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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외곽 지역에서 유아살인사건이 연쇄적으로 발생한다. 목 졸린 채 살해된 아이들의 가슴에 남겨진 십자가 모양의 상흔과 얼굴에 그려진 기괴한 낙서. 관할서의 이 팀장은 아이들의 신원을 추적하다가 그들이 몇 년 전 화재로 사라진 한 고아원 출신이라는 것을 알아낸다. 주변 주민의 제보로 고아원 원장이 용의자로 떠오르게 되지만, 갑자기 원장마저 살해되면서 사건은 점차 미궁에 빠지게 되는데….
이 소설은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들의 시점에 따라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형사들이 용의자를 추적하는 장면을 통해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인간의 내면에 자리한 어두운 그림자를 들춰내며, 인간성을 회복하자는 경고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과감한 사건 전개와 드라마틱한 구성 등을 높게 평가받은 이 작품은 출간 전에 이미 영화화가 결정되었다.
작가정보
1963년 대전에서 태어나 단국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어린 시절 코난 도일과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을 탐독하며 명탐정과 범인이 벌이는 치밀한 두뇌게임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오랫동안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과 영화에 심취하여 수많은 작품을 섭렵하면서, 범인을 쫓는 형사와 흉악한 범죄를 저지르는 범죄자 사이의 미묘한 심리적 관계에 주목하였다. 이번 작품에서 작가는 비인간적인 연쇄 살인사건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에 대한 존엄성을 회복하자는 메시지를 담고자 하였다. 현재 대학에서 금융 관련 강의를 맡고 있으며 틈틈이 작품 창작에 힘쓰고 있다.
목차
- 1~27
에필로그
해설
책 속으로
“지난번 피살된 여자 아이를 발견했을 때까지만 해도 환각 상태에서 저지른 범죄이거나 착란증세가 있는 정신병자가 저지른 범행일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두 번씩이나 가슴에 동일한 상처를 낸 걸 보면 아무래도…….”
“맞아. 가슴의 상처는 범인이 피해자를 해치려고 낸 게 아니라 일종의 의식적인 행위인 것 같아.” (……)
“제 생각에도 의도적으로 낸 상처 같아요. 더군다나 얼굴에 낙서까지 한 걸 보면…….”
“가슴에 십자가 형태로 상처를 낸 건 종교적인 의미로 볼 수 있지 않을까?” -p.13
“그때 개가 나타났어요. 크고 사나운 개였어요. 저는 동생 손을 꼭 잡은 채 뒷걸음질을 치며 도망쳤지만 개가 달려들었어요. 저는 동생이 물리지 않도록 품에 안았고, 몸을 웅크린 채 계속 소리쳤어요. 살려달라고요. 하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어요. 머리가 물리고 팔이 물리고 허리가 물리면서 내 몸은 점점 피투성이가 되어 갔지만 그래도 도와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120~121p.
그때 뒤쪽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 팀장은 문을 향해 앉아 있는 박호의 얼굴이 공포로 하얗게 질리는 것을 보았다. 이어서 구둣발 소리와 함께 쓰러져 있는 이 팀장의 눈앞으로 지나가는 여자의 검은 구두가 보였다. (……) 여자는 천천히 손을 들어 칼을 박호의 목에 대었다. 그리고 곧 여자의 팔이 왼쪽으로 급회전하면서 여자의 목에 매달린 십자가 목걸이가 출렁이는 것이 어깨너머로 보였다. 이어서 피가 사방으로 튀기 시작했다. 누워 있는 이 팀장의 얼굴에도 핏방울이 떨어졌다. -204p.
여자의 어깨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가슴 쪽으로 흘러내린 피는 여자의 목에 걸린 목걸이와 목걸이 끝에 달린 갈색의 나무십자가를 적신 뒤 여자의 치마 위로 핏방울을 뚝뚝 떨어뜨리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간 이 팀장이 총구를 여자에게로 향했다. (……) 헝클어진 머리칼 사이로 하얀색 마스크를 쓴 여자의 얼굴이 드러났다. (……) 여자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이 팀장은 자기도 모르게 멈칫했다. 그녀의 눈빛은 여전히 분노에 차 있었다. -245p.
"이번 사건은 모든 것이 부자연스러워. 범죄는 자연스러워야 해. 아무리 해괴한 범죄라도 자연스러운 점이 있는 법이야. 하지만 지금까지 발생한 연쇄살인의 내용과 동기가 우리가 생각한 그대로라면 너무나 부자연스러워.“
“그게 무슨 말이에요?”
“이 범죄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는 성격이 달라. 뭔가 우리가 놓친 게 있어.” -300p.
출판사 서평
누가 이 아이들을 이토록 잔인하게 죽였을까?
비 오는 여름 밤 북구 경찰서 강력반으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2주 전 관내에서 벌어진 여아 살인사건의 희생자와 유사한 시신이 발견되었다는 연락이다. 강력반의 이 팀장은 빗속을 뚫고 사건 현장으로 향한다. 거기에서 마주친 것은 가슴에 십자가 모양의 상흔을 남긴 채 목 졸려 살해당한 남자아이의 사체, 그리고 그 아이의 얼굴에 그려진 기괴한 모양의 낙서……. 아무 의미 없이 그려진 것처럼 보이던 낙서는 곧 형사들의 머릿속에 어떤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심판? 심판이라는 글자 같지 않아? 가슴의 십자가 모양 상처와 얼굴에 남겨진 ‘심판’이라는 낙서……. 두 아이를 잔인하게 죽이고 사라진 연쇄살인범은 무슨 이유 때문에 이런 끔찍한 살인을 저지른 것일까? 그리고 목 졸린 채 살해된 아이의 가슴에 남겨진 십자가 모양의 상흔과 얼굴에 그려진 ‘심판’으로 보이는 낙서는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일까?
연쇄살인범을 만들어낸 세상에 심판을 내린다!
〈22일〉은 두 아이를 살해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강력반 형사의 시선을 통해 우리 사회의 부조리와 병폐를 고발하고 있는 전형적인 스릴러 소설이다. 작가는 긴박감 넘치는 전개와 장르적 테크닉에 충실한 드라마틱한 구성으로 독자의 눈을 사로잡으며 사건 이면에 숨은 우리의 죄의식을 일깨워 인간성 회복의 메시지를 전하려 한다.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들의 시점에 따라 빠르게 이야기가 전개되는 〈22일〉은 형사들이 단서를 하나씩 발견할 대마다 용의자를 추적하는 장면을 계속 이어 붙이며 독자로 하여금 긴장감을 잃지 않게 한다. 그리고 크고 작은 단서들을 곳곳에 배치하여, 형사들이 그 단서를 쫓아 용의자와 맞닥뜨릴 무렵 작은 반전을 터트리면서 독자의 호기심을 효과적으로 자극하는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22일〉은 이런 장르적 테크닉에 충실한 장면을 반복하며 조금씩 사건의 진상이 드러나게끔 하는 드라마틱한 구성을 취하고 있다.
작가는 희생자의 가슴에 새겨진 십자가 모양의 상흔과 얼굴에 그려진 ‘심판’으로 보이는 낙서와 같은 연쇄살인범의 범죄 사인을 통해 궁극적으로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구현하고 있다. 즉 〈22일〉 안에서 벌어지는 아동 연쇄살인, 성폭행, 인신매매 같은 추악한 사건들을 말초적인 흥밋거리가 아니라 우리의 죄의식을 끊임없이 자극하여 내면에 자리 잡은 어두운 그림자를 들추어내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 또한 세상에 만연한 각종 범죄의 근본적인 원인이 사회 구조적인 모순과 비리 때문만이 아니라 비인간적인 행태를 보고도 못 본 척하는 우리들의 이기적이고 잘못된 사회인식에 있다고 전제하고, 그렇기 때문에 잘못된 것을 보고도 이를 고치지 않는다면 계속 우리 아이들을 죽음으로 몰게 될지도 모른다고 주장한다. 결국 작가는 〈22일〉이라는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인간성을 회복하자는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한국영화계의 구세주로 떠오른 한국 장르문학!
몇 년 전부터 국내출판계에도 미스터리, 스릴러, 판타지, 호러, SF 등 장르소설 시장이 다시 기지개를 펴기 시작하면서 단편집을 중심으로 다양한 국내 작가의 장르소설이 출간되고 있다. 이는 해외 번역물로 채워졌던 기형적인 국내 장르소설 시장을 균형 있게 발전시킬 수 있는 고무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컨텐츠를 찾아 헤매던 한국 영화계에서도 한국 장르소설에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 영화계의 전반적인 침체에도 불구하고 〈세븐데이즈〉 〈추격자〉 등 장르적인 성격이 강한 스릴러 영화가 연이어 성공하자 장르영화의 상업적 가능성에 주목하게 된 것이다. 〈22일〉 역시 영화적 기법에 충실하다는 장점이 높이 평가되면서 발 빠른 영화 기획자에 의해 소설이 출간도 되기 전에 영화화 판권 계약을 맺는 데 성공하였다. 현재 영화 〈22일〉은 시나리오 작업을 무사히 마치고, 캐스팅이 종료되는 대로 2009년 개봉을 목표로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독특한 이력의 작가에 의해 탄생한 한국형 스릴러의 야심작
경영학 박사이자 금융 전문가로 대학 강단과 투자 현장에서 다년간 활동해오던 저자는 오랫동안 간직해오던 소설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2년여의 시간을 투자해 〈22일〉을 완성하였다. 시간이 날 때마다 스릴러 영화를 즐겨 보던 저자는 때로는 범인을 추적하는 형사의 시점에서 사건을 함께 풀어보기도 하고, 때로는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는 범인의 처지에 공감하며 스릴러의 세계에 깊이 빠져들었다고 한다. 이번 작품을 쓰면서 갈수록 잔인하고 흉포해지는 세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인간성을 회복해 구원을 얻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는 작가는 이번 소설 출간을 계기로 앞으로도 꾸준히 작품을 발표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연쇄살인사건 발생, 형사들의 수사와 용의자 추적, 미궁에 빠진 사건, 거듭되는 반전 등 스릴러의 전형적인 공식을 따르고 있는 〈22일〉은 가족 공동체의 붕괴에 따른 사회적 문제의식을 스릴러 장르의 틀 안에서 우직할 정도로 솔직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신인다운 패기가 넘치는 〈22일〉과 함께 한국 스릴러 소설의 새로운 도약을 기대해본다.
기본정보
ISBN | 9788901086361 | ||
---|---|---|---|
발행(출시)일자 | 2008년 08월 08일 | ||
쪽수 | 371쪽 | ||
크기 |
225 * 143
mm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뫼비우스 서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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