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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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구본창(具本昌, 1953- )은 1980년대 중반부터 사진 매체를 통해 사적이고 내면적인 의식 세계를 절제되고 섬세한 터치로 표현해 온 한국 현대사진가이다. 표현행위의 주체인 자신과 대상으로서의 외부 현실을 양립시키지 않는 그의 사진에는, 내면 깊숙한 곳에서 우러나오는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통찰과 사유가 미니멀리즘의 형식과 포스트모더니즘적 사고방식으로 절묘하게 포착되어 있다. 글쓴이 김승곤(金升坤, 1940- )은 사진평론가로, 고려대 국문학과와 니혼 대학 사진학과, 쓰쿠바 대학 대학원 예술연구과를 졸업했다. 현재 '타임스페이스' 대표, 『사진비평』 주간, 순천대 사진예술학과 석좌교수로 있다. 「한국현대사진의 장면」 「잔인한 사진의 정치학」 등 이백여 편의 사진 관련 논문을 발표했으며, 국내외 다수의 사진전을 기획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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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그에게 직접 물어 본 적은 없으나, 나는 그의 기억 속의 바다가 창백한 햇빛 아래 칙칙하게 가라앉은 회색빛을 띠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사진 행위는 마치 엄청난 충격을 받아 기억을 상실한 사람이 새로운 단서를 하나씩 찾아냄으로써 잃어버린 자신의 과거를 재구축하려는 시도처럼 보인다. 형광생 숫자의 명멸로 표시된 시간, 반복적으로 쓰이는 오래 된 가족사진, 흰 천으로 덮인 자동차, 가는 밧줄로 겹겹이 묶인 나무들, 빠르게 시야를 스쳐 지나가는 차창 밖의 풍경, 시야로부터 멀어져 음산한 하늘 저쪽으로 사란져 가는 비행기, 부릅뜬 눈으로 카메라를 직시하는 셀프 포트레이트... '일 분간의 독백'에서 그는 그렇게 절박한 몸짓으로 어두운 망각의 늪으로 사라진 아득한 기억의 파편들을 끌어올려서 사진의 프레임 가운데 붙잡아 두려 하고 있다. (본문 7페이지)
출판사 서평
◆한국 현대사진의 신선한 충격, 구본창 구본창(具本昌, 1953- )이 사진을 시작한 것은 1979년 독일 함부르크 국립조형미술대학교 사진디자인 전공으로 유학하면서부터다. 한국이 아닌 유럽에서 사진을 시작한 만큼 그의 사고와 시각은 '현실의 기록을 중시하는 전통적인 사진'에 머물러 있던 당시 한국 사진의 경향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으며, '뉴 저먼 포토그래피'로 불리던 당시의 신주관주의 사진 경향의 세례를 받았을 것이라는 점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1980년대 중반, 유학에서 돌아온 구본창은 사진 매체를 통해 자신의 극히 사적이고 내면적인 의식세계를 절제되고 섬세한 터치로 표현한 작품을 선보임으로써, 당시 한국 사진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 주었다. 그리고 그의 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던 꿈과 환상, 고독과 공허감, 초현실적인 일상의 경험에서 얻은 감정과 에너지가 다발이 되어 하나씩 구체적인 모습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구본창의 초기사진들 사진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이들에게는, 구본창 하면, 미싱으로 박아 이은 미감광 인화지 위에 형상화된 인체를 정착시킨 연작 〈태초에(In The Beginning)〉(1991-1998)와, 유제를 바른 두꺼운 한지 위에 인화된 나비와 곤충의 이미지들을 마치 작은 나무상자 안의 표본처럼 가느다란 금속 핀으로 꽂아서 고정시켜 놓거나, 새·사슴·거북이 같은 작은 생명체들을 뢴트겐 사진처럼 만들어 합성하여 푸른 모노크롬 색조의 포토그램 이미지로 구성한 〈굿바이 파라다이스(Good-bye Paradise)〉(1993) 등을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며, 사실상 이러한 작품들이 그의 대표작으로 널리 알려져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에 선보이는 사진문고에서는 구본창의 잘 알려진 최근 작품들보다는 독일에서 사진 공부를 하면서 찍었던 컬러·흑백 스트레이트 사진 20여점이 책 머리에 실려 있어 눈길을 끈다. 이 작품들은 대상의 선과 면, 형태 등의 조형적 요소로 구성된 간결하면서도 역동적인 프레임 형식을 보여주고 있는데, 생략을 통해서 보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의 독특한 스타일이 이 무렵의 작품에 잘 나타나 있다. 이 중에서 특히 우리의 시선을 끄는 것은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의 산지미냐노에서 찍은 두 할머니의 사진(p.31)인데, 그의 사진 중에서 드물게도 스트레이트 기법으로 인물의 정면을 포착한 이 사진은 마치 앙리 카르티에-브레송의 결정적 순간을 보고 있는 듯하다. 또한 유학시절 자신의 내면세계를 섬세하게 표현한, 사진 넉 장이 한 조를 이루는 '일 분간의 독백' 시리즈와, 유학 후 귀국하여 작업한 '긴 오후의 미행' 시리즈 등도 구본창 사진세계의 색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 사진들은 표현행위의 주체인 자신과 대상으로서의 외부 현실을 양립시키지 않는 구본창 사진세계의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는데, 사진평론가 김승곤은 "'일 분간의 독백'이 자신의 모습을 빌려 내면의 세계를 파고 내려가려 한 것이라면, 뒤이어 제작된 연작 '긴 오후의 미행'은 타자에게 자신의 내면을 투영시키려 한 것"이라고 평하고 있다.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통찰과 사유 이 책에 실린, '일 분간의 독백' '긴 오후의 미행' '숨' '태초에' '굿바이 파라다이스' '화이트'로 이어지는 구본창의 일련의 작품 흐름에는, 그의 내면 깊숙한 곳에서 우러나오는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통찰과 사유가 미니멀리즘의 형식과 포스트모더니즘적 사고방식으로 절묘하게 포착되어 있다. 이러한 일련의 작품들에 대해 "그가 만들어내는 세계는 허구처럼 보이지만, 그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상상력이나 감성, 기억, 갖가지 상념이야말로 어떤 현실보다 리얼한, 살아 있는 것이다"라고 표현한 김승곤의 말은, 구본창의 사진세계를 단적으로 암시하고 있다. ◆전시기획자, 한국사진의 전파자로서의 구본창 독일에서 귀국한 구본창이 서서히 한국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1980년대 후반에, 그는 단순한 작가로서의 역할에 안주하지 않고, 이후의 한국 사진계에 변화를 주는 몇 가지 중요한 움직임을 만드는 일에 앞장섰다. 우선 1988년의 「사진, 새 시좌」전과 1991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치러진 「한국사진의 수평」전에서 그는 중심적인 역할을 맡았고, 이후 「아! 대한민국」(1992), 「정해창」(1995), 「신체와 성」(1995) 등 굵직한 국내 사진전을 기획했다. 한편 시야를 넓혀 해외에서도 「Contemporary Korean Photographers」(2000, 휴스턴 포토페스트), 「Thresholds of Time」(2000, 덴마크 오덴제 사진 페스티벌), 「Awakening」(2001, 호주 시드니 ACP) 등의 전시기획을 맡게 된다. 또한 그는 런던 킹스턴 대학의 스탠리피커 갤러리에서의 장학기금 수여와 작품활동 및 전시, 일본
기본정보
ISBN | 978893010073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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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출시)일자 | 2019년 02월 20일 (1쇄 2004년 07월 10일) | ||
쪽수 | 144쪽 | ||
크기 |
140 * 157
* 14
mm
/ 262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열화당 사진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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