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비의 달
도서+교보Only(교보배송)을 함께 15,000원 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
15,000원 미만 시 2,500원 배송비 부과
20,000원 미만 시 2,500원 배송비 부과
15,000원 미만 시 2,500원 배송비 부과
1Box 기준 : 도서 10권
해외주문/바로드림/제휴사주문/업체배송건의 경우 1+1 증정상품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패키지
북카드
키워드 Pick
키워드 Pick 안내
관심 키워드를 주제로 다른 연관 도서를 다양하게 찾아 볼 수 있는 서비스로, 클릭 시 관심 키워드를 주제로 한 다양한 책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키워드는 최근 많이 찾는 순으로 정렬됩니다.
수상내역/미디어추천
작가정보
저자 박태일은 경남 합천에서 태어나 198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시집으로 『그리운 주막』 『가을 악견산』 『약쑥 개쑥』, 『풀나라』, 『달래는 몽골 말로 바다』, 연구서로 『한국 근대시의 공간과 장소』, 『한국 근대문학의 실증과 방법』, 『한국 지역문학의 논리』, 『경남·부산 지역문학 연구 1』, 산문집으로 『몽골에서 보낸 네 철』, 『시는 달린다』, 『새벽빛에 서다』를 냈다. 『허민 전집』, 『무궁화―근포 조순규 시조 전집』, 『소년소설육인집』을 비롯한 여러 책을 엮기도 했다. 2006년 한 해 동안 몽골에 초빙교수로 머물렀다. 경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제24회 편운 문학상을 수상했다.
목차
- 1부
12월
사랑을 보내놓고
동묘 저녁
기러기
녹산에서 하루
언덕 위에 성당이
구름 마을
새벽빛
두만강 건너온 레닌
성모병원 난간에 서서
처서
영락원
꼬질대
오륜동
구덕포
2부
저녁달
욕지 목욕탕
산해정
상추론
누부 손금
발해를 꿈꾸며 동해에 지다
석기시대
광한루 가는 길
법화사
문풍지
황강 18
황강 19
황강 20
황강 21
황강 22
황강 23
황강 24
3부
안개와 함께
가을은 달린다
을숙도
시의 탑차를 타고
고죽을 나서며
비둘기 운력
해인사
별나라
시인의 손
또 한 잔
어머니의 잠
성묘
두 딸을 앞세우고
소껍데기회
다람재 넘으며
청사포 이별
4부
우포 기별
문산 지나며
다대포
겨울 정선
목포는 항구다
순천만
저세상에 당신에게
대보름
여름
옥비의 달
이별
비둘기 눈물
비 내리는 품천역
곤달걀
여우비
쿠쿠
마른번개
해설·굴불굴불, 생의 공간과 시간과 언어의 결_장철환
책 속으로
사랑을 보내놓고
보낸 나를 내려다본다
동리 간이 우편취급소는 새로 바뀌었고
바뀐 사무원은 손이 작다 몸집이 작다
아아 이별도 작게 하리라
사랑은 특급으로 떠났다 특급이 못 된 사랑은
행낭에 물끄러미 포개져 존다
특급 사랑을 못 해본 내가 특급 우편을 부친다
사랑이 떠난 뒤에도 사랑 가게를 볼 수 있을까
사과를 깎고 비 내리고 차들 오가고
나는 사랑과 이별을 나눈다
침대 위에서 침대 아래서 나눈다
이별은 멍든 구석이 어디쯤일까
사랑을 보내고 한 달 사랑에게 전화를 건다
출타 중, 기별해야 할 다른 이별이 남았나 보다
저녁 술밥집처럼 축축한 목소리로
다른 사랑을 만나나 보다
사랑은 멀고 나는 사랑을 잊는다
길에서 잊고 지하철에서 잊는다
사랑이 떠난 뒤에도 사랑 가게를 볼 수 있을까
사랑 많이 버세요 다른 사랑이 웃는다
나도 사랑을 별만큼 많이 벌고 싶다
사랑을 보내놓고
사랑 가게 문을 닫는다
어느 금요일까지 기다리리라
토요일 일요일에는 전화를 걸 수 있으리라
은행나무가 수화기를 내려놓는다
수루루 사랑이 떨어진다
― 「사랑을 보내놓고」
지하철 공사 기중기가 밤새 끌어올렸나
흰 초생달
쉰 살 무렵 아버지
등덜미 같다
서부정류소 시계탑
왕벚나무 가지마다 혀를 깨물어
봄봄봄 흩어진다
내 슬픔의 일용 노동자.
― 「새벽빛」
적치마상추 뚝섬적치마상추 조선흑치마상추 청치마상추 먹치마상추가 중엽쑥갓 치마아욱 곁에 앉았다
상추와 상치를 왔다 갔다 하는 사이
치마를 입었다 치매를 벗었다 하는 사이
입맛이 바뀌고 인심이 달라졌단 뜻인가
아 조선흑치마라니 청치마라니 오늘은
알타리무가 치마아욱 곁에 쪼그려 앉았다
할매약초 중앙종묘사 부전시장 어느 새벽보다 먼저
꽃치마 주름치마 짐짓 접은 씨앗 아이들
그래서 상추는 앞뒤 모르고 찢어졌던 세월 같고
잎잎이 떠내려간 누비질 추억이었던가
무심한 무와 상추 사이에서 허전한 상치와 상처 사이에서
출근길 시장 골목 글로벌타워 높다란 커다란 상점 위로
귓불에 솜털도 가시지 않은 채
겉옷 속옷 눈물 뭉텅뭉텅 닦으며
마냥 밟힌 구름을 보는 것인데
쌈쌈을 밀어 넣다 울컥거리는 네모 밥상
저문 마을에 도로도로 놓일 한 끼
슬픔을 씹는 것인데
적치마상추 뚝섬적치마상추 조선흑치마상추 청치마상추 먹치마상추가 중엽쑥갓 치마아욱 곁에 앉았다.
― 「상추론」
저세상에 아름다운 꼿밭에 편히 계시는 줄 알고 잇습니다 우리가 스무 살에 만나서 좋은 일도 만앗지요 그러다가 내가 잇달아 딸을 만이 나아도 당신은 한 번도 내게 성을 내지 않고 언제나 이 나를 위로하고 아꼐 주섯습니다 밥이랑 미역국 잘 먹으라고 늘 시켯습니다 내가 딸을 놓고 또 딸을 놓고 잇달아서 딸 놓아도 말 한마디 없어시고 기분 나뿐 소리 한 번도 하지 안 하고 좋은 말로 위로해 주시던 당신이엇습니다 그러다가 아들을 놓앗지만 장가도 보내기 전에 당신은 저세상으로 먼저 가시서 얼마나 서러웠는지 모른답니다 나는 오래 살아 아들 장가보내고 살다 보니 좋은 일도 만이 보고 자식 효도도 받고 있는데 당신이 생각날 때마다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언젠가 나도 당신 옆에 갈 때 이승에서 아이들 잘 키우고 왓다고 자랑 자랑할 것입니다
2003년 1월 22일 밤 아내 박악이가.
― 「저 세상에 당신에게」
가회도 황매산 돌집이 많아
밤마다 그랑그랑 저승방아가 도는데
의령 자굴산에
해 돋는 아침
영암사 아랫길로
노루오줌 붉은 꽃이 줄지어 핀다.
― 「황강 19」
출판사 서평
떠난 이들에 대한 제례의 언어
198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경남 지역어에 대한 애정으로 한국 시의 맛을 지켜온 박태일 시인의 신작 시집 『옥비의 달』(문예중앙시선 35)이 출간되었다. 2014년 편운문학상을 수상한 제5시집 『달래는 몽골 말로 바다』의 뒤를 잇는 여섯 번째 시집이다. “언어의 생김새와 색깔, 소리 등을 예민하게 포착”(이승하 시인)하고 “의성어와 의태어의 절묘한 활용”(권혁웅 시인)을 선보였다는 평을 받아온 박태일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도 지역어를 십분 활용해 한국 땅 예제에 깃든 아름다움과 그리움을 담아낸다. 특히 이번 시집은 그리운 기억에 대한 제례라고 할 수 있다. 「성탄절」의 김종길 시인, 발해 항로 개척에 힘쓰다 간 장철수 대장, 민족 소설가로 불리운 표문태 소설가 등의 이름을 부르며 ‘굴불굴불’한 생의 길을 떠난 존재들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다. 이육사 시인의 딸인 이옥비 여사를 주인공으로 한 「옥비의 달」이 표제작인 점도 이러한 맥락에서 비로소 의미심장해진다.
굴불굴불, 생을 주유하는 노래들
상추와 상치를 왔다 갔다 하는 사이
치마를 입었다 치매를 벗었다 하는 사이
입맛이 바뀌고 인심이 달라졌단 뜻인가
아 조선흑치마라니 청치마라니 오늘은
알타리무가 치마아욱 곁에 쪼그려 앉았다
― 「상추론」 부분
박태일 시인의 언어는 한국어의 결을 살린 유려한 리듬으로 생의 굴불굴불한 길을 따라 주유한다. 그 결을 따라 읽다 보면 말놀이에서 배어 나오는 해학과 풍경에 스며드는 슬픔이 동시에 발생하는 기이한 순간이 찾아온다. 이러한 박태일 시의 특징을 두고 해설을 쓴 장철환 문학평론가는 “(시인이) 다양한 생의 공간을 주유하면서 공간의 질서를 탐색하는 것은” “시적 리듬을 통해 죽음의 한계에 대응하기 위함이다.”라고 해설한다. 박태일 시인의 시에 나타나는 생의 무게와 이에 대한 반발력은 일찍이 “이별과 유랑과 상실과 죽음의 비극적 사건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고독과 슬픔의 세계”(오형엽 평론가)로 지칭되어왔는데 이번 시집은 그러한 상실의 정서에 한층 더 가까워진 것이다.
한 굽이 골바람
한 굽이 강바람
땅고개 지나 성채에 묻힌 할메는
길 되고 밭 되어 주무시는가
― 「황강 21」 부분
시인이 『풀나라』에서 시작해 십수 해에 걸쳐 쓰고 있는 황강 연작은 특히나 죽음과 관계 깊다. 흔히 강은 슬픔과 인생에 비유되기 때문에 더 그러할 것이다. 시인은 과거 『가을 악견산』 을 통해 “죽음은 늘 턱없이 넘치려 하는 생각이나 부풀리고 싶은 느낌을 다독거려주는 힘이 있다.”고 밝혀온 바 있는데, 장철환 평론가는 이를 “죽음과 언어 표현 사이의 상관성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죽음이라는 중력이 있기에 삶은 무게감을 지니며, 시인은 그러한 죽음에 대한 인식을 통해 감정이 과장되지 않은 순정한 리듬을 우리에게 들려줄 수 있는 것이다.
육사 가고 난 원천
탄신 백 주년 오늘 문학관이 서고
집안 어른에 묻혀 네 살 옥비 걷는다 울며
예순네 살 옥비 웃는다
어디 사시느냐 물었더니
일본 신사
어떤 팽팽한 인연이 놓치듯 옥비를
아버지 죽음으로 몬 나라에 머물게 했을까
― 「옥비의 달」 부분
표제작인 「옥비의 달」은 이육사 시인의 유일한 혈육 이옥비 여사의 삶을 그리고 있는 시편이다. 어린 옥비의 시선과 노년의 옥비를 오가며 순국한 이육사 시인과, 아버지를 여읜 어린 딸의 기구한 운명이 애달프게 그려진다. 네 살 옥비의 눈물과 예순네 살의 옥비의 웃음이 교차되어 그러한 정서는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60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삶을 짓눌렀던 죽음의 무게가 노년에 와서는 역전되는 것이다. 이는 어둔 밤이 되어서야 환해지는, 떠오르는 달 같은 역설이다. 장철환 평론가는 “박태일 시의 기저에는 죽음과 슬픔이라는 강력한 중력장이 내재해 있다.”라며 “그 역설의 봉두난발을 빗질하는 가운데 비로소 결이 고운 언어가 탄생한다.”고 이야기한다. 그것이 바로 박태일의 시가 결코 외양의 아름다움에 그치지 않는 비밀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27805700 | ||
---|---|---|---|
발행(출시)일자 | 2014년 09월 01일 | ||
쪽수 | 162쪽 | ||
크기 |
125 * 204
* 20
mm
/ 250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문예중앙시선
|
Klover
e교환권은 적립 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리워드는 작성 후 다음 날 제공되며, 발송 전 작성 시 발송 완료 후 익일 제공됩니다.
리워드는 리뷰 종류별로 구매한 아이디당 한 상품에 최초 1회 작성 건들에 대해서만 제공됩니다.
판매가 1,000원 미만 도서의 경우 리워드 지급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일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불편을 끼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아래에 해당하는 Klover 리뷰는 별도의 통보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 도서나 타인에 대해 근거 없이 비방을 하거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리뷰
- 도서와 무관한 내용의 리뷰
- 인신공격이나 욕설, 비속어, 혐오발언이 개재된 리뷰
- 의성어나 의태어 등 내용의 의미가 없는 리뷰
리뷰는 1인이 중복으로 작성하실 수는 있지만, 평점계산은 가장 최근에 남긴 1건의 리뷰만 반영됩니다.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200원 적립
문장수집
e교환권은 적립 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리워드는 작성 후 다음 날 제공되며, 발송 전 작성 시 발송 완료 후 익일 제공됩니다.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주문취소/반품/절판/품절 시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