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점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56-1

미우라 아야코 지음 | 최현 옮김 | 범우사 | 2004년 02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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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상세정보
ISBN	9788908071971(8908071970)
쪽수	616쪽
크기	148 * 210 mm 판형알림
이 책의 원서/번역서	氷點 / 三浦綾子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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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제어

1964년 일본 <아사히 신문. 1천만엔 현상 소설 공모에 당선됨으로써 당시의 일본 문단에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
의사인 게이조와 그의 아내 나쓰에는 어린 딸 루리코가 어느 날 피살된 채로 발견되자, 딸을 잃은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 범인의 딸인 요코를 양녀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주인공 요코는 성장하여 자신이 살인범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그 죄를 깊이 느끼고 절망한 나머지 자살을 꾀하여 혼수상태에 빠지는데.. 저자 미우라 아야코는 원죄에 관한 인간의 내면 의식을 훌륭하게 소화 해냈다.

이 책을 읽는 분에게
적
유괴
루리코의 죽음
그림자
서쪽으로 기운 해
불꽃놀이
초콜릿
비 온 뒤
회전 의자
가을 바람
흔들리는 마음
흙 묻은 장화
호수
눈보라
돌팔매
격류
다리
파란 불꽃
흰 옷
몸치장
발걸음
태풍
눈벌레
가야 할 길
겨울날
뒷모습
큰 눈보라
연못
답사
치시마 낙엽송
강물
빨간 꽃
눈의 향기
계단
사진
제방
거리에서
피아노
문
유서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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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태어나면서 가지고 있는 so**os | 2012-04-26 | 추천: 0 |

소설 "빙점"의 주제는 원죄이다. 바르게 살려고 애쓰면 애쓸수록 더욱 죄의식을 느끼게 되는데, 그것은 인간에게는 나면서부터 죄의 뿌리가 깊이 박혀 있기 때문이다. 그 죄의 뿌리가 곧 원죄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갖고 있는 생각들.. 남에게 보여주기 싫은 자기만이 갖고 있는 음흉하고 치졸한 내면적인 의식들은 우리가 태어나면서 부터 가지고 있는 원죄라는 것이고, 이것은 우리 인간들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상대방 보다 자기를 올바르다고 여길때, 과연 인... 더보기

소설 "빙점"의 주제는 원죄이다.
바르게 살려고 애쓰면 애쓸수록 더욱 죄의식을 느끼게 되는데, 그것은 인간에게는 나면서부터 죄의 뿌리가
깊이 박혀 있기 때문이다. 그 죄의 뿌리가 곧 원죄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갖고 있는 생각들..
남에게 보여주기 싫은 자기만이 갖고 있는 음흉하고 치졸한 내면적인 의식들은 우리가 태어나면서 부터 가지고 있는
원죄라는 것이고, 이것은 우리 인간들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상대방 보다 자기를 올바르다고 여길때, 과연 인간은 따뜻한 마음씨를 가질 수 있을까?"
"일생을 마친 다음에 남는것은 우리가 모은것이 아니라 우리가 남에게 준것이다"

숨기고 싶고 드러내놓고 싶지 않은 우리들의 치부를 있는 그대로 읽어나갈때 ...
나 역시도 원죄로 부터 자유스러울 수 없었다. 닫기
빙점과 속빙점의 용서란! hj**766 | 2011-09-04 | 추천: 0 |

   용서란 어디까지 가능할까? 미우라 아야꼬의 <빙점>이 나에게 던진 질문이다.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참된 용서란 자기 마음을 비우는 것이라고 말한다면 너무나 추상적인 말이 아일까? 예수님은 일곱 번에 일곱 번씩이라도 용서하라고 하셨다.    줄거리를 간단하게 요약하면 이렇다. 소심하면서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단조로운 생활로 성실 그 자체가 무엇인지를 모범적으로 보여주며 살아가는 병원장 쓰지구찌 게이조오. 남을 유혹하기보다는 유혹받기 좋아하고 유혹에 ... 더보기

   용서란 어디까지 가능할까? 미우라 아야꼬의 <빙점>이 나에게 던진 질문이다.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참된 용서란 자기 마음을 비우는 것이라고 말한다면 너무나 추상적인 말이 아일까? 예수님은 일곱 번에 일곱 번씩이라도 용서하라고 하셨다.

   줄거리를 간단하게 요약하면 이렇다.
소심하면서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단조로운 생활로 성실 그 자체가 무엇인지를 모범적으로 보여주며 살아가는 병원장 쓰지구찌 게이조오. 남을 유혹하기보다는 유혹받기 좋아하고 유혹에 잘 넘어가는 그의 아내 나쓰에. 그래서 원점의 비극을 잉태하는 인물이 되는 여인이다. 교양과 지성이 있는 듯, 실제로는 교양과 지성과 거리가 먼 질투의 보통 인물 나쓰에. 그녀를 유혹한 안과의사 무라이. 나쓰에가 무라이에게 마음이 쏠려 밖에 나가놀게 한 딸 루리꼬. 그녀를 유괴하여 죽인 살인범 사끼꼬. 나쓰에 대한 배신감으로 그녀를 보복하고자 살인범의 딸을 데려와 기르는 게이조오. 그래야지만 살인범의 딸인 줄 모르고 요오코를 키우는 그녀에게 평생의 고통을 줄 수 있다고 믿는다. 그것이 죽은 딸 루리꼬에 대해 그녀에게 가할 수 있는 철저한 증오의 보복이라고 믿는다.
시간이 지나 오요꼬가 살인범의 딸임을 알고 학대하는 나쓰에. 그녀는 아들의 친구이자 요오꼬의 남자 친구 기다하리 앞에서 요오꼬가 살인범의 딸임을 폭로한다. 주인공 요오꼬는 자기 출생의 비밀을 알고 괴로워하며 자살을 선택한다. 빙점은 여기서 끝나고 속빙점으로 이어진다. 다행히 하늘이 도와 자살미수로 끝나게 된다. 그리고 다시 밝혀지는 출생의 비밀. 그녀가 살인범의 딸이 아님을 게이조오의 친구이자 산부인과 의사인 다가끼를 통해 밝혀진다. 요오꼬는 다까기의 먼 친척 미쓰이 게이꼬와 젊은 대학생 나까가와 마쓰오 사이에서 태어난 불륜의 자식이었다.
자기의 출생이 불륜이라는 원죄로 탄생하였음을 알고 요오꼬는 다시 실의에 빠진다. 원죄에 고민하는 요오꼬. 다까기를 통해 요오꼬의 부모를 찾아주려던 오빠 도오루는 생모 게이꼬를 찾는다. 그러나 그녀의 아들 다쓰야는 뭔가 있음을 눈치 채고 비밀을 캐러한다. 그러다 다쓰야에게 끌려가던 요오코를 구출하려던 기다하리는 사고로 한쪽 다리를 절단하게 된다. 오빠 도오루는 요오꼬를 사랑하고, 요오꼬도 자살하는 그 순간 자기에게 가장 필요한 존재가 오빠임을 안다. 그러나 운명은 기다하리에게로 가야함을 예지한다. 요오꼬도 기다하리를 사랑한다. 자기를 위해 다리를 잃은 기다하리에게 결혼해야 함을 오빠에게 말한다. 여행길에서 본 불타는 유빙에서 신의 존재를 본 요오코. 그리고 요오꼬는 자기를 낳은 어머니를 용서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녀에게 전화를 건다. 이것으로 빙점과 속빙점은 대미를 장식한다.

   이 소설은 우선 재미있다. 요오꼬를 둘러싼 출생과정의 비밀의 파헤침. 구박하는 나쓰에 밑에서 굳세게 나래를 펴고 살아가는 요오꼬. 젊은 날 불같은 사랑으로 죽은 애인과 죽은 아들이 있었던 나쓰에의 친구 마쓰코. 쓰지구찌를 평생 짝사랑한 불운의 여인 유까꼬. 요오꼬를 중심으로 그녀를 사랑하는 오빠 도오루와 오빠 친구 기다하리의 묘한 삼각관계. 그래서 독자로 하여금 요오코는 누구와 맺어질까라는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나쓰에를 평생 유혹한 무라이와 유혹해 주기를 은근히 바라는 나쓰에 - 물론 요즈음 세태로 봐서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능력 있는 안과 의사 무라이는 루리꼬의 살해당함에 책임감을 느끼고 죄 값으로 개업도 안 한 채 20여 년을 쓰지구찌 병원에 봉직한다. 오빠 도오루를 좋아하는 살인범의 딸 쥰꼬. 자기 아버지가 살인범이지만 그리스도를 통해 용서를 알게 된 쥰코. 그녀에게서 요오꼬는 진정한 용서가 무엇인지를 배운다. 그러나 요오코는 쥰코가 자기 아버지를 용서하듯 어머니 게이꼬를 용서하고 싶지만 결국엔 용서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요오코는 출생부터 불륜이라는 원죄로 태어난 생명이었다는 점. 바로 그 점을 괴로워하기 때문이다. 요오꼬를 좋아하지만 까마귀 우는 회색빛의 스산한 늦가을을 떠오르게 하는 광기의 이복동생 다쓰야. 요오코에게 호의를 느끼지만 자기 엄마의 얼굴을 닮았다는 점 하나로 범인을 쫒는 형사와 같은 태도로 어머니의 비밀을 추적한다. 엉킨 실타래같이 복잡한 인물들의 구성이, 엉킨 실이 풀리듯 전개되는 과정 속에 독자들로 하여금 잔잔하면서 긴장된 흥미 속에 빠져들게 한다. 그만큼 구성이 탄탄하다.

이 작품을 비평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구성이 다소 주말 연속극처럼 통속적인 점과 우연적인 요소가 많다고 평한다. 평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무엇이든 비평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그러나 죄와 용서라는 주제는 다루기 힘든 내용이다. 그런 내용을 다루면서 수작으로 남는 작품은 죄와 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그리고 빙점과 속빙점 정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런 어려운 주제를 전개하면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 이유는 바로 탄탄한 구성의 묘미 때문이다.

   실존주의 문학가들은 인간의 비극은 실존의 오해에서 출발한다고 한다. 실존, 즉 유일한 현실존재인 인간이 자기의 본질을 오해하는 과정이 비극의 탄생이 되는 것이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요오꼬는 자기가 살인범의 딸이었다는 점과, 불륜의 원죄로 축복받지 못하고 태어났다는 점에서 자기 실존의 오해를 시작한다. 물론 게이조오, 나쓰에도 실존의 오해는 그려지고 있다. 그런 인물들이 결국에는 실존의 올바른 이유를 알고 사랑과 용서와 증오와 화해가 얽혀 해피엔딩으로 종결된다. 아름답다.

   소설 속의 용서는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 나는 게이꼬의 남편 아기찌에게서 출발점을 찾는다. 시간상 제일 먼저의 용서이기도 하고 요오꼬가 용서를 여러 번 생각했지만, 어머니 게이꼬를 진정으로 용서하리라 생각한 것도 아기찌의 편지에서 시작된다. 아기찌는 참전한 사이 요오꼬를 낳은 아내 게이꼬의 불륜을 벌써 20여 년 전에 용서하기로 마음먹고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지내왔다. 이유는 자기도 용서받아야 할 존재이기 때문이다. 2차대전의 소용돌이 속에 중국인 산모의 배를 가르고 태아를 꺼내 죽인 죄에 대한 용서를 빌고 싶어서였다. 생명을 죽인 자기보다 몰래 라도 생명을 낳은 자기 부인을 통해 생명의 고귀함을 보상해주고 생명을 살해한 자기의 죄를 용서받기위해서이다. 부인의 죄를 용서하고 자기의 죄를 용서 받으려는 마음에서 그녀를 용서한다. 즉 아내의 죄를 탓할 수 없다는 죄의 자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간은 죄에서 벗어나려면 더욱 더 죄의 구렁텅이에 빠져드는 존재와 같다. 남에게 받은 은혜는 금방 잊고 당연한 듯 하며, 반면에 남에게서 받은 상처는 바위에 새기 듯 한다. 그만큼 용서란 쉽지 않다. 죄를 미워해도 인간을 미워하지 말라는 말은 오히려 벌은 당연히 받아야하고 용서는 있을 수 없으며 당연히 인간을 미워하라는 말로 들린다. 세상살이가 그렇다. 진정한 용서는 어렵다.

   물이 얼기도 하고, 얼음이 녹기도 하는 온도, 빙점. 빙점은 사람의 마음이 아닐까? 사람을 녹이는 사랑, 사람을 얼리는 증오. 녹이고 얼리는 것은 우리의 마음이다. 그렇다, 마음은 바로 빙점이다!
누군가를 사랑하기도 하고 증오하기도 하지만 용서하고 화해하는 것이 우리의 마음이란 점에서 빙점과 마음은 같다.
   다방면의 감정이 공존하는 공간으로서 마음. 하나의 본질 속에 여러 개의 감정이 현상으로 나타난다면 그 마음의 본심이 되는 밑바탕의 마음은 우리의 의지가 아닐까? 감정을 다스리고, 사랑을 불러내고, 미움의 대상을 용서하는 것, 이 모두가 우리의 의지가 아닐까? 사랑의 의지만 있다면 미움도 사랑으로 승화되지 않을까? 나에게 사랑이 없으면 나는 요란한 징이나 소란한 꽹과리에 지나지 않는다고 코린토 1서에서 말한 바오로 성인의 말씀처럼 빙점의 바탕에는 사랑이 아닐까? 그래서 저자는 물이 어는 빙점이 아니라 얼음이 녹는 빙점을 말함이 아닐까?

   미우라 아야꼬의 소설은 관념적인 것도 아니고, 현대 작가들이 즐겨 다루는 차원 높은 정신세계나 난해한 의식의 흐름을 다루는 작가도 아니다. 그렇다고 심오한 철학을 다루던가 실험적인 소설을 쓰는 작가는 더더욱 아니다. 다만 평범한 일상 속에 명암이 짙은 수채화 같은 인생의 담담함을 그리며 등장인물들의 삶의 고뇌와 공감하는 표현력을 생명으로 한다고 느낀다. 국내 소설가 양귀자와 많이 닮은 모습이다. 그래서 그녀의 작품은 잘 우려진 차향으로 마음속에 깊이 스며든다.

   두 권의 책을 접으며 이 소설의 무대가 된 훗카이도의 작은 도시 아사히가와에 가보고 싶어졌다. 소설의 배경이 된 대학구내도 걷고 싶고, 유빙도 보고 싶고, 오타루까지 기차를 타고 가고 싶다.....

   내가 용서하지 못한 것들을 용서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진정으로 진심으로.
내가 용서해 주지 않아 그동안 나를 괴롭혀 왔던 것에 대해!

우리 모두는 용서해야하고 용서받아야하는 존재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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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죄에 대한 성찰.. so**000 | 2009-07-13 | 추천: 0 |

1960년대 당시.. 일본 아사히신문 1천만엔 소설공모전에서.. 당당히 입상한 작품.. 1천만엔이란 상금 수상작에 놀랐고.. 완독 후 오는 전율에 치를 떨었다.. 시점 자체가 개방적이라.. 다소 긴장감이 떨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서술 방식이나 내용이 이를 메꿔준다.. 헌 책방에서 1986년판을 1권과 2권을 합해.. 1000원을 주고 구입했다.. ... 더보기

1960년대 당시..

일본 아사히신문 1천만엔 소설공모전에서..

당당히 입상한 작품..

1천만엔이란 상금 수상작에 놀랐고..

완독 후 오는 전율에 치를 떨었다..

시점 자체가 개방적이라..

다소 긴장감이 떨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서술 방식이나 내용이 이를 메꿔준다..

헌 책방에서 1986년판을 1권과 2권을 합해..

1000원을 주고 구입했다..

허섭스레기 같은 80년대 당시의 번역에 짜증이 나기도 했지만..

기필코 한번 읽기 시작하면..

파도같은 감흥이 내 가슴에 부딪혀..

하얀 포말과도 같은 전율을 안겨다 줄 것이다.. 닫기
죄의 가능성과 구원의 이야기 sr**re7 | 2008-06-21 | 추천: 0 |

미우라 아야꼬의 <빙점>을 10년만에 다시 읽었다. 10년전 군대서 일부러 구해 읽은 <빙점>의 감명은 연이어 읽게 된 아야꼬의 <길은 여기에>때문에 더 컸던 것 같다. 다시 10년이 흐른 지금 이 소설을 읽은 이유는 아마도 내가 아야꼬의 삶의 자세에서 무언가를 더 얻어보고자 하는 이유가 컸으리라. 일본작가의 작품 가운데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를 읽은적이 있으나,크게 내 마음에 와 닿은 것은 없었다. 하루키에 열광하는 우리 나라 독자들이 많았다고 하나, 나는 좀체 하루키에게... 더보기

미우라 아야꼬의 <빙점>을 10년만에 다시 읽었다. 10년전 군대서 일부러 구해 읽은 <빙점>의 감명은 연이어 읽게 된 아야꼬의 <길은 여기에>때문에 더 컸던 것 같다. 다시 10년이 흐른 지금 이 소설을 읽은 이유는 아마도 내가 아야꼬의 삶의 자세에서 무언가를 더 얻어보고자 하는 이유가 컸으리라. 일본작가의 작품 가운데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를 읽은적이 있으나,크게 내 마음에 와 닿은 것은 없었다. 하루키에 열광하는 우리 나라 독자들이 많았다고 하나, 나는 좀체 하루키에게서 끌리는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하루키는 나의 20대를 흐르던 기류, 즉 허무적이고 냉소적인 태도를 담고 있는 작가였지만, 그러나 몇편 읽은 그의 책들에선 어떤 감명도 없었다. 그러나 20대의 나이에 반종교적인 태도를 담고 있던 나에게 충격으로 읽힌 책인 아야꼬의 <길은 여기에>를 통해서, 아야꼬는마음속에 담아둘 수밖에 없는 작가로 남아 있었다.그리고 10년이 흐른 지금 나는 아야꼬가 옳고 그가 찾은 신앙이 인생의 답이란 사실을 확신하게 되었다. <빙점>, 차가운 한 점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까? 이 제목이 상징하는 것은 인간의내면을 흐르는 알 수 없는 냉정함, 차가움의 실체를 가리킨다. 사람이란 언제나 온화할 수가 없다. 어떤 고등교육을 받았건, 그 사람이 대단한 인격을 갖고 있건 상관없이 인간에겐 온화한 성질과는 대비되는 냉정한 부분이 존재하고 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예외없이 그것은 공통이다. 이것을 아야꼬는 인간의 죄의 가능성이라고도 불렀다. 누구나 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인데, 기독교에서 말하는 `원죄'란 이러한 것이다.
나는 아주 어렸을적에 교회에 나간적이 있고, 또 중,고등학교를 미션스쿨로 다녔기 때문에 성경속의 가르침인 원죄에 대해 많이 들었다. 그때마다 내가 이해할 수 없었던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원죄'였다. 태어나자마자 순진무구한 아기에서부터 이미 그 원죄가 있다고 배웠는데, 나는 그것을 납득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인간이 얼마나 죄를 짓기 쉬운가 하는 점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기 중심적인 사고를 한다고 생각했을때 명확해진다. 이 자기중심적인 사고로, 사람은 욕심을 품고 악행을 저지르고, 또 타인을 증오하고 자기를 지은 창조주를 인식하지 못한다.미우라 아야꼬는 <빙점>에서 어떤 등장인물이건 예외없이 어떤 모습으로 우리가 죄지으며 살고 있는지 보여준다. 병원장 게이조오가 아내인 나쓰에와 의사 무라이의 불륜에 대한 복수심으로 자기 딸 루리꼬를 죽인 유괴범 사이시의 자식 요오꼬를 비밀리에 아내에게 맡아 키우게 한다. 자기 딸을 죽인 자의 자식인줄 모르고 귀여워하며 키운 나쓰에가 어느순간 남편의 무서운 음모를 알게 되었을때, 그는 모든 증오를 아무죄없는 요오꼬에게 돌리고, 온갖 구박과 박해를 받으며 자라난 요오꼬는 반듯하게 자라나는 듯 하지만, 오직 의지하는 것은 세상속의 어떤 부당함보다는 자신의 깨끗함에 대한 자신감이다. 작가는 이 모든 사람들의 삶속에서 무언가가 빠져 있다고 말해주는 듯 하다. 병원장 게이조오는 인격자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의 내면은 추악하기 그지없다. 주변 사람들의 인식속에서 모범생이자 반듯하게 자라났고 마음씨 넓고 자상한 아버지로 살아가는 듯 하지만, 그의 내면은 겉으로 드러난 것과는 다르게 불륜을 행한 아내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으로 타올랐고, 또 양녀 요오꼬에 대한 욕정을 참으며 이기적이고 자기 중심적인 삶을 살아간다. 나쓰에는 실제로 어떤 불륜을 저지르진 않았지만, 마음속에서 이미 수차례 남편인 게이조오를 배반하고 건장하고 아름다운 의사 무라이를 사랑하며, 또 아들의 친구이자 요오꼬의 애인인 기다하라에게까지도 추파를 던진다. 가장 의연하고 또 착하게 살아가는 듯 하는 요오꼬는 아무런 죄가 없는 듯 보이지만, 그는 마지막 모든 진실을 알아 버리고 난 후 남긴 유서를 통해 자신의 마음속에서 아직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죄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괴로워하며 자살을 감행한다. 그리고 유서속에서 이 죄의 장막속에 갇혀 있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소망하고 있다. 그 부분은 이렇다. "지금까지 아무리 괴로운 때라도 꾹 참을 수 있었던 것은 나는 결코 나쁘지 않다, 나는옳다, 때가 묻지 않았다는 생각에 의지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만 옳다면 저는 설사가난하더라도, 남에게 욕을 먹더라도, 학대를 받더라도 가슴을 쭉 펴고 살아갈 수 있는강한 인간이었습니다. 그런 일에는 결코 상처를 입지 않을 인간이었습니다. 왜냐하면,그것은 저 이외의 일이니까요. 그러나 자기 속의 죄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 저는 살아갈 희망을 잃어버렸습니다. 어떤 일을 당해도 저는 결코 마음이 비뚤어지지 않았습니다.요오꼬라는 이름 그대로 이 세상의 빛처럼 밝게 살려고 한 저는 어머니가 보기에는 화가 날 정도로 배짱 좋은 계집아이였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지금 요오꼬는 생각하고있습니다. 힘껏 살아온 요오꼬의 마음에도 빙점이 있었다는 것을...아버지에게, 어머니에게,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저의 핏속을 흐르고 있는 죄를 참으로 용서할 수 있는 권위 있는 존재가 있었으면 합니다. " - <빙점> 가운데...이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내 자신이 얼마나 죄의 가능성에 쉽게 노출되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미우라 아야꼬는 어느 책에서 이렇게 말한적이 있다. 우리집에 도둑이 들어 귀한 물건을 훔쳐 달아났다면, 우리는 도둑을 나쁘다고 증오하고 그의 죄를 미워할 것이다. 그러나 오늘 내 자신이 누군가에게 내뱉고 행한 증오스런 언어와 몸짓에 대해서는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그러나 사실, 우리는 귀중한 물건을 잃어버렸다고 자살해 버리진 않는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들은 모욕적인 말 한마디로 죽을 수는 있는 존재다. 그야말로 우리가 감옥에 있는 그 도둑보다 죄가 더 적다고 어찌 말할 수 있겠는가.누구나에게 인간이라면 태어나서부터 있는 원죄. 나는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였지만, 이제 조금은 알것도 같다. 그것은 소설 <빙점>의 제목으로 상징되는 `냉혹한 마음의 어느 지점'일 것이다. 아야꼬는 이 소설을 통해, 죄 속에 갇혀살 수밖에 없는 인간의 한계를 그리고자 했다. 그리고 그것을 종교적인 구원을 통해 극복하고자한다. 나를 용서할 수 있는 것은, 나와 같은 부류의 죄인들이 아니라, 지극히 존엄하고 높으신 존재를 통해서다. 완전하신 분인 것이다.
소설 <빙점>은 요오꼬가 약을 먹고 깊은 잠에 빠져드는 것으로 끝난다. 그러나 무언가 완결되는 듯한 느낌은 없다. 그 이외의 이야기, 즉 요오꼬가 죄로부터 구원되는 것은 <속 빙점>에서 본격적으로 다루어진다. 500페이지가 넘는 전편에 이어 다시 그 정도의 분량이 남아 있다. 그러나 충분히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는 좋은 소설이다. 요즘 티비 드라마의 중요한 소재는 불륜이란다. 나는 드라마를 거의 보지 않지만, 예전에 티비 드라마는 그래도 괜찮은 소재의 작품들이 많이 있었다. 요즘 공중파의 드라마들은 흥미만을 쫓지 말고, 감동과 교훈을 좀 찾았으면 한다. <빙점>과 같은 드라마는 더이상 볼수가 없는 것인가 ? 안타깝다. 닫기
나의 빙점은?! ch**2580 | 2005-08-27 | 추천: 0 |

꽤 두꺼운 책이다. 그러나 그만큼 아니 그 이상 매력적인 책이다. 방학때 '바람의 그림자'를 읽고 열을 올렸을때가 있었다. 빙점이 훨씬 재미있고 사람의 심리를 가지고 쓴 책이라고 추천을 해주어서 그만큼 그 이상의 관심과 기대를 가지고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과연 빙점이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빙점. 어는점을 말하는 것인가? 작가는 무엇을 말하고 싶어 빙점을 제목으로 정한것일까? 이 소설엔 한지붕아래 있지만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한다. 그러나 아예 고전적인 한가지의 성격을 가진 캐릭터가 아... 더보기

꽤 두꺼운 책이다.
그러나 그만큼 아니 그 이상 매력적인 책이다.

방학때 '바람의 그림자'를 읽고 열을 올렸을때가 있었다.
빙점이 훨씬 재미있고 사람의 심리를 가지고 쓴 책이라고
추천을 해주어서 그만큼 그 이상의 관심과 기대를 가지고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과연 빙점이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빙점. 어는점을 말하는 것인가? 작가는 무엇을 말하고 싶어
빙점을 제목으로 정한것일까?

이 소설엔 한지붕아래 있지만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한다.
그러나 아예 고전적인 한가지의 성격을 가진 캐릭터가 아니라
어느 누가 그런 상황이 되어도 그렇게 할 수 있겠다 공감할 수 있을 만큼 현실적인 소설 속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모든 사건의 시작을 잡은 의사 게이조, 그 시작을 부추긴 게이조의 아내 나쓰에와 무라이. 그리고 그네들의 아들 도오루 그리고 이 소설의 주인공인 요코,게이조의 친구 다카기. 나쓰에의 친구 다쓰코그리고 요코를 사랑하는 도오루의 친구 기다하라.

이 책을 첫장을 넘겼을때는 괜히 김이 빠지는 느낌이었다.
에잇. 이게 뭐야. 암시를 넘어서서 아예 등장인물의 소개가 다 되어있고 요코는 누구의 딸이며 이런것들이 다 나와있었다.
김빠지잖아 이거..

이렇게 시작된 빙점이었지만
주인공의 내면묘사와 그리고 마지막에 헉하고 허를 찌르는
주인공간의 믿음. 그것은 오히려 이 책이 이런 구성일 수 밖에 없는 것에 이런 구성이기에 이런 책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단순한 한 가정의 심리적인 그런 소설이기도 하지만
주인공 요코에게서도 참 배울점이 너무나 많다고 생각한다.
요코가 한 말 마다 어찌나 그렇게 공감되는 부분이 많은지..
그리고 배울점이..

이 책. 《속 빙점》이 있다고 하는데
그 책. 얼른 구입해서 읽어야겠다.

아주 매력있고 재미있고 배울점이 많은 책~!!!

그리고 "빙점"의 의미는..참 의미심장하다.
나의 빙점은 요코보다 오히려 더 좋은 환경에 있는데도
스스로 많이 만들고 있진 않았는지..그리고 나의 빙점역시
그 현상 자체가 아니라 근본이 아닐런지.

아잣!

책속으로..

p229
다쓰코는 정말 기쁜 듯이 빙그레 웃고 나서 말을 이었다.
"그렇지만 자기가 저 사람은 좋다고 생각해도 꼭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곤 할 수 없어. 반대로 싫어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꼭 나쁜 것도 아니고."

p398
"땀과 눈물은 남을 위해 흘리라"

p430
요코는 말은 계속했다
"일이 자기가 예정한 대로 되지 않을 경우에는 예정한 것에 집착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저는 지금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당돌한 짓이기는 하지만 지금 예정 이외의 행동을 취하려는 것입니다. 구름위에는 언제나 태양이 빛나고 있다는 말을 선생님께서 들려주신 적이 있습니다. 저는 조금만 어려운 일을 당해도 곧 당황해 하거나 덤비거나 뒤통수를 긁는 버릇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잠시 구름이 끼어 있을 뿐 그 구름이 걷히면 다시 태양이 비친다는 것을 알게 되면 우리들은 침착한 행동을 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저는 그것을 배우게 되어 다행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중학교를 졸업하게 되면 진학하는 사람과 취직하는 사람의 구별은 있지만, 한 걸음 어른의 세계에 가까이 다가서는 점에서는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어른들의 앞에서 이런 말을 하는 건 실례가 되겠지만, 저는 어른들 중에도 마음씨가 나쁜 사람이 있지 않나 하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처럼 고약한 마음에 져서는 안 될 것입니다. 아무리 심술을 부려도 끄떡없다는 굳은 의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울리려고 하는 사람 앞에서 울면 지게 됩니다. 그럴 때야말로 생긋 웃으면서 살아갈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p599
그러나 자기 속의 죄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 저는 살아갈 희망을 잃어버렸습니다. 어떤 일을 당해도 저는 결코 마음이 비뚤어지지 않았습니다. 요코라는 이름 그대로 이 세상의 빛처럼 밝게 살려고 한 저는 어머니가 보기에는 화가 날 정도로 배짱 좋은 계집아이였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지금 요코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힘껏 살아온 요코의 마음에도 빙점이 있었다는 것을,
저의 마음은 얼어 붙었습니다. 요코의 빙점은 '너는 죄인의 자식'이라는 데 있었습니다...

p612
'서로 믿는 것까지도 비극이 될 수 있구나.'
게이조는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서로 신뢰하면서도 결국 다카기와 자기는 상대방을 기만한 것이 되었다고 생각하자, 게이조는 등줄기가 싸늘해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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