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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목차
- [녹색평론(2021년 11/12월호) 목차]
책을 내면서 | 김정현
농(農)과 자치, 민주주의 | 하승수
원점에서 생각하는 도농상생 협동운동 | 정규호
마을재생은 공동체성의 회복으로 | 강제윤
홍성 홍동면 지역화폐 이야기 | 이동근
농지문제, 어디서부터 풀어가야 할까 | 강마야
유전자기술, 기후위기 시대의 위험한 선택 | 박병상
식품 제국주의에 맞서서 | 반다나 시바
[특집] 녹색평론 30년, 지나온 길과 가야 할 길
녹색평론 30년의 의미 | 조운찬
다시, 래디컬한 상상력을 위하여 | 한승동
뿌리에서부터 질문하기 | 김종철
[시]
작은 불씨 하나도 껴안을 수는 없다 외 1편 | 백무산
보통사람을 위한 팡파르 외 1편 | 이문재
기적 외 1편 | 김해자
[연재]
시대와 소설(10)/희망의 문학, 문학의 희망 | 김남일
민중의 이름으로(7)/민주주의와 좋은 정부 | 이보 모슬리
소로에게 보내는 편지(5) | 나희덕
[서평]
성장중독이라는 유행병을 치유하려면 | 최원형
《중독공화국》
인간을 위한 경제학 | 김종락
《사회적 공통자본의 경제학》
지방 중소도시 죽이지 않고 살리는 비법 | 정 석
《앙제에서 중소도시의 미래를 보다》
더 늦기 전에 라이프스타일 혁명을 | 고영직
《미래를 위한 새로운 생각》
부동산공화국 혁파는 가능하다 | 이태경
《불로소득 환수형 부동산체제론》
[독자의 소리]
김대원, 김보영, 은종복
표지 사진_래너드 맥머리, <기도하는 손>(1980), C. 질 리드 촬영(2008)
출판사 서평
지금 세계 정치의 최우선 현안은 기후위기이다. ‘탄소중립’은 어느새 인류사회의 정언명령이 되어 있다. 물론 이 문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 대기 중의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시각을 다투는 과제이다. 그러나 탄소배출을 줄이는 것만이 우리의 목표가 될 때, 극단적 기후현상은 오늘의 가공할 생태위기의 한 단면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잊히고, 현재 전 세계 국민국가들이 거의 예외 없이 경험하고 있는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위기도 생태적 위기와 본질적으로 뿌리가 같다는 사실을 직시하려는 노력은 회피된다. 더욱이 지구라는 유한체계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 마땅한가에 대한 근본적 성찰 없이 또다시 기술적, 경제적 낙관주의가 기승을 부리며 인류는 끝없는 나락의 소용돌이로 더욱 깊숙이 빠져들 위험에 빠지게 된다.
대안은 고르게 가난한 사회
지금 인류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복합적인 위기는 보다 많은 성장이나 기술혁신, 분배의 균형 같은 것으로 해소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것은 자본주의체제와 사회관계의 발본적인 개혁에 의해서만 극복될 수 있는 것이다. 끝없는 경쟁논리와 자기확대의 욕망으로 움직이는 메커니즘 속에 갇혀 있는 한, 인간적 가치나 환경은 언제까지나 ‘경제’를 위해서 희생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으로 《녹색평론》은 무릇 모든 형태의 물질적 ‘번영’이라는 개념 자체가 공생의 논리와는 절대로 양립할 수 없다는 인식을 공유하고자 노력해왔다. 특히 풍요로운 사회가 되기 위해선 우선 물질적으로 부유한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뿌리 깊은 신화를 깨고자 노력해왔다. 그럼에도 《녹색평론》이 주장하는 ‘공생공락의 가난’, ‘고르게 가난한 사회’라는 개념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 쉽게 이해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이것을 비현실적인 이상주의적 논리로 치부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비현실적’으로 보였던 경로가 실은 가장 현실적이며, 확실하고 안전한, 진정으로 풍요로운 미래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깨달아가고 있는 중이다. 갈수록 많은 경험적 증거와 과학적 사실들이 그것을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립적 생산, 생활 협동체에 주목한다
《녹색평론》은 우리의 생태적·사회적 위기와 모순을 벗어날 유일하게 건강한 길은 농업 중심 사회의 재건이라고 말해왔다. 지금까지 우리가 익숙하게 추구해온 방법, 즉 “대규모의 산업시스템 속에서 일자리와 생계를 구하는 것”을 단호히 그만두고, “소규모의 지역 중심, 자립적 생산·생활 협동체들을 광범하게 만들어나가고, 그 틀 속에서 태양에너지에 기반을 둔 순환경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시종여일 목소리를 높였다. 그 출발점으로서 인간경제의 자연적 토대인 땅을 보호하는 일에 주목한 것은 당연한 논리적 귀결이었다. 그렇다면 끝없는 성장이라는 공식에서 마치 소도구처럼 취급되어온 땅을 지키기 위해서 지금 무엇보다 긴요한 일은 무엇일까? 그것은 상부상조와 자치, 자립의 힘을 키우는 것이다. 자본과 기업의 대변인 노릇에 만족하는 것처럼 보이는 대의정부 아래에서 법과 제도를 통해 땅과 땅을 보살피는 사람들을 옹호한다는 전략은 실패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 사회가 합리적인 경로로 나아가는 것을 방해하는 구조적 틀(예를 들어 대의정부라는 과두체제)을 민주적으로 개혁하려는 노력 못지않게, 자주적인 생활공간을 확보하여 그것을 넓혀가는 데에도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창간 30주년 기념호인 《녹색평론》 181호에서 새로운 삶의 방식을 위한 풀뿌리 차원의 실천적 움직임을 소개하는 데 역점을 둔 것은 바로 그런 이유에서이다.
앞으로의 30년을 준비하며
모든 살아있는 매체가 그렇듯이 30년이라는 세월 동안 《녹색평론》 역시 편집방향에 있어서 미묘한 변화를 거쳐왔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확고한 목표를 견지해왔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오늘날 세계 전역에 걸쳐 풀뿌리 공동체와 그 공동체의 자연적 토대에 대한 끊임없는 공격을 통해서 소수 기득권층의 배타적인 이익실현을 도모할 뿐인 이른바 ‘세계화’니 ‘경제성장’이니 혹은 ‘선진화’니 ‘진보적 기획’이니 하는 권력엘리트 중심의 논리를 거부하고, 진정으로 인간다운, 지속가능한 공생과 자치의 논리를 모색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의도가 얼마나 구체적으로 실현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독자들의 평가를 받아야 할 일이겠지만, 적어도 악화일로에 있는 이 나라의 사회적, 생태적 현실을 깊이 우려하는 사람들 사이에 일정한 공감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에 이 잡지가 역할을 해왔다고 자평할 수는 있을 것 같다. 전국에 산재해 있는, 수년 혹은 십수년씩 이어지고 있는 독자모임들의 존재가 그것을 증언해주고 있다. 이것은 결코 작은 성과가 아니다. 이 잡지를 통해서 충분하지는 못하더라도 위안을 얻고, 정신적 동지들을 발견하면서 용기를 얻어온 사람들, ‘녹색평론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서, 본지 편집실은 창간 30년이라는 고비에서 1년 휴간이라는 멈춤을 선택했다. 보다 충실하고 의미 있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나가기 위한 준비와 모색의 시간으로 헤아려주시길 부탁드린다.
기본정보
ISSN | 19762259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11월 04일 (1쇄 1991년 10월 29일) |
쪽수 | 238쪽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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