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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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나들》은 이러한 나의 존재 가능성과 그 탐색/실패 가능성을 찾는 새로운 시도다. 그래서 이 책은 세상의 또 다른 나를 찾아 떠나는 모험과 여행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남석
영화/연극평론가. 부경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나 1992년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하였다. 내 의지로 국어국문학을 선택했지만, 항상 “왜 나는 이 길을 선택했을까”를 고민했다. 유달리 고민이 많아서 다른 길로 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같은 학교 같은 과 대학원에서 공부를 더 하고 2003년 시나리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5년 부산으로 내려가 교수 생활을 시작했으며, 2020년 현재 16년째 부산에 살고 있다. 199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여자들이 쓰러지는 자리-윤대녕 론〉이 당선되어 문학평론가가 되었고, 2003년 《조선일보》에 〈숨어 있는 희망을 기다리는 두 사내〉를 발표하면서 연극평론 활동을 시작했으며, 200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경박한 관객들-홍상수 영화를 대하는 관객의 시선들〉이 당선되며 영화평론가가 되었다. 하지만 늘 나는 누구여야 하는지 혹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어떤 일이어야 하는지를 제대로 알지 못하여, 문학과 연극과 영화를 기웃거리며 그 안의 어떤 것을 찾아 헤맸다. 이 책은 그 흔적일 수도 있다. 그동안 내가 읽고 보았던 문학과 연극과 영화 사이에 어떤 공통점과 근원적 사유가 존재한다면, 그것이 무엇인지를 진심으로 찾고 싶었다. 어쩌면 이 책은 내 오랜 방황의 기록이고, 아직도 찾지 못한 숨겨진 진실에 대한 자문일 수도 있다.
지은 책으로 《현대 희곡의 생성과 맥락》(2019), 《조선의 지역 극장》(2018), 《빈집으로의 귀환》(2016), 《조선의 영화제작사들》(2015), 《조선의 대중극단과 공연미학》(2013), 《망각과 소외의 연극사》(2012), 《조선의 대중극단들》(2010), 《조선의 여배우들》(2006), 《한국의 연출가들》(2004)을 비롯한 다수의 저서와 셀 수 없이 많은 논문이 있다.
목차
- 프롤로그-이야기를 먹고 사는 이야기 / 5
제1부 본질과 ‘나’
1장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결혼한 ‘나’는 누구인가? / 14
2장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 사이에서: 미치거나 죽지 않고 살 수 있겠니? / 22
3장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과연 같은 ‘나’일까? / 36
제2부 인간과 ‘나’
4장 ‘나’는 기다린다. 고로, 인간일 수 있다 / 52
5장 ‘나’는 변신한다. 고로, 살아갈 수 있다 / 62
6장 ‘나’는 분별한다. 고로, 동물일 수 있다 / 86
제3부 이름과 ‘나’
7장 ‘나’의 이름을 찾아 반쪽세상을 헤매다 / 98
8장 이름을 잃고 ‘나’는 쓰네 / 120
9장 ‘나’는 ‘내’가 알지 못하는 곳에 존재해왔다 / 136
제4부 기억과 ‘나’
10장 잃어버린 ‘나’를 찾아 과거로 귀환하다 / 156
11장 만들어진 기억이 현재의 ‘나’를 만든다 / 175
12장 세상은 서로 다른 기억을 가진 ‘나’로 가득하다 / 191
제5부 가면과 ‘나’
13장 여러 겹의 가면을 쓴 ‘내’가 햄릿을 만들다: 가면 뒤의 가면은 ‘나’였다 / 210
14장 가면 뒤의 거울은 ‘나’를 비추고 있었다: ‘나’는 스파이더맨이어야 했다 / 224
15장 가면을 벗고 선 ‘나’는 창녀였다 / 243
제6부 ‘나’와 ‘나’ 사이에 존재하는 것들
16장 ‘나’와 ‘너’ 사이에는 누가 있을까 / 262
17장 ‘나’와 ‘너’가 뭉쳐 ‘우리’가 되었지만, ‘우리’가 갈라지자 ‘나’와 ‘적’만 남았다 / 286
18장 돌아오지 않는 ‘나’를 ‘너’와 함께 마중 가다 / 305
19장 ‘나’에게 가장 나중 오는 것은… / 323
에필로그-이야기의 중심과, 그 중심으로서의 나 / 341
작품목록 / 344
책 속으로
주변을 돌아보면, 곳곳에 이야기가 널려 있다. 책장에는 소설책이 꽂혀 있고, 마루에는 신문이 놓여 있다. 텔레비전을 켜면 각종 뉴스와 새로운 소식이 들려오고, 영화관에는 신작 영화가 변함없이 등장하고 있다. 요즘 사람들이 많이 보는 유튜브도 일종의 이야기이며, 세상의 많은 관심을 누군가의 시각으로 정리한 기록물이다. 소문은 어떠한가. 늘 얻어듣고 감탄하고 분노하는 주변 사람의 사연은, 결국 이야기로 만들어졌을 때 더 그럴듯하지 않던가.
- 5쪽, 〈프롤로그-이야기를 먹고 사는 이야기〉, 책의 첫 문단
우리는 어떠한 이야기이든 ‘나’의 이야기로만 수용할 수밖에 없다. 그 ‘나’만이 변하지 않는 ‘무엇’, 그러니까 자신으로서의 ‘나’ 안에 있어야 하는 그 ‘무엇’ 같은 진실에만 반응할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이야기에 ‘나’가 존재할 수밖에 없고 그 이야기를 ‘나’가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러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소박하게나마. 그래서 이 책은 세상의 ‘나’를 찾아 떠나는 모험의 성격을 띨 수밖에 없을 것 같다.
- 8~9쪽, 〈프롤로그-이야기를 먹고 사는 이야기〉
우리는 때로는 내 앞에 있는 상대가 과연 이전까지 내가 알던 사람일까를 의심할 정도로 심각한 변화를 인지하곤 한다. 이 사람이 내가 알던 친절했던 그 남자일까, 이 아이가 내가 알던 착했던 그녀일까, 하고 말이다. 하지만 엄밀하게 생각하면 우리는 상대를 완전히 같은 상대로 대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우리가 모르는 면이 상대에게 있을 수 있다는 가정을 놓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는 그러한 변화에 깊은 충격을 받은 뒤라도 상대를 동일자로 믿기 위해서 노력한다.
- 41쪽, 3장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과연 같은 ‘나’일까?〉
인간은 기다리는 존재이다. 기다리는 것 외에는 좀처럼 다른 일을 할 수 없는 존재이기도 하다. 물론 기다리는 행위를 거부하고 직접 만나러 가거나, 불가능을 역전시키거나, 새로운 도전을 일삼을 수도 있겠지만, 궁극에는 기다림이 인간에게 주어진 조건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도리가 없어 보인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자신이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기다리는 존재라고 대답할 수 있을 듯하다.
- 60쪽, 4장 〈‘나’는 기다린다. 고로, 인간일 수 있다〉
주목할 만한 영화, 소설, 연극 등은 계속해서 “‘내’가 누구인가”를 자문하기 마련인데, 그 대답이 여의치 못하면 질문을 방향을 바꾸어서 “과거의 ‘나’는 무엇인가?” 혹은 “‘내’가 아닌 상태였을 때의 ‘우리’는 과연 지금의 ‘나’와 무엇이 다른가?” 등으로 질문의 형태를 변화시키곤 한다. 이러한 변화는 ‘나’를 찾는 모험에서 등장할 수밖에 없는 질문이고 대답이다.
- 79쪽, 5장 〈‘나’는 변신한다. 고로, 살아갈 수 있다〉
우리는 알고 있다. 과거의 ‘나’가 현재의 ‘나’와 어떠한 방식으로든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과거가 없다면 현재도 없을 수 있다는 두려움은 비단 어느 한 사람만의 걱정은 아니었다. 하지만 동시에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는 분리되어 있어야 한다는 깨달음도 지니고 있다. 과거의 ‘나’가 지나치게 현재의 ‘나’를 제약할 경우, 우리는 과거에서 오는 신호로 인해 현재에서 길을 잃을 수도 있다.
- 80쪽, 5장 〈‘나’는 변신한다. 고로, 살아갈 수 있다〉
치히로가 이름의 상당 부분을 잃고 센이 되어야 하거나 하쿠가 자신의 긴 본명을 잊고 유바바의 심부름꾼이 되어야 하는 사정도 이와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았다. 그들이 잃은 것은 마법의 이름만은 아니었다. 또한, 이름을 잃는 것은 그들만도 아니었다. 이 순간에도 세상의 많은 이들이 이름을 잃고 있으며 그 순간에도 서로 다른 이름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니 센이 된 치히로나, 하수인이 된 하쿠는 마법 세상의 인물만이 아니다. 그들은 현실의 인물이며,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아이들은 그들이 처한 현실을 통해 현실이 어떠하다는 사실을 직감할 수 있다. 적어도 그러한 현실을 마주했을 때, 더 이상 놀라지 않을 대응력도 갖출 수 있다.
- 109쪽, 7장 〈‘나’의 이름을 찾아 반쪽세상을 헤매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에서는 아름답게 순화된 동화와 같은 인위적인 조작이 드물고, 인간과 세상에 대해 대책 없이 미화된 표현을 좀처럼 찾기 어렵다. 이 점은 그의 작품이 아이들에게 걸맞은 이유를 시사한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세상을 선과 악, 혹은 나의 편과 남의 편으로 간단하게 재단하지 않고 있으며, 복잡한 세상살이의 간난신고를 일부러 삭제하지도 않았다.
- 117쪽, 7장 〈‘나’의 이름을 찾아 반쪽세상을 헤매다〉
매트릭스가 시스템이고 운영 원리라고 하면, 인간의 역사와 함께 존재하는 모든 사회가 이 매트릭스에 해당한다. 매트릭스는 그러한 측면에서 부재하는 것도, 새로운 것도 아니다. 인간의 의식을 속박하고 있다는 논리도, 사회가 부여하는 규율과 관습 혹은 법과 상식을 통해 이해될 수 있다. 인간은 매트릭스라는 수많은 시스템을 건설해야 했고, 그 안에서 살아야 했으며, 결과적으로 그 시스템에 저항하거나 그 시스템을 변혁하려는 노력을 일관되게 해왔다.
- 147쪽, 9장 〈‘나’는 ‘내’가 알지 못하는 곳에 존재해왔다〉
〈메멘토〉는 그러한 레너드의 필사적인 기억법이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기억을 되찾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자신의 기억을 왜곡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인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레너드는 기억을 가지지 않은 인물임에도, 자신의 기억을 왜곡해야만 자신이 존재할 수 있다는 본능에 대한 기억은 잊지 않은 아이러니를 보여주는 인물이다.
- 188쪽, 11장 〈만들어진 기억이 현재의 ‘나’를 만든다〉
〈라쇼몽〉은 기억이 얼마나 작위적인지, 그리고 그 기억을 바탕으로 한 발언이 개인마다 얼마나 큰 격차를 보이는지, 결과적으로 이러한 불완전한 기억과 발언으로 생겨난 생각이 세상(진실이 있다면)의 모습을 얼마나 왜곡하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내고자 한 작품이다. 개인이 자기 통제력을 갖고 진실을 말하려 해도, 진실은 진실일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니 대부분의 인간이 진실에 접근하려는 노력보다는 자신의 입장에 맞춘 발언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애초부터 진실을 따지는 일은 무의미하거나 불가능한 일일 수도 있다.
- 206쪽, 12장 〈세상은 서로 다른 기억을 가진 ‘나’로 가득하다〉
세상에 널려 있는 나는 누구나, ‘낀’ 존재가 될 수 있다. 두 개의 입장 사이에서 선택할 수 없고 한쪽으로 편입될 수 없는 균형을 강요받을 때, 그 문제적 ‘나’는 낀 자가 될 수밖에 없다. 우리 모두는 그럴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데, 영화는, 그것도 좋은 영화는 그 가능성을 실현하여 보여준다. 백인이 아메리카 원주민을 점령하거나, 인간이 외계의 원시 종족을 공격하거나, 인간이 동물을 척살하려 하는 설정은 이러한 낀 존재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좋은 영화는 우리에게 그 낀 존재에 대한 균형 잡힌 의식을 보여준다.
- 280~281쪽, 16장 〈‘나’와 ‘너’ 사이에는 누가 있을까〉
데이미언은 그 와중에 친족에 의해 처형되었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처형의 역사는 끊임없이 반복되었다. 자신이 살기 위해서, 혹은 자신의 신념과 체제를 지키기 위해서, 어제의 동지이자 핏줄의 인연을 이은 자들을 죽여야 했던 역사는 비단 아일랜드만의 것은 아니었다. 한국의 사례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각별하게 주목되었다. 가령 오태석의 〈자전거〉는 친척과 이웃을 죽인 당숙의 참회를 배면에 깔고 있다. 그는 이념의 대립 속에서 자신이 살기 위하여, 자신의 형과도 같았던 친족을 가두고 불을 질러 살해해야 했다.
- 297~298쪽, 17장 〈‘나’와 ‘너’가 뭉쳐 ‘우리’가 되었지만, ‘우리’가 갈라지자 ‘나’와 ‘적’만 남았다〉
데이미언이 처벌된 세상도, 지미가 추방된 세상도, 그러한 데이미언과 지미가 다시 돌아온 세상도 이러한 이치는 다르지 않았다. ‘나’와 ‘너’가 만나 ‘우리’가 되고, 그 ‘우리’가 더 큰 우리가 되었지만, 궁극에는 그 ‘우리’가 나누어지면서 ‘나’와 ‘적’만 남았다. 처음부터 ‘나’와 ‘나’의 시작이었는데도, 언제부터인지 ‘나’는 ‘내’가 아닌 ‘적’과 동거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 가운데 ‘적’은 누구였을까. 아니 ‘나’는 누구여야 하는가. 혹 그렇게 생겨난 ‘적’이 ‘나’는 아니었을까.
- 303~304쪽, 17장 〈‘나’와 ‘너’가 뭉쳐 ‘우리’가 되었지만, ‘우리’가 갈라지자 ‘나’와 ‘적’만 남았다〉
〈5일의 마중〉은 문화대혁명이라는 가혹한 수난에서 잃어버린 것이 비단 가족과 지식인의 자리만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세상의 중심이 되어야 할 ‘나’였음을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그렇다면 역이 아닌 어떤 곳이라도, 돌아오지 않는 ‘나’를 찾아 나설 수 있을 것이다. 아내의 옆에 서서 자신의 이름을 든 사람은 아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남편이기도 하지만, 한 인간으로서 자신을 잃어버린 ‘나’를 찾아 나선 본래의 자아일 수도 있다. 언제나 그렇지만, ‘나’는 맨 마지막이 되어서야, 잃어버린 것 속에 ‘내’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는 듯하다. 아마, 그 정체를 너무 찾기가 어려워서일 것이다.
- 322쪽, 18장 〈돌아오지 않는 ‘나’를 ‘너’와 함께 마중 가다〉
〈버킷리스트〉가 던져주고 있는 내용과 의미는, 절박하지 않는 자들에게는 온전히 보이는 것들이 아닐 수 있다. 쉽게 말해서 죽음 앞에 서 있지 않은 이들에게는 공상이나 허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죽음이라는 것은 어떻게 해서든 현실에서 멀리 놓여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출판사 서평
《세상의 모든 나들》을 찾아 떠나는 모험
영화/연극평론가 김남석 교수가 새로운 평론집을 가지고 대중 앞에 섰다. 《세상의 모든 나들》이라는 제목을 직접 작명한 그는 소설과 영화, 연극에서부터 시와 신화에 이르는 장르에 걸쳐, 이야기를 창조하고 전달한 매개자에 숨어 있는 그들 속의 나를 찾는 모험과 여행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저자는 “우리는 어떠한 이야기이든 나의 이야기로만 수용할 수밖에 없다. 그 나만이 변하지 않는 무엇, 그러니까 자신으로서의 나 안에 있어야 하는 그 무엇 같은 진실에만 반응할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이야기에 나가 존재할 수밖에 없고 그 이야기를 나가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8~9쪽)라고 하며, 이러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세상의 모든 나들》은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 나를 찾아 떠나는 여정이라는 연결된 주제로 새로 쓴 평론 19편으로 꾸려졌다.
모든 이야기는, 결국 나에 관한 이야기이다
‘본질’, ‘인간’, ‘이름’, ‘기억’, ‘가면’, 그리고 ‘나’ 사이에 존재하는 것들이라는 6가지 주제 아래 묶인 글은, 모두 나라는 테마와 연결된다. 오래전, 이야기의 시원으로서 이 책의 첫 장을 여는 고전,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1장)로부터, 아직 오지 않은 2199년의 미래를 다루는 〈매트릭스〉(9장)까지 신화에서 미래를 넘나든다. 어린아이가 주인공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7장)에서 숨겨진 나와 이름을 찾아 떠나는가 하면, 〈버킷리스트〉(19장)에서는 생애를 마무리하며 임종에 직면한 나와 나 사이에 대해 이야기한다. 서양 최고의 고전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주제로 한 13장에서는 펑샤오강의 〈야연〉을 언급하며, 동서양을 뛰어넘는다. “모든 이야기는, 결국 나에 관한 이야기”(342쪽)일 수밖에 없기에, 지은이는 고대와 미래, 어린아이와 노인, 동서양, 자연과 인공(16장)을 가리지 않는다.
이야기를 먹고 사는 이야기
주변을 돌아보면, 곳곳에 이야기가 널려 있다. 우리는 늘 이야기를 읽거나 보거나 듣고 있으며, 심지어는 그것을 먹고 살아간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생활 속에 가까이 두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 이야기가 사실은 나와 어떻게 관련되는지에 대해서는 눈감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야기를 움직이는 매개자가 있고, 매개자를 창조하는 누군가가 숨어 있지만 결국 그 모든 이들은 나라는 전달자의 또 다른 가감일 따름이다. 그래서 그들 모두 중요하지만, 더 근본적인 것은 그들 속에 들어 있는 나일 것이다. 이 나의 입장이 온전히 청취되고 감상되고 파악될 때, 이야기는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 김남석 교수는 이 책에서 서사의 구조와 핵심을 밝히는 미학적 근원으로서 나를 찾는 새로운 접근을 시도한다.
기본정보
ISBN | 9788920037962 |
---|---|
발행(출시)일자 | 2020년 12월 10일 |
쪽수 | 348쪽 |
크기 |
152 * 225
* 27
mm
/ 456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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