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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1996년 국내 본격 판타지 소설의 효시가 된 『바람의 마도사』로 데뷔한 이후 『흑기사』『괴수』『위령』『피리새』등의 장편소설을 집필했다. 서구풍 본격 판타지 뿐 아니라, 한국적 무속을 소재로 한 현대 판타지, 미스터리와 호러까지 다채로운 작품색을 가진 작가로 이름 높다.
목차
- 1부
이메일
3월 2일
면담
3월 11일
교감
3월 12일
2부
신문
산군실록 기사 ㅡ 기축년 2월 25일 (1)
백스물세 번째
산군실록 기사 ㅡ 기축년 2월 25일 (2)
3월 21일 오후 여섯 시 십사 분
산군실록 기사 ㅡ 기축년 2월 25일 (3)
백스물네 번째
3월 25일
책 속으로
은혜는 아이들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걸음을 옮겼답니다. 교탁 앞까지 걸어가서 갑자기 몸을 휙 돌렸는데, 그때 손에 들고 있던 비닐봉투가 출렁하면서 교실 바닥에 핏물이 튀었답니다. 비닐봉투 안에 피가 가득했던 겁니다. 핏물 안에는 또 뭔가가 잠겨 있었고요.
그게 뭔지는 알 수 없었답니다. 비닐봉투가 무슨 색깔이었는지는 아무도 기억해내지 못했지만 처음에 피가 든 걸 몰랐던 걸 보면 투명한 봉투는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아무튼 그것은 비닐봉투를 불룩하게 부풀어 오르게 할 정도로 큼직한 물건이었다고 합니다. 수박이나 혹은…… 사람의 머리만 했다는군요. 윤곽도 둥글둥글했다고 하고요.
그때까지도 아이들은 비명을 지르거나 도망치지는 않았습니다. 아이들 말로는 난데없이 따귀를 맞은 것 같아서 얼떨떨하기만 했지 무서운 줄은 몰랐답니다. 아이들이 공포를 느끼기 시작한 건 서영이가 일어선 다음이었다고 합니다.
이 부분은 아이들마다 증언이 다소 엇갈립니다. 어떤 아이들은 은혜가 먼저 서영이를 불렀다고 하고 또 어떤 애들은 서영이가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고 했습니다. 서영이가 우악스럽게 일어나는 바람에 의자가 넘어져서 쿠당탕 큰 소리가 났다는 증언도 있고요.
은혜가 교실을 가로지르면서 피 냄새도 교실 전체로 번지던 참이었답니다.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하던 아이들도 서영이의 행동과 피 냄새에 자극을 받아 정신을 차렸고 눈앞의 일이 꿈이 아니라 분명히 현실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합니다.
심약한 아이들 몇이 가장 먼저 교실 밖으로 달아나고, 남은 아이들이 신음을 삼키고 있을 때, 은혜는 서영이에게 다가갔답니다. 서영이 앞자리의 서지수라는 아이가 그때 은혜가 한 말을 기억해냈습니다. 은혜는 이렇게 말했답니다.
“미안해. 네 친구 수연이를 죽였어.”
_ 12 페이지에서
“도대체 당신은 누구죠?”
“저요? 거리에서 활동하는 아마추어 화가이기도 하고 부업으로 점쟁이 노릇도 하는 사람입니다만, 선생님이 알고 싶으신 건 그런 게 아닌 것 같군요. 혹시 호랑이가 무당을 지켜준다는 이야기를 아십니까?”
“무슨 소리예요?”
“모르시는군요. 하긴 당연하겠죠. 선생님은 그저 이것만 아시면 됩니다. 세상에는 여느 사람들이 생명을 대가로 치르지 않고서는 결코 넘어갈 수 없는 문턱을 살아서 넘나들 수 있는 특별한 존재가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런 자들을 지켜주는 호랑이가 있다는 것 말입니다. 그럼 이제 자기소개나 할까요? 저는 노산군이라고 합니다. 산군은 산의 임금이나 혹은 주인이라는 뜻으로 호랑이의 별칭입니다. 또 제 성인 노(盧)에는 검다는 뜻이 있죠. 제 이름을 풀이하면…….”
화가가 싱긋 웃으며 왼손 검지로 안경을 꾹 눌러 썼다. 안경알 너머에서 검은 눈동자가 날카롭게 빛났다.
“검은 호랑이라는 뜻이 되죠.”
_ 233 페이지에서
출판사 서평
『바람의 마도사』작가 김근우가 선사하는 본격 호러&미스터리의 전율!
산군실록 시리즈 1권 『검은 목의 교실, 친구를 부른다』등장
『바람의 마도사』로 데뷔하여 한국산 본격 판타지소설 붐의 효시가 된 김근우 작가. 그는 이후 동양적 세계관의 판타지 『괴수』를 거쳐, 한국 무속을 바탕으로 한 작품인 『위령』,『피리새』를 발표하여 작품색의 확장과 발전을 거듭해 왔다. 이번 이타카에서 출간하는『검은 목의 교실, 친구를 부른다』로 작가는 한국 무속과 현대 학교괴담, 미스터리적 구성을 엮어 한층 세련된 경지를 선보인다.
이타카 新괴담문학 시리즈 제 3탄에 해당하는 본작은 단순히 무서운 ‘괴담’일 뿐 아니라, 치밀하게 구성되고 놀라운 반전이 기다리는 본격 미스터리이기도 하다. 괴담을 좋아하는 독자,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독자, 혹은 새로운 타입의 장르소설에 목마른 독자들 모두에게 가뭄의 빗줄기와 같은 선물이 될 것이다.
학교에 떠도는 불길한 소문, 여학생들의 일그러진 우정, ‘귀신을 보는’ 소녀ㅡ
소녀들의 흔들리는 마음이 불러일으킨 충격적인 참극!
『검은 목의 교실, 친구를 부른다』는 장르소설 브랜드 이타카의 홈페이지 작가연재란(http://www.ithaca.kr/xe/write_s3)에서, ‘산군실록 문제편’ 이라는 이름으로 1부에 해당하는 전반부를 연재했다.
본작은 연재 첫 회부터 피투성이인 채로 교실에 들어온 여학생이 핏물이 가득 찬 비닐봉투에서 ‘사람의 머리처럼 보이는 무언가’를 꺼낸다는 충격적인 전개로 연재 독자들의 큰 반향을 얻었다.
1부와 2부로 이루어진 이 책의 제 1부에서는, 3월 19일에 벌어진 괴사건을 축으로 사건의 당사자들과 목격자들의 엇갈리는 증언, 일기 등 다양한 기법을 구사하여 정교한 호러와 미스터리를 구축해 나간다.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귀신을 본다’는 이유로 마음을 닫고 급우들에게 배척당하는 소녀 서영, 그리고 교실의 리더이며 누구보다도 서영을 미워한 은혜와 은혜의 친구 수연. 서영의 고독함, 은혜의 광기어린 분노가 점점 증폭함에 따라 학교에 소문으로 떠돌던 정체불명의 귀신 ‘검은 목’이 출현하고, 폭주의 끝에 은혜는 괴사건을 일으키지만…….
사건의 진실, ‘검은 목’의 정체, 그리고 귀신을 보는 소녀 서영의 정체.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들을 남기고 1부는 막을 내린다.
“난 위령(慰靈) 같은 건 하지 않아. 파사(破邪)를 할 뿐이지.”
해박한 지식과 파괴력을 갖춘 탐정(?)의 활약, 놀라운 사건의 진실!
제 2부는 연재되지 않은 미공개 분량이며, 미스터리로 치면 앞서 제시된 문제를 해결해 가는 일종의 탐정편 ‧ 해결편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무속관에서부터 불교, 유교의 철학을 망라하는 해박한 지식으로, 서양의 추리소설과는 다른 스타일의 ‘논리’와 ‘윤리’를 참신하게 구축하는 필치가 돋보인다. 동양 오컬트 세계관의 ‘탐정’이라고 할 수 있는 ‘파사가(破邪家)’의 활약과 거듭되는 반전, 예측불허의 결말은, 괴담소설과 미스터리의 장점을 고스란히 갖고 있으면서, 그 어느 쪽에도 묶어둘 수 없는 기발함과 유연함으로 장르 독자들을 유혹하기에 충분하다.
『검은 목의 교실, 친구를 부른다』는 ‘산군실록 시리즈’의 1권이다. 여기서 산군실록(山君實錄)이란 ‘산 속의 왕의 행실을 기록하다’라는 뜻이며, 산 속의 왕이란 호랑이를 뜻한다. 또한 산군은 ‘파사 탐정(?)’의 이름이기도 하다. ‘산군실록 시리즈’가 앞으로 호랑이와 같이 강력하고 날카로운 재미를 보증하는 이름이 되기를 기대한다.
기본정보
ISBN | 9788926770108 | ||
---|---|---|---|
발행(출시)일자 | 2010년 09월 30일 | ||
쪽수 | 424쪽 | ||
크기 |
133 * 204
mm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산군실록 시리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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