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선비들의 국토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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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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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동아일보 > 2012년 9월 3주 선정
작가정보
저자 원영주는 대학교에서 한국사를 전공하고 대학 졸업 후 어린이를 위한 책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이 땅의 어린이들에게 오래가는 삶의 체험과 지혜를 전해 주려는 바람을 갖고 있다. 한문으로 가득한 고전 수필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되 원전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지은 책으로는 《우리나라 오천 년 이야기 생활사》《열두 달 세시풍속》《빛나는 역사박물관》《세계의 대통령》《천하제일 자린고비 이야기》《조상들은 무슨 도구를 썼을까》 《생각의 꼬리를 무는 역사 234》 등이 있다.
그린이 이수진은 대학교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뒤 일본 소케이 미술전문학교와 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교, 서울시립대학교 디자인대학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연구했다. 이수진의 그림은 동양화에 현대적 세련미를 더했다고 평가받는다.〈한국생활사박물관〉시리즈 그림 작업에 참여했고, 《가시내》《사씨남정기》《재주 있는 처녀》《무서운 도깨비 찾아가요》《마지막 수수께끼》등에 그림을 그렸다.
목차
- 1. 봄이 온 서울에 노닐다- 유득공의 <춘성유기>
2. 세검정에서 비 구경하던 날 - 정약용의 <유세검정기>
3. 인왕산에서 인걸을 바라며 - 김상헌의 <유서산기>
4. 푸른 학이 산다는 청학산에 오르면서 - 이이의 <유청학산기>
5. 예순일곱 나이에 오른 관악산 - 채제공의 <유관악산기>
6. 눈 오는 날, 노량강에서 눈썰매를 타다 - 이경전의 <노호승설마기>
7. 영종도 앞바다에 다녀와서 - 김종수의 <부해기>
8. 하늘과 땅 사이를 메운 설악산 - 정범조의<설악기>
9. 법천사에서 인생을 생각하다 - 허균의 <유법천사기>
10. 약이 되는 온양온천에 다녀와서 - 조수삼의 <온정기>
11. 백제의 마지막 흔적을 찾아서 - 이곡의 <주행기>
12. 소백산에 오르면서 - 이황의 <유소백산록>
13. 신라의 유적이 가득한 청량산 - 주세붕의 <유청량산기>
14. 물도 맑고 돌도 예쁜 수정사에 다녀와서 - 허훈의 <유수정사기>
15. 열두 번째 두류산에 오르면서 - 조식의 <유두류록>
16. 보길도에서 선조의 숨결을 느끼다 - 윤위의 <보길도지>
17. 한라산에 올라 백록담을 보다 - 최익현의 <유한라산기>
18. 귀경대에서 만난 일출 - 의유당 남씨의 <동명일기>
19. 단풍이 한창인 묘향산에서 - 박제가의 <묘향산소기>
20. 발연폭포에서 물썰매를 타다 - 남효온의 <유금강산기>
책 속으로
우리들이 세검정 계곡에 도착할 즈음에는 하늘에서 폭포 같은 빗줄기가 쏟아졌다. 계속된 빗줄기로 인해
계곡물은 이미 엄청나게 불어나 있었다. 계곡물은 거대한 파도를 일으키며 계곡 아래로 굽이치며 흘러내려 왔다. 그런데 정말 상상도 못한 놀라운 장면이 펼쳐졌다. 흰 포말을 일으키며 계곡 아래로 마구 내달리던 계곡물이 어느 순간 위로 확 솟구쳤다. 그 광경은 마치 고래의 등줄기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는 것같이 세찼다.
“저것을 좀 보게! 물줄기가 하늘로 솟아올라!”
난생처음 보는 광경에 우리는 입이 떡 벌어졌다. 우리들은 빗방울에 옷이 젖는 줄도 모르고 넋이 나간 채 이 장면을 바라보았다.
“어서 정자로 올라가세!”
- 20쪽, 세검정에서 비 구경하던 날(정약용) 中
바위에 앉아 서쪽에 있는 봉우리를 보니 모양이 아주 특이하게 생겼다. 나는 봉우리에 ‘촉운봉(矗雲峯, 구름이 우거진 듯한 모습의 봉우리)’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우리가 술을 먹고 있는 이 바위의 원래 이름은 ‘식당암(食堂巖)’이었는데 이것을 ‘비선암(秘仙巖, 신선이 노니는 신비스러운 바위)’이라고 고쳐 부르고 바위 아래의 연못에는 ‘경담(鏡潭, 거울 같은 깊은 연못)’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그러고 나서 찬찬히 산을 둘러보았다. 이곳은 진정 푸른 학이 살 것 같은 곳이었다.
“산봉우리가 마치 학이 날개를 편 모양처럼 보이는군. 이제부터 이 산을 ‘청학산(靑鶴山, 푸른 학이 사는 산)’이라 불러야겠네. 그리고 이 일대는 천유동이라고 부를 걸세.”
“청학산이라……. 이 산과 딱 맞춤인 이름입니다.”
- 37쪽, 푸른 학이 산다는 청학산에 오르면서(이이) 中
“이제 모두 물에 빠져 물귀신이 되겠군.”
이 말에 내가 대답했다.
“사람이 죽고 사는 일은 운명에 달려 있다네. 이 배가 곧바로 중국의 소주와 항주로 가서 천하의 장관을 다 보게 될지 어찌 아는가? 그렇게 된다면 얼마나 기쁠까?”
“자네는 참 여유롭군.”
느긋한 내 모습을 보더니 이윤지가 너털웃음을 지었다.
나는 등불을 켜고 시 한 수를 지어 읊었다. 내가 시를 읊으면 이윤지가 거기에 화답을 했다. 바람이 거세게 부는 바다 한복판에서 서로 시를 주고받는 모습이라니……. 아마 물의 신인 하백이 우리의 모습을 봤다면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어찌 너희는 죽음을 겁내지 않느냐? 참으로 어리석도다.”
우리는 시를 지으며 날이 밝기만을 기다렸다.
- 62쪽, 영종도 앞바다에 다녀와서(김종수) 中
우리들은 화여의 집으로 와 수제비를 한 사발씩 먹고 각자 갖고 온 돌멩이를 마루에 늘어놓았어. 자세히 들여다보니 돌멩이의 무늬가 모두 다른 것이 저마다의 개성이 있었어. 어떤 것은 골짜기에 걸쳐 있는 잘린 소나무 밑동이 물고기의 비늘을 뒤집어쓴 채 용을 속이는 것 같고, 어떤 것은 싸라기눈이 쌓인 나뭇가지 같았으며, 어떤 것은 붉은 낙조가 이는 강변 같았어. 어떤 것은 비가 내리는 들판처럼 보였고 어떤 것은 구름이 낀 봉우리에 소나무가 빽빽하게 서 있는 것 같고, 어떤 것은 산마을에 안개가 피어 있는데 나무들이 줄지어 늘어선 것 같았어. 또 어떤 것은 이름 모를 꽃들이 가득 피어 있는 봄날의 산길 같았고, 어떤 것은 가을날 연못에 핀 연꽃 같았어.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아주 희귀한 모양이었지.
“이것이 전부 돌멩이라고 하면 믿겠는가? 조물주의 힘이 참으로 오묘할세!”
- 117, 119쪽, 물도 맑고 돌도 예쁜 수정사에 다녀와서(허훈) 中
출판사 서평
- 정약용, 이황, 이이, 허균 등 최고의 문인 20명이 우리 땅을 돌아보며 쓴 명품 고전 기행문!
허균, 이이, 정약용, 박제가 등 학식과 문장으로 이름이 높은 우리 선비들이 전국 방방곳곳을 유람하고 난 소감과 자연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며 소회를 적은 기행문 스무 편을 가려 뽑았다. 멋진 동양화풍 그림과 관련 장소의 사진도 함께 실어 선조들의 여행기를 읽는 맛을 더했다. 옛 선비들이 쓴 기행문 속에 나타난 우리 땅의 아름다움과 선조들의 지혜를 발견할 수 있다.
- 쉽게 접하기 힘든 고전 수필을 초등 눈높이에 맞게 현대적으로 풀어냈다!
초등학생들은 고전 기행문이라는 것을 접하기가 쉽지 않다. 중학교 교과서나 참고도서에서나 가끔 만날 수 있는 수필은 현대 수필이고, 고등학교 문학수업에 가서나 고전 수필을 접할 수 있다. 즉 학습으로서 나중에 고전 기행문을 접하는 것이다. 그러나 기행문이야말로 어린이에게 세상을 보는 눈을 뜨게 해주는 문학의 한 장르이다. 수필로서의 기행문은 낯선 곳과 그곳 사람들의 다양한 삶, 그리고 자연의 경이를 만나게 해주는 훌륭한 간접 경험의 장이 된다. 이 책에는 고려 후기와 조선 시대를 살다 간 선비들의 가려 뽑은 기행문 스무 편이 세련된 동양화풍 그림과 잘 어울려 있다. 읽어야 할 가치를 느끼지만 어려워 접하기 어려웠던 고전을 초등학생 독자가 읽기 쉽도록 친절하게 풀어주면서도 원문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문장을 정돈했다.
- 초등학생의 독서 영역을 넓혀 주는 기행문 읽기
초등학생의 독서는 학습이나 정보 류의 책을 빼면, 대부분 동화 형식이나 이야기체를 통해 이루어진다. 동화나 이야기체가 어린이의 정서와 교감하는 데 유용하기는 하지만 폭넓은 ‘독서의 근력’을 키우는 데는 부족하다. 초등학생 때 다양한 산문을 접하는 것은 독서의 편식에서 벗어나는 좋은 방법이다. 이 책은 어린이들에게 선조들이 쓴 명문장의 고전 기행문을 통해 사람과 그들의 생각, 그리고 자연이 주는 감동을 만나게 한다.
이 책에서는 산을 오른 뒤 쓴 기행문을 비롯해 가까운 도심이나 바다, 섬 등을 여행한 기록과 재미있는 일화를 담은 기행문을 함께 실어, 세세하게 알지 못했던 선조들의 생활과 생각 등을 엿볼 수 있다. 또한 각 기행문 마지막에는 기행문의 저자에 대한 추가 설명과 더불어 오늘날 그 주변의 풍경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설명하고 그 지역의 대표적인 사진들을 실었다. 기행문 특유의 현장감을 살리고 정보 사진 이상의 감동을 느끼며 여행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했다.
- 여유 없는 요즘 초등학생들에게 필요한 휴식 같은 책!
요즘 초등학생들에게는 ‘틈’이 없다. 놀 틈뿐만 아니라 생각할 틈이 없다. 사람이 컴퓨터보다 훌륭한 것은 생각하고 조합하여 창의적인 것을 재창조해낼 수 있는 능력인데, 현대인을 비롯한 요즘 아이들에게는 이 능력이 많이 아쉽다. 조선 시대 선비들의 학업 강도 또한 적지 않았을 것인데 짬을 내어 산을 올랐다. 여행이 주는 휴식과 생각의 전환 등이 학문을 대하는 태도와 삶의 여러 문제를 풀어내는 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이 책에는 산수를 바라보고 느끼는 것과 그것을 글로 표현하는 방식이 사람마다 제각각 다르게 나타난다. 자연 속에서 호연지기를 키워 나가며 자신의 그릇을 키워나갔던 선비들의 삶에서 요즘 아이들의 가치 확장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추천사
조선시대 대표 유학자인 이황과 이이는 아름다운 자연을 자기 안으로 끌어와 기행문에 담았다. 당대 최고 문인들의 기행문 스무 편을 골라 멋진 그 림과 버무려 낸 이 책은 우리에게도 자연의 장관을 끌어다 준다. 생생한 체험 교육의 장으로 고전 기행문 읽기를 추천한다.
- 김홍신(소설가/건국대학교 석좌교수)
이 책은 여행이라는 테마를 통해, 이름난 옛 학자들의 사적인 생활을 멋진 문장으로 만나게 하고, 그 들의 풍류와 지혜를 함께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 그 야말로 시대를 뛰어넘는 배움의 창구이다. 공부에 지친 아이들의 머리와 마음을 시원하게 해 줄 것이다.
- 최효찬(《5백 년 명문가의 자녀교육》저자)
기본정보
ISBN | 9788934958819 |
---|---|
발행(출시)일자 | 2012년 08월 30일 |
쪽수 | 172쪽 |
크기 |
173 * 240
mm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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