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 없이, 요르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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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CBS노컷뉴스에서 기자로 근무하고 있다. 사회부를 거쳐 정치부에서 국회를 출입한다. 조만간 뉴미디어부로 옮겨 언론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예정이다. 행복과 재미에 골몰하지만, 진지하고 정교한 직업 윤리를 짊어진 탓에 가끔은 뇌가 고장 난 것만 같은 기분을 느낀다. 그래도 펜을 들고 요지경 세상에서 불편부당을 찾아 헤매고 감춰진 진실을 추적하는 일에 자 부심을 갖는다. 삶은 사랑과 죽음으로 요약된다는 신념을 잊지 않으려 애쓴다. ‘구의역 사고 배후 메피아 계약’ 보도로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을, ‘화학공화국, 당신은 안녕하십니까’로 방송기자클럽 기획보도상을 각각 수상했다. 물론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 든든한 후배들의 조언과 격려 덕분이다.
전업 여행작가와 태권도 선수의 꿈을 연거푸 포기하고 방송기자가 됐다. 이제는 짬짬이 글을 쓰고 수련하는 걸 취미로 하고 있다. 대책 없이 떠났던 여행의 기록을 거듭 책으로 엮을 수 있던 것도 그 덕분이다. 요즘은 정치권 소식을 전하기 위해 국회를 출입한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간혹 출연하고 네이버엔 〈정알못 뉴스〉를 연재한다. 정치를 잘 알지 못하는 일명 ‘정알못’들을 위해 쉽고 재밌게 쓰는 코너다. 사회부 시절 에는 ‘13세 지적장애 하은이 성매매 둔갑 판결’, ‘구의역 사고 배후 메피아 계약’, ‘베트남전쟁 한국군 민간인학살’ 등을 심층 취재했다.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국가인권위 인권보도상, 국제앰네스티 인권상과 노근리평화상을 받았다. 저서로는 〈무모해도 괜찮아, 쿠바니까〉가 있다.
목차
- # 프롤로그 : 머릿속 세계지도에 흐릿한 곳, 중동으로
# 암만, 앗살라말라이쿰
01 형이 왜 거기서 나와? #광일
02 5디나르, 이거 먹고 떨어져라 #광일
03 요르단에 갇힌 칼리드의 꿈 #구연
04 시타델의 달밤 #구연
05 뜻밖의 푸조 #구연
# 와디무집 어드벤처
01 죽음의 바다에 꼬르륵 #광일
02 천년의 물줄기를 거슬러 #구연
03 캄캄한 밤, 앞길 막은 개 떼, 그리고 악취 #구연
04 발렌타인의 여인들 #구연
# 잊힌 도시, 페트라
01 쏘리, 동키 #광일
02 마릴린 먼로의 빨간 하이힐 #구연
03 메이드 인 차이나 #구연
04 촛불 따라 나이트 페트라 #광일
# 붉은 사막 와디럼
01 두근두근 다음 곡 #광일
02 내가 죽으면 네가 쓰고,네가 죽으면 내가 쓰고 #구연
03 저길 봐, 사막여우야 #구연
04 별빛을 이불삼아 모래를 베개삼아 #광일
05 사막의 슈퍼히어로 #구연
# 아카바 트레블러
01 홍해, 갈라지지 않았다 #광일
02 클럽 찾아 삼만리 #구연
03 오픈워터 쭈구리 #구연
04 니하오, 나사렛 소녀들 #구연
# 바닥의 사막, 반전의 이집트
01 파리 떼 습격사건 #광일
02 룩소르 최고의 사기꾼 #광일
03 머드 샤워 #광일
04 모처럼 따뜻한 환대 #광일
# 에필로그 : 한 편의 소설, 한 편의 영화
추천사
-
타인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무모하고, 어리석고, 용감하고, 행복한 모습을 밀착 취재하는 시간. 기자들은 그것을 여행이라고 부른다. 기자 6년 차, 현장 기록에 이골이 난 두 청년 정치부 기자들이 농담이라곤 없는 국회 출입처의 일상을 대신해 예측불허의 요르단 여행을 기록했다. 기자 정신(이라고 쓰고 ‘일단 닥쳐 보자’라고 읽는다)을 앞세운 브로맨스 여행기는 솔직하고 생생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순삭’이다, 훈련된 기자 근성은 근육으로 자리 잡아 유용한 여행 정보들도 놓치지 않았으니 요르단이 ‘아직’인 여행자들에겐 이보다 쉽고 재밌는 여행기도 드물 터. 기록 잘하는 유쾌한 여행자들의 존재가 귀한 시대에, ‘힘 빼고 글쓰기’라는 그 어려운 일을 해낸 두 여행작가에게 5디나르를 주고 싶다.
책 속으로
우리는 모험을 떠나기로 했다. 모처럼 주어진 긴 시간, 좀 더 독특하고 남다르게 보내고 싶었다. 미지의 세계에 발을 내딛는 그런 여행은 어떨까. 청춘을 불태우고 넘치는 에너지를 쏟아 부을 그런 곳 말이다. 그래서 ‘핫 플레이스’를 찾기보다 세계지도를 뒤져보며 낯선 곳을 찾았다.
왜 하필 요르단이냐고? 지구본을 몇 차례 돌렸을 때 우리 시선이 딱 꽂힌 곳이 바로 중동, 요르단이었다. 지리적 거리보다 심리적 거리가 더 멀고, 그래서 우리네 머릿속 세계지도에 흐릿하게 존재한다는 게 외려 매력적이었다. 더구나 중동 국가 가운데 비자 발급이 쉽고 치안도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하니 이제 더 따질 게 없었다. 사해와 홍해가 일렁이는 나라, 영화 ‘알라딘’과 ‘인디아나 존스’의 무대. 32살 두 남자의 가슴에 잔존했던 모험심은 요, 르, 단, 이라는 세 글자에 꿈틀대기 시작했다.
_ 6-7쪽.
전쟁의 비극은 칼리드의 삶을 지독하게 괴롭혔다고 한다. 전쟁터에서 포탄에 맞아 숨진 아버지와 가난에 허덕이다 병으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 칼리드는 약관의 나이에 고아가 됐다. 그의 첫 직장은 자동차 정비소였다. 엔지니어로 9년간 일했던 칼리드는 가끔씩 찾아오는 외국인 손님을 만나는 게 즐거웠다고 한다. 국경 밖 미지의 세계에서 온 외국인들의 행동과 말씨, 옷차림, 피부색, 외국인 특유의 낯선 체취까지 모든 게 칼리드에게는 신세계를 탐험하는 여행이었다. 그래서 그는 혼자서 영어를 공부하면서 택시기사가 됐고, 이후 외국인들만 골라 태우는 일종의 외국인 전용 투어 택시기사가 됐다고 한다.
_ 50쪽.
방심할 수 없는 격랑의 트레킹을 마치고 나니 주위의 풍경이 한층 더 고혹스럽게 다가왔다. 폭이 10m 정도 밖에 되지 않는 협곡에 새겨진 줄무늬. 다갈색과 황토색, 오렌지 갈색 등 색색의 사막의 모래와 황토가 층층을 만들며 수천 년 세월의 흔적을 기록했다. 유구한 시간을 깎아온 물줄기는 바위에 부딪히며 요란한 울림을 만들었고, 그 위로 바다보다 파란 하늘이 완벽한 풍경의 마침표를 찍었다. 완전한 어드벤처 그 자체. 트레킹 코스 끝자락은 물이 얕았기에 구명조끼를 벗고 물속에 털썩 주저앉아 바닥에 꽂히는 폭포수를 바라봤다. 마구마구 쏟아지는 분파에서 물안개가 피어나는 풍광에 응어리진 근심거리는 묵은 때가 벗겨지듯 씻겨나가는 개운한 기분이었다.
_ 103-104쪽.
정신이 든 건 해가 완전히 저편으로 사라지고 난 뒤였다. 조금 전까지 포근하던 대지의 기운은 온데간데없이 자취를 감췄고 새까만 밤하늘이 사방을 지배했다. 가로등은커녕 주위에 단 한 줄기의 빛조차 보이지 않는 완벽한 어둠 속에 갇힌 기분이었다. 우리는 부랴부랴 차로 돌아가 전조등을 켜고, 조급한 마음으로, 하지만 겁에 질린 탓에 거북이걸음처럼 차를 몰았다. 늑대라도 나타나면 어쩌나. 사막에는 어떤 야생동물이 살고 있을까를 상상하며 점차 공포의 늪으로 빠지는 사이 급기야 우리의 긴장을 달래주던 노래마저 끊겼다. 인터넷이 잡히지 않아 스트리밍 서비스로 듣던 노래가 멈춘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내비게이션마저 가동을 멈췄다. 순식간에 깜깜한 바위산에 내던 져진 기분이었다.
_ 116-117쪽.
우리도, 주위 사람들도 허탈하게 웃었다. 다시 올라가 볼까 고민도 했지만, 또다시 후들거리는 다리를 부여잡고 게걸음치면서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올라가기 싫었다. 결국 사진은 그냥 편하게 바위 다리를 배경으로 찍기로 했다. 꿩 대신 닭이라고, 뭐 어쩔 수 없지. 바위 다리 밑에서 우리는 힘껏 뛰어 올랐다. ‘어드벤처 요르단!’을 외치며 튀어 오른 우리는 한 쪽 다리를 펴고 날라차기 포즈를 취했다. 서로 입을 맞춘 것도 아니었는데 자연스럽게 그런 포즈가 나왔다는 사실이 짜릿했다. 우리는 그 사진이 이번 여행의 ‘베스트 샷’이라고 자평했다. 뜻밖의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_ 214쪽.
사막여우와 함께 달리는 진귀한 순간은 녀석들이 방향을 틀 면서 금세 끝이 났다. 사막여우들은 순식간에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노와프는 내가 운이 좋다고 했다. 사막여우는 겁이 많고 워낙 재빨라서 실제로 보는 일이 많지 않단다. 일행들은 모르는, 광일도 모르는 나만의 추억 하나가 생겼다.
_ 226쪽.
시간이 이대로 멈췄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렇게 웃고 떠들다 보니 주변은 어느덧 캄캄해졌다. 우리는 지프에 올랐고, 베두인 캠프로 향했다. 오프로드를 달리는 동안 홀가분한 마음으로 음악을 들었다. 빠른 비트의 힙합 음악이 나오자 맨 앞에 앉은 구연과 내가 어깨춤을 주도했고, 다른 이들도 호응했다. 그러다 혼자서 두 팔을 가로로 뻗었다. 바람을 정면으로 맞았다. 내가 새라면, 그래서 어둠이 깔린 이 사막에 낮게 비행한다면, 그러면 이런 기분일까. 누가 보면 ‘쟤 뭐하나’ 싶겠지만, 내겐 잊지 못할 최고의 순간이었다.
_ 234-235쪽.
출판사 서평
머릿속으로 떠올린 나라 중에서
가장 흐릿했던 곳, 중동으로
직장동료이자 동갑내기 친구, 두 현직 기자인 저자들은 매일같이 반복되는 일상에서 잠시나마 탈출하기로 결심한다. 모처럼 주어진 시간을 보다 독특하고 남다르게 보내기로 한다. 그래서 익숙하고 잘 알려진 나라가 아닌, 도전 의식을 불태우게 하는 생경한 곳으로 떠나기로 했다. 그렇게 두 명의 청춘은 대책 없이 요르단으로 떠난다.
지구본을 무작정 돌려, 중동의 요르단으로 떠나기로 한 것은, 우리네 머릿속에 흐릿한 나라였기 때문이다. 지리적 거리보다 심리적 거리가 더 먼 나라 요르단. 이처럼 알려지지 않은 나라라는 점이 도리어 신비스럽고 매력적으로 느껴져 두 청춘은 망설임 없이 요르단으로 향했다. 사해와 홍해가 일렁이는 나라, 영화 ‘알라딘’과 ‘인디아나 존스’의 무대. 두 명의 청춘의 가슴에 잔존했던 모험심은 요르단이라는 나라에 일렁이기 시작했다.
회색빛의 일상에서 탈출해 만난,
컬러풀한 요르단!
암만, 와디무집, 페트라, 그리고 와디럼과 아카바까지 이어지는 여행 속에서는 익숙한 관광지에서는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이어지고, 이국적이고 새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회색빛의 익숙한 빌딩 숲을 떠나 우리네 머릿속에 흐릿한 곳 요르단에서 발견한 것은 컬러풀한 다양한 색깔이었다. 요르단에는 기대했던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통통 튀는 모험과 이야기가 있었고,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전혀 예상치 못했던 어드벤처와 아름다운 풍경들은 우리에게 희미한 이미지로 자리 잡아 있던 중동을, 그리고 요르단을 더욱 선명하게 보여준다. 요르단의 붉은 사막과 푸른 밤은 회색빛으로 바란 우리네 삶에 컬러풀한 색채감을 더해줄 것이다.
방구석에서 즐기는
일상탈출 해외도피 이야기
이 책은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가던 두 국회 출입기자의 ‘일상탈출 해외도피 이야기’이자 아직은 도전하고 부딪치는 게 즐거운 ‘청춘 어드벤처 여행기’다. 여행을 통한 깨달음을 전파하는 ‘진지충’식 전개를 최대한 피하고, 현장의 생생함과 우리들의 팔팔함을 담고자 노력했다. 우리의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탈출해 잠시나마 방구석에서 다양한 색채로 가득 차 있는 요르단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요르단에서 경험한 생생한 이야기와 요르단의 이국적이고도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영상까지. 이 책을 통해 이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다. 거기에 미지의 세계, 요르단 여행을 준비하시는 분들을 위해 ‘꿀팁’ 여행정보까지 함께 담았다. 물론 ‘덥고 불편한 여행은 싫다’ 하셔도 좋다. 책장을 펼치고 딱 하루 정도면, ‘방구석 사막 여행’ 다녀올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26899724 |
---|---|
발행(출시)일자 | 2020년 06월 15일 |
쪽수 | 320쪽 |
크기 |
131 * 189
* 22
mm
/ 422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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