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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여섯 시에 나는 가장 길어진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364
신영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9년 07월 2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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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상세정보
ISBN 9788932019727(893201972X)
쪽수 126쪽
크기 128 * 205 mm 판형알림

책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그림자의 세계가 현실로 다가온다.
자유와 절망, 버림의 극치에 서 있는 치명적이고 아름다운 이야기!

신영배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오후 여섯 시에 나는 가장 길어진다』. 초현실적이고 환영적인 이미지를 실재로 만들어내며, 한국 여성시의 새로운 지형을 형성하고 있는 젊은 시인인 신영배의 감각적인 시가 펼쳐진다. ‘물’의 이야기를 펼쳐냈던 전작시집에 이어, 이번 시집에서 큰 획을 이루고 있는 것은 ‘그림자’로 시인은 전형과 관습과 무관한 자신만의 시세계를 펼쳐놓는다.

2001년 문단에 나온 신영배 시인은 결코 기성의 것과 타협하지 않는 방식으로 시가 누릴 수 있는 자유를 탐닉하는 자유로운 영혼을 지녔다. 그녀는 진정한 현실을 지각하고, 그녀만의 방식으로 형태변화와 자유를 이끌어내는 시 「세상에서 가장 긴 나무의 오후」를 비롯해서 55편의 시를 수록했다.
이 책에 담긴 시

오후 여섯 시에 나는 가장 길어진다


옥상에 앉아 있던 태양이
1층 유리창으로 내려온다
유리 속을 걷는 구두는 반짝인다

귀가 접힌 어떤 사람들은
계단을 밟고 지하로 내려간다
계단으로 지상에 없는 음악이 올라온다

작품은 지상에 걸리지 않는다

나의 아름다운 바지는 다리가 하나이다
지퍼 하나, 주머니는 넷

오후 여섯 시에 나는 가장 길어진다

하체가 지하로 빠진 골목은
골반에서 화분을 키운다
지상에 없는 향기가 흙에 덮여 있다

나는 천천히 걸어 여섯 시 꽃에 닿는다
닫히는 문에 손을 찧으며
여섯 시 꽃으로 들어가 여섯 시 꽃으로 나온다

길가에서 아이들이
발끝을 비벼 머리를 지우는 장난을 한다
머리를 지운 아이들은 사라진다

멀리 떨어진 머리를 지우러
나는 길어진 내 그림자 위를 걸어간다

귀가 지하에 잠겨 있을
내 그림자 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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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가 속한 분야

저자 신영배는 1972년 충남 태안에서 태어났으며, 2001년 계간 『포에지』에 「마른 피」외 4편의 시를 발표하며 문단에 나왔다. 시집으로 『기억이동장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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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시인의 말

제 1부
저녁의 점/오후 여섯 시에 나는 가장 길어진다/기하학적 다리에 대한 독백/세상에서 가장 긴 나무의 오후/나를 버리지 마세요/그림자 날다/팔월의 점/그림자라는 고도/공중옷걸이/태양 아래에서/정오에는 말을 버린다/그녀의 점자/저녁의 거울/거울의 저녁/얼굴은 안개로 돌아간다/나의 아름다운 방/점의 동물

제 2부
수면용 안대/소녀의 점/불타는 그네/비누가 닳다/점핑스커트/고녀의 밤/모빌/마리오네트/해변의 비디오/기억은 기형이다/집이 있던 자리/치마 속으로 다리를 집어넣다/봄의 옥상/누워 있는 네 개의 발/휴일의 공기/두 마리의 고양이를 위한 방/상상임신/그림자 가게1

제 3부
상자가 아직 칼이었을 때/새의 점/풀밭 위의 욕조/새가 떠 있는 동안/전자 비/리모컨 바다/티브이 아비/도시의 집/흐르는 발/사막에서/나를 입으세요/나를 입으세요!/그림자 가게2/등을 더듬다/마그리트의 티브이/공중계단/4월의 나프탈렌/2층 햇살돛단배/점의 구성/발끝의 노래

해설|그녀, 그림자 되다·강계숙

책 속으로

강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흐른다

꽃이 눈알을 강물에 떨어뜨린다
새가 부리를 강물에 떨어뜨린다
연인이 하체를 강물에 떨어뜨린다

뱀의 꼬리가 서쪽으로 늘어난다

얼굴은 지표면 가까이에 떠다닌다

밀은 부어올랐다
밀은 충혈되었다
말은 고름이 괴었다
말은 늙어갔다

눈은
꽃이 있는 곳에서 꽃이 없는 곳으로 간다
입은
혀가 있는 곳에서 혀가 없는 곳으로 간다
코는
향기가 있는 곳에서 향기가 없는 곳으로 간다
귀는
바람이 있는 곳에서 바람이 없는 곳으로 간다

얼굴이 강을 건넌다
말들이 사방으로 ... 더보기

출판사 서평

한국 현대 시에서 ‘여성적 시 쓰기’ ‘여성-몸으로 시 쓰기’의 날카로운 징후를 보여준 시인이 있다. ‘여성적 상상의 모험’이라는 전선을 따라 이동한 한국 현대시의 전위 속에서 시적 육체 내부의 불온한 다성성을 폭발시키며, 이 시인은 ‘여성 혹은 소녀의 몸의 상상력’으로 ‘물의 담화’와 ‘물의 드라마’를 생성한다는 평을 들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지금, 시인은 초현실적이고 환영적 이미지를 실재로 만들어내며 그림자를 육체적으로 수행하는 두번째 시집을 내놓는다.
한국의 여성시의 새로운 지형을 형성하고 있는 젊은 시인 신영배가 첫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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