ‘네도 아니요도 없는 병’. 급기야 그 사실이 신문 톱기사로 나고 그걸 본 방송국에서는 그를 ‘믿거나 말거나’와 같은 스웨덴 기인열전에 초대하는데…….
다비드 넬로의 TV방송 인터뷰와 신문 기사를 보면, 십대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쓴 책의 주인공이 왜 40대 중년인가 하는 질문이 자주 등장한다. 넬로는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삼는 많은 아동서의 관행에서 벗어나, 주인공이 아닌 관찰자로서 역할을 하게 하면서 색다른 경험을 하도록 돕기 위해서라고 답한다. 일상을 보는 각도를 달리 하는 것은 ‘새로움’을 모토로 다양한 장소와 색다른 주인공 설정 등 여러 시도를 추구한 넬로의 면모와 맞닿아 있다. 그의 의도는 적중했다. 십대와 청소년뿐만 아니라 오히려 일상을 시간 무덤에서 보내고 있는 성인들에게 또는 아직도 ‘찌르찌르의 파랑새’를 찾는 누군가에게 ‘일상’의 특별함을 이보다 더 기발하고 재미있게 전할 수는 없을 테니까 말이다. 넬로의 담담한 서술과 자연스러운 흐름의 줄거리, 뛰어난 아이디어의 캐릭터는 독자들이 지금 처한 상황에 맞춰 여러 각도에서 반짝일 것이다.
넬로는 그가 설정한 어처구니없는 삶의 시도를 설정함으로써, 아이다운 호기심을 갖고 일상을 다시 들여다보는 것이야말로 지루해진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임을 우리에게 알려 주고 있다.
기본정보
ISBN | 9788934970385 |
---|---|
발행(출시)일자 | 2015년 04월 02일 |
쪽수 | 132쪽 |
크기 |
140 * 204
* 20
mm
/ 288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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