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의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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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중앙일보 > 2016년 4월 5주 선정
소설은 신문기자 박주호가 중학교 시절 처음 시라키 레이와 연희를 만났던 날의 기억으로 시작된다. 횡계 버스정류소에서 술을 마시고 사람들에게 행패를 부리던 유강표와 이국적인 얼굴의 일본여자 시라키 레이와 손목에 풍선 하나를 매달고 “아빠…” 하고 유강표를 부르던 연희를 보았던 날이다. 박주호에게 21년 전 대관령 시절을 떠오르게 한 것은 연희의 오빠 유명한의 갑작스런 연락 때문이었다. 그는 유명한을 만나 유강표와 시라키 레이의 연애, 비운의 국가대표 스키선수 유강표, 그리고 오수도리 산장의 이야기를 전해 듣게 되는데...
작가정보
저자 이순원은 1958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나 1985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소」, 1988년 《문학사상》 신인상에 「낮달」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수색, 어머니 가슴 속으로 흐르는 무늬」로 동인문학상, 「은비령」으로 현대문학상, 「아비의 잠」으로 이효석문학상, 『그대 정동진에 가면』으로 한무숙문학상, 『얘들아 단오 가자』로 허균문학작가상, 「푸른 모래의 시간」으로 남촌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으로 『그 여름의 꽃게』, 『얼굴』, 『말을 찾아서』, 『그가 걸음을 멈추었을 때』, 『첫눈』 등이 있고, 장편소설로 『압구정동엔 비상구가 없다』, 『수색, 그 물빛무늬』, 『아들과 함께 걷는 길』, 『순수』, 『첫사랑』, 『19세』, 『나무』, 『흰별소』 등이 있다.
작가의 말
삿포로에서 자라 겨울에 끊임없이 내리는 눈 말고는 모든 것이 낯선 대관령에 와서 사는 한 여자가 있다. 그 여자가 낳은 아이가 다시 대관령에서 보았던 붉은 열매의 마가목이 가로수로 심어져 있는 것 말고는 모든 것이 낯선 삿포로에 가서 살고 있다.
삿포로에서 태어나 대관령에 와서 사는 여자에게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대관령에서 태어나 삿포로에 가서 사는 여자에게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그들의 겨울눈 같은 사랑과 봄눈 같은 사랑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겨울눈은 무거워 운명적이고, 봄눈은 미처 눈을 돌릴 사이 없이 녹아버려 안타깝다.
목차
- 일본여자 시라키 레이의 딸
제가 시라키 레이의 아들입니다
순정한 시간
그 아이 연희
비운의 국가대표 선수
오수도리 산장의 남자
주호와 연희의 <마음산책>
연어와 마가목
그해 크리스마스 선물
유강표와 시라키 레이의 화려한 연애시절
주호가 몰랐던 연희
낯선 곳에서도 우리를 견디게 하는 것들
그리고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작가의 말
추천사
-
꽤 오래 전부터 선생을 알아왔다. 고백한 적은 없지만, 선생을 이룬 것 중에 내가 은밀하게 샘내는 것이 있다. 선생의 대관령이다. 그러나 그것이 내게 있다고 해도 선생처럼 말하지는 못할 것이다. 선생은 선생만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대관령을 말한다. 삶과 죽음을 나누고, 잇는 것. 한 번도 넘어보지 못한 자와 기어코 넘어가버린 자를 가르는 것. 다시 한 번 선생은 그곳을 부지런히 넘어 선생만 쓸 수 있는 이야기를 썼다. 한밤 한낮에 선생이 이 이야기를 어떻게 썼을까를 생각할수록 서둘러 읽을 수가 없었다. 거의 모든 문장을 소리 내 읽기를 권한다. 선생이 그렇게 썼을 것이다. 선생은 공들여 쓴 바른 문장으로, 일과 사람의 전후사정을 정확한 바둑처럼 똑, 똑, 제자리에 놓는다. 조바심도 숨이 넘침도 없다. 인간을 두루 살피기 때문일 것이다.
소설 한 편을 읽고 나면 누군가 소설 바깥으로 빠져나온다. 이 소설을 읽은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연희일 수도, 유강표일 수도, 시라키 레이일 수도, 길 아저씨일 수도 있겠다. 내게는 ‘누이들’이었다. 연희를 비롯한 그 시대의 딸들. 누나들. 소설에서 빠져나왔다기보다는 현실에서 소설로 들어간 사람들. 그보다는, 소설이라는 탁한 거울에 잠시나마 얼굴을 비춘 사람들. 변변치 못한 이 추천사 말미에라도 꼭 그녀들을 말해두고 싶었다. 그녀들에게도 삶이, 너무 지나가버리지는 않았기를. 부디.
출판사 서평
6년 만에 돌아온 ‘은비령’의 작가 이순원,
대관령과 삿포로에 외롭게 흩날리는
겨울눈처럼 운명적이고, 봄눈처럼 애틋한 사랑 이야기
고백한 적은 없지만, 선생을 이룬 것 중에 내가 은밀하게 샘내는 것이 있다.
선생의 대관령이다. 그러나 그것이 내게 있다고 해도 선생처럼 말하지는 못할 것이다.
― 황정은(소설가)
‘은비령’의 작가 이순원이 6년 만에 신작 장편소설 『삿포로의 여인』을 출간했다. 소설의 무대는 다시 대관령이다. 강원도의 자연을 닮은 담백하고 순수한 문체로 빚어내는 이순원 작가 특유의 아날로그적 감성을, 대관령과 삿포로에 흩날리는 새하얀 눈발에 실어, 봄눈 같은 사랑 이야기를 펼쳐놓았다. 2015년 봄부터 1년간 계간 《문예중앙》에 연재되었던 이 작품은, 삿포로에서 태어나 대관령에 와서 살았던 한 여자와 대관령에서 태어나 삿포로로 결국 떠나가버린 여자의 딸, 그리고 그들의 몸과 마음을 움직이게 했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가의 말’에서도 밝히고 있듯, 이순원은 이 작품을 통해 ‘운명적’이면서도 ‘순간에 사라져버려 안타까운’ 사랑을 그리고자 했다. 눈의 고장 대관령과 삿포로에 내리는, 겨울눈처럼 운명적이고 봄눈처럼 미처 눈을 돌릴 사이 없이 녹아버려 안타까운 그들의 사랑은 은근하고 묵직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이 나무가 새하얀 꽃을 피울 때쯤 한 번 더 당신을 만날 수 있을까요?”
… 대관령과 삿포로에 외롭게 흩날리던 첫눈 같은 고백
이 소설은 신문기자 박주호가 중학교 시절 처음 시라키 레이와 연희를 만났던 날의 기억으로 시작된다. 횡계 버스정류소에서 술을 마시고 사람들에게 행패를 부리던 유강표와 이국적인 얼굴의 일본여자 시라키 레이와 손목에 풍선 하나를 매달고 “아빠…” 하고 유강표를 부르던 연희를 보았던 날이다.
박주호에게 21년 전 대관령 시절을 떠오르게 한 것은 연희의 오빠 유명한의 갑작스런 연락 때문이었다. 그는 유명한을 만나 유강표와 시라키 레이의 연애, 비운의 국가대표 스키선수 유강표, 그리고 오수도리 산장의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유강표는 1971년 삿포로 프레 동계올림픽에 스키 국가대표로 참가했던 화려한 시절이 있었지만, 고태복, 어재식이란 동료 선수만큼 주목을 받지 못한 채 선수 생명을 마감한다. 그 후 열등감과 패배감으로 술에 절어 살던 유강표는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시라키 레이는 딸 연희를 할머니의 손에 맡기고 일본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박주호의 대관령 시절 기억의 중심에는 연희가 있다. 이모부가 운영하는 구판장 옆 ‘미라노패션’이란 옷가게에서 일하던 연희를 만난 것은 군대를 막 제대한 후였다.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대관령에 머물렀던 2년간의 시간. 그동안 박주호는 길 아저씨, 제일의원 최 간호사, 미옥이, 용래… 그리고 연희와 함께 대관령에 내리는 눈처럼 하나둘 추억을 쌓아간다. 그 시간의 끝자락 연희와 헤어지던 날, 연희와 나눴던 마지막의 포옹의 순간을 떠올리며 박주호는 ‘사랑’이란 단어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그리고 삿포로에서 날아온 연희의 편지는, 대관령과 삿포로에 외롭게 흩날리는 첫눈 같은 고백처럼 더 깊은 여운과 감동을 전한다. “이 나무가 새하얀 꽃을 피울 때쯤 당신을 한 번 더 만날 수 있을까요?”
눈이 내리면 오빠는 어떤 일이 가장 먼저 떠오르나요?
나는 첫눈이든 한겨울 눈이든 봄눈이든 내 기억 속 대관령의 어떤 눈이 떠올라요. 그 눈은 내 나이 열일곱 살 봄에 내렸어요. (…) 그때 눈 속에서 오빠가 오토바이를 타고 하늘목장으로 왔어요. 큰 이불 보통이 같은 걸 가져왔는데, 미옥이와 내가 쓸 털모자와 파카 두 벌과 스키장갑 두 켤레와 그리고 구판장에서 미옥이반 아이들에게 나누어줄 흰 장갑 한 보퉁이를 가져왔어요. 정말 그건 어떻게 알고 가져왔는지, 다들 고마워했어요. 눈 속에 아이들 모두 손을 시려 했거든요. 그땐 오빠가 흰 눈 속에 오토바이가 아닌 백마를 타고 나타난 왕자였어요.
― 본문 중에서
그 누구도 다다를 수 없는, 이순원의 ‘대관령’
황정은 작가는 이 소설의 추천사에서 “고백한 적은 없지만, 선생을 이룬 것 중에 내가 은밀하게 샘내는 것이 있다. 선생은 대관령이다.”라고 밝혔다. 이순원 작가, 그만큼 대관령에 대한 애정을, 대관령의 자연을 닮은 문체를 가진 작가가 또 있을까. 그는 1958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나 1985년 《강원일보》 신춘문예, 1988년 《문학사상》 신인상으로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동인문학상, 현대문학상, 이효석문학상, 한무숙문학상 등 국내 내로라하는 문학상을 수상했고, 「은비령」, 『압구정동엔 비상구가 없다』는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되었으며, 『19세』, 『아들과 함께 걷는 길』 등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그의 대표작 「은비령」(현대문학상), 「그대 정동진에 가면」(한무숙문학상), 『아들과 함께 걷는 길』 등의 작품은 그 무대가 바로 강원도이고, 자전적 체험을 바탕으로 쓴 『19세』에서도 대관령을 무대로 하여 빼어난 문학적 성취를 거둔 바 있다. 그리고 6년 만에 발표한 소설의 무대 역시 대관령이다. 이제 이순원의 대관령은, 그의 문학적 토대일 뿐 아니라 어쩌면 그가 새로이 창조해놓은, 그 누구도 쉽게 다다를 수 없는, 하늘 아래 없는 그만의 유토피아가 아닐까.
기본정보
ISBN | 9788927807506 |
---|---|
발행(출시)일자 | 2016년 04월 18일 |
쪽수 | 284쪽 |
크기 |
133 * 192
* 25
mm
/ 398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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