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지바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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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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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을 발표한 이듬해인 1958년 파스테르나크는 〈동시대 서정시와 러시아 서사 문학의 위대한 전통의 계승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으며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지명되었고, 전년도 수상자인 알베르 카뮈는 이 작품에 대해 〈사랑의 책〉이라고 하면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또한 데이비드 린이 감독하고 오마 샤리프와 줄리 크리스티가 주연한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어 세계적인 흥행 성적을 올리며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상을 석권하는 등 명작의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작가정보
저자(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Boris Pasternak
1890년 2월 10일 모스크바의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났다. 뛰어난 화가인 아버지와 피아니스트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음악과 미술에 재능을 보였다. 모스크바 대학교 법률학부에 입학한 후 이듬해 철학과로 전과했고, 신칸트주의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독일 마르부르크 대학교의 헤르만 코엔에게서 사사하기도 했다. 1914년 초 마야콥스키와의 만남으로 인해 인생의 전환기를 맞게 되며, 온건한 미래주의 시단체인 첸트리푸가에 들어가 첫 시집 「구름 속의 쌍둥이」를 발표했다. 이후 1930년대까지 많은 시를 발표하며 러시아의 가장 위대한 시인으로 칭송받았다. 예술 좌익 전선(LEF)에도 발을 들이지만 정치성이 강한 문학 노선에 공감할 수 없어 그들과 결별하고, 그 후 프롤레타리아트 비평가들에게 부르주아성, 개인주의, 난해함 등의 이유로 비난을 받았다.
「닥터 지바고」는 파스테르나크의 유일한 장편소설로, 1958년 노벨 문학상 수상작으로 결정되었으나 사회주의 혁명에 부정적이라는 이유로 반(反)파스테르나크 운동이 벌어지면서 그가 수상을 거부한 작품이다(그 후 1989년에 아들이 대리 수상한다). 1905년 제1차 러시아 혁명과 1917년 2월 혁명 및 10월 혁명을 배경으로, 차리즘의 러시아가 붕괴되는 사회적 혼란 속에서 작가 자신의 분신인 유리 지바고를 통해 지식인이 겪는 비참한 운명과 인간 비극을 묘사했다. 서정적인 시적 표현과 다양한 서술기법으로 쓰인 이 작품은 장대한 서사시이며 작가가 살았던 시대에 대한 장엄한 증언이다.
파스테르나크는 1960년 5월 30일 저녁, 러시아 페레델키노에서 폐암으로 숨을 거두었다. 그의 다른 작품으로는 「삶은 나의 누이」, 「장벽을 넘어서」, 「주제와 변주」, 「제2의 탄생」 등이 있다.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교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경남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연구 전임 강사를 역임했다. 현재 부산대학교, 경남대학교에서 강의 중이다. 논문으로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소설 「닥터 지바고」의 구성과 상징체계」,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에 드러난 인간의 죄의 문제」 등이 있으며, 저서로 「혼자 배우는 러시아어」, 「도스또예프스끼」, 역서로 「러시아 희곡 1」(공역), 미하일 불가코프의 「거장과 마르가리따」(전2권), 레르몬토프의 「우리 시대의 영웅」, 「리곱스카야 공작부인」,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전2권), 「까라마조프 형제들」(전3권) 등이 있다.
작가의 말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는 삶은 〈개조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삶 자체는 숲처럼 보이지 않게 서로 얼기설기 연결되어 거대한 대양처럼 바다처럼 밀리고 밀려나며 도도하게 흘러가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 역자 홍대화
목차
- 제1부 5시 급행열차
제2부 다른 세계에서 온 소녀
제3부 스벤티츠키 집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파티
제4부 무르익은 숙명
제5부 옛일과의 결별
제6부 모스크바 임시 숙영지
제7부 여로
추천사
-
「닥터 지바고」는 사랑의 책이다. 모든 인간에게로 널리 퍼지는 그런 사랑의 책이다.
-
「닥터 지바고」는 우리 시대의 가장 의미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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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펼치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최고의 소설을 읽을 기회를 얻은 것이다.
책 속으로
유라는 혼자 빠른 걸음걸이로 다른 사람을 앞질러 걷다가 가끔 멈춰 서서 그들을 기다리곤 했다. 죽음이 천천히 뒤에서 걸어오는 무리 안에 불러일으킨 황폐함에 응답하듯, 그는 휘돌며 깊은 곳으로 빨려 들어가는 물처럼 저항할 수 없는 심정으로 꿈꾸고 사색하고 형식을 다듬어 아름다움을 창조하고 싶었다. 예술은 언제나 멈추지 않고 두 대상에 전념한다는 것을 그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명료하게 깨달았다. 예술은 끈덕지게 죽음을 묵상하고 그럼으로써 끈덕지게 생명을 창조한다. 거대하고 진실한 예술은 「요한의 묵시록」으로 불리는 바로 그것이며, 그것을 마저 쓰는 것이다.
- 상권 174면
전쟁이 일의 절반을 했고, 나머지는 혁명이 했어요. 마치 존재하기를 당분간 미룰 수 있다는 듯(이 얼마나 허황된 착각인가요!) 전쟁이 삶을 인공적으로 잠시 중단시켰지요. 지나치게 오랫동안 호흡을 참았던 것처럼 혁명이 의지에 반해 분출되었습니다. 모두 되살아나고 다시 태어났습니다, 모든 이에게 변화와 대변혁이 일어났죠. 이렇게 말할 수 있어요. 각자에게 두 가지 혁명이 일어났는데, 하나는 자신의 개인적인 혁명이고, 다른 하나는 공동의 혁명이라고요. 제 생각에 사회주의, 이것은 모든 개별적인 혁명이 강줄기가 되어 흘러 들어가는 바다, 삶의 바다, 자주성의 바다예요. 제가 생명의 바다라고 말했는데, 그건 그림들에서 볼 수 있는 삶, 천재들의 손을 거친 삶, 창조적으로 부요해진 삶의 바다예요. 하지만 이제 사람들은 책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몸으로, 추상적으로가 아니라 실제 삶에서 그 혁명을 겪기로 결정을 내린 거죠.
- 상권 278면
3년 동안 일어난 변화, 알 수 없는 일들, 이동, 전쟁, 혁명, 파란, 포격, 파멸의 광경, 죽음의 광경, 끊어진 다리, 파괴, 화재와 같은 일들이 갑자기 한꺼번에 내용 없는 거대하고 공허한 장소로 변해 버렸다. 오랜 휴지기 이후에 제일 먼저 찾아온 진정한 사건은 기차를 타고 아직 온전한 채로 세상에 존재하는 집, 작은 돌 하나하나가 귀한 집을 향해 현기증이 날 정도로 빠르게 다가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바로 이것이 삶이고, 바로 이것이 체험이며, 바로 이것이 모험을 찾는 사람들이 그렇게도 쫓아다니는 것이고, 바로 이것이 예술이 염두에 두는 것이다. 즉 친지에게 가는 것, 자신에게 돌아가는 것, 존재를 새롭게 하는 것 말이다.
- 상권 309~310면
혁명이 진행되는 동안 우리가 전시에 그랬던 것처럼 여러분은 삶이 멈춰졌고, 모든 개인적인 것이 끝났다고, 세상에 더 이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죽고 죽이기만 할 거라고 느끼게 될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이 시대에 대한 기록과 회고록이 나올 때까지 살아서 그 회고록을 읽게 된다면, 우리는 다른 이들이 백 년 동안 꼬박 겪은 것보다 지금의 5년 혹은 10년 동안 겪은 일이 더 많다고 확신하게 될 겁니다.
민중 스스로 들고일어나 물밀듯이 나아갈지, 아니면 모든 것이 민중의 이름으로 행해질지 저는 모릅니다. 이렇게 거대한 사건에는 극적인 증명이 요구되지 않습니다. 저는 그런 것 없이도 믿을 겁니다. 거대한 사건의 원인을 파헤치는 건 저급한 일입니다. 그런 건 있지도 않고요. 부부 싸움과도 같은 건데, 원인이 있기는 하지만 서로 머리를 잡아 뜯고 접시를 깨부순 후에는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 알 수가 없거든요. 진정으로 위대한 모든 일은 우주처럼 시작이 없는 법입니다. 그것은 언제나 있었던 것처럼, 혹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처럼 일어날 새도 없이 갑자기 눈앞에 닥치는 것이니까요.
- 상권 343~344면
출판사 서평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파스테르나크
그의 모든 예술 세계를 집대성한 걸작
격동의 시대를 살아낸 작가의 가장 장엄한 증언
「닥터 지바고」는 사랑의 책이다. 모든 인간에게로 널리 퍼지는 그런 사랑의 책이다. - 알베르 카뮈
★ 1958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 『뉴욕 타임스」가 뽑은 20세기 최고의 책
★ 미국 대학 위원회 선정 SAT 추천 도서
★ 영국 UKTV 드라마 선정 최고의 러브 스토리 10
★ 한국 문인이 선호하는 세계 명작 소설 100선
★ 「경향신문」 선정 20세기의 문학
★ 「동아일보」 선정 대학 신입생들에게 권할 책 100선
★ 고려대학교 선정 교양 명저 60선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장편소설 『닥터 지바고』가 홍대화 씨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닥터 지바고』는 러시아의 위대한 시인이자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인 파스테르나크의 유일한 장편소설로, 1945년부터 10년에 걸친 기간 동안 집필하며 그의 모든 예술 세계를 집대성한 작품이다. 20세기 초 혁명과 내전으로 얼룩진 격동의 러시아 역사를 배경으로, 의사이자 시인인 유리 지바고의 삶을 통해 당대 지식인이 겪어야 했던 비참한 운명과 고뇌를 묘사했다. 특히 시대적 비극 속에서 피어난 지바고와 라라의 비극적인 사랑은 세기의 사랑 이야기로서 세계 문학사에 불멸의 흔적을 남겼다. 정치의 구호 아래 개인의 자유를 박탈당한 시대에 지극히 인간적인 삶의 존엄을 노래한 이 작품은, 장대한 서사시이며 작가가 살았던 시대에 대한 장엄한 증언이다.
이 작품을 발표한 이듬해인 1958년 파스테르나크는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지명되었고, 전년도 수상자인 알베르 카뮈는 이 작품에 대해 〈사랑의 책〉이라고 하면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또한 데이비드 린이 감독하고 오마 샤리프와 줄리 크리스티가 주연한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어 세계적인 흥행 성적을 올리며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상을 석권하는 등 명작의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그 주제곡인 「라라의 테마」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책을 번역한 홍대화 역자는 시성(詩性)과 산문성(散文性)이 공존하는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까다로운 텍스트를 원작의 풍부한 어감을 살려 섬세하게 옮겼다. 번역 원본으로는 1957년에 출간된 최초의 러시아어 판본인 Boris Pasternak, Doktor Zhivago(Milano: Feltrinelli Editore, 1957)를 사용했다.
고통과 절망으로 얼룩진 혁명 시대,
불꽃처럼 타오른 인물들의 대서사시
열한 살에 양친을 잃은 소년 유리 지바고는 외삼촌에 의해 저명한 교수 집에 맡겨진다. 교수의 딸 토냐와 함께 성장한 그는 그녀와의 결혼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한편, 총명하고 아름다운 소녀 라라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삶을 영위해 나간다. 하지만 어느 날 어머니의 정부(情夫)로 인해 눈부신 하늘을 날아 보지도 못한 채 날개가 꺾이게 되고, 그녀는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그를 향해 총구를 겨눈다. 그곳에는 지바고가 있었고, 그와 그녀의 인생도 총알처럼 빠르게 날아가기 시작하는데…….
이처럼 이 작품은 부모를 여읜 유리 지바고가 성장해 지식인으로 살아가는 이야기와, 강한 의지를 가진 라리사(라라) 기샤로바가 삶을 개척해 나가는 이야기, 즉 두 남녀 주인공의 서사를 기본 축으로 전개된다. 두 사람의 삶이 교차하며 전개되다가 몇 번의 우연한 만남이 이루어지고, 광활한 러시아의 한 도시 유랴틴을 무대로 안타까운 사랑을 이어 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 이야기의 얼개를 담당하는 것은 당대 러시아의 시대적 배경이다. 다시 말해 1905년의 〈피의 일요일〉, 제1차 세계 대전, 1917년의 2월 혁명과 10월 혁명, 백군과 적군 간의 내전, 그리고 대러시아 제국이 하루아침에 소비에트 연방으로 바뀌는 역사적 과정이 시간순으로 펼쳐지고 있다. 그 전의 백 년보다 그 십몇 년 동안에 일어난 사건들이 훨씬 더 많았던 전대미문의 시대, 사람들은 뿌리 없는 나무처럼 이리저리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유리 지바고의 삶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는 폭풍처럼 파괴적으로 밀려오는 전쟁과 혁명과 내전에 휩쓸려 자신의 가족도, 가장 사랑하는 여자도, 아이들도 지켜 주지 못한다. 어찌 보면 무기력하고 유약한 삶이라고 볼 수 있지만, 그는 생명과 삶, 그리고 일상을 소중히 여기고 존중해야 한다고 믿고, 그것을 시와 산문으로 남긴다. 그것은 그 자체로 시대에 대한 예술가적 저항이자 증언이라고 볼 수 있다.
삶은 결코 〈개조의 대상〉이 될 수 없다
20세기 초 러시아 혁명기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이 작품에는 혁명을 둘러싼 다양한 인간 군상이 등장한다. 누군가는 행동가적 면모를 보이며 혁명에 앞장서기도 하며, 누군가는 방관자적 면모를 보이며 한 걸음 뒤로 물러나기도 한다. 유리 지바고는 1917년에 일어난 두 번의 혁명에 대해 처음에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10월 혁명 이후 혁명의 양상이 내전으로 치닫고, 이데올로기를 위해 그 어떠한 인간적이고 자연스러운 감정마저도 부정되고 파괴되는 현실을 보면서 그의 생각은 변하게 된다.
왜곡된 혁명은 모든 평범한 일상의 삶을 멈추게 만든다. 혁명의 이름으로 배신과 고발, 잔인한 학살이 자행되고, 권력은 자신들의 〈옳은 목표〉의 실현을 위해 그러한 희생쯤은 하찮은 것으로 여긴다. 〈구호〉가 삶을 대신할 수 없는데도 모두가 같은 구호를 외치며 삶을 그 구호에 복종시키려 한다. 가장 기본적인 땔 것, 먹을 것, 입을 것, 잘 곳이 사라지고, 〈아이들이 아이들이기를 멈추고〉, 블로크의 시구 그대로 〈무서운 시대의 러시아의 아이들〉의 시대가 된 것이다.
이렇게 자유롭지 않은 세상에서 자유를 꿈꾸는 지식인으로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다. 유리 지바고는 인간의 존엄을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그 가치를 되새기려고 시를 쓰기 시작한다. 이 책 17부에 실린 25편의 시가 그것이다. 〈지바고〉라는 성은 〈살아 있는 자〉라는 뜻이다. 유리 지바고의 어머니의 장례식으로 시작되는 소설의 첫 장면은 〈살아 있는 자〉의 죽음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상징한다. 또 작품 말미의 유리 지바고의 죽음은, 구호의 조각이 아닌 살아 숨 쉬는 개인으로, 자유로운 예술가로 남고자 몸부림쳤던 〈살아 있는 자〉의 죽음을 보여 준다. 그러나 그가 남긴 시는 그의 정신과 자유가 죽지 않고 살아남아 글을 통해 후대에 전해짐을 암시한다.
이처럼 파스테르나크는 이 작품에서 공허한 구호와 과도한 교조주의로 개인의 삶이 파괴되는 시대를 고발한다. 인간다움을 유지하게 하는 최후의 보루인 〈양심〉을 이데올로기로 무디게 만들 경우 저질러질 수 있는 비극을 조명한다. 도스토옙스키는 그 〈양심〉을 인식하게끔 인본주의적 이데올로기의 폭력성을 경계했는데, 「닥터 지바고」 역시 그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삶은 〈개조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삶 자체는 숲처럼 보이지 않게 서로 얼기설기 연결되어 거대한 대양처럼 바다처럼 밀리고 밀려나며 도도하게 흘러가는 것〉이라고 파스테르나크는 말한다.
러시아 서사 문학의 위대한 전통을 계승한 작가
파스테르나크는 1955년 10년의 집필 작업 끝에 완성한 『닥터 지바고』를 소련의 문학 잡지 「깃발(즈나먀)」과 「새 시대(노비 미르)」에서 출간하려고 했지만, 소설 내용이 10월 혁명을 거부하며 혁명과 정치를 하찮게 다루고 있다는 이유로 출간을 거절당했다. 그러다가 1956년 해빙의 분위기에 힘입어 소련을 방문한 이탈리아의 출판사 펠트리넬리 직원에게 원고를 넘긴다. 그로부터 1년 후 「닥터 지바고」는 이탈리아어와 러시아어로 출간되었고, 이후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를 비롯해 수많은 언어로 번역되었다. 1958년 파스테르나크는 〈동시대 서정시와 러시아 서사 문학의 위대한 전통의 계승에 기여〉했다는 찬사를 받으며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지명되는데, 그 이후 소비에트 전역에서 반(反)파스테르나크 운동이 벌어진다. 그를 국외로 추방해야 한다고 위협하고 〈배신자〉, 〈인민의 적〉이라며 집을 둘러싼 사람들로 인해 충격을 받은 그는 노벨상 수상을 거부할 수밖에 없었고(이후 1989년에 아들이 대리 수상한다), 작가 동맹으로부터도 제명당했다. 그로 인한 심적 타격이 컸던 탓인지, 2년 뒤 그는 병으로 사망했다.
『닥터 지바고』는 말년의 파스테르나크가 혼신을 쏟아부은 장대한 역작이자, 그에게 영광과 고통을 동시에 가져다준 작품이다. 시대의 격랑에 휩쓸려 쓰디쓴 진통을 겪어야 했지만, 그만큼 이 작품은 20세기 러시아 역사의 격동을 겪어 낸 살아 있는 증언이자 표징이 되었다. 오늘날 러시아 문학의 황금기의 계보를 잇는 주요 작품으로 평가받는 이 소설은 〈생명〉이라는 뜻의 〈지바고〉처럼 불멸로 남아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기본정보
ISBN | 9788932922386 | ||
---|---|---|---|
발행(출시)일자 | 2022년 04월 15일 | ||
쪽수 | 480쪽 | ||
크기 |
129 * 196
* 38
mm
/ 525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열린책들 세계문학
|
||
원서명/저자명 | Doktor Zhivago/Boris Pasterna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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