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통선 평화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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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중/고 추천도서 > 책따세 추천 > 여름방학 겨울방학 추천 > 2003년 겨울방학 선정
작가정보
1967년 충남 예산 출생. 신구대학 사진과에서 사진을 공부하다가 제적되었다. 그 후 공단거리와 통일운동의 장을 오가며 인생의 새 교과서를 발견했다. '사진이 곧 사치'라는 생각을 안겨준 6월항쟁 덕분이었다. 1993년 몸담았던 운동단체가 해산되면서 사진은 그에게 돌아왔다. 1995년 국가안보법 위반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2003년 현재 전쟁을 막기 위한 평화감시운동과 대인지뢰 반대운동에 힘을 쏟고 있다. 1999년에 사진집 '비무장지대에서의 사색'과 '끝나지 않은 전쟁, 대인지뢰'를 펴냈고 수십차례의 사진전을 열기도 했다.
목차
- .책머리에 ... 4
.통일기행 일번지, 철원 ... 11
.평화와 홍익을 찾아, 강화 ... 75
.세계를 움직인 역동의 바다를 가다, 연평도·백령도 ... 107
.참여와 저항으로 미리 만나는 통일, 파주 ... 141
.힘을 위한 평화와 평화의 힘, 화천·양구 ... 205
.어둠에서 출발하는 이상,연천 ... 237
.동해의 여명을 보며, 고성 ... 293
출판사 서평
사진가이자 평화운동가인 이시우의 기행서 '민통선 평화기행'이 출간되었다. 이시우는 1967년 충남 예산에서 태어났다. 중학교 때 서울로 전학온 뒤 한 해에 두 번씩 방을 옮기며 어려운 자취생활을 했지만, 도서관의 책을 닥치는 대로 읽는 호사를 누리며 고교시절을 보냈다. 신구대학 사진과에서 사진을 공부하다 제적되었다. 그후 공단거리와 통일운동의 장을 오가며 인생의 새 교과서를 발견했다.
‘사진이 곧 사치’라는 생각을 안겨준 6월항쟁 덕분이었다. 1993년 몸담았던 운동단체가 해산되면서 혼자 버텨야 했던 힘든 시간, 세계를 다시 사색하고 사색하라는 말과 함께 사진은 그에게 돌아왔다. 그후 지금까지 사진기는 그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1995년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구속되었지만, 그는 그 사건이 오히려 밑바닥까지 내려간 자신을 정직하게 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1999년에 사진집 ?비무장지대에서의 사색?과 ?끝나지 않은 전쟁, 대인지뢰?를 펴냈고 수십차례의 사진전을 열기도 했다. 지금은 전쟁을 막기 위한 평화운동과 대인지뢰 반대운동에 힘을 쏟고 있다.
백령도에서 고성까지, 10년 발품으로 쓴 진지하고 용기있는 기행서
“정전협정 50주년, 전쟁위기설, 경의선.동해선 연결.” 2003년 6월의 한반도를 요약할 수 있는, 상반된 성격의 단어들이다. 1994년 이후 다시금 전쟁위기설이 피어오르는가 하면, 남북의 현역 군인들이 상대의 안내를 받으며 비무장지대 안의 철도연결공사 현장을 시찰하기도 한다. 6.15 정상회담 3주년을 맞는 뒤편에는 그를 둘러싼 대북송금에 대한 특검수사가 진행중이다. 한마디로 어수선하고 혼란스러운 시기이다. 이 책은 저자가 지난 10년간 두 발로 민통선 곳곳을 누빈 땀의 기록이다. 통일운동단체와 YWCA 같은 민간단체의 분단통일기행을 여러해 동안 안내한 길잡이로서의 자상함은 물론 사진작가로서의 예리한 눈빛이 한데 담겨 있다. 무엇보다도 여전히 냉전시기의 분단의식을 부추기는 ‘안보관광’의 폐해를 극복하려는 평화운동가로서의 역사인식과 열망이 가득 담겨 있다. 실로 ‘오랜만에 만나는 진지하고도 용기있는 기행서’라 할 것이다.
민통선에서 재회하는 한국현대사, 민통선에서 갈구하는 한반도의 평화
그는 민통선 곳곳에서 고달픈 한국현대사와 직면한다. 조기와 꽃게어장으로 유명한 백령도?연평도에서는 임경업 장군에 얽힌 이야기와 심청의 미학, 서해교전, 그리고 NLL, 영해문제와 만난다. 강화도의 단군과 고인돌에서는 민족의 미학을 발견하고, 항몽전쟁에서 내려오는 강화의 저항정신과강화도 북부의 민통선에 대해서 언급한다. 게다가 향토방위대라는 민간조직이 한국전쟁 당시 저지른 양민학살이란 끔찍하고도 서글픈 역사와 만난다.
자유로를 지나 만나는 파주에서 그는 놀랄 만한 주장 하나를 편다. 정전협정을 근거로 한강 하구가 중립지역도 비무장지대도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실제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는 버젓이 ‘중립지역’ ‘비무장지대’란 표지가 붙어 있다. 그는 여기에 머물지 않고 한강의 문명사적 의의와 통일 이후 한강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까지 그의 고민은 폭주기관차처럼 불을 뿜는다. 반구정(伴鷗亭)과 화석정(花石亭)에서는 방촌 황희와 율곡 이이에 대해 공과를 가린 후, 자유의 다리, 자유의 마을, 판문점과 공동경비구역으로 향한다. 그곳의 미군기지와 대인지뢰 피해자들을 거쳐 그의 이야기는 최근 연결공사가 한창인 경의선으로 이어진다.
주한미군 문제는 파주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다룬다. 특히 연천-동두천-의정부로 이어지는 대목에서는 집요하다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꼼꼼하게 개별 미군기지의 역할과 주한미군의 전략에 대해 언급한다. 최근 미 2사단의 재배치와 관련해 주한미군이 한국사회에 얼마나 깊게 뿌리내렸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비무장지대 남쪽으로만 1백만개, 후방지역에 7만개 이상이 매설되어 있는 대인지뢰 문제도 마찬가지로 여러 곳에 걸쳐 다루고 있다. 파주?연천?양구?고성 등 그가 들른 민통선 곳곳에 피해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1997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조디 윌리엄즈(Jody Williams)와 국제대인지뢰금지캠페인(ICBL)과 함께 한국의 대인지뢰 사용을 금지하는 운동에 관여하고 있다.
1951년 한국전쟁 당시 인민군 수백명이 몰살당한 폐터널에서 시작하는 연천기행에서는 그의 미학이 왜 ‘어둠’에서 시작하는지를 들려준다. ‘가장 어둔 곳에서 가장 밝은 빛을 볼 수 있다’는 다분히 보편적인 이야기이지만, 그의 글을 읽자면 절로 고개가 방아질을 친다. 지금은 끊어진 경원선을 따라 주한미군과 대인지뢰 이야기가 함께 달리는 연천에서 그는 열화우라늄탄 사고를 추적한다. 이라크전쟁 때 미국이 사용해 전세계의 지탄을 받은 그 열화우라늄탄이 1997년 한반도에서도, 그것도 ‘사고’로 터졌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모골이 송연해진다. 그러나 그는 연천 태풍전망대의 선전판 글귀가 바뀐 것에서 한줄기 희망의 빛을 본다. ‘귀순자 대환영’에서 ‘우리는 한 형제’로 변할 때까지 걸린 시간의 깊이를 생각해보면 그의 환호를 두고 가볍다고만 질책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는 철원을 ‘통일기행 일번지’라고 부른다. 궁예부터 내려오는 철원의 정신을 시작으로, 한국전쟁 이후, 시간이 정지해버린 박물관 같은 구철원시가지에서 그는 한반도의 평화를 짙게 갈구한다. 철원역, 월정리역, 얼음창고 터, 철원제사공장 터, 철원제일감리교회, 노동당사, 백마고지를 도는 그의 행로 곳곳에서 ‘내공’이 묻어나온다. 채만식과 이기영의 소설은 물론, 통일원에서 열람한 북한의 자료까지 능수능란하게 튀어나온다.
이밖에도 화천에서 만난 가도가도 끝없는 듯한 강원도의 길에서는 굽이친 우리 현대사를 떠올리며, 양구 평화의 댐에서는 정권의 ‘한판 쇼’에 놀아난 씁쓸한 기억을 곱씹는다. 또 고성의 동해 일출을 보며, 어둠과 빛의 미학을 다시금 되새긴다. 요즘 연결공사가 한창인 동해북부선 현장과 강릉 앞바다에 좌초한 북의 잠수함 승무원들이 사망한 칠성산 억새밭에서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절규하듯 갈망한다.
평화운동가의 깊은 철학이 묻어나는 글맛과 160여컷의 생생한 분단현실
그는 분단이 우리 안으로 파고든 전쟁이라고 말한다. 그 의식에서 벗어나는 것에서부터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꿈꾼다. 철원, 강화도, 백령도.연평도, 파주, 화천.양구, 연천, 고성에 이르는 그의 여정은 곧 자기 안의 분단의식을 깨는 배움길이다. 그 배움의 길 곳곳에서 그는 사색하고 또 사색했다고 한다. 그의 글을 읽다보면, 새삼 그 사려 깊은 생각에 놀란다. 민통선에 관한 본격적인 기행서로는 국내 최초이기도 하지만, 최초라는 딱지보다 글에 밴 진정성이 더욱 소중하다. 한편 사진작가로서도 활동하며 발로 찍은 사진 160여컷과 설명글은 그 자체로도 하나의 일관된 체계를 갖추고 있어 주의깊게 살펴볼 만하다.
그 무엇보다도 ‘한국적인’ 테마여행 지침서
지난 10년간의 기행을 통해 그는 민통선을 기행하는 그 자체가 분단 극복을 위한 작은 실천임을 깨달았다고 한다. 기행에 동행한 거의 모든 이들한테서 그걸 발견했다는 것이다. 또 그는 기행자가 서 있는 ‘그때 그 자리’를 설명하지 않으면 안되는 기행의 속성에 주목한다. 그런 면에서 그는 ‘아는 만큼 보인다’는 통설에 의문을 건넨다. 고정관념의 틀 안에 머무는 지식은 되레 기행자의 눈을 막기 때문이다. 앎에서 느낌으로,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즐김으로 나아가는 것이야말로 기행의 최종심급이라는 그의 주장이 일리있다.
테마여행이란 말이 유행이다. 또 우리의 것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 그러나 그 관심의 장에서도 민통선과 그 주변지역은 ‘소외’되어 있다. 아직도 많은 이들은 민통선 기행을 하려면 신원조회 비슷한 군부대의 허락을 얻어야 하는 걸로 알고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그는 한국사회의 민주화 속도에 비해서도, 정권 차원의 정책 변화에 비해서도, 우리 안의 평화와 통일에 관한 의식은 한참 뒤처져 있다고 지적한다. 그런 면에서 민통선 기행이야말로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교육적 가치’가 높은 훌륭한 테마여행이라고 말하는 그의 말은 새삼 적실하다.
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벌써 53년이 되었고, 정전협정이 맺어진 지도 50년이 되었다. 그동안 켜켜이 쌓인 분단의 흔적을 발견하는 일이란 분명 즐거운 일이 아니다. 아니 귀찮고 두렵고 슬픈 일이다. 그러나 피하고 싶은 역사를 오히려 평화와 번영을 위한 자산으로 삼는 지혜를 모색해봄직하다. 이 책과 자신의 활동이 그를 위한 디딤돌이 된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는 게 그의 소망이다.
한편 창작과비평사에서는 그의 사진으로 만든 사진엽서를 책 속에 넣었고, 저자와 독자들이 함께하는 민통선 평화기행도 기획하고 있다.
기본정보
ISBN | 9788936470821 |
---|---|
발행(출시)일자 | 2003년 06월 20일 |
쪽수 | 340쪽 |
크기 |
152 * 223
mm
/ 475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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